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씸한 철학 번역

괘씸한 철학 번역

$18.00
Description
한국어로 번역된 서양 철학은 어렵다. 한국어로 쓰여 있음에도, 한국인이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른다. 도대체 번역 과정에서, 아니면 한국어에 무슨 사건이 있었길래, 한국어로 번역만 되면 철학이 종잡을 수 없는 학문이 되고 마는가? 어째서 철학책을 읽을 때마다 독자는 지혜를 구하기는커녕 자신의 문해력을 한탄해야 하는가? 이 책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이며, 고발장이자 보고서이다.

저자는 임마누엘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영어 번역본과 두 권의 한국어 번역본을 비교하면서 주요 단어들을 엄밀하게 분석한다. 이 분석은 명확성, 난이도, 정합도, 소통 가능성이라는 네 가지 요소에 대해 각각 80회에 걸쳐 수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서양 철학의 본모습을 가린 일본어의 장막이 벗겨진다.

서양 철학의 정수를 회복해 주는 것은 별게 아니다. 한국인이 평범한 생활에서 사용하는 보통의 단어로 철학하면 된다. 그런데 수많은 단어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 어디까지가 한국어인가? 저자는, “학생들이 카페에 모여 나누는 대화 속에서, 직장인이 식사하면서 혹은 술을 마시면서 주고받는 언어 속에서,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정치인들이나 시민활동가들이 청중에게 호소하는 문장에서 평범하게 사용하는 단어, 그것이 우리 한국어”라고 선언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순수이성비판〉에서 서양 철학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38개의 단어를 선별하여, 영어 번역어를 기준으로, 기존의 일본식 단어를 분석한 후 더 알맞은 우리말을 제안한다.

이 책의 목적은 평범한 한국어로 서양 철학의 정수를 회복하는 것에 있다. 그 목적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한국어로 철학하기를 방해하는 일본어 족쇄의 존재가 밝혀진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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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코디정

출간작으로『괘씸한철학번역』등이있다.

목차

철학이란무엇인가(16쪽)|어디까지가한국어인가(21쪽)|새로운번역을시도할때가되었다(25쪽)|이나라에서는일본어로철학을번역한다(29쪽)|언어유린의무한순환사건의전모(34쪽)|단어토폴로지(38쪽)|

Mind머리냐마음이냐(50쪽)|Spirit영이냐정신이냐(56쪽)|Soul정신이냐영혼이냐(62쪽)|Perception감지냐지각이냐(68쪽)|Apperception자의식이냐통각이냐(72쪽)|apriori선천이냐선험이냐(76쪽)|Transcendental초월이냐선험이냐(82쪽)|Transcendent초경험이냐초험이냐(90쪽)|Form형식이냐형상이냐(92쪽)|Matter재료냐질료냐(95쪽)|Idea이데아냐이념이냐(98쪽)|Substance본질이냐실체냐(104쪽)|Reality실체냐실재냐(110쪽)|Aesthetic감수성이냐감성론이냐(114쪽)|Thought생각이냐사고냐(120쪽)|Abeing존재냐존재자냐(122쪽)|Extension크기냐외연이냐(126쪽)|Intension세기냐내포냐(130쪽)|Synthesis종합의문제(134쪽)|Unity하나됨이냐통일이냐(138쪽)|

논리학에서번역문제(142쪽)|Universal보편인가전칭인가(148쪽)|Particular개별인가특칭인가(151쪽)|Singular단일인가단칭인가(154쪽)|긍정판단과부정판단(157쪽)|Infinite긍정부정인가무한인가(159쪽)|Categorical무조건인가정언인가(164쪽)|Hypothetical조건인가가언인가(168쪽)|Disjunctive선택인가선언인가(171쪽)|Problematic미정인가개연인가(175쪽)|Assertoric확정인가실연인가(179쪽)|Apodeictic필연인가명증인가(182쪽)|

어째서유비추론을하지않는가(186쪽)|Manifold다양함이냐잡다냐(192쪽)|Modifications변환물이냐변양이냐(196쪽)|Apprehension탐색이냐포착이냐(200쪽)|Reproduction복제냐재생이냐(204쪽)|Schema윤곽이냐도식이냐(212쪽)|Noumenon사유물인가예지체인가(216쪽)|에필로그(222쪽)

출판사 서평

인문학을읽어야한다고말하는것은쉽다.그러나막상인문학책을펼치면어렵다.자신이공부만큼은좀한다고생각하는사람조차,인문고전을읽을라치면어려운단어에백기를든다.그래서대부분쉬운해설서에만족할뿐,혼자힘으로는고전을읽지못한다.이책은그런사람들을위해출판되었다.당신이머리가나빠서읽지못하는게아니다.당신이사용하는우리말이일본어감옥에갇혀있기때문이다.이책은그실태를섬세하게보여주면서,혼자힘으로인문학에입문할수있는열쇠를제공한다.

거의매년일본에서는철학개념을해설하는책들이출판된다.그리고우후죽순처럼우리말로번역된다.이책은이런관행에정면으로맞서면서질문한다.어째서한국어로철학하지않는가?어째서평범한한국어에서단어를찾지않는가?

일본에서철학용어해설집이많이출간되는이유는현대일본인들조차메이지시대에만들어진자기들의언어를어려워하기때문이다.사람들의언어습관에서철학용어가현명하게선택된게아니라,일부지식인이단어를발명한후사람들이그것을매뉴얼처럼암기해왔다면,시대의변화에맞춰올바르게개선해봄직하다.그러나일본은개선보다해설을택했다.우리나라에서그런해설집이유행처럼한국말로번역되어출간된까닭은우리나라철학용어가일본어한자를음역해서만들어졌다는점때문일것이다.그래서우리나라철학용어의대부분이일본어한자와같다.퍼즐처럼일대일로대응한다.그러므로일본책들을수입하는것은유용하고슬기로운일처럼보인다.이땅의지식인들은그런퍼즐을의심하지않는다.

하지만우리나라철학용어의상당수가우리말에맞지않아폐기돼야한다면,일본어에중독된퍼즐놀이는의심스러운일이된다.이책의장점은추상적이거나선언적인수준의비판을넘어섰다는점에있다.저자는단어토폴로지기법을통해일본식한자어가이땅에서얼마나철학을핍박해왔는지증명하며,일본식번역이서양철학의정수를담아낼만큼의그릇이되지못함을수치로보여준다.독자들은저자가대안으로제시한평범한한국어를통해〈순수이성비판〉의주요내용을쉽게이해할수있게되는데,이것이이책을읽는또다른보람이기도하다.

책속에서

이처럼우리한국어는수많은말을갖고있으니,부족하기는커녕의미를표현할수있는풍부한자질을갖고있는언어이다.철학개념을표현하는데아무런어려움이없다.그저옵션이있을뿐이다.쉽게표현할것인가,어렵게표현할것인가,아니면의미를전하는행위에관심을두지않을것인가의옵션이다.우리는어느쪽을선택해야하는가?
---p.20

철학과이성,공간과시간,객관과주관등,수많은철학용어를우리는평범하게사용한다.의사소통에아무런문제가없다.그러므로설령이단어들이어느일본인이발명한것일지라도이미우리말이다.오랜세월동안한국인의검증이끝난단어이기도하다.
---p.23

문제의원인은간단하다.한국인이한국어가아닌일본어로철학을번역하기때문이다.내가이렇게말하니어디에선가이런반론이들리는것같다.우리나라에서양문물을수입하는과정에서일본학자의공헌이컸다,아니매우크지않았던가?일본어로,일본식한자로철학용어를번역했다해서문제되기보다는오히려철학의보급과학문의성장면에서고마워해야하지않는가?좋은반론이다.맞는말이다.일본학자들이없었다면우리는고생했을것이다.그러나좋은우리말을찾기위해고생하는것은굉장히의미있는일이다.우리는그런의미있는작업을할기회를박탈당한것이고,오히려오류까지세뇌당했으니,좀더생각해보면그반론이부당해진다.
---p.30

우리가쓰지않는일본식단어가한국철학번역의족쇄이다.서양사상에대한잘못된이해로말미암아발생한엉터리번역도있다.그런족쇄를차고도,관례를존중한다는안일한명목을내세우면서,지난백년동안편안하게여긴결과가오늘날의철학번역이다.
---p.32

철학책을읽다보면으레사전을찾게마련이다.단어의뜻을모르니읽어도무슨말인지모르겠고,그래서독자들은사전에서도움을얻고자한다.그런데막상사전을읽어도제대로도움을얻지못한다.사전의뜻풀이자체가어렵기도하기때문이며,우리가상식적으로알고있는의미와다른경우도잦기때문이다.사전에대해이야기해보자.
---p.35

나는이처럼의미의시공간을4차원의좌표를갖는공간으로정의한다음에,번역을검증했다.단어는저마다위상을갖는다.즉,번역에사용되는단어는4개의좌표값으로구성되는하나의위상을갖는다.이런생각으로무엇이한국인에게바람직한철학용어번역인지이위상분석에의해결정해보았다.의미모호성(명백하거나의심스럽거나)과난이도(쉽거나어렵거나)는도착언어,즉우리말에관한위상이다.정합도(의미에맞거나맞지않거나)와오해가능성(의사소통에이익이되거나장애가되거나)은출발언어와의관계에관한위상이다.나는이러한항목의위상을탐구하는것을‘단어토폴로지’라칭하면서,각항목을행렬의성분으로갖는2x2행렬로수학적모델링을시도했다.
---p.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