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거짓말쟁이들 : 살아남기 위해 속고 속이는 생물 이야기

숲속의 거짓말쟁이들 : 살아남기 위해 속고 속이는 생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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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름답지만 잔혹한 자연,
그 속에 거짓말하는 생물들이 산다!
동물, 식물, 곤충은 왜, 누구에게, 어떤 거짓말을 할까?
◆ “인간 이외의 생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거짓말
너구리와 오소리는 육식동물의 위협을 받으면 갑자기 기절한 것처럼 쓰러져 죽은 척한다. ‘의사 반사’라 불리는 이 행동은 거짓말일까? 뻐꾸기는 몰래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탁란’을 한다. 숙주 어미새가 자기 알과 구분하지 못하도록 알의 색깔과 무늬마저 모방한다. 이것은 속임수일까? 굴속에 사는 가시올빼미는 오소리와 코요태 같은 천적이 다가오면 ‘샤~’하는 독특한 소리를 낸다. 방울뱀의 소리를 흉내 내어 적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가시올빼미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우리는 흔히 거짓말이라고 하면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속이는 언어적 형태를 떠올린다. 그럼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동물, 식물, 곤충과 같은 생물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인간 이외의 생물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를 속이고 속아 넘어간다. 다만 말이 아니라 외형, 색상, 무늬, 습성, 생태를 사용한다.
『숲속의 거짓말쟁이들』의 저자 모리 유민은 숲과 바다, 하늘과 땅에 사는 다양한 생물 70여 종의 거짓말과 속임수를 소개한다. 나뭇가지를 의태한 대벌레, 난초꽃의 일부로 몸을 숨기는 난초꽃사마귀, 날개에 눈알무늬로 적을 속이는 공작나비, 곰개미의 탄화수소를 몸에 발라 노예로 삼는 사무라이개미, 종다리의 울음소리를 모방하는 때까치, 등지느러미를 해조류처럼 보이게 해서 먹잇감을 사냥하는 쑤기미 등. 상대를 속인다는 관점에서 보면 이들은 모두 대단한 거짓말쟁이들이다. 하지만 동물, 식물, 곤충의 거짓말은 인간과는 그 목적이 다르다.

저자

모리유민

1963년일본가나가와현에서태어나지바대학교이학부생물학과를졸업했다.일본각지의동물원과수족관을취재하여책을집필하는작가이며전문학교등에서동물원론을강의하고있다.저서로『동물원의비밀』,『약속하자,기린린린』,『봄·여름·가을·겨울동물원』(공저)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글거짓말의수만큼생명이존재한다
동물은거짓말을하지않을까?/거짓말과모방으로가득한자연/모두가속고속이는관계/거짓말은진화의결과/누구를속이는가/세상은거짓말과희망으로이뤄진다

1장생물은살아남기위해거짓말을한다

1있어도없는척하는동물의눈속임기술
줄무늬로몸을감추는멧돼지/죽음을가장하는너구리/진동이오면죽은척하는곤충/식물을모방한위장술

2기만하는색깔,경고하는색깔
빨간사과의비밀/경계색은진짜일까?

3남을모방해정체를속이는변장술
다른종의경계색을흉내내는나비/뭉치면살고흩어지면죽는다/종은다르지만생김새는닮은생물들

4분신술을가장한의태
자라보고놀란가슴솥뚜껑보고놀란다/흰띠제비나비의일부만의태를하는이유/복불복게임/수수께끼는풀렸다/금강산도식후경/환상의의태

2장거짓말로사냥하는생물들

1유인,공격,포획하는공격적의태91
포식자는무사도정신이없다/아름다운꽃으로변장한난초사마귀/낚시하는거북/달콤하고위험한향기/온갖속임수가판치는반딧불이나무

2포식자를교란시키는의태의계략
어디가눈인지헷갈리는눈알무늬/거꾸로보면닮은꼴,부엉이나비/바닷속의은밀한사기꾼

[칼럼]누가반딧불이를먹었나?

3장때로는알도거짓말을한다

1다른새둥지위에서자라는뻐꾸기
뻐꾸기의독특한사생활/뻐꾸기와숙주의속고속이는싸움/태어나처음하는일

2거짓말을노래하는새들
십자매의다양한변주/백가지소리를내는때까치/더부살이하는가시올빼미

4장인간의거짓말,동물의거짓말

1사회는거짓말로시작됐다
늑대는늑대를속이지않을까?/침팬지의사회적거짓말/인간관점에서동물의거짓말을보지않는다

2인간사회에들어온개,거짓말을배우다
개는어떻게인간의친구가되었나?/거짓말을이해하는개

마치는글거짓말로보는인간세계의진실
덧붙이며

출판사 서평

아름답지만잔혹한자연,
그속에거짓말하는생물들이산다!
동물,식물,곤충은왜,누구에게,어떤거짓말을할까?

◆“인간이외의생물은거짓말을하지않는다”는거짓말

너구리와오소리는육식동물의위협을받으면갑자기기절한것처럼쓰러져죽은척한다.‘의사반사’라불리는이행동은거짓말일까?뻐꾸기는몰래남의둥지에알을낳는‘탁란’을한다.숙주어미새가자기알과구분하지못하도록알의색깔과무늬마저모방한다.이것은속임수일까?굴속에사는가시올빼미는오소리와코요태같은천적이다가오면‘샤~’하는독특한소리를낸다.방울뱀의소리를흉내내어적들이다가오지못하도록하는것이다.가시올빼미는거짓말을하고있는걸까?

우리는흔히거짓말이라고하면인간이자신의이익을위해남을속이는언어적형태를떠올린다.그럼언어를사용하지못하는동물,식물,곤충과같은생물들은거짓말을하지않는것일까?그렇지않다.인간이외의생물들도다양한방법으로상대를속이고속아넘어간다.다만말이아니라외형,색상,무늬,습성,생태를사용한다.

『숲속의거짓말쟁이들』의저자모리유민은숲과바다,하늘과땅에사는다양한생물70여종의거짓말과속임수를소개한다.나뭇가지를의태한대벌레,난초꽃의일부로몸을숨기는난초꽃사마귀,날개에눈알무늬로적을속이는공작나비,곰개미의탄화수소를몸에발라노예로삼는사무라이개미,종다리의울음소리를모방하는때까치,등지느러미를해조류처럼보이게해서먹잇감을사냥하는쑤기미등.상대를속인다는관점에서보면이들은모두대단한거짓말쟁이들이다.하지만동물,식물,곤충의거짓말은인간과는그목적이다르다.

◆거짓말의목적은오직생존과번식

동남아시아와오스트레일리아에걸쳐서식하는흰띠제비나비는독나비인꼬마사향제비나비의외양(붉은점무늬)을의태한다.흰띠제비나비는독이없지만마치독나비처럼보이도록겉모습을바꿔서천적인새를속이는것이다.꼬마사향제비나비를먹고독으로고생해본새들은똑같이생긴흰띠제비나비를보면‘맛없는나비’로인식하고기피한다.흥미로운것은흰띠제비나비가모두의태를하는것이아니라는사실이다.의태한개체와하지않은개체가함께공존한다.더구나수컷보다는암컷의일부가의태했다.대체그이유는무엇일까?

수수께끼의해답은명확하다.그것이생존에도움이되기때문이다.의태까지해서기껏독나비인척을했는데의태한개체가너무많아지면효과가반감될것이자명하다.새가우연히흰띠제비나비를먹고붉은점무늬가있는나비도‘맛있다’고인식해버리면의태하는의미가사라진다.오히려눈에띄어잡아먹히기쉬워질뿐이다.따라서나비들스스로의태비율을조절하는것이다.

다시말해나비의거짓말은먹히지않기위해,살아남기위해최적의모습으로진화해온생존전략인셈이다.동물,식물,곤충의거짓말은의식적이거나의도적이지않다는것이인간과가장큰차이점이다.영장류인침팬지가간혹의도적으로거짓말하는모습을보이긴하지만,그목적은역시생존과번식이다.세계적인영장류학자프란스드발의연구에따르면,한침팬지가동료와의싸움에서진후다리를저는모습을보였다.실제로다친것이아니라다친척을하면더이상공격을받지않기때문이었다.의식적인거짓말이지만그것은상대의마음을속이기위함이아니다.가능한목숨을잃지않고번식하기위한노력인것이다.

◆세상은거짓말과희망으로이뤄진다

이책『숲속의거짓말쟁이들』을통해우리는언어가발달한인간과다른생물들의거짓말을비교해볼수있다.그러면서‘과연인간은어떻게살아가야할까?’라는근원적질문을마주하게된다.언어는인간문명을성장시켰지만이기적인인간이각자이익만을추구하는사이자연과의관계는망가져버렸다.인간사회가발달할수록우리가살아가는지구를힘들게만드는결과로이어졌다.

그렇다면현재지구상태를목도한우리는어떻게해야할까?인간이외의생물들과어떻게공생해야하고,지구환경을위해어떤미래를만들어나가야할까?역설적이지만문제의책임을느끼고반성하며인간과지구가앞으로어떤관계를쌓아가야할지를생각할수있는존재역시언어를활용해복잡한사고가가능한인간뿐이다.‘희망’도지금여기에없는것,사실이아닌꿈을말한다는점에서원론적으로거짓말능력과연결되어있기때문이다.지금과는다른지구를꿈꾸고희망을전달하는것이야말로거짓말에익숙한인간이지닌위대한가능성일지모른다.

책속에서

우리는흔히동물은거짓말을하지않는다고생각한다.확실히동물은본능에따라있는그대로행동하는경향이강하다.반면인간은쉽게거짓말을하고속고속이며살아간다.그런데거짓으로그럴듯하게꾸며상대를속이는행동은인간만하는것일까?인간이외의동물은거짓말을하지않는다고단언할수있을까?이렇게생각하는것은다른동물이인간보다지능이낮거나순수한존재라고인간이일방적으로믿어서가아닐까?동물을보며인간이제멋대로지어내고추측하고있는것은아닐까?
---p.10

하지만생물의속임수와인간의거짓말에는분명한차이가있다.무엇이서로다를까?바로‘속이는대상이누구냐’는점이다.앞서살펴봤듯이,동물은대부분다른종을속이기위해거짓말을한다.의태를비롯한여러거짓말이먹고먹히는관계속에서진화해온생존전략이기때문이다.
---p.19

너구리,오소리,주머니쥐처럼공격을당했을때갑자기죽은체하는습성을‘의사반사deathmimicry’라고한다.의사반사는외부자극에대한무의식적이고자동적인반응이지일부러죽은체하는것이아니다.의사반사를하는동물은충격을받으면몸이굳고호흡과맥박까지느려진다.이러한습성이생긴이유를두고의견이분분한데,다른육식동물에게잡혔을때어설프게덤비면상처만입기때문에차라리죽은척하는반응을보이는것이아닐까추측하기도한다.먹잇감이갑자기움직이지않으면공격한동물은이상하게생각하거나놀라기마련이다.이틈을이용해도망칠기회를얻는것이다.실제로죽지않았는데도죽은것처럼속인다는점에서의사반사는속임수의일종이라고할수있다.
---p.33

독이있는맛없는나비를먹은새는그경험을통해경계색을학습하고유사한모습의나비를피하게된다.즉,독을갖지않았더라도외양이비슷한나비까지잡아먹지않는습성을갖게된것이다.그러자그런새의습성을영리하게이용하는나비가생겨났다.완전히다른계통의나비중에서독은없지만독나비와생김새가비슷한개체가살아남으면서,그유전자를가진나비들이번식해새로운종이탄생한것이다.원래포식자의표적이던종이맛이없어기피하는종의경계색을모방하도록진화하는현상을,이를처음발견한헨리베이츠의이름을따서‘베이츠의태’라고부른다.
---p.67

개미집에함께서식하는곤충은이종동거자로인정받은곤충만있는것은아니다.간혹개미를속여자기이익을취하는이기적인곤충도있다.딱정벌레의일종인반날개무리가운데등의분비샘에서개미가좋아하는액체를분비하는종이있다.개미는이액체에매료되어반날개를집안으로들여와먹이를먹이며기르기까지한다.반날개도개미에게진딧물과같은존재로여겨진다.하지만반날개가분비하는액체에는개미의행동을변화시키는마약같은효과가있어서개미는점차자기애벌레보다반날개를우선해서돌보게된다.
---p.103

뻐꾸기알을둘러싼뻐꾸기와숙주의경쟁은그야말로속고속이는치열한싸움이다.탁란한알을숙주가자기알로착각하게하면뻐꾸기의승리지만뻐꾸기탁란을알아채고그알을버리면숙주의승리다.지금까지살펴본다른의태와마찬가지로뻐꾸기생태도생물끼리먹고먹히는,이용하고이용당하는관계가진화로이어졌음을알수있다.다윈은이런생물종간투쟁을‘뒤엉킨강둑(tangledbank)’이라고불렀다.생존을위해서는다른종,다른개체(영역이없는뻐꾸기암컷이같은종의눈을피해탁란하는것을기억하자)모두적응해야할환경의일부다.
---p.139

때까치는다른새의울음소리를모방하는음향의태를사냥할때유용하게사용하기도한다.옛날부터때까치는다른새소리를흉내내어먹이가될새를유인한다는이야기가전해져왔다.때까치와가까운종(때까치과)인재때까치를대상으로한실험에서음향의태를확인할수있었다.재때까치수컷은겨울에암컷을유혹하는울음소리를내는데다양한새의소리가섞인소리다.그것을녹음해야외에서스피커로들려주면흥미를느낀작은새들이스피커근처까지다가온다.그때재때까치는작은새를사냥해먹이로삼는다.
---p.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