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논)픽션 : 공간 시간 이동 기억 역사 자유, 정지돈의 에세이와 짧은 소설 - 온(on) 시리즈 1

스페이스 (논)픽션 : 공간 시간 이동 기억 역사 자유, 정지돈의 에세이와 짧은 소설 - 온(on) 시리즈 1

$17.00
Description
온(on) 시리즈, 첫 번째 『스페이스 (논)픽션』
마티의 온(on) 시리즈 첫 번째 책. 공간을 주제로 소설가 정지돈이 쓴 에세이와 짧은 소설을 엮었다. 사용자로서는 공간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그의 글들은 독자들을 어떤 공간 속으로, 그리고 종종 책 밖으로 이끈다.

총 3부로 이루어지는 구성 중 1부 ‘스페이스’는 ‘공간은 어떻게 정의될까’로 시작한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을 상대적인 것으로 규정한다. 가장 최신의 물리학 이론들, 이를테면 고리양자중력이론은 공간을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공간은 존재하는 것들을 제외하면 아무 의미도 없다. 공간은 입자들의 관계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란 없으며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경계 역시 없다. (⋯) 공간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간은 상호작용의 범위”다. 말하자면, 공간은 그곳을 채우는 관계들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뜻. 그렇다면 영화관, 미술관, 극장 등 익명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전유하는 공적 공간이라면, 그런 곳들도 공간의 다른 가능성이란 것이 가능할까?

코웃음이 나는 에피소드를 통해 작가는 공적 공간에 대한 담론을 유쾌하게 비튼다. 극장, 미술관 등에 대한 담론 가운데 공간에 대한 담론은 없다는 것. 모두 작품이 재현되는 방식, 작품이 경험되는 방식에 대한 것이지 공간을 둘러싼 맥락은 담론화되지 않는다는 것. 작가는 “내게 화이트 큐브는 거리의 거실이었고 블랙박스는 거리의 침실이었다. 작품을 뒤로 밀어놓을 때 비로써 공간의 다른 가능성이 열린다”며 비공식적인 공공생활의 즐거움을 고백하는데, 이런 공간들을 이용할 때 불합리한 상황을 통해 공간의 우연적인 성격을 드러내 평면적인 기능과 요구로부터 분리 또는 재탄생시킬 수 있다면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제안한다.
저자

정지돈

2013년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및에세이,비평등을쓴다.여러권의책을냈다.젊은작가상대상,문지문학상,김현문학패를수상했다.

목차

열며

Gate1-SPACE
공간은상호작용의범위
당신의모습을발견할수있는곳-미술관과영화관
불멸의면세구역
공간의근원-극장
유령공간의출몰_리미널스페이스
저격수의골목_공간과기억
역사의대기실_크라카우어를통해
완전히자동화된화려한공간
건축vs정치-문다네움어페어
상상으로서의관광

Gate2-EXODUS
거대식물카페의습격
보통사람들의밤-아파트와단지들
대구는지방이아니다-어느지방의예
부산가는길
ShapeofGyeonggi-수도권의심리지리학
어떤작위의도시-서울을아십니까
내모터를통해나는더이동적이될것이다-출퇴근에대해

Gate3-DIMENSION
나는그것이환영임을알고있다,그럼에도불구하고…
완전히자동화된화려한극장


코멘터리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총3부로이루어지는구성중1부‘스페이스’는‘공간은어떻게정의될까’로시작한다.“일반상대성이론은시간과공간을상대적인것으로규정한다.가장최신의물리학이론들,이를테면고리양자중력이론은공간을실재하지않는것으로본다.공간은존재하는것들을제외하면아무의미도없다.공간은입자들의관계다.아무것도없는공간이란없으며선험적으로존재하는경계역시없다.(?)공간에거주하는사람들이공간을만드는것이다.”그러므로“공간은상호작용의범위”다.말하자면,공간은그곳을채우는관계들이만들어나가는것이라는뜻.그렇다면영화관,미술관,극장등익명의사람들이자유롭게전유하는공적공간이라면,그런곳들도공간의다른가능성이란것이가능할까?

“인체공학적으로만들어진멀티플렉스의푹신한좌석에앉아콜라를한모금마시면평온함에서비롯한한숨이나온다.영화가시작되면얼마지나지않아잠이든다…잠에서깬후에는화장실에다녀온다.이쯤이면러닝타임이한시간정도남는다.중간중간에핸드폰을보며영화가끝나길기다린다.영화가끝나면텅빈거리를천천히거닐며집으로돌아온다.포털에서영화에대한리뷰를찾아보기도한다.이영화안본눈삽니다(별하나).쯧쯧…그러게뭐하러봤어(혼자중얼거리는나).나의영화감상기를들은친구역시같은말을한다.쯧쯧…그러게뭐하러봤어.나는대답한다.콜라마시려고.콜라는집에서마셔도되잖아?음…좀걷고싶어서.그냥산책하면되잖아.음…잠깐자고싶어서?그것도집에서…잠깐만,너대체극장은왜가는거야?”

코웃음이나는에피소드를통해작가는공적공간에대한담론을유쾌하게비튼다.극장,미술관등에대한담론가운데공간에대한담론은없다는것.모두작품이재현되는방식,작품이경험되는방식에대한것이지공간을둘러싼맥락은담론화되지않는다는것.작가는“내게화이트큐브는거리의거실이었고블랙박스는거리의침실이었다.작품을뒤로밀어놓을때비로써공간의다른가능성이열린다”며비공식적인공공생활의즐거움을고백하는데,이런공간들을이용할때불합리한상황을통해공간의우연적인성격을드러내평면적인기능과요구로부터분리또는재탄생시킬수있다면새로운사유의가능성을증명하는것이아닐까제안한다.

작가는서문에서“나는건축의문외한이지만도시의거주민으로서,한국의아파트나주택에사는사람으로서는전문가다.건축가도건축주도아니지만사용자로서는누구못지않은것이다.그리고그것은이책을읽는사람누구나마찬가지다”라고쓴다.그동안우리가보아온,들어온,읽어온건축,도시,공간이야기는모두그것을짓거나짓도록하거나혹은짓는과정을속속들이아는비평가또는학자들의이야기였다.“사용자가전문가가될수있다는상상조차하지못하는것같다”고작가는꼬집는다.

그렇다고정지돈이꺼내는공간이야기가비단사용자의경험에머물지는않는다.그는공간과도시,공간과기억,공간과역사,공간과테크놀로지,공간과자본,그리고동시대예술의풍경까지를훑으며독자들을야릇한고민과코믹의세계로지구중력처럼강력하게끌어당긴다.예의그렇듯무수한클립들이그자장을독자에게전달한다.히토슈타이얼의『면세미술』을포함한현대예술을둘러싼통찰들,알레한드로조도로프스키의영화,퀑탱메이야수의비평,유령처럼떠도는리미널스페이스,“역사는대기실”이라고명명한크라카우어,역사적이면서불명예이기도했던르코르뷔지에의문다네움어페어사건,아즈마히로키의문제적이면서유의미한제안.이뿐인가!대구,부산,경기도를찍고서울까지,아파트와아파트단지들,출퇴근과이동,기차와비행기,전철과버스를둘러싼작가의감상은온갖영화와책,공연예술과이슈들과연결되어뭔가를더찾도록만드는,독특한2차행동을끝없이유발하고만다.책을읽으며검색창을놓지못하게하고끝없이서점의장바구니를들추게만든다.

책의말미에는「코멘터리」가붙었다.특히3부에등장하는두편의소설에서도시와건축이테크놀로지와시각성을어떻게매개로삼는지에관한작가의상상력이팽팽하게확장된다.

『스페이스(논)픽션』은책안으로빠져드는읽기보다끝없이책밖으로나가게이끈다.작가가풀어놓는생각들은2차,3차의행동을야기한다.독자는검색창을열거나더많은정보를찾아보거나그다지대중적이지않지만알고나면분명매력적일듯한작가가언급한온갖콘텐츠를찾아리미널스페이스의한장면에빠져들듯끝없이문을두드릴것이다.그는“해석은언제나또다른해석을필요로한다”고말한다.공간사용자로서독자들모두가자신만의경험을,새로운사유의가능성을모색하는것이야말로이책의효용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