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버린 사람들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사건의 기록)

조국이 버린 사람들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사건의 기록)

$20.24
Description
KBS 다큐인사이트 2021년 광복절 기획 〈스파이〉 편 방영!
군사 정권 시기 국가가 저지른 범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조작 사건
희망을 품고 찾아온 조국에서 가혹하게 버림받은 사람들,
이들이 겪은 비극의 실체를 밝힌 첫 책, 개정판으로 출간!
비록 재일동포 유학생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도 다루었던 고 손유형 씨가 2021년 10월 19일 무죄선고를 받았다. 일본 오사카에서 사업을 하던 손유형은 1981년 국내에 입국했다가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해야 했고, 1998년 특별사면으로 석방되었다. 이후 일본에서 양심수동우회에서 활동하던 그는 2014년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 책은 이처럼 조국을 찾았다가 가혹한 비극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재일동포들, 그중에서도 간첩으로 몰렸던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조작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노력의 산물이다. 2015년 초판 발행 이후, 여러 언론과 시민사회의 주목을 받았지만 널리 알려지지 못하고 절판되는 운명을 맞아야 했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졌고, 2021년 ‘KBS 다큐인사이트’에서 광복절 기획으로 방송한 〈스파이〉가 화제가 되면서 다시 한 번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그에 힘입어 이렇게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저자

김효순

1974년서울대정치학과를나왔다.〈동양통신〉〈경향신문〉을거쳐〈한겨레〉창간에간여해도쿄특파원,편집국장,편집인을지냈다.2007년부터취재현장에서대기자로활동하다가퇴직했고,‘포럼진실과정의’공동대표등을맡고있다.한일관계,동아시아의평화,화해,시민운동등을테마로글을쓰고있으며,역사에버림받은사람들에대해관심이많다.저서에《나는전쟁범죄자입니다》(2020),《조국이버린사람들》(2015),《간도특설대》(2014),《역사가에게묻다》(2011),《나는일본군,인민군,국군이었다》(2009),《가까운나라모르는나라》(1996)가있다.

목차

개정판서문
들어가는글

1학자,작가,변호사의삶으로본1970년대재일동포
2두재일동포여성의용감한폭로
3학문의자유와김원중
4‘조선기자’무라오카와민족일보사건
5유학생사건재심무죄1호이종수
6야쿠자두목양원석과한·일우익의동맹맺기
7김정사사건과한민통불법화
8중앙정보부의민단장악과민단내‘자주파’거세
9서형제사건과전향공작
10사형수의삶_강종헌,이철,김달남
11울릉도사건과이좌영
12일본의구원운동과한일시민사회의만남
13일본인구원활동가들은누구인가

나오는글
추천의글_이석태
사진자료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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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KBS다큐인사이트2021년광복절기획〈스파이〉편방영!
군사정권시기국가가저지른범죄,재일동포유학생간첩조작사건
희망을품고찾아온조국에서가혹하게버림받은사람들,
이들이겪은비극의실체를밝힌첫책,개정판으로출간!

비록재일동포유학생은아니지만,이책에서도다루었던고손유형씨가2021년10월19일무죄선고를받았다.일본오사카에서사업을하던손유형은1981년국내에입국했다가간첩이라는누명을쓰고억울하게옥살이를해야했고,1998년특별사면으로석방되었다.이후일본에서양심수동우회에서활동하던그는2014년숨을거두고말았다.
이책은이처럼조국을찾았다가가혹한비극을겪을수밖에없었던재일동포들,그중에서도간첩으로몰렸던재일동포유학생간첩조작사건의실체를파헤치는노력의산물이다.2015년초판발행이후,여러언론과시민사회의주목을받았지만널리알려지지못하고절판되는운명을맞아야했다.하지만이책에대한관심은꾸준히이어졌고,2021년‘KBS다큐인사이트’에서광복절기획으로방송한〈스파이〉가화제가되면서다시한번사람들의관심을받게됐다.그에힘입어이렇게개정판으로다시출간하기에이르렀다.

“재일동포조작간첩피해자들이당한억울한사정과
당시군사정권의어두운그늘과부도덕성이낱낱이드러나다”
지금우리에게‘11·22사건’이무엇인지아느냐고물으면제대로답할수있는사람은거의없을것이다.‘11·22사건’은한국인의기억에서지워져있다.아니애초부터입력돼있지않았으니지워졌다는표현도적절하지않다.
박정희정권이유신독재에저항하는민주화운동을진압하기위해긴급조치9호를발동한해인1975년11월22일중앙정보부는“모국유학생을가장해국내대학에침투한재일동포간첩일당21명을검거했다”고언론에공표했다.이사건은당시재일동포사회를공포와충격속에몰아넣었고,그상처는지금도온전히아물지않은채봉합돼있다.
불행히도‘11·22사건’은단막극으로끝나지않았다.독재체제에대한국민적저항이거세져정국이불안해지거나,대학가에서반정부시위가활발해질조짐이보이면유학생사건은마치주문생산이라도하듯어김없이나타났다.
물론재일동포유학생이간첩사건에휘말린것은‘11·22사건’이처음은아니다.그중에서도가장널리알려진것이1971년4월대통령선거직전발표된서승·서준식형제사건이다.형제가함께구속된데다가혹한고문의혹이제기돼일본사회에엄청난반향을몰고왔다.서승의화상으로일그러진얼굴,서준식의목숨을건옥중전향공작고문폭로와장기간의보안감호처분으로지금도사람들의기억속에남아있는사건이다.
또한재일동포사건은유학생만이전부가아니다.학자,교수,기술자,언론인등다양한배경을가진사람들이사건에연루됐다.멀리는1961년민족일보사건,집권당국회의원이간첩으로구속된1969년김규남사건그리고2014년봄〈상처꽃〉이란연극상연으로다시조명을받은1974년울릉도사건도다연관이있다.
재일동포사건은오랜기간국내에서제대로검증되지않았다.정보기관들이요란하게발표했던사건들이있는반면,1심부터상고심까지사형선고의행진이계속된사건조차재판과정이나선고내역이언론에전혀보도되지않은것들도제법있다.그래서20대젊은이들이감옥에서수갑을찬채언제처형될지모르는불안에떨고있어도국내에있는사람들은그들의존재조차알지못했다.그들은법정에서도,언론에서도외면받았고,옥중에서도국내의‘민주인사’와분리돼고립됐다.재일동포사건의피의자에게위로의말을건네줄사람은국내에없었다.
2000년대들어재일동포사건에도뒤늦게나마햇볕이들기시작했다.2010년말재일동포간첩조작의혹사건의재심을전담하는법률가조직이처음만들어진것이다.이석태변호사를비롯한민변변호사들로‘재일동포재심변호단’이꾸려져재심을통해피해자의무죄판결과명예회복이서서히진행되고있다.

결국은기억을둘러싼싸움이다
이책은2010년부터시작된재심을계기로재일동포사건의실체를재조명하기위해쓰였다.재일동포들이겪어야했던수난과가혹한운명이어떤시대적맥락,역사적배경에서전개됐는지를입체적으로드러내기위해서그들각각의삶을들여다보는방법을택했다.
‘강제연행’이라는말을처음쓴역사학자박경식과26년만에한국으로국적을바꾼아쿠다가와상수상작가이회성,일본사법연수소국적조항의장벽을뚫고첫재일동포변호사가된김경득의삶을통해서1970년대재일동포청년들이놓였던특수한처지와성장환경그리고그들이한반도의분단상황을어떻게인식하고있는지를큰그림으로그렸다.
중앙정보부의간첩조작과성고문을폭로한권말자와고순자.‘11·22사건’으로구속돼법정에서경제학도로서마르크스와레닌을존경한다는말로‘반공이국시’라는허구성을폭로한김원중.2010년7월무죄를선고받아유학생사건재심무죄1호가된이종수,그는가혹행위의절정은성기고문이었다고토로한다.
오랫동안재일동포취재경력으로‘조선기자’라는별칭을얻은무라오카히로토.그의생생한회고담에서진보당사건과민족일보사건그리고망명객이영근의흔적을읽는다.보국훈장을받은야쿠자두목양원석,그가어떻게보안사령부의정보꾼노릇을하면서한일우익동맹의연결고리가되었는지를파헤친다.또한모국정권과의관계정립을둘러싼민단내부의오랜갈등과한민통불법화과정,서형제사건을통한전향공작제도와폐지운동그리고구속된유학생가족들의고통을생생하게전한다.
더불어사형수의삶을살았던강종헌,이철의기구한사연이펼쳐진다.중학교2학년때지문날인의정신적충격을겪은뒤민주화와통일을바라는재일한국인청년으로서모국유학을결심했다는강종헌과약혼자와함께구속되어12년이지나결혼식을올린이철.둘다사형확정을받고10여년이넘게수감돼있다가감형으로일본으로돌아간경우다.대표적인용공조작사건으로기억될울릉도사건을일본에서정치범석방운동을주도한이좌영의삶을통해돌아본다.
그밖에도모국의민주화운동에소극적이나마동참하고싶었던동포청년의의식과정치범구원활동을통한한일시민사회의만남등다양한프리즘을통해엄혹했던시절을드러낸다.
저자는결국은기억을둘러싼싸움이라고얘기한다.이책에서언급된조작사건피해자들이당한고통과좌절과흘러간세월은어떤방식으로도보상되지않는다.그런비극이되풀이되는것을보지않으려면진상을밝히고기억하는작업을잠시라도소홀히해서는안된다고강조한다.그리고지금까지우리사회는희망을찾으러모국에왔다가가혹하게버림받은재일동포정치범희생자에게따듯한손길을내민적이없었다고….

우연하게도국내에서책이나오고3년뒤일본어번역판이나왔고다시3년뒤공영방송KBS에서다큐〈스파이〉로만들어져전파를탔다.그리고유튜브로전편이공개됐다.영상의즉흥적호소력과유튜브의전파력이상승작용을일으켰는지나에게도숱한감상들이SNS로쏟아져들어왔다.일본인기자나교수들에게서도바로반응이왔다.몇개만추려소개하면“보는내내흐르는눈물을주체할수없었고고문가해자에게분통이터졌다”,“화자는피해자들을따듯하게껴안았는데국가는왜그렇게못했나”,“그시절에구원활동을벌인일본인들이있었다는사실자체를몰랐던자신이부끄럽다”,“피해자들의고통을알게된사람으로서의책임을기억하고활동해나가겠다”라는등의소감이었다.
영상을본일반시민들의감상도크게다른것같지는않다.갑자기책을찾는사람이늘어났는지중고책가격이터무니없게오르는기현상이벌어지고도서관으로발길을돌린이들도적지않았다고들었다.이런과정을거쳐이례적으로절판된책의복간본을찍게됐으니또다시많은이들의간절함이모인것이리라.그간절함은무엇일까?나는수많은사람들의모진희생과고난끝에힘들게달성한민주화의토대가흔들려서는안된다는위기의식의발로로생각한다.또한고초를겪었던피해자들을뒤늦게나마제대로위로해야겠다는도덕적의무감이작동했다고본다.민주화가없었다면서대문형무소역사관의재일동포양심수전시실이생겨날리없고,김시종·김석범의모국방문은이제껏불가능했을것이다.불법연행과무자비한고문이횡행하고정치적반대자를가차없이제거해버리던암흑의시절로되돌아가지않으려면가혹했던탄압의진상을밝히고후세에교훈으로삼도록하는작업이잠시도느슨해져서는안된다.
_‘개정판서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