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정말 추운 하루였어.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북극이 생각날 정도로. 그렇지만 아무리 추워도 장난감 가게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오늘 따라 창문 너머를 꼭 보고 싶었는데, 과연 거기에 처음 보는 니가 있었어. 너는 구석 자리에 웅크려 있었지만 나는 단번에 알아보았어. 수많은 인형들 속에 가장 조그마하게 외따로 앉은 너를 꼭 안아 주고 싶었던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어. 얼마 전 보았던 다큐멘터리 때문이었을까. 황량하고 드넓은 대지를 혼자 걸어가는 북극곰을 보았거든. 바람 소리, 차가운 공기,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땅, 녹아내리는 얼음, 성난 바다의 노래가 가득한 곳에서 자꾸만 나를 돌아보는 곰에게 “어디로 가는 거니?” 묻고 싶었거든. 어쩌면 너는 그 멀고 추운 길을 걸어 나에게 닿은 것은 아닐까? “아기 곰아!” 하고 나지막하게 너를 불러 보았어. 그 순간, 할 말이 가득해 보이는 너의 눈빛이 커다란 얼음 섬처럼 일렁이며 빛났어. 이제 내 손을 잡아. 그리고 긴긴 너의 이야기를 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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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북극곰의 외출 - 고래뱃속 창작 그림책 23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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