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 책에는 두 가지 기원이 있다.
첫 번째 기원은 1973년 여름으로 돌아간다, 건축과 미술을 공부하러 프랑스로 온 20대 젊은 국비 장학생 부부는 방학을 맞아 새로 사귄 친구들과 처음으로 여행을 떠난다. 목적지는 스페인. 옷가지 몇 개와 카메라 한 대만 가지고 떠난 7주간의 무전 여행이었다. 그 여행의 기록은 당시 건축학도였던 스물일곱 살의 정기용이 직접 쓰고, 그리고, 사진을 인화하여 붙여 만든 한 권의 책으로 남았다.
『무엇보다, 먼저 평범한 사람이 되어』의 두 번째 기원은 그로부터 52년 후의 어느 날이다. 2025년, 정재은 감독은 정기용 건축가를 주인공으로 자신의 첫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를 만들었던 경험을 에세이집『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출간한다. 그때 오랜만에 재회한 인연 중 정기용 선생의 생전 마지막 전시를 준비했던 당시 일민미술관의 젊은 큐레이터도 있었다. 그들은 당시를 회상하다가, 오래된 책 한 권을 떠올리게 된다. 바로 세상에 오직 단 한 권만 존재하는 책, Carnet de voyage en Espagne, Chung Guyon, été 1973 (스페인 여행 공책, 정기용, 1973년 여름)이었다. 젊은 정기용이 손수 쓰고 찍고 그려서 만든 여행 기록으로, 일민미술관 〈감응_정기용 건축전〉을 비롯,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을 통해 아주 잠깐씩 세상에 나와 짧고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책이었다.
이렇게 출간이 결정된『무엇보다, 먼저 평범한 사람이 되어』에는 정기용 선생과 가족들이 소중히 보관해온 세월이 고스란히 담겼다. 종이 위 잉크 자국, 선생이 수정한 자국, 사진의 구김과 뜯어진 흔적까지 모두 고화질로 스캔하였다. 불어로 쓴 원문을 국문으로 번역하고, 내지 디자인 역시 젊은 정기용이 고심하여 설정한 페이지 레이아웃을 창조적으로 잇고 해석하였다. 이 책과 각자의 인연을 맺은 이들의 에세이도 풍성하다. 특히 정기용 선생의 아들이자 현재 프랑스에서 건축사로 일하고 있는 정구노가 쓴 아름다운 에세이 〈내 아버지의 여행 Le voyage de mon père〉로, 이 책은 아버지와 아들의 시간이 교차하는 종이로 지은 작은 정거장이 된다.
『무엇보다, 먼저 평범한 사람이 되어』에서 독자를 가장 사로잡는 것은 건축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과는 정보도, 자료도, 접근성도 비교할 수 없이 빈곤했던 시절, 미지의 세상과 다름 없었을 스페인을 누빈 자유롭고 도도한 젊음의 장면들이다. 그리고 다시 파리의 작은 책상 앞으로 돌아와, 여행에서 보고 듣고 익힌 것을 꼼꼼히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을 젊은 정기용의 뒷모습이다.
그때 그는 어떤 독자를 상상했을까? 그 마음을 더이상 정확히 가늠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책이 새로운 여행을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파리의 책상 앞, 그로부터 머나먼 미래인 오늘에 마침내 독자인 우리를 만나, 1973년 스페인의 어느 특별했던 여름을 들려주는 것이다.
첫 번째 기원은 1973년 여름으로 돌아간다, 건축과 미술을 공부하러 프랑스로 온 20대 젊은 국비 장학생 부부는 방학을 맞아 새로 사귄 친구들과 처음으로 여행을 떠난다. 목적지는 스페인. 옷가지 몇 개와 카메라 한 대만 가지고 떠난 7주간의 무전 여행이었다. 그 여행의 기록은 당시 건축학도였던 스물일곱 살의 정기용이 직접 쓰고, 그리고, 사진을 인화하여 붙여 만든 한 권의 책으로 남았다.
『무엇보다, 먼저 평범한 사람이 되어』의 두 번째 기원은 그로부터 52년 후의 어느 날이다. 2025년, 정재은 감독은 정기용 건축가를 주인공으로 자신의 첫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를 만들었던 경험을 에세이집『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출간한다. 그때 오랜만에 재회한 인연 중 정기용 선생의 생전 마지막 전시를 준비했던 당시 일민미술관의 젊은 큐레이터도 있었다. 그들은 당시를 회상하다가, 오래된 책 한 권을 떠올리게 된다. 바로 세상에 오직 단 한 권만 존재하는 책, Carnet de voyage en Espagne, Chung Guyon, été 1973 (스페인 여행 공책, 정기용, 1973년 여름)이었다. 젊은 정기용이 손수 쓰고 찍고 그려서 만든 여행 기록으로, 일민미술관 〈감응_정기용 건축전〉을 비롯,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을 통해 아주 잠깐씩 세상에 나와 짧고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책이었다.
이렇게 출간이 결정된『무엇보다, 먼저 평범한 사람이 되어』에는 정기용 선생과 가족들이 소중히 보관해온 세월이 고스란히 담겼다. 종이 위 잉크 자국, 선생이 수정한 자국, 사진의 구김과 뜯어진 흔적까지 모두 고화질로 스캔하였다. 불어로 쓴 원문을 국문으로 번역하고, 내지 디자인 역시 젊은 정기용이 고심하여 설정한 페이지 레이아웃을 창조적으로 잇고 해석하였다. 이 책과 각자의 인연을 맺은 이들의 에세이도 풍성하다. 특히 정기용 선생의 아들이자 현재 프랑스에서 건축사로 일하고 있는 정구노가 쓴 아름다운 에세이 〈내 아버지의 여행 Le voyage de mon père〉로, 이 책은 아버지와 아들의 시간이 교차하는 종이로 지은 작은 정거장이 된다.
『무엇보다, 먼저 평범한 사람이 되어』에서 독자를 가장 사로잡는 것은 건축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과는 정보도, 자료도, 접근성도 비교할 수 없이 빈곤했던 시절, 미지의 세상과 다름 없었을 스페인을 누빈 자유롭고 도도한 젊음의 장면들이다. 그리고 다시 파리의 작은 책상 앞으로 돌아와, 여행에서 보고 듣고 익힌 것을 꼼꼼히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을 젊은 정기용의 뒷모습이다.
그때 그는 어떤 독자를 상상했을까? 그 마음을 더이상 정확히 가늠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책이 새로운 여행을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파리의 책상 앞, 그로부터 머나먼 미래인 오늘에 마침내 독자인 우리를 만나, 1973년 스페인의 어느 특별했던 여름을 들려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평범한 사람이 되어 (1973년 여름, 건축가 정기용의 스페인 여행 일기)
$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