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구시렁 일흔 (양장본 Hardcover)

구시렁구시렁 일흔 (양장본 Hardcover)

$20.38
Description
작가이름 48년, 그 먼 길을 함께 걸어준 독자들에게 손편지 쓰듯
한편한편 직접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려 만들다.
“이제 사랑하는 당신들 곁에서 깊고, 조용하고, 다정하고, 어여쁘게 늙어가고 싶다.”
‘버럭’과 ‘구시렁구시렁’ 사이, ‘청년작가’와 ‘노인’의 위험한 틈새, 거기에서 절로 비어져 나온 오욕칠정의 얼룩들을 실존적 나의 항아리에 쟁였더니 보아라, 그것들이 여기 ‘구시렁항아리’에서 지금 이렇게 발효되고 있는 중이다. 먼 날들이 가깝고 가까운 날들이 오히려 멀다. 완성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더 참고 더 은유恩宥하고 더 오래 기다릴 것이다. 작가이름 48년, 돌아보면 매 순간이 얼마나 생생한 나날이었던가. 나는 살아 있는 유산균, 매일 캄캄한 추락 매일 환한 상승의 연속이었다. 그 생생한 경계의 먼 길을 함께 걸어준 수많은 독자에게 엎드려 고마울 뿐이다. 바라노니 이제 사랑하는 당신들 곁에서 다만 ‘구시렁항아리’로서 깊고, 조용하고, 다정하고, 어여쁘게 늙어가고 싶다. 사람으로서의 내 남은 꿈이 그러하다. -〈제목이야기〉 중에서
저자

박범신

1973년중앙일보신춘문예〈여름의잔해〉당선으로데뷔했다.초기에는주로소외계층을다룬강렬한사회비판적중ㆍ단편소설들이담긴소설집〈〈토끼와잠수함〉〉〈〈덫〉〉을펴냈고,이어장편〈〈죽음보다깊은잠〉〉〈〈풀잎처럼눕다〉〉〈〈불의나라〉〉등다수의베스트셀러를통해대중들에게가장사랑받는작가들중한사람으로활동했다.1993년작가란무엇이어야하는가등의근원적인질문을던지면서돌연절필을선언,히말라야로떠나기도했다.1996년인간영혼의근원적인문제를탐구한소설〈흰소가끄는수레〉로다시문단에돌아와‘영원한청년작가’라고불리면서〈〈나마스테〉〉〈〈외등〉〉〈〈더러운책상〉〉〈〈촐라체〉〉〈〈고산자〉〉〈〈은교〉〉〈〈소금〉〉〈〈당신〉〉〈〈유리〉〉등을계속썼다.2011년고향논산의‘臥草齋’에깃들었다.명지대교수,상명대석좌교수를역임했으며,대한민국문학상,한무숙문학상,최우수예술가상,만해문학상,대산문학상등을수상했다.시집으로는〈〈산이움직이고물은머문다〉〉(2003.문학동네)가있다.

목차

喜기쁨
하늘/지느러미/한살이/명주바람/소원/충고/봄볕/
갈망-산티아고순롓길에서/행복-산티아고순롓길에서/청명가을-폐암수술후에/
혼잣말/봄꽃/사실주의/길에서죽은w씨에게-산티아고순롓길에서/마음자리/
구시렁구시렁일흔/봄/자작나무는왜저리흰가/집필실/정체성1

努노여움
눈오는날/말/잔불/소심란/자취/두통/원죄/위로/
이문세의노래를들으며/삶/병/겨울아침/오늘/아나키스트/느낌표/
정체성2/곰팡이

哀슬픔
가시/새털구름/질경이/흑맥주를마시며/우울/안부/비오는날/
세례-산티아고순롓길에서/옛꿈/눈물/주름/가을날/별/허공이하는말/
그것/노화老化/모시속곳/깻잎을털면서/인仁한의원에서/오래전강경역에서/
가을숲에서/취꽃/전설은왜하얄까/노래

樂즐거움
섬광/안부/상주불멸常住不滅/조정리봄밤/요즘/지금/불면/해탈/시인詩人/
하느님-산티아고순롓길에서/눈이푸르른/봉선화에게/가을/큰일/우주/
스무살/낮술

愛사랑
제자리/빈산에게/그후/앵두/바이칼둥근돌에게/자화상에게/영원/
가을을기다리며/옛터/봄날/세월/외딴방-산티아고순롓길에서/밀물/머웃잎따며

惡미움
기린/두드러기/그리움/질문/조국의여름/보성아파트1412에서/신록/
출신성분/고백/다르마타/아이러니/사당동목로주점에서/개코원숭이들/
꼭대기의길

欲욕망
소원/비밀/봄을기다리며/두손모으고하는말/은행나무/장엄과감미/더러/
기도1/실체적자유에대하여/자화상/살의/기도2/겨울소나무/동행/
나의뉴월드에게/태생

그너머
보금자리/혼술/무명/문장의기원-담배를끊고나서/별/청춘/애/내연장통/
조종자의이야기/페넬로페,나의노래/나의집/붉은피의허공/꿈/제목이야기

소설
아버지골룸-아버지의마지막집

출판사 서평

◆기획의도
시인을꿈꾸었던작가박범신의두번째시집.
140여편의시에희노애락애오욕그리고그너머의시간들을담아내다.

“본래‘시인’인나를지금이라도부디‘시인’으로너그럽게받아주세요.”
시인답게사는게내평생의꿈이었지요.산문의세계는기실잔인하기이를데없어차마마주보기두려웠어요.그래서나는내혼의체형에맞는비애의안경을만들어쓰고세상을보았으며그안경너머의세계를오직기록하며살아왔어요.그게지금은정한으로남는군요.나는왜행복한이들의이야기를쓰지못했을까.그들은어디에있는가.존재하긴존재하는가.
………
평생감금되어있던나의시인에게용서를구하고싶은아침이에요.만약용서받을기회가있다면당신의식탁위에시인이된내가‘가시많은생선’으로눕도록허락해주세요.당신은‘슬로비디오로내몸의가시를바르고’그럼먼데서부터비가내리고,그리고저기저호수가한뼘씩,감청색으로돌아눕는꿈을지금꾸고있답니다.당신이내몸의가시를천천히바를때시인이된내가얼마나행복할지생각하면온몸에전율이지나가요.-〈꿈〉중에서

◆책을만들면서
‘성게’‘생막걸리’‘부작용없는슬픔’등많은제목들을거쳐
청년작가의시집‘구시렁구시렁일흔’으로정해지다.

“계속청년작가라고불리어오셨는데구시렁구시렁일흔,괜찮을까요?”
작가로서내이미지를걱정해하는말이었다.“청년작가,그거하기힘들어!.”내가대답했다.나는대체어떤환영을쫓아여기까지온것일까.“감수성도예민하게유지해야되고,현역으로계속써내야되고”웃으며나는덧붙였다.반은참말이었고반은엄살이었다.그말을할때조차기실내안에서는숨이다죽지않은‘청년작가’가여전히나를노려보고있었다.나는그러나짐짓그자의눈빛,말티즈의날갯짓을무시했다.내가오래겪어온고통의연원이거기에있었다.너로인해더이상비명을지르고싶지않아.나는속으로말했다.더구나시집이아닌가.‘아마추어시인’의권리로‘프로청년작가’를소금에절여숨을죽이려는시도가나를위해나쁠건없다고여겼다.기운을좀더빼서되롱되롱무심해질수만있다면일흔살이든여든살이든나이가왜축복이되지않겠는가.-〈제목이야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