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고롱고 숲

롱고롱고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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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생태환경 시인 최계선의 여섯 번째 시집.
최계선은 지구 행성의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심연에서 생태학적 상상력을 그물질하는 시인이다. 인간이란 동물이 요즘 같은 위기에 빠지게 된 핵심 원인으로 그는 만유(萬有)와 더불어 살던 야생의 기억으로부터 멀어진 사태를 주목한다. 거대한 문명을 파천황처럼 일으키고자 했던 개발의 엄청난 가속도에 휘둘리면서 야생의 자연적 삶을 벗어난 이후, 그러니까 이른바 인류세의 과격한 전개 이후, 지구 행성은 생명의 궤도를 심하게 이탈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것 같다. 잃어버린 야생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시인은 야생의 풍경을 다각적으로 점묘하면서 풍경의 기억을 통해 야생의 감각을 회복하는 어떤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희구한다. 그러기 위해 그는 ‘롱고롱고 숲’이라는 화두를 제시하고, 그 숲에서 자연의 순례자가 되는 감각의 실존을 제안한다.
최계선 시인의 앞선 252편의 동물시편 시에서도, 그리고 이번 77편의 『롱고롱고 숲』 시집에서도, 결국 시인이 추구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자연다운 자연이다. ‘롱고롱고 숲’과 같은 상징으로서의 숲이 아니라 비록 작은 들판이라 하더라도 살아 숨쉬는 자연 속에서, 시인은 자연의 순례자로 여행하며 걷고 싶어 한다.
저자

최계선

1962년춘천출생.강원대학교자원공학과를졸업하고1986년계간『세계의문학』에작품을발표하며시단에나왔다.시집으로는『검은지층』(1990.세계사),『저녁의첼로』(1993.민음사),『동물시편』(2017.아이북),『은둔자들(2021.강),『열마리곰』(2021.강)이있다.

목차

1부숲의연대기
숲에서숲속으로/꽃을흘리다/태양의숲/말더듬이의노래/랭보와헤어지던여름/그림자놀이/개구리밥/꽃물/단풍들의결혼/낫을갈때가아니다/고물상/양동이에담긴달빛호수/무지개의받침돌/따라간다/박새/벌써부터그리운/늑대의후예/개꿈이어도좋다/숲이나를허락한다면/오랑우탄/호루라기새/얼음폭포/굴절/구름책

2부열매행성
꽃연날리다/헛꽃/수박/참외/옥수수/옥수수/복숭아/그게한이슬의밤이고아침/삭사이와만/데린쿠유/올멕두상/롱고롱고시/되돌아가지않은발자국/과거의망령이나를쳐다본다/공중보행자/꿩먹고알먹으면/멸종의역피라미드/탑을무너뜨리다/소라게/돌연사박물관/녹슨말/벌의날/벌집쑤시다/망치를든남자/구상번개/넝마와들꽃/천상의나비들/박주가리시/빙판길/나무인간의염불

3부달마를마중하다
달마를마중하다/수의에는주머니가없다/몸이들려주는얘기들/내몸의조상들/할머니에게젖을물리다/흰눈썹의색은눈보라/비듬/이런하해와도같은/유심唯心/턱턱턱/의자가있는풍경/태양의연못/한글세대를위한불교/빗소리/시소/순례의본산/일갈/신발벗는걸깜빡했네/보리/화답/알몸으로구름덮다/여기니말고또누가있디?/그미소에길을잃다

해설
오랑우탄-시인과야생의기억/우찬제(문학비평가·서강대교수)

출판사 서평

최계선시인의철학과,시적언어의탁월한표현감각과,유머러스한역설과,기쁨과슬픔이공존하는,시인의깊은시세계를느낄수있는시집.

이시집은3부로구성되어있다.1부〈숲의연대기〉에는나무에의지해사는인간들이제숲을갈아치우는도끼문명으로인해실존이위협받는현실에서자연을그리워하는시인의간절한마음이담긴24편의시가담겨있다.
2부〈열매행성〉에서는지구라는행성은물론이고별들또한우주의열매라는인식에서지구별에널려있는과거거석문화의흔적들과멸종을향해치닫고있는오늘날의징후들을보여주는30편의시를담고있다.
3부〈달마를마중하다〉에서는그러한파행들이결국은우리마음에서비롯된것임을깨닫고극화니승화니하는말도필요없이,그냥아무생각없이,생각을비우면서,나중심에서벗어나오롯한숲속우주의감각으로공존과공생의시간을함께영위하자는23편의시를싣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