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씸한 철학 번역 (순수이성비판 길잡이 | 개정판)

괘씸한 철학 번역 (순수이성비판 길잡이 | 개정판)

$22.00
Description
도대체 번역 과정에서, 아니면 한국어에 무슨 사건이 있었길래, 한국어로 번역만 되면 철학이 종잡을 수 없는 학문이 되고 마는가? 어째서 철학책을 읽을 때마다 독자는 지혜를 구하기는커녕 자신의 문해력을 한탄해야 하는가? 이 책의 초판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이며, 고발장이자 보고서였다. 그러나 초판의 단어 토폴로지 모델은 4차원의 행렬 분석으로 철학 용어를 분석한 탓에 그 의미가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인간은 3차원을 넘어서는 공간을 머릿속에서 연상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면 개정판을 통해 단어 토폴로지 모델 자체를 2차원 좌표 평면 분석으로 변경하고, 모든 단어를 재분석했다.

이 책은 단순히 번역 비판에 그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독자에게 철학하는 기쁨을 느끼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 명실공히 칸트의 대표 저작인 〈순수이성비판〉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책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전면 개정되었다. 우선 신규 분석을 추가하고 번역에 대한 중요한 입장 변화를 더하면서 내용을 크게 보강했다. 또한 번역 작업 일람을 제공하고, 주요 철학 용어를 평범한 우리말로 해설했다. 그런 다음 〈순수이성비판〉 A판 머리말 전문 번역을 부록으로 추가했다. 이리하여 초판보다 100쪽 이상 분량이 증가했다.

한국에서 서양 철학은 ‘무지’를 사랑하는 학문처럼 비친다. 읽어도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다. 겨우 알아내더라도 그 지식은 머리 안에 남지 않고 곧 사라진다. 서양 철학이 본래 그런 철학이기 때문이라거나 한국어가 엉터리 언어이기 때문이 아니다. 어찌된 까닭인지 우리 한국인이 평범한 생활에서 사용하는 보통어가 철학에서 배척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결책이 어렵지도 않다. 평범한 생활에서 사용하는 보통의 단어로 철학하면 된다. 학생들이 카페에 모여 나누는 대화 속에서, 직장인이 식사하면서 혹은 술을 마시면서 주고받는 언어 속에서,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정치인들이나 시민활동가들이 청중에게 호소하는 문장에서 평범하게 사용하는 단어, 그런 단어를 사용하면 된다. 그 예시와 모범이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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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코디정

저자:코디정
에디터,언어활동가,변리사,<생각의기술,바로써먹는논리학사용법>을저술했고,칸트의<순수이성비판>을우리말로번역하고있다.제2회정문술과학저널리즘상(인터넷부문)수상,숭실대학교국제법무학과에서지식재산법을가르치며(겸임교수),유튜브<코디정의지식채널>을운영한다.

목차


저자가독자에게(14쪽)

1장다음세대에게족쇄를물려주지말자(34쪽)
2장단어토폴로지(82쪽)
3장순수이성비판의경우(126쪽)
4장논리학에서번역문제(302쪽)

부록
1.번역어분석작업일람(104쪽)
2.주요철학용어풀이(114쪽)
3.순수이성비판A판머리말(286쪽)

출판사 서평

인문학을읽어야한다고말하는것은쉽다.그러나막상인문학책을펼치면어렵다.자신이공부만큼은좀한다고생각하는사람조차,인문고전을읽을라치면어려운단어에백기를든다.그래서대부분쉬운해설서에만족할뿐,혼자힘으로는고전을읽지못한다.이책은그런사람들을위해출판되었다.독자가머리가나빠서고전을읽지못하는게아니다.독자가읽는그단어가보통의우리말이아니기때문이다.이책은그실태를섬세하게보여주면서,혼자힘으로인문학에입문할수있는열쇠를제공한다.

이책은전면개정판이다.초판과비교하면많은변화가있다.주요철학용어에대한분석이모두2차원좌표평면으로시각화되었다.또한accidents,canon,maxim,anticipation등의단어에대한분석이새롭게추가되었다.〈세대사이를방황하는언어〉와〈독일어문제〉라는제목의글이새롭게추가된점도주목할만하다.전자의글에서저자는과거의전통을존중해야한다는막연한생각탓에다음세대에더좋은번역어를물려줘야한다는책무를소홀히했다고반성하면서,sensitivity,understanding,perception,apperception,apriori번역에대한입장을변경한다.각각‘감성’,‘지성’,‘감지’,‘자의식’,‘선천적’에서‘감수성’,‘지식’,‘포착’,‘지각’,‘경험무관한’으로변경했다.

〈독일어문제〉에서는한국의철학번역의문제는출발언어(독일어)를몰라서발생한문제가아니라도착언어(한국어)에대한무지때문에발생한문제라는재반박의글이수록되어있다.

특히이번전면개정판에추가된부록은독자에게읽는기쁨을선물해줄것이다.〈번역어분석작업일람〉은이책에서분석된40개의번역어를일목요연하게표로정리했다.〈주요철학용어풀이〉는기존철학용어를평범한우리말로해설함으로써그의미를선명하게나타냈다.이두개의부록을읽는것만으로도독자는철학책을더쉽게읽을수있는강력한무기를얻는다.또한칸트의〈순수이성비판〉A판머리말전문번역이수록되어있다.독자는평범한우리말로철학을번역했을때드러나는분명한의미의세계를체험할것이다.

책속에서

사전에이런‘사건의알리바이’가있음을유의해야함에도,번역가들에게이런사실이은폐되어있다는점,이것이철학번역의현실적인어려움이며슬픔이다.이런일들이한세기를거치면서철학번역이지식의대중화를가로막는다.(63쪽)

보통어로전혀사용하지않는단어를,다시말하면소통을포기해야하는난해한단어를버리지못하고고집하는태도자체가철학을공부하는사람의건전한정신에어울리지않는다.(67쪽)

우리는다음세대에게,앞선세대들이겪었고,지금우리세대가여전히겪고있는,이토록심한언어적고통을물려줘서는안된다.철학의비판정신으로악습과싸우자.(72쪽)

그들의독일어실력이부족해서번역에문제가생겼다고생각하지도않는다.단지그들의한국어실력이의심스럽다는것이다.이것은출발언어의문제가아니라도착언어의문제다.(74쪽)

개정판은우리에게매우익숙한(x,y)좌표평면으로도식화할수있으니,그유용함면에서초판의단어토폴로지보다훨씬개선된것같다.(95쪽)

이상으로apriori의번역어로‘선천적’,‘선험적’,‘아프리오리’의단어토폴로지를살펴보았다.이셋중에서사람의머릿속에관한한‘선천적’이가장좋은번역어위상을갖는다.그러나‘사람’이아닌수학이나과학지식에대해서는어색하다.이런문제점을그대로놔두면좀처럼칸트선생의가르침이전해지지않을것같았다.오랜탐험끝에,‘경험무관한’이라는번역어를제안한다.(173쪽)

과거일본번역자들이accidents를偶有性이라고번역했다.한국철학자들이그단어를음역해서지금도‘우유성’이라고부른다.(209쪽)

철학을쓸데없이어렵게만드는일본어를어째서청산하지않는것인가?‘격률’이라는단어의출처가그저일본에서유래되었기때문에잘못이라고말하는게아니다.많은시간을주었음에도한국인의일상생활로전혀편입되지못한탓에철학공부와소통에기여하지못하게되었으므로-아니오히려방해하고있으므로-이제는철학에서도그만사용해야한다는것이다.언제까지철학이시대의언어에뒤쳐지고있을것인가.(224쪽)

칸트가anticipation이라는단어를썼을때,그것은우리가어떤대상을직관한다음,사라지는그감각이머릿속에남기는어떤세기를뜻하는것이었다.그렇기때문에‘감각적인것’을우리번역어가담아야한다.그런의미의좋은단어를우리는이미,평범하게,갖고있다.바로‘예감’이라는단어다.(2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