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없는 젠더 표현 가이드북 : 혼잣말도 바꾼다

실패 없는 젠더 표현 가이드북 : 혼잣말도 바꾼다

$17.00
Description
『실패 없는 젠더 표현 가이드북』은 일본의 여성 기자들이 더 평등하고, 더 안전감을 주며, 더 포용적인 젠더 표현을 제안하기 위해 쓴 책이다. 처음엔 언론계 내부용으로 배포할 계획이었지만, 소셜 미디어와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뉴스 생산자가 될 수 있는 현 시대에 발맞춰 사회 구성원 모두를 향한 책으로 나오게 됐다. ‘실패 없는 젠더 표현’이 필수인 학급 통신문, 관공서 및 기업의 홍보물, 광고, 캠페인 등의 담당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많다.

젠더 문제가 사회적으로 중하게 다루어질수록, 젠더 표현 문제는 더 자주 더 시끄러운 상황을 만든다. 이것은 좋은 징조다. 익숙하게 쓰던 표현에 차별이 스며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변화의 정확한 방향이다. 정교한 나침반을 찾는다면, 『실패 없는 젠더 표현 가이드북』이 제격이다.

저자

일본신문노련젠더표현가이드북편집팀

저자:일본신문노련젠더표현가이드북편집팀
‘신문노련’은일본신문노동조합연합의줄임말로,일본내신문관련산업의노조가가입하는일본유일의산업별노동조합이다.신문사·통신사노조뿐만아니라인쇄·판매관련회사노조등86개조합이가입해있고,2021년12월기준으로약1만8,000명이등록되어있다.이책은신문노련의특별중앙집행위원으로활동했던여성기자들을주축으로지역,나이,성별등다양한배경의구성원들이모여공동으로집필했다.일본언론인들이체계적으로자료를구축해서펴낸첫번째젠더관련발간물이다.

역자:조지혜
대학에서건축학을전공한뒤,여성,청소년,인권분야의단체및기관에서오랫동안일했다.도서출판또하나의문화편집장으로일하면서책의세계를좀더본격적으로경험했고,현재는일본어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인문서『가족과국가는공모한다』와『만년동안살았던아이』,소설『의대생다이어리』가있다.

목차

추천사
한국어판서문
들어가며

1장젠더관점에서읽기
1먼지차별
남자는설명하고,여자는듣고|남편은성과이름으로,아내는이름만|여성이어도안심?|남녀를구분해야할까?|사실은가부장제에서비롯된말|누구를위한애칭?

2성별역할고정관념
배제되는사람들|‘일과가정의양립’은왜여성에게만묻나요?|그것은여성의장점이아니다|뒷바라지,내조의주어는여성|남성은가사를거들뿐?

3과도한성별표시
학생이면학생,사장이면사장|‘남’이어서강조되는것|정말그런말투를썼나요?|엄마인것이중요한가요?|남자는파랑,여자는분홍

4성상품화
여성은장식이아니다|영상물의성적소비|미녀는왜문제인가|○○걸,○○녀|‘여자력’의함정|성적으로과장된홍보캐릭터

5성소수자차별과배제
LGBT란?|차별어입니다|안이하게사용하지말것|성별란에남/여만으로충분한가요?|틀에끼워맞추지말것|동성혼이저출생을부추긴다고요?|아웃팅문제|‘옹호자’가되자

[칼럼]신문경조란에서보이는젠더관

[생각해보기]평등한표현인가요?

2장웹에서일어나는일:변화하고변화할수있는의식과규칙
1무엇을지향할것인가
‘낚시성제목’과성차별|A종이매체그대로·페이지뷰무시|B종이매체그대로·페이지뷰집착|A→B‘페이지뷰무시’에서‘페이지뷰집착’으로|C웹용으로가공·페이지뷰집착|B→C지면과웹연동·페이지뷰집착|D웹용으로가공·페이지뷰무시:젠더를고려한제목이란?|젠더주류화라는축

2웹미디어의가이드라인:설문조사
규칙설정|교차점검,열린논의|비판에대한대응|출연자성비를평등하게,50:50프로젝트

3인터뷰:인터넷사용자가보는젠더와표현

4인터뷰:자기주장을하는여성에대한온라인괴롭힘

5인터뷰:‘여자’이야기는뉴스가아니다?표현이전에신념을

[생각해보기]온라인기사의제목을되짚어봅시다

3장성폭력보도현장에서
1성폭력보도에서보이는표현
이름을팔아먹는다고?피해자비난|강간이‘난폭’인가|성폭력의동기가성욕인가|‘외설’의안이한사용|파는쪽도나쁘다?아동성매매피해자에대한시선|성폭력피해는숨겨야할까:피해자낙인|실태만큼보도되지않는다

2만연한2차피해
옷차림과성추행이관계가있나요?|치한에관한보도|옷차림이얇아지는계절에치한이늘어난다?|오락처럼취급되었던성추행|방범캠페인의문제점|방관자가되지않을구체적인정보를|뿌리깊은강간신화|여성은‘24시간셀프방어’를해야하는가|만들어진피해자상

3편견을재생산하지않으려고배운다:성폭력피해의실태
성폭력가해자대부분은면식범|목소리를내기까지|‘상식’이적용되지않는다|피해자의상처|힘의격차

4법제도의문제점:외국과의비교
사법의장에서피해를인정해주지않는다|해결해야할과제들|동의의문제로!|형법개정을둘러싼일본사회의논의

5취재에응하는피해자의입장에서
피해는‘불상사’인가|피해자에게용기를|피해자의편에서기

[칼럼]성폭력피해를전달하며느끼는갈등

[생각해보기]성폭력뉴스의표현과실제법률용어

4장실패에서배우는사람과조직만들기
1‘내부인’이말하는편견을낳는현장바꾸기
어디서나통하는4가지핵심|1의사결정의장에존재하는여성의비율|2수평적인인관관계,투명한소통|

3‘당사자’라는관점|4조직차원의의식개선|다양한배경의내부인이필요하다

2변화의움직임과연대
어디를가도소수|젠더뉴스가치의절하|괴롭힘|씨실로연대하다|의사결정의장이변하면표현도바뀐다

[부록]젠더평등을둘러싼일본사회의움직임

나가며
옮긴이후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이게맞나?이렇게써도될까?
브이로그,광고,캠페인,학급통신문까지

1년전쯤,웹예능‘핑계고’와tvn예능프로그램‘유퀴즈’에서자막논란이일었다.출연자와진행자가‘유모차’라고말했는데,자막으로는‘유아차’로나와서다.당시온라인상에서‘모’(母,엄마)대신‘아’(兒,아이)를강조하는이단어를페미니즘‘세력’이강요하고있다며,제작진에대한‘페미검증’을해야한다거나국립국어원이성별갈등을조장한다는등의여성혐오적주장이득세했다.
젠더문제가사회적으로중하게다루어질수록,젠더표현문제는더자주더시끄러운상황을만들어낼것이다.이것은좋은징조다.익숙하게쓰던표현에차별이스며있다는사실을발견하는것에서부터변화가시작되기때문이다.이때중요한것은변화의정확한방향이다.정교한나침반을찾는다면,『실패없는젠더표현가이드북』이제격이다.
『실패없는젠더표현가이드북』은일본의여성기자들이더평등하고,더안전감을주며,더포용적인젠더표현을제안하기위해쓴책이다.처음엔언론계내부용으로배포할계획이었지만,소셜미디어와스트리밍플랫폼을통해누구나뉴스생산자가될수있는현시대에발맞춰사회구성원모두를향한책으로나오게됐다.‘실패없는젠더표현’이필수인학급통신문,관공서및기업의홍보물,광고,캠페인등의담당자도눈여겨봐야할대목이많다.(32쪽)

젠더표현의핵심은정답이아니라방향

이책은기계적으로문제를제기하고정답을알려주는해설지가아니다.우리가익숙하게사용하던표현들을젠더관점에서살펴보고,어떤방향으로개선해나가야하는지기초부터알려주는안내서이다.
첫단계는구체적인차별표현을확인하는것.저자들은일본의일간지,지방지,블록지등에서성차별적표현들의사례를모아하나씩소개한다.(1장)

-여사,영부인은어쩔수없이써야할까요?(46-47쪽)
-일과가정의양립은왜여성에게만묻나요?(52-53쪽)
-성소수자의커밍아웃은비극인가요?(95-96쪽)
-여성이스스로를보호해야한다고말하는성폭력예방캠페인(219쪽)

표현은심층의사회적인식을반영하기도하고반대로그것을변화시키기도한다.“사람들의생각이말과표현을낳고사회에서지지를얻으면이를반영한정책이생겨난다.동시에제도가언설을정당화하고사람들을이끌면서개인의사고에뿌리내린다.”(30쪽)이를너무나잘아는기자로서저자들은아주작은‘먼저차별’의사례들까지건져올린다.

여사,영부인,미망인의공통점은?

여사와영부인에대응하는남성형표현이없다는것은,특정사회적지위에오를수있는사람의전형을‘남성’으로전제하기때문이다.여성이대통령으로선출될가능성이희박하다고여기기때문에‘남사’나‘영부군’같은표현이생성될공간자체가없었던것이다.미국이나프랑스,스페인,독일등의경우는‘firstgentleman’에해당하는표현이있으며,최근에는‘firstspouse’나‘presidentialspouse’처럼성중립적인표현을쓰는추세다.이책은미망인,영부인,여류등여성에게만사용하는,짝이되는표현이남성에게존재하지않는호칭은피할것을제안한다.(47쪽)
어떤표현이성차별적이라고지적하는데서그치지않고,왜성차별적인지차근차근설명하고나아가야할방향을그려주는것이이책의특징이다.중요한것은“왜이표현이문제인지,그배후에숨은구조가무엇인지아는일”이기때문이다.(39쪽)

제목부터댓글까지
웹에서일어나는낚시와괴롭힘

이책은웹에서일어나는일에도주의깊은관심을기울인다.(2장)인터넷판뉴스의가장큰문제는클릭유도를위한‘낚시성’제목이다.저자들은조회수(페이지뷰)를무시하느냐집착하느냐에따라달라지는젠더표현사례를살피면서,조회수가‘금단의열매’라고말한다.조회수를노리는선정적이고자극적인헤드라인은결코지속가능하지않으며,“목소리를갖지못한약자들의소리를세상에전해야할미디어가도리어누군가를상처입히는”(126쪽)상황을초래할수있다고우려한다.
하지만문제는단순하지않다.웹에서표현을주도하는것은단지기사만이아니기때문이다.블로그,브이로그,SNS,심지어댓글까지표현의장은다양하다.저자들이여러전문가인터뷰를진행한이유다.대중을대상으로스마트폰사용법강의를하는강사(132-149쪽),온라인괴롭힘을심하게겪은여성들을변호중인변호사(150-166쪽),여성에대한뉴스의가치를평가절하하는언론조직을경험한기자(167-185쪽)등이젠더표현의생산및수용의현실을낱낱이이야기한다.

강간은‘몹쓸짓’?

이책의3장에서는성폭력보도및2차가해문제를면밀히살핀다.성폭력문제가“개인이나사회의의식에잠재한편견및차별을가장극명하게드러내기때문이다.”(188쪽)저자들은성폭력을‘난폭’으로표현하거나성욕을참지못한남성의우발적인범죄로묘사하는등의문제를지적한다.한국에서도강간을‘몹쓸짓’으로표현하거나,가해자에게서사를부여하고은근히피해자를비난하는어조로쓴기사들에대한비판이꾸준히있어왔다.이러한보도의문제점은표현뿐아니라‘태도’에있다.
저자들은피해자의편에서는태도를강조하는데,(246-250쪽)이는결국성폭력문제에어떤관점으로접근할것인가와직결된다.표현의문제와무관한것같은강간신화,동의,힘의격차등에적극적으로지면을할애한이유다.

젠더표현을둘러싼갈등이
더나은사회를위한신호가되려면

표현은관점을반영하며재생산하고바꾸는중요한요소다.관점은개개인의기질보단사회와공동체가길러내는가치와연관이깊다.정답표현보다옳은방향의표현을계속해서탐색하는것이무엇보다중요하다.
우리는이미젠더표현의변화가어떤사회변화의가능성을이끌어내는지경험한바있다.윤락이매춘/매매춘을거쳐성매매라는용어로바뀌면서성구매자의존재를수면위로끌어올렸고,성판매자의노동자성문제까지다룰수있는공간이생겼다.성전환수술이란용어가성확정수술로바뀌어가는과정은성이태어남과동시에지정되는것이아니라스스로결정할수있는것이라는쪽으로관점이이동하는과정과정확히겹친다.우리가방향을잘설정한다면,젠더표현을둘러싸고일어나는긴장과갈등은오히려더나은사회를만들어가고있다는신호가될것이다.이책은그방향을설정하는준거점이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