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빛, 삶의 오후 내가 머물 곳은

챕터스 바이 맥스밀리언에서 장병주 작가의 신작 에세이집 『노을빛, 삶의 오후 내가 머물 곳은』이 출간되었다. 노년의 문턱 앞에 선 작가가 실버타운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며 마주한 낯섦과 회복, 고요한 사색과 내면의 목소리를 담아낸 이 책은, 단순한 체험기를 넘어선 ‘삶의 시’다.
작가는 중년 이후의 삶, 더 정확히는 ‘삶의 오후’를 노을빛의 언어로 써내려간다. 실버타운 입주라는 선택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새로운 공간, 새로운 관계, 새로운 나. 익숙함이 사라진 자리에서 그는 다시 걷고, 다시 쓰며, 다시 느끼기 시작한다. “노트북을 펴고 글을 쓰는 순간, 내가 살아 있다는 작고 단단한 생동감을 느꼈다”는 그의 고백은 이 책을 관통하는 진심이자 고요한 울림이다.

책은 여덟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삶의 국면과 그에 깃든 감정을 조용히 들여다본다.
1장: 어쩌다 들어왔을까? 실버타운으로…
스스로 선택한 공간이었지만, 막상 실버타운에 들어온 후엔 예상치 못한 정서적 파도가 밀려온다. 관계의 단절, 홀로됨, 적응의 어려움 속에서 ‘삶의 준비’라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통찰한다.
2장: 실버타운에서
낯선 공간 속에서 다시 관계를 맺고 자신을 추스르기까지의 여정을 담담히 풀어낸다.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던 이가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그린 회복의 이야기다.
3장: 숲길에서 찾은 나의 행복, 탄천
숲길을 걷는 단순한 행위가 어떻게 마음을 정화하고, 자아를 회복하게 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탄천의 자연이 ‘말 없는 위로자’로 등장한다.
4장: 흙길 위의 자유, 맨발 걷기
흙길을 맨발로 걷는 행위는 단순한 건강 관리가 아닌, 삶의 주체로 다시 서는 선언이다. 발끝으로 느끼는 흙의 온기에서 삶의 감각을 되찾는다.
5장: 아직도 나만 보면 사랑한다는 사람이 있다
유치원생 손자 앞에서, 작가는 지금의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임을 문득 자각한다. 가장 순수한 고백이 주는 벅찬 위로.
6장: 영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음악 영화 속 여성 지휘자의 무너짐을 바라보며, 예술과 인간성의 경계를 성찰한다. 작가는 영화가 아닌 ‘현실’의 이야기로 독자를 데려온다.
7장: 세월을 흘려 버린 어리석은 두 사람
부부로 살아온 시간을 되짚으며, 사별한 남편과 ‘이해하지 못한’ 시간들의 무게를 되새긴다. 타인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솔직하지 못했던 날들에 대한 뒤늦은 고백.
8장: 떠남을 배우며 준비하다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며,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할지에 대한 내밀한 기록. ‘삶의 마지막’조차도 아름답게 떠나기 위한 성찰과 준비가 가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은 실버타운이라는 공간에 대해 궁금했던 독자들에게 현실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공동체 안에서의 인간관계, 개인의 자유, 죽음에 대한 태도까지-실버타운에 입주하고자 고민 중인 이들에게는 삶의 가능성과 과제를 함께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하다.
『노을빛, 삶의 오후 내가 머물 곳은』은 인생의 후반에 접어든 독자들에게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조용한 동행이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ㆍ 실버세대: 노년의 삶을 진심 어린 언어로 되돌아보고 싶은 분
ㆍ 중장년층: 삶의 방향성과 관계의 의미를 새롭게 모색하고 싶은 분
ㆍ 자녀세대: 부모 세대를 이해하고 함께 읽으며 대화의 장을 열고 싶은 분
ㆍ 예비 입주자: 실버타운의 실제 생활을 문학적으로, 그러나 사실감 있게 알고 싶은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