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 고래뱃속 창작 그림책 35 (양장)

거짓말 - 고래뱃속 창작 그림책 35 (양장)

$14.00
Description
모두가 믿는 것은
모두가 진실일까?

힘센 거짓말의 횡포 속에 사그라든
세상의 연약한 진실들에 대한 이야기

모두가 거짓을 진실이라고 믿었을 때
친구들과 셋이서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다 한 친구가 다른 친구의 발을 걸어 보라고 한다. 나는 하기 싫다고 말한다. 친구는 결국 넘어져 팔이 부러진다. 발을 건 친구는 내가 한 짓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내가 아니라고 아무리 해명해도 믿지 않는다. 친구의 엄마가 우리 집에 전화를 하고 엄마는 사과를 한다. 엄마, 아빠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더 나쁘다며 내 말을 믿어 주지 않는다. 학교에서도 친구는 발뺌을 하고 선생님도 나를 믿어 주지 않는다. 내가 말하는 진실보다 친구가 말하는 거짓말이 힘이 세다.
비난의 시선 속에서 억울하고 답답하지만, 하지 않은 짓을 했다고 말할 순 없다. 벌을 받고 오해를 받고 외톨이가 되어 간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마음이 무거운 덩어리가 되어 온몸을 휘감는다. 덩어리가 목까지 차올라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혼자 외로운 주장을 계속하느니 저들과 한편에 서는 것이 숨통을 틔워 줄 것 같다. 아이들 앞에서 내가 한 짓이라고 거짓말을 토해 낸다. 그 순간 나를 짓누르던 덩어리가 비로소 내려가는 듯하다. 나는 오늘도 벌 청소를 하고 거짓말한 친구는 오늘도 나쁜 짓을 한다. 여러 사람이 진실이라고 믿는 거짓말이 나 혼자의 결백을 이겨 버렸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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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미안

일상으로부터비롯된소소한이야기들을짓고있습니다.『나씨와아침식사』,『다른사람들』,『거짓말』을쓰고그렸으며,『본능을찾아서』에그림을그렸습니다.앞으로도누군가가공감할수있는책을만들고나누는것이꿈입니다.

출판사 서평

우리가사실이라고믿는거짓들

우리가진짜라고믿는것들중에는스스로밝혀낸것보다사회에서받아들인것이많다.학교에서배운것,책에서읽은것,신문에서본것,인터넷에정리되어있는것들이별의심없이진실이라고믿어진다.선택과판단의순간에도상식과여론처럼공론화된사회적사실들의영향을받는다.우리가사회속에발을딛고사는존재여서이기도하지만다수가믿는사회적진실들이개인의생각을지배하고왜곡시킬수있을만큼강하기때문이다.
하지만모두가믿는다고해서모두가진실은아니다.책속에서학교친구들은선생님의말을믿고선생님은부모들의말을믿고부모는아이의말을믿고아이는친구의말을믿었지만친구는거짓말을했다.진실을거슬러간끝에거짓이있었다.그리고잘못된믿음이쌓일수록거짓말의횡포는심해졌다.이책은주변에있을법한작은에피소드를그려내는듯보이지만주인공의숨막히는답답함은큰파장이되어우리의현실과일상을거울처럼비춰준다.주변에서쉽게놓치고있는진실과거짓의경계를짚어보게하고작고연약해서억울하게사라져간세상의힘없는진실들이얼마나많을지떠올려보게한다.


진실을궁리하고두드려볼수있는숨바꼭질같은이야기

진실은여럿의의견을모아결정하는다수결의문제가아니다.찬반의가치판단은수가많은쪽으로결정할수있지만선악과같은사실판단은대중의뜻을모아내릴수없다.이경계가모호했던시대에진실을다수결로정하며수많은마녀사냥이일어났다.하지만현재의우리도사실의문제와취향의문제를구별하지못하고진실에대한판단을자주타인에게맡겨버린다.스스로사실을따져보기도전에군중심리에기대고가짜뉴스에휘말리며쉽게믿고크게단언한다.다친친구를대신해서주인공을응징해주겠다며주먹을휘두르고쫓아온친구는우리들의이런어리석음을보여준다.
다수의의견은공고하고두텁기때문에끊임없이의심하고경계하고질문하지않는이상거짓의덫에걸려들기쉽다.주변에부화뇌동해당장편리한입장만취하다가는나도모르는사이에거짓을추종하고진실을공격하는편에서있게된다.작가는책속에서정확히누가발을걸었는지를숨겨둠으로써진실에대한판단을독자들의몫으로던져주었다.경계에서흔들리더라도자주반대편을기웃거리며진실에대해촉수를세우는유연함이세상의거짓말들을이기는방법임을이야기속에서함께경험하게한다.


‘불편함’을그리는작가가던지는낯선위로

독자들의기대와는달리이야기는권선징악으로끝맺지못한다.발을걸어친구를다치게하고거짓말로주인공을괴롭힌아이의잘못은끝내밝혀지지않는다.주인공은왜거짓말앞에무릎을꿇으며자신의결백을더이상주장하지못하고포기했을까.작가는그림속에그답을마련해두었다.주인공은수많은선과벽,문앞에서있거나다른인물들과반대편에홀로떨어져있거나구석에몰려있기도하다.그림을통해우리는주인공이느꼈을단절과고립,소통불가의고독감을가늠해볼수있다.주인공에게는누명을쓴고통보다혼자가되어맞서는외로운싸움이견디기힘들었을지도모른다.
정의가이기지못하는책의결말은씁쓸한여운을남기고독자들은해피엔딩의가뿐함대신불편한생각의거리를떠안는다.전작『다른사람들』에서다름에대한눈에보이는차별을다루었던작가는『거짓말』에서다시진실뒤에감추어진,눈에보이지않는차별의문제를이야기한다.‘우리’가되기위해‘나’를포기하는두주인공의닮은모습은사회라는큰옹벽앞에고개를숙이고서있는개개인들의모습이기도하다.다수앞에서의소수,전체앞에서의개인이맞닥뜨릴수밖에없는부조리한억압은누구나겪어보았지만직면하기불편한우리들의아픈감정이다.이를거침없는그림으로드러내는것으로작가는낯선방식의공감과묵직한위로를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