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 고래뱃속 창작 그림책 40 (양장)

잠 - 고래뱃속 창작 그림책 40 (양장)

$14.00
저자

명은주

잠에빠지지못해서괴로워하던숱한밤들에떠올렸던이야기를책으로만들게되었습니다.
책이완성될즈음에는눕기만하면잠에푹빠지는사람이되었습니다.
일상의사소한생각들과마음을나누는작가가되고싶습니다.

출판사 서평

쑥!구멍에빠지다

잠은형체도없고크기도없으며소리도촉감도없습니다.오직시각만이살아있는그곳은분명존재하긴하지만붙잡으려는순간사라집니다.의식과무의식을오가는잠이라는여행은물리적으로규정할수없기때문에어쩌면우주탐험보다더어렵습니다.하지만우리는자주‘잠에빠진다’,‘잠에든다’고말하며잠이라는공간을상정합니다.늘곁에있다고느끼는친숙함과대체어디인지알수없는거리감,낮동안의시간만큼을고스란히할애하지만실제아무일도일어나지않는모호함,매일드나들지만들어가는길도나오는문도알수없는이양가적인세계와의간극을좁혀보면어떨까?잠을시각화하고공간화한다면무엇이나올까?작은상상력에서출발한이책은잠이라는미지의세계를무한히눈앞에펼쳐보여줍니다.아무도모르게쑥빠지기도하고,의도치않은순간에발을담가허우적대기도하고,타이밍을놓쳐계속찾아헤매기도하고,온갖방해꾼들때문에쉽사리막혀버리기도하는구멍!그구멍속으로고개를쏙내밀면환하게펼쳐지는고요한세상이바로잠이라고말해줍니다.과학적인고증,물리적인계산보다는일상의다채로운감각과공통된경험을모아만들어낸따뜻한세상,깊은바닷속같기도하고머나먼우주같기도한신비로운세상을바라보며알수없고확인할수없어두려웠던잠이한층편안하고가깝게다가옵니다.

잠시엔진을꺼두어도좋을시간

깨어있는동안우리의몸은보고,듣고,느끼는감각을계속가동합니다.생각하고일하고공부하고소통하며에너지가총동원되지만아무일도하지않고멍하게멈춘순간이라고해도외부의세상을받아들여내부에서반응하는일,머릿속수많은감정들의운동은멈추지않습니다.하지만자는동안만큼은다릅니다.전원은대기모드로바뀌고엔진은자동으로꺼집니다.아무리바쁜세상을사는긴박한사람이라도자면서까지일할채비를하지는않으니까요.잠은이렇게우리에게주어지는영혼의여백입니다.잠시의암전후새롭게막을올리는무대처럼생활의매듭과마디를짓고다시걸음을내딛게해줍니다.어떤의미에서잠은죽음과탄생이라는생명의원리를매일매일각성하게하는삶의축소판같기도합니다.죽음이없이는삶이의미를갖지못하듯이제대로잠들지않고는제대로깨어날수없습니다.하지만잠에이르는길이그리쉽지만은않습니다.마음먹는다고해서바로갈수도,원치않는다고해서바로돌아올수도없으며애타게기다릴수록달아나버리기도합니다.아무리소중한것이라도잠이든순간만큼은잠시내려놓을수밖에없지요.이런수많은어쩔수없음을받아들이는연습,아무것도하지않는순간이있어야그무엇도할수있다는깨달음을우리는매일잠을통해배웁니다.

혼자떠나지만누구도만날수있는세상

잠에이르는길은누구도대신해줄수없는혼자만의여정입니다.아무리가까운사이여도,손을잡고누워도,품에안고재워도스스로의힘으로통과해야하는외로운길목이지요.하지만한번잠에이르렀다면누구든지만날수있고어디든지갈수있는열린세상을만납니다.낮에본사람들,잊었던친구들,헤어진연인,한번도만난적없는낯선이들까지누구든만나무엇이든할수있습니다.불면증에시달리던작가는홀로깨어잠과싸우던어느밤,문득창너머로보이는수많은불빛에온전한위로를받습니다.잠들지못하는자신도혼자가아니고,홀로잠든사람들도저너머의세상에서모두만날수있다는유쾌한상상을시작했고,피식피식웃음이날정도로공감을일으키는잠에대한에피소드들을모았습니다.그리고재치가득경쾌한그림곳곳에섬세한재미들을숨겨책을완성했습니다.잠이너무도무거웠던작가에게잠을들여다보는일은매일의불안을걷어내는작업이자미지의두려움을날려보내는시간이었고,세상모든이들이잠의여정에함께하고있음을느끼며외로움을벗겨내는과정이었습니다.그림이완성되어가며불면은사라졌고이제잠의달콤함에이른작가는우리에게말합니다.걱정말고서두르지말고가만히있다보면금세그곳에서모두다시만나게될거라고.두려움없이가볍게구멍에쑥빠지는순간,환상적인잠의세상을건너아름다운현실의시간도펼쳐질거라고.오늘밤도잠으로힘겨운사람들에게베개같은인사,이불같은위로를포근히건넵니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