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의 섬 (J. G. 밸러드 소설 | 양장본 Hardcover)

콘크리트의 섬 (J. G. 밸러드 소설 | 양장본 Hardcover)

$14.00
Description
“나는 섬이로다”
『로빈슨 크루소』의 전복적 오마주
20세기를 요약하고 21세기를 진단했던 작가,
J. G. 밸러드의 포스트모던-내우주 SF
《더타임스》 선정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 50인’, 그리고 카프카Kafkaesque나 보르헤스Borgesian처럼 성姓의 형용사형만으로 설명 가능한 몇 안 되는 문인 중 한 명인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콘크리트의 섬Concrete Island』(1974)이 현대문학 「JGB 걸작선」의 두 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20세기 후반 세계문학사에서 전대미문의 독창적이고 예언적인 목소리로 여겨지는 밸러드는 1960년대 SF 뉴웨이브 운동을 견인하며 소설의 새로운 차원을 개척함으로써 현대문학을 재정의했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고도의 상징성과 시각 이미지를 다용한, 디스토피아적인 예지로 가득 찬 전인미답의 전위적인 작품들은 ‘현대’에 대한 세계인의 관점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크래시』(1973)에서 『하이-라이즈』(1975)로 이어지는 「도심 재난 3부작」(「콘크리트와 강철 3부작」으로도 불린다)은 밸러드가 1960년대에 골몰했던 종말 후 미래가 아닌, ‘디스토피아로 변모 중인 지금 현재’를 다루는데, 당대의 도시를 ‘정신적으로’ 해부하려는 작가 특유의 대담한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군群이다. 『콘크리트의 섬』은 그중에서 두 번째 소설로, 대도시의 무관심 한가운데서 교통섬에 좌초한 한 남자-콘크리트 지옥의 로빈슨 크루소-의 드라마를 통해 현대의 삶과 세계에 대한 밸러드식 소외의 시학詩學을 보여 준다. 이 책에는 밸러드의 열정적인 독자 닐 게이먼의 열렬한 「해제」와 영국 작가 트래비스 엘버러의 「전기적 약력」, 잡지에 게재된 단편소설을 비롯해 밸러드의 저작을 총망라한 「작품 목록」을 실어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

1973년 4월 22일 오후 3시경, 35세의 건축가 로버트 메이틀랜드는 런던 중심부 웨스트웨이 입체교차로에서 과속으로 주행하다 임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재규어에 탄 채로 추락한다. 그는 족히 30미터는 넘는 경사면을 가까스로 기어올라 고속도로로 돌아가지만, 구조를 요청하는 간절한 몸짓에 응답하는 운전자는 한 명도 없다. 설상가상, 비상 전화가 있는 건너편 갓길에 닿으려면 평균 시속 100킬로미터의 3차선 자동차 행렬을 뚫고 지나가야 하는 상황. 그러나 간신히 잡은 기회는 결국 그가 도난 차량에 치여 다시 굴러떨어짐으로써 실패로 끝나고 만다.
메이틀랜드는 자신이 세 갈래 고속도로 교차점의 황무지에 생겨난 200미터 길이의 교통섬에 불시착했음을 깨닫게 된다. 큰 부상을 입고 거동마저 힘들어진 그는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거나 혹은 자력으로 벗어날 때까지 이곳에 갇혀 망가진 재규어와 차에 실려 있던 공구함, 정찬용 정장, 부르고뉴 백포도주 여섯 병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저자

J.G.밸러드

제임스그레이엄밸러드JamesGrahamBallard
1930.11.15.~2009.4.19.
‘우리는거대한소설속에살고있다.’
20세기후반세계문학사에서전대미문의독창적이고예언적인목소리로여겨지는J.G.밸러드는1960년대SF뉴웨이브운동을견인하며소설의새로운차원을개척함으로써현대문학을재정의했다고평가받는작가이다.고도의상징성과시각이미지를다용한,디스토피아적인예지로가득찬전인미답의전위적인작품들은‘현대’에대한세계인의관점을형성하는데지대한영향을미쳤다.
밸러드는제2차세계대전이발발하기10년전중화민국상하이조계租界에서태어났다.태평양전쟁당시일본군민간인포로수용소에억류되었다가종전후영국으로송환된다.대학에서의학과영문학을공부했으며공군에입대하여조종사훈련을받았다.치외법권에서보낸유복한유년기,전란에서살아남기위해고투했던수용소에서의사춘기,전후戰後영국에서의청년기-인생의전반前半을비/초현실적인‘시간’과‘공간’의극한상황에서살았던밸러드는개인과사회의무수한파국을마주하며,소설은이미거기에존재하므로작가의임무란리얼리티를창조해내는것이라고이야기하면서모순으로가득한20세기후반의인간존재방식을표현하려했다.
그는현대문명의병리학적인잔혹상-다국적기업이주도하는소비사회,미디어과잉으로인한생활의통제,음모론이판치는정부간이데올로기담론,과학기술의비인간화등을동일한폭력의다른형태로간주하고,이러한세계에서살아가는주인공이불안과강박에시달리다‘에로스’와‘타나토스’같은강렬한이미지에매료되어극단으로치닫는모습을냉정하며분석적인시선으로묘사했다.또한외부환경과인간의내면에펼쳐지는의식/무의식의상호작용에초점을맞추어SF의우주개념을‘내우주’로전환시킴으로써문학성을꾀했다.이와같은밸러드만의문학적특수성은형용사‘밸러드풍Ballardian’이라는신조어를탄생시켰고,사전에등재되었다.
‘나는나의작품을경고로본다.나는길옆에서서“속도를줄여!”라고외치는바로그남자다.’

목차

1가드레일을넘어서
2경사면
3부상과탈진
4식수원
5경계철선
6폭풍우
7불타는자동차
8조난신호
9고열
10방공호
11구출
12곡예사
13모닥불신호
14독한모금
15뇌물
16식량공급원
17결투
185파운드
19짐승과기수
20섬의명명식
21광기의바닥
22문의움막
23공중그네
24탈출

J.G.밸러드후기
해제
옮긴이의말
J.G.밸러드전기적약력
J.G.밸러드작품목록

출판사 서평

『콘크리트의섬』의구성은「후기」에서밸러드가직접소개하듯이,대니얼디포의『로빈슨크루소』를따르고있다.소설의전반부에서메이틀랜드는생존과탈출이라는,무인도생존물에서가장중요한두가지목표에천착한다.하지만그의모습은크루소와평행선을그리면서도어딘가뒤틀려있다.크루소에게물자로가득한난파선이있었듯이,메이틀랜드에게는폐차들과도로에서떨어진음식쓰레기가있다.농업지식이크루소의목숨을구했듯이,자동차와건축에대한지식이메이틀랜드의목숨을구한다.그럼에도섬을탈출하고자하는메이틀랜드의시도는하나같이어색하고충동적이며진심이아닌것처럼보이기까지한다.
소설의후반부에서메이틀랜드는『로빈슨크루소』의프라이데이를반으로나눈듯한두명의인물을만나게되며,이들을통해원래의세계로돌아갈수있는길이열린다.그러나전반부/후반부를가르는분수령인메이틀랜드의“나는섬이로다”라는선언이야말로,『로빈슨크루소』를완전히뒤집어엎는『콘크리트의섬』의독특한지점이다.

메이틀랜드는성공한건축가이자,부유한중산층가정의가장이다.여덟살난아들이있지만그의사무실책상서랍에는아들이아니라자신의어린시절사진이들어있다.서로의존재를알고있는부인과정부사이에서이중생활을하며,그녀들은그가귀가하지않더라도으레상대방과함께있으리라고여긴다.사무실직원들은그가자리를비워도업무를수행하는데차질이없도록교육받는다.그의부재는주변인들에게즉각적인영향을미치지않으며,이는곧그의실종이쉽게알려지지않으리라는것을짐작케한다.

[…]오늘은사흘의회의일정이끝나는날이라이미지쳐있었고,거기다헬렌페어팩스와일주일을보낸직후에아내를만나야하는터라살짝곤두서있기도했기때문에,그런상황에서고속도로에서과속을했다는사실이거의의도적으로사고를계획한것만같은느낌이었다.일종의기괴한자기합리화를위해서.
_10~11쪽「1가드레일을넘어서」에서

밸러드는자신의작품에서한결같이현대문명의병리학적인잔혹상을폭력으로간주하고,이러한세계에서살아가는주인공이불안과강박에시달리다‘에로스’와‘타나토스’같은강렬한이미지에매료되어극단으로치닫는모습을냉정하며분석적인시선으로묘사했다.또한외부환경과인간의내면에펼쳐지는의식/무의식의상호작용에초점을맞추어SF의우주개념을‘내우주’로전환시킴으로써문학성을꾀했다.『콘크리트의섬』에서도콘크리트도시속인간의소외,실패한도시계획,계급등현대도시이면에도사린문제에대한밸러드식경고를발견할수있다.이는주인공메이틀랜드로하여금비인간화한사회에서잃어버린자유를찾기위해극한상황에서의생존을자발적으로택하도록유도한다.

[…]나는이렇게생각했다.‘이사람은지금섬에있어.하지만어떻게보면,평생을섬에갇혀있었던거야.’일종의계시와도같은경험이었다.
_242쪽「닐게이먼해제」에서

『콘크리트의섬』은‘밸러드의공간적상상력이극대화된작품’으로손꼽힌다.《월간사이언스픽션》(1975년1월호)과의인터뷰에서작가는복잡하게뒤얽힌교차로는현대성의집속점集束點같은공간이라고말한바있는데,그곳에서추락한메이틀랜드는외부의시선으로그공간을주시하게된다.런던공항으로향하는차들이그의앞을가로지르고,높이솟은런던의고층아파트들이그를굽어본다.런던이란대도시는메이틀랜드의변화에따라귀환할장소와적대적영역사이를오간다.섬이라는무대안의풍경은처음에는명확하지않지만메이틀랜드가탐험에나선후에조금씩속을드러내며,섬의자연은메이틀랜드의외면과내면의경계가흐려질때마다마치인간처럼그와상호작용한다.
메이틀랜드가겪은사고는무인도에홀로버려지는것과마찬가지이고,결국문명이인간에게장착해준자존심과정신적인지원체계를전부해체하고보다원시적인모습으로돌아가려는도전이다.섬은밸러드의표현에의하면‘우리영혼의외부주둔지’같은장소이며,밸러드식내우주SF의진가가여기에있다.

언제나여러해석을불러오는밸러드의작품답게『콘크리트의섬』에대한해석역시분분하다.이를테면프랑스문예지《르마가진리테레르》의편집장앙투안그리세는『콘크리트의섬』이궁극적으로도시사이의공간에서근대의표류물로살아가는‘현대의프라이데이들’에관한이야기라고보았다.또한처음섬에도착한메이틀랜드는죽음을맞이했고보다강한새로운인간으로거듭났으며,이러한주인공의변용이독자에게비슷한변신을촉발하기위한장치라고주장했다.영국앵글리아러스킨대학교의연구원지넷백스터는메이틀랜드를‘카프카적인크루소’라고보았는데,프란츠카프카의단편소설「굴DerBau」과『콘크리트의섬』두작품에서‘듣기’가생존전략인동시에고조된불안이라는감각으로서기능한다는점에서유사하다고설명했다.
비교적짧은분량,『로빈슨크루소』의계보를잇는무인도생존물이란장르,그나름으로현실적이면서신문의해외토픽란에실려도전혀어색하지않을고립상황,단순화를지향하는사건의성격,몇안되는등장인물까지,『콘크리트의섬』은밸러드의작품세계에서보다대중적으로읽힐만한소설이다.아울러더없이몽환적이고치열하며허무하고도착적이고혐오스러운,지극한밸러드다움도느낄수있어밸러드장편소설을처음접하는독자들에게입문용으로권할만한책이다.

한편,2011년스페인의제작사필맥스는『콘크리트의섬』영상화계획을발표했다.감독으로브래드앤더슨이,메이틀랜드역으로(또다른밸러드원작의영화〈태양의제국〉에서짐으로분했던)크리스천베일이낙점되었으나영화티저포스터가공개된이후아쉽게도추가소식은없다.

현대문학에서는2009년타계한밸러드의10주기를기리며「JGB걸작선」을준비했다.2009년『헬로아메리카』에이어2021년에는『콘크리트의섬』뿐만아니라『밀레니엄피플』이연내선보일예정이다.50년간발표된모든단편소설중에서스물다섯편을엄선한세계문학단편선『제임스그레이엄밸러드』를통해전작품세계의핵심으로여겨지는그의단편을연대순으로접했다면,「JGB걸작선」을통해좀더진전된주제와작가로서의자신을해방시킨듯한‘밸러드풍Ballardian’장편소설을본격적으로만나볼수있을것이다.『콜린스영어사전』에따르면‘밸러드풍’은‘J.G.밸러드의장편소설과단편소설에서묘사된환경-특별히디스토피아적인현대성,암울한인공경관,기술적이고사회적혹은환경적발전의심리적인효과-과유사하거나연상시키는’이다.『영국인명사전』항목에는밸러드의작품에대해‘에로스,타나토스,대중매체와신기술’로가득차있다고설명되어있다.

어린시절에는어른이된나의미래를준비하는가장좋은방법이J.G.밸러드의작품을읽는것임을이해하지못했다.승무원들이대를이어가면서조종하는세대우주선이나은하제국은눈속임일뿐이며,성인으로서맞이할세계를실제로쓰는작가는밸러드란것을어떻게알수있었겠는가.[…]
_244쪽「닐게이먼해제」에서

[추천사]
●미로,건물,벙커……밸러드는폐쇄적이고잔혹한환경의심리학에매료되었던작가다.외계우주보다는내우주야말로그의SF영역이다._《가디언》

●『콘크리트의섬』은텅빈인간,즉알맹이없는의견들의맹공을저지하는데실패하고만무력한이성을묘사하는밸러드의방식이다.그는정체성정치의종족중심주의와발칸화로야기된폭력을용인하는세계를폭로한다._《뉴잉글리시리뷰》

●밸러드의난폭하고적확한글에당신은속수무책으로끌려간다.당신은그를믿고,그의비전을받아들인다.무서운일이다._《선데이텔레그래프》

●밸러드에대해무언가를예상하려했다면헛수고한것이다.밸러드는반드시그예상들을전복시킨다.우리가아는것이라고는그가쓸소설들을어느누구도쓸수없고,감히추측조차할수없다는점이다._《옵서버》

●밸러드의세계에발을들여놓았다면,당신은이제빠져나오기어려운교령회에붙들린것이나다름없다.그의수법이그렇게강력하다._《더타임스》

●어마어마한창의력의작가.밸러드는칼비노처럼현대의삶의공허하고박탈당한공간을상상의보이지않는도시와경이로운세계로채우는놀라운재능을가졌다._맬컴브래드버리(작가ㆍ문예평론가)

●J.G.밸러드에대해우선하고싶은말은그가최고의SF작가가아니라는것이다.그는말할것도없이당대최고의작가다._앤서니버지스

●문체와내용의선지자.가히문학에서의살바도르달리나막스에른스트라할만하다._《워싱턴포스트》

●밸러드는실로문학적초현실주의자이며,그의몽환적인내러티브는카프카의더욱음울한우화들,콘래드의『암흑의핵심』,조지오웰의『1984』,그리고윌리엄골딩의『파리대왕』과윌리엄버로스의『네이키드런치』를연상시키는정신분석학적강렬함을보인다._마이클더다

●밸러드는이국적인상징과심리적인통찰을결합시켜영어권에서가장정련되고농밀한산문을창조해냈다._마이클무어콕

●소년인나는J.G.밸러드를사랑했다.10대였던나는J.G.밸러드를사랑했다.그리고어른이된나는,J.G.밸러드를사랑했다._닐게이먼

●J.G.밸러드는동시대를무대로삼은마술사이자문학적파괴자다.그의환상적인풍경은영국문학사에서가장오래도록기억에남을것이다.그어떤작가도이토록황홀한명징함이나기이한힘을가지지못했다._이언톰프슨

●이성과악몽의결혼,J.G.밸러드는‘풍요한사회’의취약성을폭로한다._《시티저널》

●J.G.밸러드는창작의다양성과서술언어의풍성함으로명성이자자하다._《타임스리터러리서플러먼트》

●본연의상상력을점차상실해가는왜소한세계에서J.G.밸러드는홀로우뚝서있다.선견지명을가진희대의이단아로서._《아이리시타임스》

●밸러드는문단에서몇안되는진정한초현실주의작가이며,가장불편한현실에대한핫라인을가지고있는것같다.가장높은수준의그의산문은빈틈없이들어찬이미지의덩어리일뿐만아니라,수은과같이밀도높고영롱하며,소설보다낯설다._앤절라카터

●현대문학에서가장인상적이고,설득력있고,개성적인상상력._윌리엄보이드

●밸러드는지난세기의가장독창적인영국작가로기억될것이다.그리고원맨장르로.그와같은이를본적이없다.그는확고부동하게독자적이다.그의크림같은경이로운산문,심상의불가사의하고돌연한확장은얼마나큰영향을미쳤는지!_마틴에이미스

●동시대소설에서가장중요하고지적인목소리._수전손태그

●현대소설의위대한마술사._브라이언W.올디스

●전후소설의가장빛나는별._킹즐리에이미스

●밸러드는정말환상적이었다.그는환상적으로썼고,환상적인작품을썼다.라디오헤드부터게리뉴먼,조이디비전,심지어버글스까지모두가그의영향을받았다.물론그는작가로서의나에게도확실하게영향을끼쳤다._G.P.테일러

●J.G.밸러드는현대문학을재정의했으며,영화에도깊은영향을미쳤다._마크커모드(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