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과 1의 계절

0과 1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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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21년 제1회 문윤성 SF 문학상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하고, 같은 작품으로 2022년 제9회 한국 SF어워드에서 대상을 수상한 최의택의 두 번째 장편 소설이다. 핵겨울을 맞아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을 모색해온 인간들이 격돌 끝에 마주하는 순간을 몽환적이고도 역동적으로 그린 사이버펑크다.
흰 눈과 혹한만이 존재하는 지구에서 생존자들은 ‘밸리’라는 가상지구를 선택한다. 신체를 버리고 0과 1의 조합만으로 존재하는 디지털 세계. 그러나 지구에는 여전히 인간들이 살아간다. 첫 번째는 밸리가 관장하는 보육원 사람들, 두 번째는 그 보육원을 물리치고 원생들을 해방시키려는 몽유족 사람들이다. 이야기는 몽유족의 ‘봄’이라는 아이와 보육원의 ‘현’이라는 아이가 만나 우정을 쌓아가던 중 그들의 부모 세대가 충돌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전개된다. 장애를 지닌 두 아이를 통해 ‘가장 보통의 존재’로 살고자 하는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는 동시에, 그들이 과연 인생의 어떤 계절을 맞이할지 소설이 끝날 때까지 독자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저자

최의택

스티븐킹과정유정의영향아래스릴러를쓰며글쓰기를연마했고,2019년에정보라를접하고본격적으로SF를쓰기시작했다.SF가선사하는특유의경이감을두려움으로착각해너무나늦게그진면목을깨달았고,그래서더열정적으로SF세계를탐험중이다.국내의현대SF를시작으로그범위를해외로,과거로확장해가면서조금씩,천천히자기만의색깔을맞춰가고있다.신체적인장애로그속도는매우...

목차

Part1.새학기
Part2.유급
Part3.교환학생
Part4.졸업
Part5.종업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2021제1회문윤성SF문학상수상,
2022제9회한국SF어워드대상을수상한최의택의두번째장편소설,
배제되고소외된이들이‘가장보통의존재’로살고자애쓰는가슴벅찬사이버펑크

“우리는고유의원기를가지고있다.
그래서같은원기를가지고있는사람을만나면,
전자가그러하듯,우리는반응한다.그것이가장보통의존재인우리가
특별해질수있는단하나의방법이다.”

최의택의등장은화려했다.2021년,『슈뢰딩거아이들』로제1회문윤성SF문학상에서심사위원만장일치로대상을수상,같은작품으로2022년SF어워드장편부문에서대상을수상하며큰주목을받았기때문이다.하지만그가데뷔작에담은서사는화려함과는먼사람들의이야기였다.“기술을통한격리와배제에대한문제의식을설득력있게전달했다”는심사평에걸맞게소외된존재들을위한서사였기때문이다.이러한문제의식은『0과1의계절』에서더욱확고해졌다.최의택은그의말대로“이소설을쓰면서처음으로장애를있는그대로묘사했”기때문이다.
소설은흰눈과혹한이뒤덮인지구,자연적으로는더는아이가태어날수없다고여겨지는땅에서출산장면을지켜보는주인공‘봄’이란아이를묘사하며시작된다.이아이는신성한출산현장을기웃거리는것만으로도부정이탄다는핀잔을받는다.이유는단순하다.봄의다리한쪽이의족이기때문이다.대체지구엔무슨일이일어났기에이런폭력적인시선이당연시될까?

어느편에설것인가?
_평범한이들이특별해질수있는단하나의방법을말하다
핵겨울이닥쳤다.생존자들은“밸리”라는가상지구로탈출했다.신체를버리고0과1의조합만으로존재하는디지털세계다.이제인류는인공지능이지구를안전한상태로정화하면의체를입고나들이를올예정이다.
그러나지구에는이미사람들이살고있다.첫번째는밸리가관장하는보육원사람들,두번째는그보육원을물리치고원생들을해방시키려는몽유족사람들이다.소설은몽유족의‘봄’이라는아이와보육원의‘현’이라는아이가만나우정을쌓아가고,그들의부모세대가각자의신념에따라격돌하면서숨가쁘게전개된다.
이에더해소설은다리가불편한봄과눈이보이지않는현의만남,그로인해빚어지는좌충우돌을통해양조직의숨겨진비밀을드러내면서독자를고민에빠뜨린다.‘나라면보육원과몽유족어느편에설것인가?’여기에족장과원장,밸리에서온사신등어른들의사연이드러나면서이야기는훨씬입체적이되고,그입체성에서현이봄에게말한“가장보통의존재인우리가특별해질수있는단하나의방법”이무엇인지독자에게전달된다.

존재감이또렷한캐릭터와역동적인전개가주는큰재미
_소외된이들이‘가장보통의존재’로살고자애쓰는가슴벅찬사이버펑크
재미있는이야기의관건은캐릭터다.그런면에서이소설의캐릭터들은독자에게제존재감을또렷하게내세워읽는재미를더해준다.부족의걸림돌로여겨져매일눈총을받는데도결코굴하지않는‘봄’,모범적이고명랑해서보육원을수석졸업하리라여겨졌으나공황장애를앓게된‘현’.이대조적인두인물이만나전혀다른결의문장으로대화를나눌때마다독자는터져나오는웃음을참을수없다.특히,핵겨울이라는상황에서도봄이가는곳마다벌어지는소란은등장인물전체를움직이면서소설전체에활력을불어넣어준다.
부모세대도못지않다.몽유족장‘강희’는살날이얼마남지않았으나과격하기그지없어서사람들을벌벌떨게한다.보육원장‘우성’은매사에무의욕인데도밸리의사신과는시종갈등을빚는다.유능한부원장‘유미’는비밀을숨긴채야심을실현하려한다.냉소적인밸리의사신‘소연’은자신이보육원에끌리는이유도모른채그곳의관리를맡는다.개성적이지않은인물이없다.
막힘없는전개와뛰어난문장력도소설의재미를책임지고있다.최의택의문장은정갈하면서도유려하다.단어하나하나에소설과호응하는의미를숨겨두고그말들을이음매하나보이지않게매끄러운문장으로엮어낸다.그문장들이물흐르듯연결되면서독자의읽는호흡도함께흐른다.그에반해이야기전개는역동적이다.쉬지않고움직이고생각하는등장인물들덕분이다.

무엇보다이소설의가장큰특징은,인물들이처한문제상황을지금우리현실에자연스럽게대입하게된다는점이다.장애를둘러싼왜곡된시선을전면에내세운SF이면서이야기의재미를놓치지않았기때문이다.“SF를통해장애를다시보고제대로보려”는작가의노력이,“처음으로장애를있는그대로묘사”하고자한작가의의지가독자의삶에닿아큰결실을맺게되는것이다.

작가의말
나는이소설을쓰면서처음으로장애를있는그대로묘사했다.그전에도장애를다루지않았던것은아니다.그러나지나가듯이,혹은은유적으로,대체로나도모르게묻히는정도였다.이소설을구상하면서나는분명히했다.‘장애를다룰것이다.’
걱정이없지는않았다.장애당사자로서목소리를낼수있는사람이라면대체로그럴텐데,내목소리자체에오류가있지는않은지,그래서나라는개인의잘못된목소리가장애인이라는집단전체를대표하는것으로비쳐져다른장애인에게피해를입히게되면어쩌나싶은마음이들었던것이다.그래서이소설을붙들고있는내내인터넷에‘장애’,‘소재화’,‘타자화’등등의키워드를검색해보며이미논의된문제점이내소설에서반복되고있지는않은지수없이검토했다.하지만지금도그에대해배워가고있으며뭐든그렇지만완벽한정답은없기때문에이소설에불가피하게내재돼있을오류에대해서는미리사과와양해의말씀을드리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