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힐리스트로 사는 법(큰글자책) (삶이 무겁고 힘든 사람에게 니체의 니힐리즘이 전하는 지혜 | 문성훈 교수의 철학 에세이)

니힐리스트로 사는 법(큰글자책) (삶이 무겁고 힘든 사람에게 니체의 니힐리즘이 전하는 지혜 | 문성훈 교수의 철학 에세이)

$39.00
Description
허무를 긍정하자.
허무는 삶의 출발점이다.

사람들은 성공하기를 원한다. 성공이란 내 안에서 일어나는 향상심이 아니라 경쟁 사회에서 타인에게 보여지고 인정받는 성과를 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큰 힘을 바라고, 더 좋은 학벌을 원하며, 더 멋진 외모를 소망하고, 만사를 이룰 수 있도록 부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돈, 권력, 지위, 학벌, 외모 같은 것이 점점 인생의 절대적 목적인 것처럼 여겨지고 신격화된다. 이 책은 이런 경쟁 사회 속 현대인을 위해 니힐리스트의 비전을 제시한다.

어째서 니힐리스트로 살아가는 비전일까? 니체는 신의 죽음을 선포했다. 이 책은 니체가 세상에 퍼뜨린 그 목소리를 독자에게 전한다. ‘신의 죽음’에서 말한 신은 누구인가? 이 책은 돈, 권력, 학벌, 외모 등 사람들이 삶의 궁극적 목적으로 삼는 이 모든 우상의 죽음을 선언한다. 니체가 죽음을 선언한 신이 바로 이런 우상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얻는 것은 자유이며, 자기 창조적 삶이다.

그러나 이 책이 전하는 니힐리스트의 비전은 니체의 니힐리즘만이 아니다. 19세기에 머물러 있던 니체가 아니라, 21세기 현대 사회로 전이한 니체이며, 서양 고대 철학에서 현대 철학에 이르기까지, 동양의 공자, 노자, 장자에서 불교 사상에까지, 천체 물리학, 문학, 예술의 범위까지 수많은 인류의 지혜가 더해진 니힐리즘이다.

문성훈 교수의 철학 에세이는 마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버트런드 러셀의 〈서양철학사〉를 읽는 듯한 체험을 독자에게 선물한다. 1부에서 저자는 그리스 신화의 카오스와 노자의 도(道), 그리고 빅뱅 이론을 넘나들면서 독자에게 ‘우주의 눈’을 보여준다. 우주의 눈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기독교 사상과 힌두교의 메시지와 불교의 깊이까지 종횡무진으로 누비면서 인류가 지금까지 어떤 고민을 했는지 보여주는데, 저자가 안내하는 이런 우주적인 여행은 밤하늘에 펼쳐진 은하수처럼 황홀하다. 마치 철학이란 고전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고, 그냥 현대에 머물러 있으면 된다고, 그러면 니힐리즘으로 긴밀해진 동서고금의 사상이 독자의 마음속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고 말하는 듯하다. 이 책은 이미 1부에서 ‘읽는 맛’과 ‘생각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훌륭한 교본임을 증명한다.

2부는 니체적인, 너무나 니체적인 니힐리즘의 세계를 펼쳐낸다. 니체 철학 강독일 리 없다. 저자는 ‘니체가 이렇게 말했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피한다. 그 대신 2부에 도착한 독자에게 먼저 동양고전의 장자 이야기를 꺼내면서 1부에서 말한 우주의 눈을 환기한 뒤, 독자가 살고 있는 ‘돈, 학벌, 지위, 외모’의 세계를 둘러보게 하더니, 미국 현대철학자 마이클 왈처의 통찰을 보여준다. 이렇게 우주의 눈과 현대의 삶을 충분히 대비한 다음에 비로소 니체를 만난다. 니체를 만나면 누구나 감전된다. 2부 2장과 3장에서 독자의 마음속에서 니힐리즘의 전류가 흐른다. 이것도 잠시, 4장에서 저자는 80년대의 전율을 전하면서 니체와 마르크스의 만남을 증거한다.

3부에서 저자는 니힐리스트로 사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야기는 더 흥미진진하게 흐른다. 납덩어리보다 더 무겁게 들리는 신의 죽음에 관한 니체의 저 유명한 선언을 아인슈타인의 반문으로 경량화한다. “당신이 말한 신이 어떤 존재인가요?” 그런 다음 인류사에서 빼놓을 없는 신의 존재 증명 이야기와 자유에서 도망가 기어이 우상숭배를 택하고 마는 인류의 도피 행각을 빠트리지 않고 다룬다. 독자들은 불안한 현대인의 모습에 수긍하다가 저자와 함께 니체의 후예인 사르트르를 만난다. 그러자 사르트르는 열쇠 구멍을 통해 우리를 엿보고 있는 타인의 시선을 가리킨다. 수치심의 발견? 아니면 애덤 스미스가 말하는 공정한 관찰자의 눈? 타인의 시선에 맞서야 하는 니힐리스트의 숙명을 체감하자, 니힐리즘의 파노라마는 4부로 이어진다.

이 책의 4부는 인정 투쟁으로 시작한다. 사람들은 학벌, 부, 명예, 권력, 외모 등을 선망한다. 그런데 그런 가치를 인생의 목적으로 삼지 않으려는 니힐리스트의 삶은 고통스러운 과정일까? 저자는 그런 고통을 거부한다. 니힐리스트의 자기 창조적 삶은 타인의 시선에 묶이는 게 아니라 역설적이게도 타인의 시선을 바꿈으로써 타인의 인정을 획득한다는 것인데, 〈인정 투쟁〉의 악셀 호네트에게서 길을 찾은 니힐리스트의 이야기는 매혹적인 문학 평론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아름다운 잔혹미를 보여주는 〈사의 찬미〉를 보여준 다음, 허망하지만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노인과 바다〉를 보여주면서 ‘허무는 삶의 출발점’이라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3장에서 카뮈가 말하는 시지프를 통해 그 허무가 긍정된다. 4장에서 푸코가 등장해서 니힐리스트를 거든다. 5장에 이르러 다시 니체가 등장하면서 삶이 예술 작품으로 거듭난다. 그것이 니힐리스트로 산다는 것의 의미이다.

이 책은 1부 우주의 눈으로 시작하여 4부 허무의 예술에 이르기까지, 니힐리즘 관점으로 펼쳐지는 존재와 인간 삶의 세계로 독자를 충분히 안내하는 데 성공한다. 독자는 마치 니힐리즘 만화경으로 보듯 그런 진경을 목격했다. 그런데 혼자 외롭게 삶을 감당하려는 어느 이름 모를 독자를 위해 니힐리스트는 혼자가 아니라면서 저자는 5부를 덧붙인다. 1장은 현대인들이 니체가 말하는 이상적인 초인의 길에 들어서지는 못하더라도 술처럼 달콤한 ‘간헐적 니힐리스트’의 길이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2장은 니힐리즘 철학의 계보를 재미있게 거론한다. 사람들이 흔히 칭송하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닌,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놀라게 한 디오게네스가 등장하고,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이어진다. 3장은 니힐리스트의 사랑을, 4장은 니힐리스트 사회를 다룬다. 존 롤즈의 정의론이 니힐리즘 관점으로 해석된다.

오늘날 현대인의 삶은 마냥 평화롭거나 안전하지는 않다. 삶이 무겁고 힘든 사람이 많다. 이토록 매혹적인 문장으로 니체 철학을 해설하면서 동시에 그런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책이 있었을까? 이토록 자욱하면서도 명쾌한 스타일로 니힐리즘을 소개하면서 니힐리스트의 삶을 권유한 철학책이 지금껏 있었을까? 이 책 〈니힐리스트로 사는 법〉은 존재와 허무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자유로운 삶의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보기 드문 역작이다.
저자

문성훈

우연한기회에철학을알게되었고,니체의니힐리즘을알게되면서철학의길로들어섰다.한때철학과학생에서마르크스를공부하는대학원생으로,또한때는독일유학생으로,지금은대학교수로철학을가르치고있다.철학계에서는그의스승인악셀호네트의‘인정이론’을한국에소개하고,이를한국적맥락에서발전시킨인정이론의대표자로알려져있다.비판적학자모임인〈연구모임사회비판과대안〉의일원하고활동하고있으며,독일프랑크푸르트학파의산실인‘사회연구소(IFS)’기관지『베스텐트WestEnd』한국판책임편집자이기도하다.지은책으로『미셸푸코의비판적존재론』『인정의시대』『새로운사회적자유주의』가있으며,함께쓴책으로『프랑크푸르트학파의테제들』『포스트모던의테제들』『현대정치철학의테제들』『현대페미니즘의테제들』『근대사회정치철학의테제들』등이있다.옮긴책으로는『정의의타자』『인정투쟁』『분배냐,인정이냐?』(이상공역)『사회주의재발명』이있다.최근한국연구재단에서시행하는‘우수학자지원사업’에선정되기도했으며,대한철학회에서수여하는‘운제철학상’을수상하였다.

목차

프롤로그:삶이무겁고힘든사람,니힐리스트로사는법(016)

제1부왜니힐리스트가되는가?

제1장왜무가아니고,존재일까?(026)
카오스,도,한점|창조설|스피노자의신|파르메니데스
제2장‘우주의눈’으로보니세상이우습다(038)
930억광년의우주|프톨레마이오스와코페르니쿠스|장자|고르기아스|우주의눈으로보면
제3장니힐리즘과만나다(050)
우주적고독|니체와니힐리즘|무의상태|브레이트,갈릴레이의생애
제4장‘나’는‘나’가아니다(062)
존스타인벡,분노의포도|브라만과아트만|‘나’의문제|주체없는활동|공(空)과연기(緣起)|분별의식

제2부니힐리스트철학자니체

제1장달팽이뿔위에서싸우다(080)
대진인의지혜|자유정신|돈,학벌,지위,외모|왈처의지배적재화|돈이신이된사회
제2장니체적인,너무나니체적인(094)
쇼펜하우어|아모르파티|힘에의의지|자기창조적삶|죽음의설교자들
제3장고귀한자,주인된자,자기를넘어서는자(106)
고귀한자|자기인생의주권자|비천함|주인도덕과노예도덕|공자의군자
제4장니힐리즘이냐혁명이냐(120)
타는목마름으로|니체와마르크스|종교비판|역사의필연적발전?|주인과노예관계의전복

제3부니힐리스트로사는게쉬운일은아니다

제1장성스러운거짓말(138)
니체의선포|아인슈타인의반문|신의존재증명|키르케고르|신은어떤존재일까?
제2장현대인의우상숭배(152)
49%가종교인|불상이된부처|자유로부터의도피|불안한현대인|사도-마조히즘
제3장갓생갓사(166)
갓생?|니체의후예,사르트르|보부아르와계약결혼|실존은본질에앞선다
제4장타인의시선(180)
열쇠구멍으로엿보기|주체-객체관계|애덤스미스의공정한관찰자|지옥같은타인의시선

제4부니힐리스트로산다는것의의미

제1장인정투쟁(200)
김예슬선언|타인의인정을위한투쟁|「인정투쟁」과만나다|악셀호네트에게서길을찾다
제2장사의찬미냐사자의꿈이냐(214)
동반자살|사의찬미|노인과바다|허무는삶의출발점
제3장부조리의영웅(226)
참으로진지한철학적문제,자살|이유도목적도없는무의미한과정|시지프의기쁨|니힐리스트,허무를긍정하라
제4장정상과비정상(238)
정상과비정상의구분|동일자와타자|푸코의지식,권력,주체|예술과철학의역사는발전의역사인가?|쿤의패러다임전환
제5장존재의미학(254)
삶을예술작품처럼|미학적판단|예술과삶을결합한니체|낙타,사자,어린아이|성적욕망과자기창조

제5부니힐리스트는혼자가아니다

제1장간헐적니힐리스트(270)
먼지같은인생|짐승과초인사이에서|간헐적허무|술을권하다|잠시나마고통에서벗어날수있을까?
제2장세상을조롱한철학자(282)
‘개같은놈’디오게네스|알렉산드로스대왕과디오게네스|자연그대로,있는그대로|법정스님의무소유|추구하지만집착하지않는다
제3장사랑(294)
사랑의풍속도|타인속에서나자신으로존재함|타인이나를원하기를원한다|거래로변한사랑|사랑은대체불가능성
제4장니힐리스트사회(308)
존롤즈의사회정의론과|니힐리스트를위한사회정의|올인(allin)사회|삶의다양성

에필로그:Gatelessgate(문없는문)(322)

출판사 서평

열심히살고있음에도삶의길을잃어버리는것은한순간이다.인생의고통과실패는도처에있으며방황은불현듯찾아온다.인생의목적이무엇이며,왜살아가야하는지고민하는현대인의마음을적셔줄반가운책이출간되었다.

우선이책은철학책이다.그러나단순히인물과사상을분류해서‘갤러리에전시하는’소개하는철학사책은아니다.누구든지쉽게읽을수있는철학에세이다.니체의니힐리즘을근간으로저술되어있으므로니체철학을쉬운우리말로제대로이해하고싶은독자에게특히반가운책이다.

그런데이책은오히려철학책이라기보다는
마음수양책에가깝다.

경쟁사회에서타인이정해놓은게임규칙에따라돈,권력,학벌,외모,명예를목적으로삼는인생에서,“도대체왜?’,‘다른인생이있어?’라고의문을품는사람들에게,삶이무겁고힘든사람들에게,이책은자유로운정신으로그들의마음에힘을준다.

이책말미에붙은출판사편집자의편집후기를독자에게전한다:

이책을읽고편집하면서환상특급을타고깊은여행을다녀온기분이들었습니다.대체로철학책을티켓삼아떠나는여행은역사를빛낸인류의스승을찾아그들의발자취와사상을체험해보는여행이며,말하자면과거를공부하는시간여행입니다.그런데저한테이책은달랐습니다.마치우리는그저현재에머물러있으면되고,과거에살던인류스승들이찾아와서는우리를위로해주는시간여행이었습니다.

우리는존재이유와삶의목적에대해심한갈증을느낍니다.저자는그런현대인의목마름을적셔주기위해상당한인내심을발휘합니다.독자를배려하기위해너무깊게들어가지는않습니다.그러나꼭필요한얘기는구슬꿰듯꿰어놓습니다.어려운말을피하면서도제대로지식을전합니다.그지식이우리를위로합니다.덕분에동서양의지혜가우리삶과긴밀해집니다.니체의니힐리즘관점으로수천년의인류의사상을정리하면서도,저자는독자들이니체의표현에묶이지않고니체를넘어서는니힐리스트로살아가는법을제안합니다.이책에새겨진저자의인상적인제안에서더많은사람이독서의즐거움과인생의위로를얻기를희망합니다.이책을편집하면서철학책으로노벨문학상을받은버트런드러셀의문장력이떠오르기도했습니다.그러므로러셀이〈서양철학사〉서론에쓴문장을인용하면서이책의편집을마칩니다.“무기력한상태에빠지지않고의연히살아가는법을가르치는일이야말로우리시대에철학을공부하는사람들을위해철학이지금도해야할중요한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