기울어진 스크린 (장애 필터를 통해 대중문화 읽기)

기울어진 스크린 (장애 필터를 통해 대중문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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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가 가진 ‘장애’라는 정체성은 다양한 대중문화에서도 다른 것을 보게 한다
왜들 장애인의 삶에서 꿈과 희망을 발견하고 싶어 안달들인가?
장애인은 뭐 맨날 희망을 노래하고 꿈을 그리고 써야 하나?
“아, 저들은 저렇게 사는데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이런 값싼 자기 위안과 가짜 희망을 주자고 우리와 그들로 구분 지으며 장애인을 대상화해 얻는 감동 추구는 이제 그만하자.
대중문화가 장애를 보여 주는 방식에 대해 우리는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

방송작가로, 칼럼니스트로 활약해 온 저자는 ‘장애’라는 정체성이 다양한 대중문화에서도 남들과 다른 것을 보게 한다고 말한다. 드라마, 영화, 소설, 연극, 광고 등에서 장애인은 기울어진 운동장의 낮은 쪽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장애당사자의 눈으로 본 대중문화,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바꾸어 가야 할지 작품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저자

차미경

대중문화를매개로하여세상에말을거는사람.
KBS라디오의장애인전문프로그램[내일은푸른하늘]의리포터이자방송작가로일했으며,현재는장애인전문매체[에이블뉴스],[더인디고]등에칼럼을쓰고있다.영화·드라마·무용·도서·연극등다양한장르의대중문화를장애당사자의입장에서분석하고그생각을나누고있다.

목차

머리말

1장.미디어,장애를비추는거울
왜앓아?알아야지!
아직도천사가필요한가요?
우정의조건
가방들어주는아이에게
백설공주는왜왕자와결혼했을까?
불쌍하거나불편하거나
공익광고삐딱하게보기
특이하거나특별하거나
기적이아니라기회를
장애가장애되는장애인프로그램의현실
막장드라마전성시대
마녀의거울을깨뜨릴때

2장.거울깨뜨리기
너의목소리를보여줘
엄마의성장통
세상끝가족을만나다
모멸감에대하여
소설〈아몬드〉,정상성의의미를묻다
여전히그린북이존재하는사회
장애인,그냥친구,그냥이웃,그냥사람
예매하다빡친썰
극단애인,가장나답게무대에서기
누워서싸우는사람들
한남자의치열한존재증명기
좋아서할뿐,웃기면다행이고
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기위하여
그래도당신,아무튼당신
별이된남자,스티븐호킹
당신은정말살아숨쉬고있습니까?
다시〈그녀에게〉


3장.아름다운소통을위하여
우리안의히든피겨스
친절한마스터만큼
언어너머의세계
춤추라!아무도바라보지않는것처럼
드라마〈라이프〉속장애인의라이프
장애인올림픽은왜따로인가
장애인,어디서든만날수있어야죠
그에게삶의고삐를허하라!
내가당신에게가닿을방법
모두가이기는질문
당신은좋은사람입니까,옳은사람입니까?
장애인과노인,연민과경멸사이
모든이가나빌레라
그래도가는길,그래도사는삶
아름다운우주인의지구별탐험기
코다,농인과청인을잇다
듣지않는세상에고함
아름다운소멸을위하여
너의이름은

출판사 서평

이른바K컬처의전성시대,한국발문화상품은유튜브로넷플릭스로전세계에전달됩니다.[기생충]과[오징어게임]의아카데미상,에미상수상은한국문화의영향력이커졌음을보여주는동시에,책임감도함께커졌다는의미이기도합니다.대중문화가짊어져야하는책임감이란무엇일까요?특정대상을혐오하거나배제하지않는방식으로만들어야한다는점이기본중의기본일것입니다.
하지만여전히스크린은기울어져있고,그아래쪽에자리하고있는이들이있습니다.장애인이대표적인그룹입니다.우리나라등록장애인수는전체인구의5퍼센트를넘지만,장애인들은여러가지방식으로스크린에서지워지고있습니다.등장하지않는방식으로,등장하더라도투명인간처럼취급되는방식으로,비장애인이장애인을대신하는방식으로,비장애인의시각에서대상화되는방식으로.
이책의저자는방송작가,리포터,칼럼니스트로활약해온열정적인대중문화감상자입니다.휠체어이용자이기도한저자는사진을많이찍는데,‘서있는’비장애인보다낮은자리에서풍경을바라보기때문에‘일반적인’사진과는사뭇다른각도에서찍힙니다.대중문화를바라볼때도마찬가지입니다.장애당사자로서장애인의관점에서바라보는대중문화비평은비장애인의관점과차이가있습니다.이차이를계속해서드러내고말해야만기울어진스크린이조금씩수평을찾아갈수있을것입니다.

●장애인을지우지마세요
대중문화에장애인캐릭터가등장할때존재감이약하거나도구적인캐릭터로쓰이는경우가많습니다.예를들어[백설공주]의결혼에대해이야기해볼까요?알다시피백설공주는갑자기등장한왕자와교감을나누는절차도생략하고결혼을해버리는데,이때오랫동안공주를지극정성으로보살펴주었던일곱‘난쟁이’의존재는가려집니다.장애인을성을가진존재로인식하지않는비장애인들의시각이반영되었다고볼수있습니다.[가방들어주는아이]는장애아이야기를다룬대표적인동화인데,장애가있는영택이와영택이의가방을들어주는석우가등장합니다.그런데비장애인인석우의감정은자세히묘사되지만장애당사자인영택이의표정과감정은자꾸만지워집니다.장애인등장인물이비장애인옆에서도구처럼쓰이고투명인간처럼지워지는사례들입니다.

●대신할필요는없습니다
2022년에방영한드라마[우리들의블루스]에발달장애가있는정은혜씨가배우로출연해화제를모았습니다.장애인역할을장애당사자가맡는것이당연한일이아닐까요?그것이‘화제’가되는현실은비장애인이장애인역할을대신하는‘크리핑업’이여전히문화계관행임을보여주는것이기도합니다.
[코다]역시농인배우가농인역할을맡아서화제가된영화입니다.농인배우트레이코처는이영화로아카데미상을받기도했지요.왜소증장애인피터딘클리지가로맨스주인공으로등장하는[시라노],다운증후군이있는잭고츠아전이주연을맡은[피터버넛팔콘]은장애인의역할을굳이비장애인이대신할필요가없음을보여줍니다.장애인연기를가장잘할수있는사람은장애당사자이니까요.

●자꾸만나야합니다
“너는머리는어떻게감아?목욕은어떻게해?화장실에선어떻게해?”저자가지금까지숱하게들어온질문입니다.비장애인이장애인에게일차원적이고무례한호기심을갖는이유는일상에서서로접촉할기회가적어서입니다.드라마[라이프]에서예선우는날렵한휠체어를타고,휠체어높이에맞는싱크대에서설거지를하고,장애인콜택시를타고출퇴근을합니다.이처럼장애인이먹고,청소하고,옷을갈아입고,이동하는평범한일상이드라마에서자연스럽게등장한다면,자립적으로삶을멋지게영위해나가는장애인의모습을자주접하다보면장애를불쌍하고불편하게만바라보는인식이옅어질것입니다.
뮤지컬영화[맘마미아2]에서식당에서노래부르고춤추는장면이있는데,이때휠체어를탄사람이등장해함께흥겹게춤을춥니다.단역일뿐이지만우리사회에장애인이존재함을자연스럽게가시화하는것,그것이중요한점입니다.

●계속말해야합니다
[이상한변호사우영우]는높은시청률만큼이야깃거리도많이남긴드라마입니다.발달장애인에대하여이렇게많은이야기가오간적이있을까싶을정도입니다.문지원작가는전작[증인]에서도발달장애가있는지우를등장시킨바있어서지우와우영우를연장선에서바라보게됩니다.저자는[증인]에서아쉬웠던점으로지우를슈퍼장애인으로그린것,비장애인이구원을베풀어이야기를이끈다는것을꼽았는데[우영우]는이런측면에서한걸음더나아간면모를보여주었습니다.우리가끊임없이대중문화에대해이야기하고그생각을나눌때,다음에올작품은더나은모습으로나타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