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 세 발 네 발 - 봄볕 어린이 문학 18

두 발 세 발 네 발 - 봄볕 어린이 문학 18

$11.20
Description
서로를 돌봐 주는 존재들, 함께하는 것의 소중함!
콕, 성큼, 쓰윽.
콕, 성큼, 쓰윽.
할아버지는 지팡이로 콕 찍은 다음
왼발로 성큼 걷고, 불편한 오른발을 쓰윽 움직여요.
동욱이는 두 발로 걷고, 강아지는 네 발로 걷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걸어요.
초등 교과 연계
학년 1학기 국어 3.마음을 나누어요.
1학년 2학기 통합교과 가을1 1. 내 이웃 이야기
3학년 1학기 국어 10. 문학의 향기
저자

안미란

2001년창비좋은어린이책공모에장편동화<씨앗을지키는사람들>이당선되었으며,2020년에<동동이실종사건>으로부산아동문학상을수상하였다.
2019년기장군올해의책에<주보따리,한글을지키다>가선정되었으며개정전국어활동교과서에<나안할래>와<내자전거라고>가수록되었다.<너만의냄새>,<투명한아이>,<준서네이사하는날>외다수의책을펴냈다.현재부산에서어린이를위...

목차

두발세발네발
너랑나랑

출판사 서평

함께하는것의소중함!
2~30년전과비교하면가족구성원의수가많이줄어들었다.한부모와사는가정도늘었고,자녀가한명인가정도많다.그러면서돌봐주고,돌봄을받는상대또한많이줄어든게사실이다.일각에선혼자크는아이나부모의과잉보호로크는아이가버릇없어지고,타인을배려할줄모른다는이야기를많이한다.어느정도는사실일것이다.하지만혼자크는아이와가족이적은아이가겪는어려움과외로움또한현실이다.모르는것을물어볼형제가없거나부모가모두일을나가면혼자남은아이는외로울수밖에없다.이와맞물려반려동물과함께사는가정은최근들어급격히늘었다.반려동물에대한인식이크게바뀐것도사실이지만,왠지우리의외로움이더진해져서그런게아닐까싶기도하다.(물론외로움을달래는대상으로반려동물을맞이해서는안되지만말이다.)
안미란작가의창작동화는짧고간결한저학년동화이지만인생과외로움과돌봄과반려동물네가지키워드가아이의언어로잘아우러져있다.안미란작가는현대를살아가는아이들에게삶의어느한지점을클로즈업해서보여주면서‘관계맺기’와‘함께하는것의소중함’을일깨워주는데탁월한작가이다.이번저학년동화《두발세발네발》역시점점고립되어가는우리에게함께하는것의귀한가치를잘일깨워줘서,다읽고나면마음한켠이촉촉이젖어들게된다.
이책에는<두발세발네발>,<너랑나랑>두편의동화가실려있다.랩처럼음율을맞춘듯한제목의두작품에는각각강아지,고양이가등장한다.화자가되기도하고주인공이되는강아지와고양이는아이들과어떤사연으로함께하게되었을까?

저마다의소중한시간을즐기면돼!
내이름은멍군이,동욱이네강아지야.두살이라사실세상을알만큼알고제앞가림을할정도로다자라긴했어.우리집에서똥강아지로불리는애는내가아니라동욱이야.특히동욱이가좋아하는할아버지는동욱이를꼭똥강아지라고부르셔.따로살고있던할아버지가한동안우리집에서같이사실거래.몸이안좋아지셔서혼자지내기불편하고병원검사를받으러가야해서래.할아버지병이빨리나으려면걷기운동을꾸준히해야한대.그런데산책짝꿍이되어줄동욱이가학원다녀오려면나랑할아버지는하루종일기다려야해.
드디어산책을나가는데동욱이는오른손으로할아버지의왼팔을잡고왼손으로는나의목줄을잡았어.나는할아버지와동욱이랑발맞춰걸으려고노력했어.그런데자꾸만내가앞서가고그때마다동욱이는내줄을잡아당겨.나는생태공원에얼른가서동네친구들의냄새메시지를확인하고싶었거든.산책시간이다른복실이랑쭈글이가잘지내나궁금하니까.동욱이는내목줄당기랴,할아버지챙기랴바빴어.할아버지는몸이마음대로가누어지지않아얼굴이시뻘개졌지.그때마침몸이날랜할머니가지나갔어.우리가길을비켜줘야했지.머리가하얀할머니가쌩하니지나가니할아버지는더기운이빠지셨나봐.나랑동욱이더러먼저가라고하고혼자지팡이를끌며천천히오셨어.
지팡이로먼저콕찍고왼발을성큼내디디고오른발을쓰윽끌었어.그러다아까쌩지나갔던할머니가나무의자에앉아있는게보였어.할머니는할아버지에게손짓하며와서앉으라고권하셨어.지금보이는노을을놓치면시간이억울하다하시면서.시간이억울한게뭔지잘모르겠지만,두발로걷는동욱이랑,지팡이에의지해서세발로걷는할아버지랑,네발로걷는나는함께나란히걷는법을배워나갈거야.지금좀서툴러도앞으로는더잘할수있고.힘들면할머니말처럼잠시쉬어가면되니까.할머니도그랬어.“서두를거뭐있나요.하늘도보고땅도보고,자기속도로가면되는거지.네발이든두발이든저마다의시간을소중히즐기면되겠지요.”라고.

길고양이까망이를돌봐주고싶어!
나도돌봐줄누군가가필요해.희승이는동생예승이랑지승이가있고,수진이는동생미진랑놀이터에서놀고,한솔이는다솔이유치원에서올때마중을가잖아.그런데난아무도없어.혼자인아롱이마저강아지다롱이가있거든.엄마에게말해봤지만씨알도먹히지않아.이사를와서집은좋아졌는데친구들과멀어졌잖아.그러다어느날학교갔다오다가경비실옆에서그애를만났어.까만바탕에흰줄무늬가있는고양이.살금살금다가가니차밑으로쑥들어가네.나도쪼그려앉아차밑을들여다봤어.마침고양이랑눈이딱마주쳤어.그고양이는나를잠시물끄러미보더니화단쪽으로쏜살같이사라졌어.경비아저씨에게고양이주인이누구인지물었지만아저씨는주인없는길고양이라고했어.
저녀석을돌봐줘야겠어.이름은까망이라고정했어.돌봐주기로마음은먹었는데고양이는어떻게돌봐줘야하는걸까?티비에서길고양이들밥챙겨주는장면보다가해답을찾았어.엄마가‘고양이다니는길에다사료를두면다음번에도찾아올거’라고알려줬거든.까망이가다니는길은알고있으니먹을것만해결하면되겠어.집에있는먹을걸찾아까망이가다니는길에줘봤는데몇번이나실패했어.엄마가마트에간다기에따라가반려동물사료코너도살펴봤어.근데내가가진돈으로는작은사료한봉지도살수없는거야.어쩌지?그때만난어른이알려줬어.사료사기가힘들면집에있는멸치를삶아서줘도된다고.그길로엄마를졸라큰멸치를샀어.급한마음에물에헹궈멸치를놓아주고부리나케학원에갔어.그런데오후에갑자기비바람이몰아치지뭐야.학원수업끝났는데집에갈수가없잖아.학원선생님이학원차올때까지기다리라고했어.
까망이에게준멸치가떠내려가면어떡하지?까망이는비가오면어디에서비를피할까?까망이걱정에가만히앉아있을수가없었어.비가잦아드는거같아무작정학원을나왔어.몇번다녀봐서걸어서집에갈수있을것같아.그런데바람이너무불어우산이휙뒤집혔어.열심히걸었는데이상하게우리아파트가안나오네.이를어쩌지?초원아파트지나면금방일거라생각했는데아니었어.비슷비슷한가게가또보여서덜컥겁이났어.쪼그려앉아훌쩍이고있는그때어디선가‘냐옹!’소리가들렸어.고개를들어보니까망이잖아.까망이와눈이마주치자까망이는천천히걷기시작했어.나도모르게까망이를따라갔지.그렇게한참따라가다보니어느새우리집앞이었어.까망이는하품을쩍하더니유유히사라졌어.

작고사소한배려와돌봄이일으키는큰힘
<두발세발네발>,<너랑나랑>두작품은서로의조건이다르지만함께하기위해상대에게무언가를내주고어떤시간을기다려주는이야기이다.두발로걷는동욱이와네발로천방지축뛸수있는멍군이는세발로힘겹게걸음마를하는할아버지를기다려준다.저마다제속도가다르지만함께할때면같은보폭으로발맞춰줄수있다.<너랑나랑>의나는까망이를돌봐주고싶은마음에이것저것먹을것을준다.여러번실패했지만그마음이전달된걸까?결정적인순간에까망이의도움으로집에무사히돌아올수있었다.
한생명체가다른생명체에게마음을내주는일은우주를바꾸는기운이있다.특히동물들과교감해본사람이라면그기운이뭔지잘알것이다.안미란작가는글쓴이의말에서아주짧은,또다른이야기를들려준다.엄마에게혼나고활짝펴진채접히지않는고장난우산을쓰고등교한아이는비가그친뒤안접히는우산을들고집에가려니창피했다.그때한친구가“나랑같이갈래?”라고말했다.그러자고장난우산은해를가려주는양산이되었고두아이는우산아래서웃고떠들며집에갈수있었다.곤란해하는친구에게슬쩍손을내미는친구덕분에똑같은하교시간이백배즐거워지는일.작가는그렇게작고사소한배려와돌봄으로내가속한우주의기운을바꿀수있다는이야기를하고싶었던게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