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5: 건축은 무엇일 수 있는가? (2026 봄)

미로 5: 건축은 무엇일 수 있는가? (2026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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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미로 5호: 건축은 무엇일 수 있는가?』는 건축의 경계를 묻는다. 인테리어, 공간디자인, 전시, 설치 등 인접 분야와의 관계,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의 도입 등으로 최근 급격히 재편되고 있는 건축의 범위와 한계에 대해 다룬다. 이런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고 건축이라는 학문과 전문 직능의 근간을 형성하는 지식이 무엇인지도 동시에 살펴본다.
저자

정해욱

미드데이의공동운영자로,개념을정의하고구분하는일과형식과내용사이의미끄러짐을포착하는일을좋아한다.시대에호응하는건축적실천의형식을제시하고싶다는막연한생각을가지고있다.미드데이는출판,저술,전시,실무등을넘나들며‘건물이전에실존하는건축’,‘건축표피이면의질서와에스테틱’에대한사고를프로젝트로전개한다.두권의단행본『가상건축』(공동저술)과『Upperhouse-Oriented』를출간했으며,2024년정림건축문화재단〈등장하는건축가들〉에초대되었다.

목차

『미로5:건축은무엇일수있는가?』를엮으며_박정현
건축은기율이다_배형민
건축은무엇일수있는가(그런데기율을곁들인)_정해욱
기술보다기술이다_양수인
시장에물어라,건축이무엇이될수있는지_이신후
산옮기기,혹은바깥없는세계에서건축하기_김선주
“그점에대해나쁘게느낄필요는없습니다”_허성범
건축은매체의흔적을디자인하는것임을_박세진
슈뢰딩거의공사장_김원일
대문개방_전중섭
왼쪽원에는시계오른쪽원에는건축_이지형
건축학과졸업생은무엇이될수있겠습니까?_변건우

출판사 서평

『미로5:건축은무엇일수있는가?』를엮으며건축은종종스스로에대해되묻곤한다."건축이란무엇인가?"모든'~이란무엇인가'라는질문은일종의류(類)개념에대한질문이므로대체로답하기어렵다.때론함정이도사리고있기도하다.개별적인사례를모조리조사해서이것들의공통적속성을추출해내기는불가능하고,이제는있다고믿는이들도점차줄어드는'본질'을상정한뒤여기서정의를이끌어내는것도불만족스럽다.추상적으로말하면,이질문은실재론과유명론사이에서표류하기쉽다.이는좀처럼좁혀지지않는세계관의차이여서,서로를인정하고존중하되양단사이의대화는시도하지않는편이더낫다.때문에이런질문은즉답보다질문이제기되는맥락,이를통해서얻고자하는효과등으로우회해서이해하는편이더생산적일수있다.
2005년출간된『건축이란무엇인가:우리시대건축가열한명의성찰과사유』는승효상,정기용,조성룡,김인철,김영섭,민현식,이종호등4.3그룹과그동세대건축가들이생각한건축,더정확히말하면'마땅히그러해야하는'건축에대한입장을다룬다.20여년전,일군의건축가들은건물과혼동되는건축,모든건축적행위가부동산으로환원되고,진지한담론이부재하는상황등을문제삼으며,그들이생각하는건축의참된모습을그려보인다.그래서일까,이책의영문제목은"TheCanonofArchitect"다.정본,규범,계율에대한갈망이드러난다.그들은다른것으로환원되지않는건축을염원했고,이를윤리적으로요청했다.2013년두건축역사학자이자비평가인이종건과이상헌은비슷한제목의책을펴냈다.『건축없는국가』와『대한민국에건축은없다』가그것이다.저자들의입장과대상이완전히같지는않지만,두책은architecture는서구의지적산물이고,여기에해당하는것이한국에는아직온전하게존재하지않는다는진단을내린다.진짜로있냐없냐를따지기보다이들이겨누는비판을경청하는것이더유익한독해일것이다.2005년의『건축이란무엇인가』가건축가들의호소라면,『건축없는국가』와『대한민국에건축은없다』는비평가들의질타에가깝다.
이모든논의에서한국의상황을비춰보는거울은언제나서구다.더구체적으로말하면대서양양안의몇몇지역의실천,몇몇대학에서생산되어전세계로유포되는담론이다.여기에지나치게얽매이는것에서벗어나야하지만온전히상대화하는것역시불가능하다.정부와민간의클라이언트를포함하는넓은의미의한국건축계는여전히뉴욕의기업과아카데미복합체에인정받으려는욕망으로몸살을앓고있고,전국의대학설계스튜디오는튜터들이런던,뉴욕,보스턴,취리히등에서경험한대학원수업의순한맛버전으로진행되는중이고,비평가와이론가는영미권이론의지식소매상이상인경우가드물다.부족하고모자라서건축이없는것이아니라,이런상황속에서빚어지는일들이한국의건축이다.물론이것만은아니다.인테리어,전시,유튜브등설계중심의사고로는파악하기힘든다양한현장에서일어나고있는여러실천,아직충분히말과글로추수되지못한활동들이있다.
이런일들을다인정하고껴안고건축에대해다시묻는것이이번호의목표였다.본질론적이고존재론적인당위로서의건축,대타자서구에대해부족해미미해보이는건축을한탄하기보다,지금'건축'이란단어아래에서일어나고있는여러일들을모아나열해보고싶었다.'건축은무엇인가'는잠시접어두고'건축은무엇일수있는가'를탐문해보자는것이다.하루가다르게발전하고있는AI가재편할시장,수십년째크게달라지지않은소규모
현장의상황,건축과인접한분야에서오가는모색,이제막학교를떠난이들의불안어린시선속에포착된현실,건축을다른실천들과구분해주는중핵으로서의기율(discipline)에대한관심,행성적차원에서제기되는우려등,이번호에실린글들의갈래는어느때보다더다채롭다.어떤이들은지나치게산만하게느낄수있을테지만,이는지금건축이라불리는일의범위가어느때보다넓기때문일것이다.
여기서우리가의미를길어내고이것이또다른실천의동력이된다면굳이'건축은무엇인가'를물을필요도없을것이다.지금우리가하는이일이건축이니말이다.누군가가10여년후이글들을딛고또다른질문들을던질수있기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