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종속

여성의 종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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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사상가 중 한 사람인 존 스튜어트 밀이 1869년에 저술한 〈THE SUBJECTION OF WOMEN〉을 번역한 책이다. 저자는 당시 사회의 관습과 금기에 도전하면서 여성 참정권 운동을 벌이기도 한 사람이고, 저자가 쓴 이 책은 정의와 공평의 관점에서 여성의 자유를 주장하지만, 〈여성의 종속〉을 ‘여성주의 책’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우선 저자 본인이 그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사회 운동을 주창하지도 않는다. 시종일관 인류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러나 이 책만큼 설득력 있는 여성주의 책이 또 있을까? 밀은 남자들이 지니고 있을 법한 사회통념을 전부 해부해 놓고서 그것의 유래와 증상을 차분히 분석하고 진지하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밀은, 여성의 문제에 관해서는, 뿌리 깊은 감정과 정서로 말미암아 토론이 어렵다는 점을 토로하면서 1장을 시작한다. 1장에서 밀은 노예 제도를 폐지한 인류가 어째서 여성의 종속을 폐지하지 않는지 묻는다. 남성은 단지 여성의 순종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정서까지도 지배하기를 원하며, 강요에 의한 노예가 아니라 자발적인 노예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므로 여성이 사회적으로 종속 위치에 있다는 것은 현대의 사회제도에서 유례없는 경우이고, 현대 사회의 기본법을 침해하는 유일한 사례라고, 밀은 문제제기를 한다.

2장은 여성의 결혼을 다룬다. 밀은 이 장에서 결혼제도가 어떻게 여성을 유별나게 억압하고 얼마나 정의롭지 않은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증한다. 당시 여성은 자유롭게 이혼할 수 없었다. 1857년이 돼서야 영국에서 처음으로 이혼법이 제정됐지만,이혼하기 위해서는 공개 재판을 통해 ‘간통’을 증명해야 했고, 여성의 경우 배우자의 지속적인 폭력도 함께 입증해야 했다. “인간의 정신을 이렇게 타락한 상황으로 손쉽게 이끄는 제도에 대해 혐오와 분노가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가족’ 내에서 여성이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결론이라면, 이번에는 ‘사회’에서 여성이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그것이 3장의 주제이다. 이 장에서 밀은 ‘여자는 남자에 미치지 못한다’는 당시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사회 통념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비판하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직업이든, 정치든, 철학이든, 문화예술 분야이든, 남성과 비교할 때, 여성은 능력 면에서 타고난 차이가 없으며, 만약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 까닭은 여성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며, 여성들에게 오랫동안 차별적인 교육을 시켰기 때문이다.

여성의 노예 상태를 청산하고 여성의 종속을 없애서 여성이 자유롭게 결혼하고 정치에 참여하게 될 때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 4장은 여성에게 자신들의 능력을 자유롭게 발휘할 기회를 줌으로써 우리 인류가 얻을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 실로 이 책은, 인류의 절반이 나머지 절반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문제에 대한, 거대한 질문이었다.

편집후기에는 정미화 번역가의 번역 후기를 포함하여, 이 책을 편집한 편집자들의 기획의도와 감상이 수록되어 있다. 편집후기는 독서가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저자

존스튜어트밀

스코틀랜드출신의영국철학자이자경제학자이며유명한저술가인제임스밀의6남매중장남으로태어났다.어린밀은남달랐고명석했다.아버지는아들을학교에보내지않고직접키웠다.세살에그리스어를배웠으며,여덟살에이미그리스어와라틴어고전을읽었다.엄격하고철저한부친슬하에서십대시절에이미대부분의학문을익히고여러논문을썼다.영국국교도가되기싫다며옥스퍼드대학이나케임브리지대학에서공부하기를거절했다.영국동인도회사에서35년간근무하면서연구와저술을이어나갔다.〈논리학체계1843〉,〈정치경제학의원리1848〉,〈자유론1859〉,〈공리주의1863〉,〈여성의종속1869〉,〈사회주의1879〉등의책을저술했다.인생의전반부는부친과함께였으나인생의후반부는인생의동반자인해리어트테일러밀과함께였다.평생약자와여성의인권과자유를옹호한밀은사랑하는아내가묻힌프랑스아비뇽에서영원한평화를얻었다.

목차

여성의종속
제1장문제제기(014)
제2장여성의결혼(080)
제3장여성의직업(130)
제4장여성의종속을없앰으로써얻는것(204)

편집후기(258)

출판사 서평

이책을읽으면서,이제와돌이켜보면여성들이어떻게여기까지올수있었는지알것만같다.

19세기유럽사회에서도가장발전한사회였던영국에서조차여성은노예상태에있었다.자유롭게혼인할수없었으며,재산을소유하기어려웠다.남성에의해자행되는일상적인폭력에저항할수없었다.투표권이없었고,자기능력을발휘할기회도없었다.이책은그와같은여성의현실이어째서노예제도보다더야만적인종속상태인지진지하게밝힌다.저자가이책을저술한목적은설득에있다.여성의종속이지니는문제점을보지못하거나외면하는대중을설득하기위함이다.그러나젠더문제로다른견해를갖고있는사람을설득하기란참으로어렵다.저자도그어려움을토로하면서이야기를시작한다.

하지만저자는끝까지포기하지않는다.설득하려고애쓰는저자의노력에경의를표한다.저자의노력덕분일까.이책에는지금껏지구에서한생을살았던모든여성의,모든세대에걸친여성의한탄,한숨,슬픔,외침,염원이들어있다.그런염원을담아밀이이책을썼다.그리고이책에담긴밀의주장은후대인류사회에서거의대부분실현됐거나실현돼가는중이다.아직지구촌여러나라에서는여전히이문제가해결되지않고있지만,문명사회라고불리는거의대부분의나라에서여성에대한차별이폐지됐다.종속상태에서벗어난여성은자유롭게자신의능력을발휘하기시작했다.밀이소망한대로노예상태에머물던인류의절반이자유를쟁취한것이다.실로이책은페미니즘역사책이다.그리고페미니즘예언서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