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 시간과공간사 클래식 5

이방인 - 시간과공간사 클래식 5

$9.80
저자

알베르카뮈

저자:알베르카뮈(AlbertCamus)
20세기프랑스문학을대표하는소설가,극작가이자사상가다.1913년알제리의가난한노동자가정에서태어나한살이되기전에제1차세계대전으로아버지를잃고빈민가에서어린시절을보냈다.알제대학교철학과에진학했으나결핵으로교수의꿈을접고기자와작가의길을걸었다.청년시절부터연극에깊은관심을가져극단을창립하고활동하기도했다.
1942년인간존재의부조리를다룬소설『이방인』과에세이『시지프신화』를발표하며단숨에프랑스문단의중심에섰다.제2차세계대전중에는레지스탕스조직이발행한지하신문〈콩바〉의편집장으로활동하며파시즘에저항했다.전후에는소설『페스트』(1947)와에세이『반항하는인간』(1951),소설『전락』(1956)등을잇달아출간하며명성을굳혔다.인간존재의부조리와그에맞서는반항정신을치열하게탐구한공로를인정받아1957년마흔네살의젊은나이에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1960년불의의교통사고로세상을떠났으며,1994년에는미완성유작인자전적소설『최초의인간』이출간되었다.
그밖의주요저작으로소설『행복한죽음』,단편집『유배지와왕국』,에세이집『안과겉』·『결혼』·『여름』,희곡『계엄령』·『정의의사람들』등이있다.

역자:김한식
서울대학교불어교육과와같은학교대학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프랑스파리낭테르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중앙대학교유럽문화학부교수로재직했으며현재는명예교수로있다.문학과철학의대화에관심이있으며,문학이론과폴리쾨르의해석학에관한논문을다수발표했다.
지은책으로『해석의에움길:폴리쾨르의해석학과문학』이있고,옮긴책으로폴리쾨르의『시간과이야기』(전3권),아리스토텔레스의『시학』(로즐린뒤퐁록,장랄로주해서)등이있다.

목차

1부
2부

부록
미국판서문
1957년노벨문학상수상연설문
1957년노벨문학상시상연설요약

옮긴이해설
알베르카뮈연보

출판사 서평

우리는결국누군가의이방인이다
세상은왜어떤인간을끝내이해하지못하는가

알베르카뮈의『이방인』은단순한실존주의소설이나철학소설로설명하기어려운작품이다.이소설은한인간의범죄를다루고있지만,실제로문제삼는것은범죄자체보다도사회가인간에게요구하는감정과태도에가깝다.카뮈는뫼르소라는인물을통해세상이요구하는슬픔과사랑,죄책감과인간다움이얼마나폭력적으로강요될수있는지를보여준다.그래서카뮈는『이방인』을“우리사회에서자기어머니의장례식에서울지않는사람은누구라도사형선고를받을위험이있다”라는한문장으로요약하기도했다.
뫼르소는거짓슬픔을연기하지않았고,자신의감정을과장하지않았으며,사회가원하는방식으로자신을설명하려하지않았다.삶을그럴듯하게포장하거나자신의감정을꾸며말하기를거부했다.법정에서자신의범죄를후회하느냐는질문을받았을때도그는관례적인참회대신그저‘갑갑한기분’이라고말한다.그리고바로그미세한표현의차이때문에그는끝내사회로부터단죄된다.

세상의다정한무관심
그불모의사막에서버티기

『이방인』이지금까지도오래읽히는이유는단순히부조리를말하는데그치지않기때문이다.카뮈는삶이본질적으로불완전하고설명되지않는다는사실을냉정하게바라보면서도그런세계속에서인간이어떻게살아갈수있는지를끝까지놓지않는다.인간은끊임없이삶의의미를묻지만,세계는아무대답도하지않는다.그러나카뮈는바로그침묵을외면하지않는다.그가말한‘세상의다정한무관심’은절망이아니라,삶을있는그대로받아들이려는태도에가깝다.

냉혹할만큼절제된문장,알제리의눈부신태양아래흔들리는감각,삶과죽음사이를가르는담담한시선까지.『이방인』은읽을수록더깊은고독과자유를발견하게만드는작품이다.마지막페이지를덮고난뒤에도독자는쉽게뫼르소를떠나보내지못한다.
출간이후80여년이지난지금도『이방인』은현재진행형의고전이다.타인의시선과사회의기준속에서살아가는오늘의독자들에게이작품은가장낯설고도가장다정한질문을건넨다.


책속으로

오늘,엄마가죽었다.아니어쩌면어제일지도,모르겠다.요양원에서보내온전보를한통받았다.“모친사망.내일장례식.삼가조의를표함.”이걸로는알수없다.아마어제였을것이다.
---p.9

그다음에는모든것이아주급하게,매우확실하고자연스럽게진행되어서지금은아무것도기억나지않는다.단한가지,마을입구에들어섰을때담당간호사가나에게말을건것만기억난다.그녀는얼굴과어울리지않는특이한목소리,노래하듯떨리는목소리를냈다.그녀는이렇게말했다.“천천히가면일사병에걸릴위험이있어요.하지만너무빨리가면땀을많이흘리게되고,그러면성당에들어갔을때오한이날수도있어요.”맞는말이었다.빠져나갈길이없었다.
---p.24

오늘아침,마리는돌아가지않고있었고,나는같이점심을먹자고했다.나는내려가서고기를사왔다.올라오는데레몽의방에서여자목소리가들렸다.조금뒤엔살라마노영감이자기개를나무랐다.나무계단에서신발밑창소리와개의발톱소리가들렸고,이어서“빌어먹을놈,못된자식”이라는욕설이들렸다.영감과개는거리로나갔다.나는마리에게영감이야기를해주었고,그녀는웃었다.마리는내잠옷하나를꺼내소매를걷어서입고있었다.
---p.44

바다는활활타오르는짙은숨결을실어왔다.하늘이통째로열리며불이쏟아져내리는것같았다.나의존재전체가팽팽하게당겨졌고,나는권총을쥔손에힘을주었다.방아쇠가당겨졌고,나는손잡이의매끈하고불룩한부분을만졌다.그리고그렇게,둔탁한동시에귀청이찢어질듯한소리속에서모든게시작되었다.나는땀과태양을털어냈다.나는내가한낮의균형을,내가행복을맛보던해변의이례적인침묵을깨뜨렸음을깨달았다.그런데움직임이없는몸위로네발을더쏘았고,총알은별다른흔적없이박혔다.그리고그것은내가불행의문을두드린네번의짧은노크와도같았다.
---p.70

그렇다,아주오래전에내가만족감을느꼈던바로그시간이었다.늘가벼운,꿈없는잠이기다리던시간이었다.그런데무언가가바뀌었다.내일의기다림을안고내가간곳은나의감방이었기때문이다.여름하늘에그려진낯익은길들이죄없이누리던잠으로이어졌듯이감옥으로이어질수도있는것같았다.
---p.109

또한내가늘깊이생각하던두가지문제가있었다.새벽그리고내사건의상고였다.그렇지만이것저것따져보고난뒤나는그문제는더생각하지않으려고노력했다.그냥드러누워하늘을바라보았고,하늘에관심을두려고애를썼다.하늘이초록빛이되면저녁이었다.나는여전히내생각의흐름을돌리려고노력했다.내심장소리에귀를기울였다.
---p.125

누구도,그누구도엄마의죽음을슬퍼할권리는없다.나또한모든걸다시살아갈준비가된기분이었다.마치징조들과별들로가득찬이밤앞에서,이거대한분노가나의고통을씻어내고희망을비워내기라도한듯,나는처음으로세상의다정한무관심에마음을열었다.세상이이토록나와닮아있음에,그러니까너무도형제처럼느껴져서나는행복했었고,여전히행복하다고느꼈다.이모든게완성되도록,내가덜외롭다고느끼도록내게남은일은내가처형되는날구경꾼이많이와서증오에찬함성으로나를맞아주길바라는것뿐이다.
---p.136~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