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 무 많이 -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016

반반 무 많이 -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016

$13.00
Description
단짠 단짠 매콤 새콤
음식보다 맛깔난 이야기의 매력 속으로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16권. 《반반 무 많이》는 ‘헬조선 원정대’ 시리즈(〈을밀대 체공녀 사건의 재구성〉, 〈의열단 여전사 기생 현계옥의 내력〉)로 역사와 SF의 절묘한 조합을 보여 주고 있는 김소연 작가가 ‘역사와 음식’ 이야기 5편을 맛깔나게 담은 소설집이다.
작가는 한국 현대사 중에서도 1950년 육이오전쟁부터 1990년대 IMF 시기까지를 10년 단위로 나누고, 각 시기마다 새로 탄생했거나 인기 있었던 음식 다섯 가지를 골라, 음식과 역사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냈다. 각 음식만큼이나 맛깔난 이야기들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역사를 새롭게 맛볼 수 있다.

한국 현대사 속에서 탄생하고 꾸준히 사랑받는 음식 다섯 가지를 통해 육이오전쟁 당시부터 1990년대까지 시대상을 10년 단위로 들여다보고자 했다. 그리하여 이 책에 실은 다섯 편의 짧은 소설은 무너진 세상에서 솟아날 구멍을 찾아내는 한국인과 그들에게 에너지가 되어 준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다
- ‘작가의 말’에서

저자

김소연

역사와전통문화를문학으로승화한작품들이좋은평가를받았으며최근SF에까지장르를넓히고있다.겉보기에는목소리크고쾌활해보이지만알고보면이동화속인물승아못지않은소심쟁이이다.2005년월간[어린이동산]동화공모에서중편「꽃신」으로최우수상을받았고,2007년『명혜』로제11회‘창비좋은어린이책’원고공모창작부문대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역사동화동화책『...

목차

고구마보퉁이
준코고모와유엔탕
떡라면
민주네떡볶이
반반무많이!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전쟁이라는생존게임에서삶을지탱해주는달콤함_고구마
서울에살던영진과엄마는전쟁을피해엄마의친척이있다는대구로피란을떠난다.피란길은전쟁터만큼이나고통스럽다.발을다친어린영진에게는더욱더그러하다.하지만육체적고통보다더힘든것은배고픔이다.고통스럽고허기진피란중에모자는우연히빈집하나를찾아들어간다.또다른누군가피란을떠나며버린집이다.마침그집뒷마당텃밭에심어진고구마를발견한모자는전쟁도잊은채허기를채우고,고구마의단맛은피란에지친모자에게큰힘이된다.이튿날모자는배고픔과잠자리를해결하고도남은고구마를보퉁이에싼채다시피란길에나선다.영진과엄마에게이제고구마는음식이자재산이다.모자는무사히대구에도착해,전쟁의고통을잠시나마잊을수있을까?

“엄마가얼른불지필테니이거구워먹자.”
나는빙그레웃으며고개를끄덕였다.
군고구마를까먹느라여념이없는데저쪽에서바스락거리는소리가났다.엄마와나는겁이덜컥나온몸이굳었다.밤중에만나는낯선사람처럼무서운건없다.
-<고구마보퉁이>
-
폐허속에서도꿈을잃지않는뜨거운열정가득담은얼큰함_부대찌개
전쟁중에부모와떨어지게된남희와순자고모는잃어버린부모를찾아고향인개성을떠나부산까지가게된다.결국부모님을찾지못한남희와고모는낯설고무너진폐허에서꿀꿀이죽으로허기를달래며삶을이어간다.하지만일본유학까지다녀온엘리트였던고모에게는이별의슬픔보다,조카를지켜야한다는부담보다더큰꿈이있다.바로경양식집을차려성공하는것이다.결국고모는그꿈을이루기위해남희를데리고의정부로가기로마음먹는다.배고픔도참아가며힘들게도착한의정부에서둘은난생처음으로‘유엔탕’이라는음식을먹게되고,얼큰하고도짭조름한맛에힘을얻은고모는또다른폐허일뿐인낯선의정부에서남희를지키고꿈을꼭이루겠다고결심하는데.고모의꿈은이루어질까?

“어머!이게다뭐야?”
냄비안에는햄과소시지,김치와파가고춧가루에범벅인채로김을무럭무럭내고있었어.김과함께내콧속으로찔러들어오는마력의냄새가굶주린창자를뒤집어놓았지.
유엔탕은첫눈에봤을때는김치찌개같기도하고육개장같기도했지만한숟가락떠먹어보니완전다른맛이었지.
-<준코고모와유엔탕>

뜨거운피와땀그리고눈물로끓여낸칼칼함_라면
동대문옷공장에서땀에절고피흘려가며힘들게일해여섯식구의삶을책임지는성자에게힘이되는것은월급날온가족이둘러앉아먹는라면이다.그순간만큼은어느부잣집식사부럽지않다.성자네가지방에서서울로올라와처음으로맛본음식도칼칼한라면이었다.그라면덕분에청계천판자촌에서의힘든생활을버틴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그러던어느날성자네가살고있는판자촌이철거되는일이벌어진다.청계천을덮고새길을내기위해서라고했다.나라에서는그대신에철거민들에게경기도광주에대단지를만들어집을준다고약속했다,과연그약속은믿어도될까?그리고성자네는다시둘러앉아라면을먹을수있을까?

“라면이네?”
“지난번에언니가사온거안먹고아껴둔거야.”
성옥은김이펄펄나는라면그릇을성자앞으로밀어주었다.언니가출퇴근전쟁을치르느라삶아놓은행주처럼늘어지는것이딱한눈치였다.
-<떡라면>

최루탄가스에뒤덮여도굴하지않는마음과닮은쫀득함_떡볶이
성희네는신문기자로일하느라집에들어오기힘든아빠와늘집밖에서취미활동에열심인엄마때문에빈집일때가많다.서울신촌대학가에자리해있다보니최루탄가스냄새가동네를뒤덮을때도많다.그런성희에게쫀득쫀득단짠단짠떡볶이는학교와학원스트레스는물론최루탄가스냄새를잊게해주는음식이고,그중에서도‘민주네떡볶이’는성희가맘놓고먹고수다떨수있는아지트다.하지만성희에게는떡볶이먹을때만큼좋을때가또있다.대학생인동호삼촌이놀러올때다.그런데어느날데모에참가했던삼촌이경찰서에붙잡혀가는일이벌어진다.그리고민주네떡볶이포장마차에서도싸움이일어나는데….

민주네떡볶이는여느때와같이평화롭게성업중이었다.나는천천히발걸음을옮겨포장마차로다가갔다.
“아줌마떡볶이오십원어치요.
나혼자애태우던사정을알리없는민주네아줌마는그무심한표정그대로수저통에담긴포크를가리켰다.
“찍어먹고가라.”
-<민주네떡볶이>

부도난국가,무너진가정에서도바스러지지않는마음같은바삭함_치킨
국가부도라는충격적인사건에일자리를잃은아버지와치킨집을하게된현식이.그리고현식이와같은반친구지만현식네와는달리종합금융회사중역인아버지를둔덕분에유복한진우네.어느날치킨을좋아하는진우네집으로‘반반치킨’배달을가게된현식은자신과는처지가다른진우네가족을보고잠시씁쓸한기분을느낀다.하지만현식은아버지를도와더열심히치킨집일에열중하는것으로그런기분을떨쳐내려한다.한편,학교에서대학입학이확정되었다는소식을들은진우는들뜬마음으로집으로향한다.그렇지만헐레벌떡도착한집에서는낯선사람들이집안곳곳에빨간딱지를붙이느라정신이없고,소파에앉은엄마는얼굴을가린채훌쩍이고있다.과연진우네집엔무슨일이벌어진걸까?

“나라가저모양인데치킨시켜먹을맛이나겠어.”
현식은1년가까이잊고살았던불안감이다시고개를드는걸느꼈다.치킨집은절대망해서는안된다.아버지가또실패를맛보아서는안된다.이번에무너지면아버지는다시는일어서지못할지도모른다.현식에게남은가족이라고는아버지가전부였다.
-<반반무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