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천 년의 시간을 읽다 : 자연이 역사가 되고, 문화가 된 천연기념물

은행나무, 천 년의 시간을 읽다 : 자연이 역사가 되고, 문화가 된 천연기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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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전영우

저자 : 전영우
1951년 경남 마산 출생. 고려대학교 임학과와 대학원에서 산림학을 전공하고, 산림청 임목육종연구소에서 근무한 후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에서 산림생물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민대학교 산림자원학과 명예교수이자 (재)동숭학술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문화의 창으로 숲을 읽는다’는 일관된 시각으로 1992년부터 본격적인 저술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저서들은 대한민국 학술원, 환경부, 문화관광부, 한국출판산업진흥원 등 여러 기관에서 우수도서·세종도서로 선정되었으며, 불교출판문화상과 가장 문학적인 학자상을 수상했다. 특히 초·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그의 글이 수록되어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위원장과 제30대 문화재위원장을 역임하였으며, 8년간의 문화재위원 활동을 통해 전국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를 직접 살폈다.
저서로 『숲과 한국문화』, 『한국의 사찰 숲』,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외 다수가 있다. 특히 이번 신간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노거수와 숲을 탐방하며 기록한 『나무와 숲이 있었네』(1999)에서 출발하여, 전국의 천연기념물 소나무를 전수 답사한 『한국의 명품 소나무』(2005)로 이어진 현장 답사의 결정판이다.

목차

1부 한국 문화의 황금빛 심장: 은행나무, 그 천년의 동행
1장 천년의 동행 - 문화로 핀 은행나무
2장 살아 있는 화석 - 시간을 견딘 생명력
3장 자연에서 인문으로 - 공생의 기록

2부 천연기념물 은행나무의 유래
1장 은행나무의 한반도 전파 경로와 시기
2장 압각수인가, 은행수인가 - 나무 이름에 담긴 역사
3장 한반도 은행나무 자연유산의 족보와 근대 100년의 위상 변화

3부 이 땅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
1장 부처의 나무 - 사찰 은행나무 네 그루에 대하여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금산 보석사 은행나무, 청도 적천사 은행나무,
영동 영국사 은행나무
2장 국가와 유교의 나무 - 여섯 그루에 대하여
서울 문묘의 은행나무, 괴산 읍내리 은행나무, 당진 면천 은행나무, 청주 압각수,
금릉(김천) 조룡리 은행나무, 세종 임난수 장군의 은행나무
3장 충절과 인물의 나무 - 여섯 그루에 대하여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울주 구량리 은행나무, 영월 하송리 은행나무,
강진 성동리 은행나무, 의령 세간리 은행나무, 금산 요광리 은행나무
4장 마을 신목 - 중부 지방 다섯 그루에 대하여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강릉 장덕리 은행나무, 강화 볼음도 은행나무,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
5장 마을 신목 - 남부 지방 다섯 그루에 대하여
구미 농소리 은행나무, 함양 운곡리 은행나무, 청도 대전리 은행나무,
화순 야사리 은행나무, 담양 봉안리 은행나무

4부 은행나무, 세계로 가다
프롤로그 2010년, 한 논문이 던진 질문
1장 빙하기의 피난처 - 중국 톈무산
2장 한반도의 은행나무 - 청도의 비밀
3장 일본의 은행나무 - 세계로 가는 관문
4장 유럽으로의 상륙 - 네덜란드에서 대륙 전역으로
5장 대서양을 건너 - 미국 필라델피아

출판사 서평

2억 년의 생명사에서 세계의 교류사까지
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한 살아 있는 화석

은행나무는 약 2억 년 전 공룡과 함께 번성했던 고대 식물 계통의 마지막 생존자다. 가까운 친척 없이 홀로 남은 독특한 식물이며, 정자가 편모를 이용해 헤엄쳐 수정하는 원시적인 생식 방식도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 빙하기를 거치며 거의 사라질 뻔했던 은행나무는 중국 중남부의 일부 산지에서 명맥을 이어 갔고, 이후 인간의 손길을 통해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은행나무의 이동 경로는 단순한 식물 전파의 역사가 아니다. 불교의 전래와 함께 중국에서 한반도와 일본으로 건너온 은행나무는 18세기에 유럽과 북미로 전해졌다. 그 과정에는 사람과 지식, 종교와 문화가 오간 흔적이 함께 남아 있다.
특히 경북 청도의 약 500년 된 은행나무가 유럽의 초기 도입 개체들과 유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중국과 독일 학자들의 공동 연구는 은행나무의 전파사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유럽에 처음 전해진 은행나무의 경로를 둘러싼 기존의 설명에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며, 동아시아의 나무가 세계 식물학의 역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이러한 연결고리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과 북미까지 답사의 범위를 넓혔다. 그 결과 은행나무는 한 지역에 뿌리내린 오래된 나무를 넘어, 세계의 역사와 지식을 연결하는 살아 있는 기록으로 독자 앞에 다가온다.

불교의 나무에서 유교의 나무로, 그리고 마을의 나무로
시대와 장소에 따라 새롭게 새겨진 의미

한반도에 뿌리내린 은행나무는 사찰을 통해 전해졌다. 중국을 오가던 승려들이 불법을 전하는 과정에서 나무도 함께 들여왔으며, 장구한 수명과 웅장한 수형은 불교적 상징과 어우러졌다.
조선 시대에 이르면 은행나무는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 성균관과 향교, 서원에 심어지면서 유교적 상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종교와 사상의 변화에 따라 한 그루의 나무가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받으며 새로운 공간에 뿌리내린 셈이다.
은행나무의 이야기는 사찰과 학교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당 앞의 나무는 가문의 기원을 증언하고, 마을 어귀의 당산나무는 공동체의 신앙을 품는다. 전쟁이 일어나던 날 의병들이 모였던 나무 아래에는 역사적 결단의 기억이 남기도 했다.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 나무가 울음소리를 냈다는 전승이 여러 지역에서 반복되는 것 역시 사람들이 은행나무를 역사의 증인으로 여겨 왔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은행나무는 자연과 문화, 종교와 공동체가 만나는 지점에 서 있다. 시대마다 달라진 나무의 의미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사회가 자연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지켜 왔는지, 또 자연유산이 인간의 기억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오래된 나무를 지켜 온 것은 무엇인가?
자연유산을 통해 되묻는 보존의 의미

자연유산은 인간이 만든 문화유산과 다르다. 자연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이 함께 빚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는 오랜 생명력을 지닌 나무인 동시에, 여러 세대에 걸쳐 사람들이 베지 않고 지켜 온 선택과 기억의 산물이다.
수백 년, 때로는 천 년에 가까운 시간을 살아온 나무가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는 것은 단순히 생명력이 강하다는 사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 나무를 소중하게 여긴 사람들, 나무를 보호해 온 공동체, 그리고 나무에 의미를 부여해 온 문화가 함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책은 은행나무를 직접 찾아가 관찰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유산 보존의 의미를 되짚는다. 나무의 역사와 주변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살피는 일은 과거를 확인하는 작업인 동시에, 오늘날 우리가 무엇을 지키고 다음 세대에 무엇을 물려줄 것인지 묻는 일이기도 하다.
매일 스쳐 지나던 은행나무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이 책은 자연유산에 관심 있는 독자는 물론, 한국의 역사와 문화, 식물과 생명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만나고 싶은 독자에게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전국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를 찾아 떠난 10년의 여정
한 그루의 나무에 깃든 생명과 역사를 기록하다

은행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지만, 그 역사를 깊이 들여다보면 결코 평범한 존재가 아니다. 오랜 세월을 견뎌 온 생명체이자, 사람들이 함께 지키고 기억해 온 자연유산이며, 시대에 따라 종교와 사상, 공동체의 의미를 담아 온 문화적 상징이기도 하다.
저자는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며 전국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를 살펴볼 기회를 얻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노거수인 은행나무의 가치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이후 10년간 국내외의 은행나무를 찾아 답사를 이어 갔고, 그 긴 여정의 결실을 이 책에 담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전국 26곳에 자리 잡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로 알려진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가장 굵은 수간을 지닌 나무로 알려진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세계적으로도 드문 대형 이식 사례인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까지, 각각의 나무는 저마다의 생명력과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규모나 수령이 아니다. 나무가 어떻게 오랜 세월을 살아남았는지, 누가 나무를 보호했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그 나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 왔는지를 살핀다. 한 그루의 은행나무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들어 온 시간을 읽어 내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