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의 웃음 (여성적 글쓰기에 대한 최초의 선언 | 양장본 Hardcover)

메두사의 웃음 (여성적 글쓰기에 대한 최초의 선언 | 양장본 Hardcover)

$19.00
Description
‘여성적 글쓰기’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 고전이자 페미니즘 제2물결의 아이콘 엘렌 식수의 대표작 『메두사의 웃음』이 프랑스 출간 51년, 한국어판 출판 22년 만에 재출간되었다. 이 책은 그저 난해하다는 평가와 오해를 받는 동시에, 읽고 쓰고 창작하는 여성들에게서 열렬한 지지를 받아왔다. 이처럼 찬사와 오명이 엇갈리는, 여전히 논쟁적인 텍스트를 불문학 연구자 이혜인의 새로운 번역으로, 새로운 디자인과 만듦새로 선보인다.
엘렌 식수는 이 책에서 메두사 신화를 재전유해 메두사에게 새로운 의미와 위상을 부여한다. 메두사는 더 이상 두려움의 표상이 아니라 스스로를 되찾은 여성의 이미지다. 남성이 두려워한 여성의 얼굴이 ‘여성의 웃음’으로 바뀌고, 바라보면 죽는다는 저주는 여성이 스스로 바라봄으로써 돌파되고, 말 없는 괴물은 “자기 몸을 되찾”아 말하고 글 쓰는 여성, 즉 여성적 글쓰기의 주체가 된다.
저자

엘렌식수

HélèneCixous
흔히프랑스페미니즘의대표적인물로거론되는엘렌식수는소설가이자극작가,영문학연구자이다.1937년알제리오랑에서태어나유년시절을보내고,바칼로레아취득후프랑스에서고등교육을받았다.1967년허구의형식안에서사유를탐색하는글쓰기를구현한소설집『신의이름』으로문학계에데뷔했고,1968년박사학위를받았으며,같은해뱅센실험대학(파리8대학)의창립멤버로활동했다.이후그곳의영문학과교수로재직하며1974년파리8대학에유럽최초의여성학연구소를설립하고여성학박사학위과정을도입했다.1975년에발표한에세이「메두사의웃음」으로뤼스이리가레,쥘리아크리스테바등과함께‘여성적글쓰기’의주요인물로자리매김했다.현재까지80편이상의픽션과에세이,희곡,논문등을저술하며집필활동을왕성히이어가고있다.

목차

서문
메두사의웃음
장미가시효과

이책을옮기며:두언어의경계에서여성적글쓰기를옮기기
이책을새롭게읽으며:거듭도래하는몸의전언

출판사 서평

전세계를반세기동안비행해온텍스트『메두사의웃음』
화려하고강력하게부활하다

‘여성적글쓰기’의시작을알린기념비적고전이자페미니즘제2물결의아이콘엘렌식수의대표작『메두사의웃음』이프랑스출간51년,한국어판출판22년만에재출간되었다.이책은그저난해하다는평가와오해를받는동시에,읽고쓰고창작하는여성들에게서열렬한지지를받아왔다.이처럼찬사와오명이엇갈리는,여전히논쟁적인텍스트를엘렌식수,아니에르노등의애도하는글쓰기에관해연구한불문학자이자번역가인이혜인의새로운번역으로,새로운디자인과만듦새로선보인다.

식수는1967년에문학계에데뷔한후,그를프랑스의페미니즘이론가로명성을얻게한「메두사의웃음」과「출구」를비롯해80편이상의픽션과에세이,희곡,논문등을저술하며왕성한집필활동을이어왔다.1968년현파리8대학의창립멤버로참여했고,1974년에는여성학과를신설하며프랑스최초로여성학박사과정을도입하기도했다.

최근몇년간식수의문학관을더깊게이해할수있게돕는다른책들이국내에출간되면서절판된『메두사의웃음』에대한독자들의아쉬움이더욱커진상황이었다.‘이론’이결국남성중심적지식권력안에있음을강하게비판하며,비남성이살아낸경험과몸으로쓴다는것의의미를시적으로써내려간『메두사의웃음』은오늘날지적,문화적생태계에반향을일으키고이는“자기이론”과공명하는지점이있다.발표된지반세기가지났지만,이텍스트의의미는퇴색되기는커녕더욱생생하게살아나고있다.

메두사에게아름다운웃음을부여하는글쓰기

엘렌식수는이책에서메두사신화를재전유해메두사에게새로운의미와위상을부여한다.메두사는그리스신화에등장하는유명한괴물중하나로,아테네의저주를받아머리카락은모두뱀이고멧돼지의엄니와황금의날개를갖게되어자신의얼굴을본사람은모두돌로만들어버린다.오랫동안메두사는남성적인주류서사에서마주할수없는공포,괴물성,죽음,무질서와혼돈등을,또는여성의힘에대한공포를상징했다.특히19-20세기서구문화에서는여성성의상징으로강력하게작동하는데,메두사의머리를‘거세불안’에대한상징으로해석한프로이트와정신분석(학)이대표적이다.즉이는여성의성적욕망이나통제불가능한여성에대한남성의두려움이투사된이미지로재현되고소비되어왔다.

이같은해석은20세기후반에이르러페미니스트이론가들에의해강하게흔들린다.1970년대이후페미니즘(‘페미니즘제2물결’),정신분석비평,후기구조주의등이등장하면서메두사는완전히다른상징으로재해석된다.가부장제에희생되고괴물화된여성을,억압된목소리의귀환과회복,저항의상징을의미하게되고,여성의쾌락,분노,자율성의표상으로전환된다.

이런흐름속에서엘렌식수는1975년문예와사상을아우르는계간지《라르크》에「메두사의웃음」을발표한다.메두사는더이상두려움의표상이아니라스스로를되찾은여성의이미지가된다.가령식수는이렇게쓴다.“메두사를보기위해서는정면으로바라보는것으로충분하다.메두사는치명적이지않다.그녀는아름답고그녀는웃고있다”(62-63쪽).남성이두려워한여성의얼굴이‘여성의웃음’으로바뀌고,바라보면죽는다는저주는여성이스스로바라봄으로써돌파되고,말없는괴물은“자기몸을되찾”(66쪽)아말하고글쓰는여성,즉여성적글쓰기의주체가된다.

“여성은자기자신을쓰면서/쓰이면서몸으로돌아온다”
오직경계를누비는이들에의한,이들을위한글쓰기

그렇다면여성적글쓰기란무엇일까?많은독자들이이질문을던지고이에대한명확한답을찾는다.하지만식수가말하길“여성적글쓰기를정의하기란불가능하며,이러한실천을이론화하고,가둬서코드화하기란절대불가능하”다.그렇다고“그게존재하지않는다는말은아니다”.이런진술은개념을정의하는과제를회피하거나우회하려는의도가아니라,그정의라는것이플라톤이래서양전통형이상학,즉남성중심적이고로고스(이성)중심주의의강력한영향아래있기때문이다.식수는이를강력히비판하고나아가전복하려한다.따라서여성적글쓰기는“어떤권위도굴복시키지못하는,경계를누비는자들에의해서만생각될것이다”(50-51쪽).

대신에식수는풍부하고구체적인은유와이미지를들여와여성적글쓰기가어떤행위인지,어떻게실천될수있는지,어떤사례들과맞닿아있는지이야기한다.식수에게여성적글쓰기는무엇보다‘몸으로’하는것이며“몸의영역을돌려주는행위”(37쪽)이다.그는여성들이글쓰기에서멀어진것과자신의몸에서멀어진것을나란히둔다(12-13쪽).여성은“자기자신을쓰면서”또는“쓰이면서”“몸으로돌아온다”.“몸을검열함으로써사람들은말을검열했다”(34-35쪽).여성적글쓰기를하려는이에게중요한것은자신의“몸-으로된-단어들/몸-에서온-단어들”(68~69쪽)을찾는것이다.이런방식으로몸과글,몸과쓰기의관계를이론화하는『메두사의웃음』은이론적이면서도비이론적이라여겨져온몸과경험을중심에둔다.

경계를뛰어넘는내용에맞춤한형식을입히다

여성적글쓰기는경계를누비는자들의것이고,식수는끊임없이이성과감정,언어와몸,남성과여성,문화와자연,중심과가장자리의이분법적경계를누비며경계를해체하고자했다.이런식수의글쓰기를담는형식으로서이책의디자인또한경계를넘는실천을시도했다.이책은본문의한행이왼쪽면에서시작해오른쪽면으로이어진다.낱장으로되어있는원고를한권의책으로제본하는과정에서생겨나는안쪽여백이지면을왼쪽과오른쪽으로나누는강력한경계로기능하는형태를잠시무화할수있도록,그경계를뛰어넘는읽기방식을제안하려는의도다.그러면서글을가운데정렬로배치해시적인철학에세이의감각을강조하고,낯선글쓰기를생경한모습으로제시해‘가독성’의의미와역할에대해질문해보고자했다.

더불어,이책에는「메두사의웃음」뿐아니라엘렌식수의글쓰기를한층더깊이이해하는데실마리가될그의또다른글「장미가시효과」를함께수록해국내에처음소개한다.그리고밀도높은옮긴이해제와함께,‘여성적글쓰기-읽기’를주제로오랫동안강의와워크숍을해온작가김지승의특별한서평도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