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간을 복원하는 사람입니다(큰글자도서)

나는 시간을 복원하는 사람입니다(큰글자도서)

$29.26
Description
리더스원의 큰글자도서는 글자가 작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글자 크기’와 ‘줄 간격’을 일반 단행본보다 ‘120%~150%’ 확대한 책입니다.
시력이 좋지 않거나 글자가 작아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자 합니다.
조각나고 녹슬고 갈라진 유물에서 건져 올린 인생의 지혜
유물의 기억을 되살리는 사람, 어느 보존과학자의 기록

“보존과학자는 유물이 유리 케이스 안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기까지 어떠한 시간을 지나왔는지, 아직 세상에 꺼내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를 복원하는 사람이다. 수백 년, 수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그들의 이야기는 연구동에서 보존과학자의 손길에 의해 오랜 침묵을 깨고 시작된다.”
_ 본문 중에서

여기, 우리가 유물이라 불리는 것들의 기억을 복원하는 사람이 있다. 출토된 유물들이 세상에 존재를 드러낸 뒤 처음으로 옮겨지는 곳, 바로 박물관 보존과학실에서 조각나고 녹슬고 갈라진 유물들을 복원하는 보존과학자가 그들이다.
이 책은 박물관 보존과학실에서 20여 년간 저마다의 서사를 간직한 유물을 닦고 붙이고 말리며 역사의 조각조각을 이어 붙여온 저자가 전하는 유물의 말들이다. 작가는 수백 년, 수천 년 전 이미 쓰임을 다해 더 이상 재화로서의 가치는 잃어버린 유물들의 기억을 좇는다. 또한 훼손이 너무 심해 전시는커녕 수장고에조차 보관되지 못하는 비귀속유물들의 존재의 이유를 찾아나간다. 저자는 역사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자신의 삶의 태도를 돌아보고 나를 살아가게 하는 소중한 가치들을 하나씩 발견한다. 그렇게 발견한 인생의 지혜들을 이 책에 담담하고 단단하게 써 내려간다.
장장 30여 년이 걸린 〈미륵사지 서탑〉 복원 과정에서, 진정한 복원의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광화문〉 현판 복원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과 담당자의 작은 관심으로 1600년 만에 헤어져 있던 편들이 제자리를 찾아 진정한 의미의 복원을 하게 된 〈봉수형 유리병〉 이야기에서 우리가 정말 읽어내야 할 행간이 무엇인지 일깨운다.
무엇보다 담담하면서도 세심하게 오래되고 낡은 것들을 살피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항상 곁에 있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진짜 내 삶을, 주변의 사람들을, 내 물건들을 알아차리고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

신은주

매일아침문화유산기사를찾아보는일로하루를연다.현재를사는사람보다이전에존재했으나기억에서사라져버린것들이새롭게주목받게되는것을너무도감사하게여기는사람이다.
30년은배우는삶,
30년은배운것을내것으로만들어가는삶,
30년은배운것을나누는삶을꿈꾼다.
문화재관리학을전공하고국립광주박물관에서20여년근무했다.최근아무도주목하지않는문화유산을찾아새로운도전을시작했다.저서로는《과학으로보는문화유산》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발견된것들의이야기

어느보존과학자의출근길_시간을복원하는사람들
보존처리전조사1_당신을보여주세요
보존처리전조사2_보이지않는것을보는힘
보존처리전사진촬영_가장‘예쁘게’가아닌지금의‘나답게’
처리계획_역사와과학,그사이어디쯤
성분조사_나를쉽게안다고하지마세요
응급보존처리_멈췄던시간이다시흐르면일어나는일들
이물질제거_남겨야할것과버려야할것
탈염처리_존재를위협하는것들
건조처리_유물도다이어트가필요해!
강화처리_지금더단단해져야하는이유
접합_파편들의제자리찾기
복원_역사의조각을맞추는일
가역성_잘못된것을되돌릴수있습니까?
보존관리_서서히소멸하는중입니다,하지만
포장_다시시작된생을응원하며
전시,그리고수장고_존재의이유

2부채발견되지않은것들의이야기

깨져야알수있는것들
우연의역사
미래를위해남겨놓는마음
빼앗긴,잊힐권리
보이지않는유산들의들리지않는아우성
더하지도빼지도말라
〈청동거울〉에비춰본나
미완성이남겨준것들
아무것도아니었던것들에서시작된이야기
물건들의공동묘지가아닌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발견된유물들의아직발견되지않은이야기
유물이당신을만나기까지일어나는일들

책의1부에는발견된유물을옮겨와복원하고,전시또는수장고에보관하기까지의이야기를,2부는발견된유물들의아직발견되지못한이야기와역사와유물에작은관심을가진누군가와꼭한번쯤나누고싶었던이야기를담았다.
특히,1부는유물이전시장에서관람객들을만나기까지일어나는일들,즉전시장뒤보존과학실에서의이야기가시간순으로펼쳐진다.박물관으로옮겨온뒤바로실시하는보존처리전조사부터사진촬영,처리계획세우기,성분조사하기,응급보존처리,이물질제거,탈염,건조,강화처리,접합,복원,포장,전시,수장고에보관하기까지의전과정을생생한현장의목소리로담아내박물관에서온전해보이는유물의모습만보아온독자들의호기심과궁금증을해소해주기에충분하다.
게다가목재,금속,도자기등각기다른물성적특징에따른보존처리이야기,과학의발전과궤를같이해온보존과학,때론유물을갉아먹고때론유물을보호하는아이러니한‘녹’이야기등문화재와역사에작은관심을갖고있던사람이라면궁금해할만한문화재이면의이야기가가득하다.
전시를보러가기전에이책을일독한다면팸플릿의소개글만으로는알기힘든,그뒤에숨은이야기를발견하는기회를포착하게될것이다.


모든서사는아무것도아니었던것들에서시작된다
낡고오래된것들에서발견한존재의이유

“유물에담긴내용과의미를읽지못하면,박물관의문화유산들은재화적인측면에서
본래의용도를상실하고그저전시품으로서의기능만유지하고있는‘오래된물건’일뿐이다.
유물의가치는우리가그것을어떻게바라봐야하는지고민할때발현된다.
그래야비로소유물이관통해온시간과그것을사용했던사람들의지혜와경험이보인다.”
_본문중에서

내가애용하던컵이,혹은언젠가잃어버려찾지못한액세서리가수천년뒤우연히발견된다면미래의사람들은내가사용했던물건에서어떤이야기를발견할까.
기억에서잊혀소멸되던물건이수천년뒤운명처럼다시모습을드러내면그들은유물이라는이름으로제2의인생을살게된다.기능을잃어버려더이상쓸모없는물건이어도상관없다.물건을사용했던옛사람의흔적과켜켜이쌓인시간위로위대한서사가각인됐기때문이다.
유물이새로운존재의의미를부여받고두번째생을살기까지,보존과학실에서유물을가장먼저마주하는저자의이야기를좇다보면모든서사는아무것도아니었던것들에서시작된다는사실을깨닫게된다.그러니그저“모든것은사라진다는유일한진리앞에마지막까지존재하여자신을증명하는것이유물의생이자우리의삶”이라는것을.그렇게아무것도아니었던것들에,오래되고낡은것들에,평범하고소소한일상에다정한시선이스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