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의 치과의사 (홀로코스트 신없는 세계에서의 나날)

아우슈비츠의 치과의사 (홀로코스트 신없는 세계에서의 나날)

$19.21
Description
나는 유대인이고, 141129번 수용자였으며, 수용소 내 치과의사였다
나는 이 책에서 가장 덜 중요한 사람이다
홀로코스트에서의 경험을 담은 회고록『아우슈비츠의 치과의사』. 우리는 지금까지도 홀로코스트 희생자가 400만 명인지 600만 명인지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언제나 수백만을 논하고 있는 것이다. 그 속에서 살아 돌아온 극소수, 그들 중에서도 몇몇 이들만이 자신이 겪은 것을 대중 앞에 말할 수 있었고, 이제 그들 대부분은 생을 마감했다. 1919년에 브로네크 야쿠보비치로 태어났으나 종전 후 1949년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벤저민 제이콥스로 이름을 바꾼 지은이 역시 2004년 1월에 숨을 거뒀다. 그는 오랫동안 미국 전역을 오가며 자신의 홀로코스트 경험을 증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회고록을 낸 것은 종전 후 반세기가 지난 1995년, 후두암에 걸려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직감한 뒤였다. ‘아우슈비츠’로 표상되는 홀로코스트의 기억은 박물관 전시실 속에나 남겨질 운명에 처해 있는 것이다.

1941년 5월 5일 아침 나치에게 끌려가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해 1945년 5월 3일 해방을 맞기까지의 나날들을 담은 이 책은, 그렇지만, 여느 홀로코스트 회고록과는 달리 고문을 당하거나 존엄성이 짓밟히는 고통스러운 순간에 주목하지만은 않는다. 우리는 지은이가 수용소 내 의사였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는 강제수용소에 대한 우리 인식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고된 노동에 시달리다 쓰러져 죽거나 가스실에 끌려가 죽는 등 유대인 학살에 집중된 이미지들을 떠올려볼 때, 이런 질문이 남겨진다. 수용소에 의사가 있을 필요나 이유가 뭐란 말인가?

하지만 ‘강제노동수용소’라는 이름에서 보듯이, 수용소는 단순히 유대인을 말살시키고자 한 공간이 아니었다. 그곳은 동시에 수용자들에게서 노동력을 짜내고, 그들 노동력을 팔아넘기는 공간이기도 했다. 수용자들이 노동할 수 있는 한 그들을 살려두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또 나치 친위대원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수용소 내에는 의무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거기에 있는 것이 고작 붕대나 요오드, 진통제뿐이었을지라도. 이 책이 다른 홀로코스트 회고록과 구별되는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지은이는 수용소 내 치과의사로서 수용자들 입안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나치 입안을 들여다보았고, 치과의사라는 직업상 여느 수용자들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서 수용소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드러나는 인간 군상은 상당히 복잡하고 미묘하다.
다섯 개 강제노동수용소에서 보낸 4년을 담담히 써내려간 이 책은 그곳에서 먹고, 자고, 치과진료소로 오는 이들을 치료하고, 누군가를 만나거나 작별 인사도 건네지 못한 채 헤어지고, 고문을 당하거나 예상치 못한 선의를 받고, 기쁘거나 슬픈 일을 겪은 기억들로 빼곡하다. 5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게 사진처럼 선명하게 남아 있는 이 기억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수용자들 사이에 서 있는 당신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몇몇 온라인 서평은 이 놀랄 만큼 생생하게 남아 있는 기억에 혹시 지어낸 게 아니냐는 의문을 내비치기까지 했지만, 다른 많은 홀로코스트 회고록이 보여주듯이 고통은 인간 마음에 결코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겨놓는다. 홀로코스트에 대한 이야기는 따라서 기억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 다른 홀로코스트 생환자이자 198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이 이렇게 말했듯이. “기억이 없다면, 우리 존재는 빛이 스며들지 않는 감옥처럼 황량하고 불투명할 것이다.”
저자

벤저민제이콥스

1919년브로네크야쿠보비치BronekJakubowicz로태어났지만1949년미국으로건너가면서벤저민제이콥스로이름을바꿨다.1941년5월5일폴란드의작은유대인마을도브라에서나치에게끌려가1945년5월3일카프아르코나호에서의참사로해방을맞기까지4년간다섯개강제노역수용소에서포로생활을했다.전쟁이끝난후미국보스턴에정착해미국전역을순회하며홀로코스트경험을증언했다.미국에서1987년까지사업가로살았으며,해방후반세기가지난1995년에이르러서야수용소생활에대한회고록,《아우슈비츠의치과의사》를냈다.2004년1월숨을거뒀다.

목차

서문

추방
폴란드의작은유대인마을
전격전
독일의점령
게토
첫번째수용소:스테이네츠크
사랑에빠지다
고문
두번째수용소:구텐브룬
가족들의죽음
아우슈비츠로가는화물차안에서
세번째수용소:아우슈비츠
네번째수용소:퓌르슈텐그루베
전쟁의막바지:1943~1945
죽음의행진
다섯번째수용소:도라-미텔바우
재앙이덮치다
침몰
우리는어디로가는가
전쟁후의독일
후기

옮긴이의글

출판사 서평

“벤저민제이콥스는간결하면서도정직한문장으로수용소존재의가차없고무의미한잔혹성을,결국에는생존의기적을드러낸다.”_《북리스트》

“홀로코스트생환자의가공되지않은실존적경험을다룬책……고통스럽기짝이없는순간을묘사하는벤저민제이콥스의능력은이책이이룬가장위대한성취다.”_《브리지》

“벤저민제이콥스는주목하지않을수없는목격자다.”_《퍼블리셔스위클리》


아우슈비츠이후에시는가능한가?이너무나도유명한명제가간명하게말해주듯이,홀로코스트가얼마나끔찍한것이었는가에대해서는더이상설명이필요치않을지도모른다.우리는이미학교에서부터이참상을배울뿐더러홀로코스트를다룬수많은책과영화가존재하기때문에(심지어우리는VOD서비스에서‘홀로코스트영화’라는분류를발견할수도있다).그렇다,이책은홀로코스트에대한이야기다.그러나여러분에게이이야기를소개하기전에한가지질문을거꾸로던져보아야한다.왜그토록많은책과영화가필요했을까?과연홀로코스트작품들은충분할만큼많은가?프리모레비가지적했듯이,우리는지금까지도홀로코스트희생자가400만명인지600만명인지알지못한다.그럼에도언제나수백만을논하고있는것이다.그속에서살아돌아온극소수,그들중에서도몇몇이들만이자신이겪은것을대중앞에말할수있었고,이제그들대부분은생을마감했다.1919년에브로네크야쿠보비치로태어났으나종전후1949년미국으로건너가면서벤저민제이콥스로이름을바꾼지은이역시2004년1월에숨을거뒀다.그는오랫동안미국전역을오가며자신의홀로코스트경험을증언했음에도불구하고이회고록《아우슈비츠의치과의사》를낸것은종전후반세기가지난1995년,후두암에걸려생이얼마남지않았을지도모른다는것을직감한뒤였다.‘아우슈비츠’로표상되는홀로코스트의기억은박물관전시실속에나남겨질운명에처해있는것이다.
1941년5월5일아침나치에게끌려가는장면에서부터시작해1945년5월3일해방을맞기까지의나날들을담은이책은,그렇지만,여느홀로코스트회고록과는달리고문을당하거나존엄성이짓밟히는고통스러운순간에주목하지만은않는다.우리는지은이가수용소내의사였다는점을잊지말아야한다.이는강제수용소에대한우리인식과정면으로배치된다.고된노동에시달리다쓰러져죽거나가스실에끌려가죽는등유대인학살에집중된이미지들을떠올려볼때,이런질문이남겨진다.수용소에의사가있을필요나이유가뭐란말인가?하지만‘강제노동수용소’라는이름에서보듯이,수용소는단순히유대인을말살시키고자한공간이아니었다.그곳은동시에수용자들에게서노동력을짜내고,그들노동력을팔아넘기는공간이기도했다.수용자들이노동할수있는한그들을살려두어야할필요가있었던것이다.이러한이유로(또나치친위대원들의건강을위해서도)수용소내에는의무실이마련되어있었다.거기에있는것이고작붕대나요오드,진통제뿐이었을지라도.이책이다른홀로코스트회고록과구별되는지점은바로여기에있다.지은이는수용소내치과의사로서수용자들입안을들여다보는동시에나치입안을들여다보았고,치과의사라는직업상여느수용자들에비해유리한위치에서수용소내부를들여다볼수있었다.이를통해드러나는인간군상은상당히복잡하고미묘하다.
신에대한믿음을저버린이들이있는가하면끝끝내신앙을지킨이들이있었고,이득을취하고자동료들을밀고하는수용자가있는가하면제대로일하지못하는수용자를아무렇지도않게총살하면서도어떤순간에는인간적인면을보이는나치가있었다.이렇듯복잡한면면은지은이에게서도드러난다.그는한편으로는의사라는직업에따르는사회적존경이수용소내에서는‘특혜’(더많은배식,고된노동으로부터의배제등)로돌아오기때문에죄책감에시달리는가하면,다른한편으로는죽은수용자들입안에서금니를빼내라는명령에치를떨고역겨움에몸서리친다.고통스럽고모욕적인나날들이이어지는가하면믿을수없게도수용소바깥의폴란드인소녀와사랑을나누는나날들이이어지기도한다.유대인을향해사악한행위를거리낌없이저질렀던이들이그들각자의집에서는좋은아버지나어머니가될수있었듯이,수용소역시온갖잔학한행위가벌어지는한편수용자들이일상적인삶을살아가는양가적인공간이었다.
다섯개강제노동수용소에서보낸4년을담담히써내려간이책은그곳에서먹고,자고,치과진료소로오는이들을치료하고,누군가를만나거나작별인사도건네지못한채헤어지고,고문을당하거나예상치못한선의를받고,기쁘거나슬픈일을겪은기억들로빼곡하다.50년이라는세월이무색하게사진처럼선명하게남아있는이기억들을따라가다보면어느새수용자들사이에서있는당신자신을발견할수있을것이다.몇몇온라인서평은이놀랄만큼생생하게남아있는기억에혹시지어낸게아니냐는의문을내비치기까지했지만,다른많은홀로코스트회고록이보여주듯이(홀로코스트회고록까지갈것도없이우리는일본군위안부,세월호,광주등거대한비극에휘말렸던이들이당시를생생하게기억한다는사실을알고있다)고통은인간마음에결코지워지지않는흔적을남겨놓는다.홀로코스트에대한이야기는따라서기억에대한이야기이기도하다.또다른홀로코스트생환자이자1986년노벨평화상수상자인엘리위젤이이렇게말했듯이.“기억이없다면,우리존재는빛이스며들지않는감옥처럼황량하고불투명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