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자×기계 (철학적 포스트휴먼)

독신자×기계 (철학적 포스트휴먼)

$16.06
Description
100년 전 프랑스 예술가들의 에로티시즘 모험
과학의 발전 이끈 ‘허무맹랑한 상상력’의 힘
20세기 초 문학과 예술의 상상력이 곧 과학이 된다고 믿었던 프랑스 ‘파타피직스’ 예술가들의 활약상과 그들의 작품 및 사상을 본격 소개한 최초의 국내 연구서이다. 감각 세계를 탐구하는 학문이 물리학physics, 물리학을 초월한 대상을 다루는 학문이 형이상학metaphysics이라면, 파타피직스pataphysics는 형이상학 너머에 존재하는 학문이다. 형이상학이 물리학의 과학적 증명에서 자유로운 학문이라면, 파타피직스는 과학적 증명은 물론이고 형이상학적 논리까지도 넘어서는 상상의 과학, 부조의 과학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프랑스 파타피지션 예술가들의 발칙하고 맹랑한 ‘에로티시즘’ 모험은 21세기에 어떤 결실 혹은 가능성을 열어젖힐 수 있을까?

콜레주 드 파타피직스
후안 미로, 마르셀 뒤샹, 만 레이, 막스 에른스트, 장 뒤뷔페, 외젠 이오네스코, 보리스 비앙, 움베르토 에코, 장 보드리야르 … 이 예술가, 문학가, 철학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콜레주 드 파타피직스라는 일종의 학회에 함께하고 이를 지지한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이 “학술적이면서 쓸모없는 연구에 전념하는 단체”와 그 구성원(파타피지션)들은 예측에서 벗어나는 일탈적인 것, 선과 악의 공존 같은 대립성, 예상치 못한 사물의 결합 등 예외적이고 비정상적인 것들의 가치를 진지하면서도 자유롭게 탐구했다. 20세기 초 유럽의 지성계와 문화예술계는 이 황당한 파타피직스에 열광했고, 그 영향이 20세기의 문학과 미술, 음악, 건축 등 문화 전반에 남아 있다.

출산과 생식에 매이지 않는 에로티시즘?
이 책은 파타피직스에 빠져든 이들이 보여 준 기계와 인간의 다양한 표현 중에서도 ‘독신자 기계’라는 테마에 집중한다. 마르셀 뒤샹과 레이몽 루셀의 사례가 보여 주듯, 20세기 초중반 문학과 예술에는 남녀 간의 관계, 역사의 기능, 인간과 그 인간을 심판하는 존재 간의 관계를 단순한 기계 메커니즘으로 표현한 예가 다수 등장한다. 뒤샹의 작품 〈그녀의 독신자들에 의해 발가벗겨진 신부, 조차도〉에서 비롯된 ‘독신자기계’ 개념은 이후 수많은 문학가와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되풀이된다. 외형상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는 이 독신자기계는 출산이나 생식에 얽매이지 않는 에로티시즘이라는 흥미로운 영역을 펼쳐 보인다. 이 독신자기계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은 오늘날 남/여, 인간/기계/동물의 경계가 사라지는 포스트휴먼이라 불리는 우리 시대의 존재 양상에도 함의하는 바가 크다.
저자

한의정

프랑스철학자메를로퐁티의사상으로프랜시스베이컨의회화를해석하는논문으로파리낭테르대학(구파리10대학)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충북대조형예술학과조교수로재직중이다.저서로ExpressionetAmbiguïté(2013),《모빌리티테크놀로지와테크노미학》(2020,공저),《메를로퐁티현상학과예술세계》(2020,공저),옮긴책으로《예술철학:플라톤에서들뢰즈까지》(2013),논문으로〈제라르프로망제,질들뢰즈,미셸푸코:접속과탈주〉(2019),〈강박의박물관:하랄트제만과아웃사이더아트〉(2019),〈자크데리다와발레리오아다미의미장아빔〉(2022)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_파타피직스세계의기계×인간

1독신자기계의탄생
마르셀뒤샹과레디메이드
마르셀뒤샹과에로즈셀라비
신부와독신남들:마르셸뒤샹의〈그녀의독신자들에의해발가벗겨진신부,조차도〉(1915~1923)

2문학×독신자기계
해부대위에서만난재봉틀과우산:로트레아몽의《말도로르의노래》(1869)
처형기계와사형수:프란츠카프카의《유형지에서》(1919)
방안에갇힌벌레인간:프란츠카프카의《변신》(1916)
피뢰침침대와탈것위의조각상:레이몽루셀의《아프리카의인상》(1909)
달구가이빨로만든모자이크:레이몽루셀의《로쿠스솔루스》(1914)
다이아몬드수조:레이몽루셀의《로쿠스솔루스》(1914)
만마일경주와사랑을주입하는전기의자:알프레드자리의《초남성》(1902)
그림그리는기계:알프레드자리의《파타피지크학자포스트롤박사의행적과사상》(1911)

3미술×기계인간
하랄트제만의《독신자기계》전展(1975)
아방가르드예술의기계×인간
기계-예술가의탄생
AI예술이던지는질문

에필로그_얼굴없는시대의미학
소멸하는얼굴의표현
인간의얼굴에서사물의얼굴로

◆그림목록
◆참고문헌
◆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