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북극곰의 외출 - 고래뱃속 창작 그림책 23 (양장)

아기 북극곰의 외출 - 고래뱃속 창작 그림책 23 (양장)

$14.00
Description
정말 추운 하루였어.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북극이 생각날 정도로. 그렇지만 아무리 추워도 장난감 가게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오늘 따라 창문 너머를 꼭 보고 싶었는데, 과연 거기에 처음 보는 니가 있었어. 너는 구석 자리에 웅크려 있었지만 나는 단번에 알아보았어. 수많은 인형들 속에 가장 조그마하게 외따로 앉은 너를 꼭 안아 주고 싶었던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어. 얼마 전 보았던 다큐멘터리 때문이었을까. 황량하고 드넓은 대지를 혼자 걸어가는 북극곰을 보았거든. 바람 소리, 차가운 공기,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땅, 녹아내리는 얼음, 성난 바다의 노래가 가득한 곳에서 자꾸만 나를 돌아보는 곰에게 “어디로 가는 거니?” 묻고 싶었거든. 어쩌면 너는 그 멀고 추운 길을 걸어 나에게 닿은 것은 아닐까? “아기 곰아!” 하고 나지막하게 너를 불러 보았어. 그 순간, 할 말이 가득해 보이는 너의 눈빛이 커다란 얼음 섬처럼 일렁이며 빛났어. 이제 내 손을 잡아. 그리고 긴긴 너의 이야기를 들려줘.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김혜원

의상디자인을전공하고그림책작가와일러스트레이터로활동하고있습니다.그동안그림책『아기북극곰의외출』,『고양이』,『정말멋진날이야』를지었고,『빨간조끼여우의장신구가게』,『풍덩공룡수영장』,『여름방학제주』,『누가올까?』등여러책에그림을그렸습니다.

『세친구』에서는울타리를넘어낯선세상으로모험을떠나는새끼염소,아기양,송아지를응원하는마음을그림책에담았습니다.천진난만한세친구의순수한우정이우리의마음을환하게비춰주면좋겠습니다.

출판사 서평

아기곰의이야기‘너의손을잡았어’

내가살던곳은얼음이늘가득했어.하지만엄마와지내던굴속은정말포근하고따뜻했지.엄마는혼자서는절대로굴밖에나가선안된다고하셨지만,얼음녹는소리가뽀지직나고짭조름한바람이실려오면내마음은한껏부풀었어.아직도잊을수없어.엄마와헤어지던날을.엄마가먹이를구하러간사이에정말잠시만외출을다녀오려고했거든.조용히멀어지던엄마의뒷모습이마지막일줄알았다면굴밖을나서지않았을거야.하지만깨달음은항상늦지.그때는놀라운세상이온통전부였고나는겁도없이끝도없이멀리로나아갔어.처음넘실대는바다를보았을때는얼마나벅찼는지몰라.나도모르게얼음조각을건너바다한가운데에닿았으니까.더이상엄마냄새가나지않는다는것을알았을때,나는깨달았어.다시는엄마품으로돌아갈수없다는것을.갑자기바다도하늘도거대해졌어.두려웠고외로웠어.어디로가고있는지,어디로가야할지도알지못했어.차라리사라지고싶은마음이들었지.점점얼음처럼변해가던그때“아기곰아!”하고나를부르는소리를들었어.엄마처럼따뜻한목소리에감은눈을떠보았어.거기에손을내밀어주는니가서있었어.

성긴말로다설명할수없는온전함

장난감가게의수많은인형들중에하얀아기곰이소녀의눈에띕니다.소녀가“아기곰아!”하고부르는순간,구석진자리에앉은아주작은아기곰의이야기가펼쳐지기시작합니다.먼북극,엄마와지내던따뜻한굴속을벗어나잠시외출을하려던것이아기곰의기나긴여정이되었습니다.자신도모르는사이혼자가된곰에게세상은너무도광활하고춥습니다.엄마도,돌아갈곳도잃어버린아기곰은어떻게소녀에게닿게되었을까요?소녀는어떻게아기곰의외로움과쓸쓸함을알아채고손을내밀었을까요?
세상의어떤일들은다설명할수도,이해할수도없기에오히려온전합니다.아기곰과소녀가만나게된이유,아기곰이엄마를다시만날수없는이유,우리가이곳에있는이유,매일이이어지며살아지는이유,서로가서로의눈을바라보며마음을기대게된이유를모두설명할수있을까요.성긴말로는헤아릴수없지만형체없이우리를가득채워주는순간들과마음들이있습니다.그온전함을담은이책은이별의이야기고만남의이야기이며시간을길게관통하는삶의이야기였다가성장의이야기가됩니다.자연과환경의이야기이고그저신기한상상의이야기가되기도합니다.그리고무엇보다내곁에있는소중한것들의내밀한아픔을들여다볼수있는이야기가되어줍니다.

고독한길을걸어가게해주는따뜻한기억

우리는모두누군가의어린아기로태어납니다.하지만어느순간몸과마음이자라면안락한품이답답한울타리로변하고그너머를꿈꾸게되죠.스스로의힘으로걷기시작한길의초입에는달뜬호기심과생기가가득해자꾸만앞으로앞으로나아가고싶습니다.그러다길을잃는순간,이미너무도멀리와서홀로서있는자신을발견합니다.삶의여정이계속될수록길은혹독하고발걸음은지칩니다.누구도대신해줄수없는고독한길을그래도다시걸어나갈수있는건온전히사랑받은따뜻한기억들때문입니다.다리가아파잠시쉴때도,여우를만나숨을때도,차가운바다위에서잠이들때조차도엄마곰의형체가아기곰의곁을지키듯말입니다.이밤,아기곰을품에안은소녀에게도먼훗날홀로길을떠날순간이찾아올것입니다.그리고무릎이꺾이도록힘이드는어느날,서로의품에안겨완전하게따뜻했던이순간을기억할것입니다.

덤덤함이먹먹함으로번지는김혜원작가의세계

김혜원작가의이야기는섬세하고정갈합니다.정성스럽게눌러담은질감과감정을깊이울리는색감은천천히우리의감각을깨우는힘이있습니다.거대한얼음의능선,초록빛신비스러운바다,푸른빙하와타는듯한하늘,검은물위로쏟아지는얼음빛별들을만나며우리는맡아보지못한북극의냄새를맡고온몸이쨍해지는냉기를느끼고눈이시린고요를듣습니다.무엇보다같은공간을무한히깊고너르게만드는작가의담담한수평선들은장면장면에머무르는동안시간을천천히흐르게해줍니다.『아기북극곰의외출』과『정말멋진날이야』에서작가는삶과죽음이맞닿아구별되지않는이야기를담아냅니다.아기곰이죽었다고해도,살아있다고해도자연스럽게이야기가이어지지만덤덤하게살아있음을생각하다가도먹먹하게죽었음을상상하게됩니다.김혜원작가의세계에서는아픈이별도벅찬만남도삶과죽음도야단스럽지않기에더욱형형하게마음에번집니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