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돈의 사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이차돈의 사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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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차돈의 사』, ‘옳음’과 ‘믿음’을 향한 한 인간의 자세
『이차돈의 사』는 『조선일보』에 1935년 9월 30일부터 1936년 4월 12일까지 137회 연재된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이차돈이 대의를 위하여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이차돈에게 죽음은 육체의 마지막일 뿐이며 자신의 ‘옮음’과 ‘믿음’은 영원성을 획득하게 된다. 이렇게 이차돈은 죽음으로써 자신의 궁극적 뜻을 이루는데, 이는 작품 말미에 그동안 방해자로 기능하던 사람들이 모두 자결함으로써 속죄와 반성의 길을 걷는 것에서 드러난다. ‘순교’와 ‘회개’라는 구성 요소는 종교적 담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이차돈의 죽음은 곧 종교적 생명력이 되는 재생의 순환적 양상을 보여준다. 불법의 포교뿐 아니라 국법을 바로 세우고 임금의 왕위를 보전하기 위한 이차돈의 선택에서 죽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죽음을 향해 가는 그의 심정 토로이다. 이로 인해 ‘옮음’과 ‘믿음’의 구체적 내용, 즉 진리를 향한 인간의 자세나 태도가 부각된다.
저자

이광수

평북 정주 출생으로 최남선과 더불어 신문학을 개척한 대표적인 문인이다. 일진회 장학생으로 도일하여 명치학원에서 수학했으며, 귀국 후 오산학교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초기에는 '무정'을 비롯하여, '개척자', '윤광호', '방황'과 같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일본에서 '2.8독립선언서'를 기초하고 상해로 탈출한 후에는 도산 안창호의 사상에 큰 영향을 받고 돌아왔다. 1930년대 초반까지 윤리 중심적 색채를 띤 '재생', '마의태자', '흙' 같은 장편을 집필하였고, 중반 이후에는 '이차돈의 사', '원효대사', '무명'등 불교적인 색채가 짙은 작품을 창작했다. 1937년 수양동우회 사건으로 투옥된 이후, 창씨개명하고 학병 권유 연설을 하는등 친일 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1950년 납북되었다.

목차

발간사

이차돈의 사

작품 해설: 신의를 향한 이차돈의 삶과 숭고한 죽음_ 홍혜원

출판사 서평

이광수는 『이차돈의 사』 신문 연재에 앞서 밝힌 ‘작자의 말’에서 이차돈에 대해 “전 조선의 반만년 역사를 통하여 가장 아름답게 살고 가장 아름답게 죽은 영웅”이라 평하면서, 그의 죽음을 “아름다운 순교자”의 반열에 놓았다. 또한 이후 출간된 『이차돈의 사』 단행본 ‘머리말’에서는 자신이 사모하고 숭배하는 것은 순교자이며, 순교자 정신이란 “옳음과 믿음을 위하여서는 목숨을 아끼지 아니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진리를 찾고 지키는 생활을 이상적이라 생각했던 이광수는 ‘그릇된 인류 생활’을 고치기 위해 ‘진리의 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순교자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1930년대 후반 제2차 세계대전과 중일전쟁 직전의 ‘혼란’과 ‘살육’의 시대에, 작가는 진리를 말하고 지키는 사람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또한 당시 이광수는 불교에 몰두해 있었으므로, ‘부처의 가르침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는 ‘호법불석신명(護法不惜身命)’을 지켜낸 이차돈의 일생과 그 정신을 형상화하는 일을 선택한 것이다.

이 작품은 영웅의 일대기가 서사의 근간을 이룬다. 이차돈이라는 신라 최초의 불교 순교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의 고난과 순교라는 비극적 죽음을 형상화한 것인데, 역사적 자료가 부족한 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하였기에 사실(史實)보다는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이 소설 구성에 절대적인 작용을 했다. 이로 인하여 『이차돈의 사』는 신라에서의 불교의 공인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사사화(私史化)하고 개인의 애정 갈등을 동기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하였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았으며, 이광수의 다른 역사소설에 비해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이차돈의 희생의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충정(忠情)의 문제다. 즉 자신이 믿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과 그것이 나라 법과 충돌할 때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는 1930년대 이광수가 소설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작가 의식과도 연관된다. 이 시기 이광수의 작가적 태도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옳음과 믿음을 변치 않았던 숭고한 인격에 대한 숭앙과 흠모’로 요약되는데, 순교자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타협’으로 인한 내적인 부끄러움을 상쇄하고 자존감을 찾고자 하였던 것이다. 이광수는 선택의 상황에서 이차돈으로 하여금 죽음과 희생의 길을 걷게 함으로써 상상으로나마 자신을 옹호하고 자존감을 찾으려 했던 것이다.

국가와 군주에 대한 절대 복종과 신의를 바탕으로 구사하는 충정은 이광수 역사소설의 주된 주제 중 하나다. 존엄하고 숭고한 그 어떤 것을 목적으로 삼고 그것에 대한 절대적이고 비타협적인 충정을 발휘하는 양상은 『단종애사』나 『이순신』에서도 볼 수 있으며, 이광수는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노출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여 묘사했다. 『이차돈의 사』의 경우에는, 특히 이차돈이 죽음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그 충정의 형상화를 개인의 내면 갈등과 희생, 신의라는 대의와 연관지어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나아가 죽음에 임박하여 왕에게 고하는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충정의 마음을 곡진히 드러내고 과장되게 그것을 서술하는 과정 자체를 소설의 주요 모티프로 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죽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죽음을 향해 가는 자의 심정 토로가 중요한 것이다. 이로 인하여 ‘옮음’과 ‘믿음’의 구체적 내용, 즉 불교 교리의 실제 내용이 전달되기보다는 진리를 향한 인간의 자세나 태도가 부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