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의 이름은 (조진주 소설집)

다시 나의 이름은 (조진주 소설집)

$13.00
Description
다친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아홉 가지 희망의 전언
담대하게 끌어안은 상처와 갈등을 희망으로 바꾸는 조진주의 첫 소설집
▲ 이 책에 대하여

갈등 속에서 건져 올린 선명한 치유의 서사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불안하고 연약한 존재”

삶을 살아가며 맞닥뜨리는 다양한 고독과 고통의 장면을 관조적인 시선과 밀도 높은 문장으로 구현하며 주목받고 있는 신예 조진주의 첫 소설집 『다시 나의 이름은』이 출간되었다. 2017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등단한 이후 활발하게 활동하며 발표한 아홉 편의 작품을 엮은 이번 책에는 다양한 성별과 연령을 가진 화자들의 갈등과 고독이 풍부한 스펙트럼으로 담겨 있다.
“담담하면서도 설득력 있고 문장과 문장이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소설가 김숨)지면서 “깊고 고요하고 느리고 무거운 분위기가 응축”된 탁월한 문장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작가는 이번 소설집을 통해 “단편소설이 해내기 어려운 일 중의 하나인 분위기의 형상화”(평론가 백지은)를 구축해내고, 삶이라는 여정에서 가장 예민한 갈등의 지점을 선택하는 통찰력과 그 속에서 보편적으로 만날 수 있는 상처를 진실되게 그려내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누군가에게 살갗의 온기를 전할 수 있는 사람”
추락 아닌 비행을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작가 조진주의 첫 소설집

조진주는 소설 속에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감정’을 예리하게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하철 택배 서비스를 하면서도 못다 이룬 꿈을 마음에 품은 할머니(「란딩구바안」), 무대 위를 전전했으나 끝내 무명으로 남은 트로트 가수(「나의 이름은」), 학창시절 왕따 친구를 직장 상사로 만나게 된 계약직 사원(「베스트 컷」), 철없던 시절을 함께 보낸 단짝친구와의 추억을 뒤늦게 그리워하는 여성(「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각자 저마다의 위치에서 무엇 하나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주인공들의 서사는 깊은 상처를 생생하게 목도하도록 이끈다.
작가는 아홉 편의 작품 속 주인공의 상처가 모두 인간의 욕망이 낳은 갈등에서 출발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각각의 화자들은 꿈과 이상, 영원한 사랑, 정의와 도덕, 정당한 대우를 원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이거나 방해 요소들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고군분투한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인물들은 조금씩 ‘인간다운 삶’과 멀어져가고, 작가는 “왜 어떤 고집은 열정이 되고, 어떤 고집은 아집이 되어버리”(「나의 이름은」)냐는 묵직한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의 근원을 따라가다 보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무게에 지친 모든 이들’의 이야기와 맞닿게 된다.
누구나 감정의 과잉이나 무기력함으로 인해 타인과 주고받은 상처를 치유하지 않으면 무너지기 쉬운 시대에 살고 있다. 스스로 처참하게 무너지도록 방치하느냐,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상황에서 빠져나오느냐를 선택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조진주의 소설집은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응당히 누려야 하는 인간다움을 방해하는 요소와 이별하고 ‘진짜 나의 이름’을 찾기를 권한다. 즉, 현실에서 스스로 ‘나’를 지키는 방법을 소설이라는 공간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아홉 개의 단편 속 세속적 갈등 상황이 우리가 처한 현실과 빗대어보게 만들지만, 그 끝에서 모두가 “함부로 대해도 좋을 사람은 아니”(「란딩구바안」)라는 따뜻한 희망적 메시지를 건네준다. 매 문장마다 담담하고 묵직한 울림을 담은 ‘조진주식 희망의 전언’이 현재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선물처럼 다가갈 이유다.
갈등을 피하기보다 한 발자국 떨어져 객관적인 시선으로 마주하고, 상처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자 하는 작가의 사유를 고스란히 담아낸 첫 번째 소설집 『다시 나의 이름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조진주식 문학 세계로 응축된 문장의 힘과 따뜻하고 선명한 시선을 만나게 될 것이다.

조진주 소설에 등장하는 비겁한 인물들을 비양심적인 괴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이들의 행동은 인정을 받지 않으면 도태될지도 모른다는 사회적 압박감과 불안 의식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우리 역시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다만 작가는 그러한 속물적 욕망이 어떻게 우리의 인간다움을 박탈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며, 이러한 세계에서 ‘나의 이름’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간다.
-안지영(문학평론가)
저자

조진주

1985년서울에서태어나고려대국문과를졸업했다.2017년『현대문학』으로등단했다.현재‘어’동인으로활동중이다.

목차

침묵의벽7
우리모두를위한일37
란딩구바안65
꾸미로부터91
나의이름은123
베스트컷149
우리는그렇게조금씩181
모래의빛211
나무에대하여251

작품해설280
작가의말296

출판사 서평

▲줄거리

침묵의벽
다툼후연락하지않던연인‘은규’가동료‘정한영’과함께교통사고를당하고혼수상태에빠지기직전‘나’에게전화를건다.그러나수화기너머에는침묵뿐이었고,은규의누나와정한영의애인과대화하며사건당시의퍼즐조각을맞춰보지만대답없는‘은규’때문에절망한다.

우리모두를위한일
기간제교사인‘나’는정식교사발령을앞두고있다.그러나자신의담당학생인‘현지’가학생부장에게모욕적발언을들었다며공개사과시위를해곤란해진다.학교측은‘나’에게조용히사건을마무리할것을원하지만마음속에선현지의말에동의하는자아와내적갈등을일으킨다.

란딩구바안
자식들을키우느라번역가의꿈을접고여전히생활전선에서일하는‘정옥’은지하철택배배송서비스업무중에전철이정차되어직접두발로목적지로향한다.헤매는길위에서이상한사람들을만나모멸감까지느끼지만,길잃은어린아이를만나며순수했던시절을떠올리고다시목적지로향할용기를얻는다.

꾸미로부터
어느날고슴도치‘꾸미’가집앞현관에서죽어있는것을발견하고‘꾸미’의주인인‘해주’는심한죄책감과범인을밝혀내겠다는복수심에불타오른다.하지만함께살고있던‘나’는곁에서‘해주’가괴로워할때마다자신의트라우마가떠올라점점예민해져간다.

나의이름은
국악고등학교재학생‘주화영’은졸업후밴드보컬‘레나’로,밴드해체후트로트로전향하여‘연주황’이라는무명의가수로살아간다.무대위에서노래하는삶을꿈꿔온그녀는번번이좌절하다결국부고기사로사람들에게마지막이름을알리게된다.

베스트컷
사진작가로활동하다회사홍보팀계약직으로입사한‘현기’는학창시절같은반왕따였던‘원호’를상사로마주한다.하지만‘원호’는‘현기’를힘들었던시절자신의편이되어준의인으로착각한다.‘원호’의기억을편집하는습관은회사직원들과의갈등상황에서‘현기’를불리하게몰아가고,결국‘현기는’자신의기억이왜곡된것이아닐까의심한다.

우리는그렇게조금씩
야간자율학습을하지않고학교구석에서담배를나누어피우며철없는우정을쌓아갔던‘소정’과‘소희’는졸업후각자의삶을살아가다오랜만에조우한다.‘소정’은결혼후남편과이혼하고새로운파트너와공방을차릴계획이지만그것을본‘소희’는세월을통과하며생경한감정을느낀다.

모래의빛
‘윤재’와15년동안연애한뒤이별한‘나’.‘윤재’와연애당시함께한여행지에서몰래유리병에담아온모래를처분하기위해엄마와이모의바닷가여행에동참한다.여자들의사랑과번뇌의대화로가득찬그곳에서비로소모래는자연스럽게파도에밀려나간다.

나무에대하여
결혼후남편과헝가리로이민간고모는남편을여읜후에도시어머니를모시고낯선시골에갇혀산다.‘나’와가족은그런고모를이해할수없지만유럽여행중고모의집에들러함께생활하면서그들의삶과마당에심어진나무한그루가겹쳐보이는지점을목격한다.

▲해설중에서

우리는각자의방식으로불안하다.다만그불안의표정을타인이눈치채지못하게숨기는기술을나날이발전시켜가며태연한척살아가고있을뿐이다.그러는동안가면은견고해지고그내면은텅비어간다.타인의고통뿐만아니라자신의고통에도무감각한괴물이되어간다.이소설집이쉽게상처를입는연약한피부혹은살갗에대해이야기하는것은이때문일것이다.

-안지영(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