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튼과 김종성

힐튼과 김종성

$17.85
저자

김종성,정성갑

저자:김종성
1935년서울생.한국현대건축1세대로,경기고등학교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건축공학과재학중1956년미국으로유학갔다.일리노이공과대학(IIT)에서모던건축의거장미스반데어로에(MiesvanderRohe)를사사,
1962년부터미스의건축사무소에서12년간일했고,1966년IIT교수로임용되어부학장,학장서리를역임했다.1978년서울힐튼호텔건축을위해귀국후서울건축(당시동우건축)을설립,대표작서울힐튼호텔(1983)를비롯해,육군사관학교도서관(1982),서울올림픽역도경기장(1986),우양미술관(경주선재미술관(1991)),서울대학교박물관(1994),서울역사박물관(1997),아트선재센터(1998),SK사옥(1999)등국내외100여점의작품을남겼다.2014년국립현대미술관에서《건축가김종성:테크놀로지와예술의조화》전이열렸고,문화훈장수훈,한국건축가협회골드메달을수상했다.은퇴후뉴욕에머물며집필과후학을위해활동중이다.

저자:정성갑
2002년부터피처에디터로일했고,매거진<럭셔리>피처디렉터,<공예+디자인>편집장을지냈다.22년간인터뷰이를만나묻고듣고쓰는일을업으로삼았던그는타고난호기심과오랜경험으로그누구보다현장의목소리를생생하고흥미롭게전달한다.2020년부터갤러리클립대표로,건축과공예에관련된전시와행사를기획,진행하고있다.저서로<집을쫓는모험>,<건축가가지은집>이있다.인스타그램@editor_kab

목차


책을내며

1장힐튼호텔의장면들
우리힘으로지은최초의대형호텔
브론즈,트래버틴,녹색대리석,오크패널
알루미늄커튼월
로비아트리움
레스토랑과카페
크리스마스트리와자선기차

연표

2장김종성건축가에게듣다
100년후에도우아한클래식을만들고싶었다
모두가도와준,모두가함께만든호텔
효율에만목을매면문화적으로점점가난한도시가된다

3장현장사람들이기억하는이야기
그때그시절,땀내나는우리의화양연화_서울건축지승준&박종선
시카고에서있었던일_대우설계팀민병욱
모든것이선진이었던호텔_힐튼호텔개관준비팀김창석
힐튼에서32년,그곳은그저내인생_박효남힐튼호텔셰프
베리베리젠틀맨의베리정교한도면_이현영국립현대미술관건축아키비스트
보기드문명작이자우리건축의유산_황두진건축가

4장힐튼호텔을바라보며
도시설계관점에서본힐튼호텔과양동지구

도면과스케치

출판사 서평

2022년폐장한힐튼호텔에관한가장생생한기록

그때그시절,호텔리어,현장소장,셰프등현장의사람들을만나다
건설당시현장소장,시카고에서설계준비를도운담당자,호텔개관당시의매니저,32년간호텔의레스토랑에서근무한셰프,동시대의건축가,국립현대미술관의아키비스트(기록보관담당자)등이전하는힐튼호텔에관한입체적인이야기.공동저자인22년차에디터가만난7명의관계자들과힐튼호텔의건축가김종성이당시상황을생생하게전하며지식과지혜를펼쳐낸다.

힐튼의40년역사를담은사진아카이브,건축가의스케치,설계도면,서신수록

1983년개장당시사진자료를비롯해2022년폐장때의무드를담은사진자료,설계도면,건축스케치,서신까지다양한이미지를수록했다.2014년국립현대미술관에서〈건축가김종성:테크놀로지와예술의조화〉전시가열린바있고,국립현대미술관미술연구센터아키비스트에따르면김건축가가기증한자료는양도많고보존상태가좋았다고한다.덕분에미술관의아카이브를뒤져의미있는이미지자료들을책에풍성하게담을수있었다.

김종성건축가에게직접듣는힐튼호텔이야기,그리고노장의삶이우리에게전하는메시지

김포공항도없던시절여의도를활주로삼아미국으로건너가미스반데어로에라는거장을사사한한국인김종성.그는호텔에왜자연광이들어오는거대한아트리움을만들었을까.힐튼호텔하면떠오르는녹색대리석과연말이면크리스마스자선열차가등장한이유가있을까.그가남긴100여점의설계중힐튼호텔을손꼽는이유는무엇일까.노장의건축이야기를듣다보면자연스레일의태도,삶과인생관이우리에게머문다.

책속에서

이미늦었고,끝내막을수없게되었지만김종성건축가는코밑으로흘러내린안경너머로우리를담담하게바라보며“이번논의와노력이현대건축물도우리의소중한자산이구나,지킬만한가치가있는것이구나하는생각만심어줄수있다고해도다행”이라고했다.그가옛이야기처럼들려주는‘힐튼이야기’는그담담함덕분에더선명하고안타깝게다가왔다.
---p.85

한국의건축은오랫동안,조금씩발전했지요.정치,경제의격변기에힐튼은남산자락의랜드마크노릇을했어요.나름의이정표였습니다.내가1970년대중반한국에들어왔는데,긍지를느끼는부분은힐튼의시작과끝이에요.처음하는이야기인데,플라자호텔이나롯데호텔은일본에서설계했어요.내가미국에서공부했지만,힐튼은한국사람이지은첫번째대형호텔이었어요.
---p.88

나를가르치던앨프리드콜드웰교수가졸업한제자들에게전화를걸어“여기종성킴이라는,아주가난한나라한국에서온학생이있는데그가만든건축모형이아주훌륭하다.한번보러왔으면좋겠다”라고했대요.‘가난한한국학생’이란말은한두번들은것이아니야.교수가내가가난하다는것을알았거든.그래서나만재료비를요청해학과예산에서줬어요.그졸업전시가계기가돼설계사무실에서중요한위치에있던선배들이나의존재를알게됐어요.
---p.104

이후설계안에대한여러이야기가나왔는데당시정부의공식건축담론은어떻게든한국의전통을반영하는거였어요.
나는당연히반대했지.‘힐튼이독립기념관이면한국의전통을생각하는게맞다.하지만이곳은호텔이고숙박시설인데무슨전통이냐’하고얘기했지.‘그건아니다’라고의식적으로저항을한거야.큰반대가있을줄알았는데생각보다수월하게통과됐어요.그때국토건설부도시국장을지낸사람이유국장이라고(이름은기억이안나는데)미국에서공부한분이에요.나랑같은연배인데내의견을타당하다는쪽으로받아들여주더라고.과정이순탄하지는않았지만인허가과정까지거치고나니이프로젝트를정말잘해야겠다는마음이들었어요.
---p.134

미니멀리즘같은개념만가지고서는자연스러운아름다움을표현할수없어요.풍부하고정확한사고와숫자가들어가야지.반복적으로시뮬레이션해보면서폭을10cm더늘려3.5m를확보하면어떤지,거기에서한단계더넘어가폭을3.8m로만들면또어떤지끝없이분석하지.호텔업계에도공간에대한통계치가다있어요.오랫동안가장이상적이라고정한폭이3.9미터,약13피트예요.1970년대까지만해도이숫자가절대적이었는데1980년대중반쯤되면서방폭을30cm늘려요.3.9미터(약14피트)에서4.2미터가되는거지.
---p.142

나로서는정말자랑하고싶은게박물관,미술관,음악당이있다는거예요.미리계획하지않아도어느날아침신문을보다가내일어디에어느악단이온다고하면깜짝놀라서표를사려고가봅니다.그러면저렴한표는다나가고아주비싼표만남았어.표를사서음악회에가요.나는시카고에서교수생활을했기때문에거기서나오는연금이있어요.1년간쓰는예산의25%정도를그연금으로해결하니까나쁘지않지.돈을쓰는건쓰라리지만(웃음)그런음악회를접할수있는게얼마나기쁩니까.그리고우리집에서길을건너면메트로폴리탄박물관,500m걸어가면구겐하임미술관,버스로20분거리에모마가있어요.볼거리가사방에있으니얼마나좋아.
---p.170

또내가가르치던일리노이공과대학에미스반데어로에소사이어티라고있는데거기서5년째이사로봉사활동을하고있어요.스승님이디자인한건물이일리노이공과대학에22개가있거든.그걸유지·관리하는임무를맡고있지요.설계나디자인과관련해캠퍼스를안내하는활동도하고,논의해야하는부분은화상회의도하고.논문을쓰는후배들의이런저런질문에꼭대답을해줘요.
---p.176

힐튼호텔이올라가는당시의상황은마디마디영화같은구석이있었다.이야기를들을때마다그장면이그려졌고,그것을영상으로만들수있다면넷플릭스를통해바로방영해도될것같았다.두사람이기억하는그때는한마디로자부심의시절이었다.내가이런호텔건설에참여하고있다는,가슴이빵빵한채로하루하루가차곡차곡쌓이는.
---p.200

서울역에서대우센터를바라보면오른쪽에남대문경찰서,왼쪽에삼주빌딩이라는오피스빌딩이있었어요.그뒤에남대문세무서가있고.양동전체를빙둘러도로가나있었는데그일대를정비해도시사업까지진행하는것이애초의목표였습니다.
---p.225

1983년힐튼호텔이오픈세리머니를했는데당시외국브랜드의호텔은호텔리어사관학교나마찬가지였어요.웨스틴조선이그랬고하얏트도유명했지요.서비스며운영노하우가한국하고는완전히달라그런매뉴얼을받아흉내내듯하나하나배워나갔지.힐튼은대한민국최초로호텔운영에전산시스템을도입한호텔이었어요.당시하얏트만해도객실표시장에딱지가다꽂혀있었어요.초록색은더블베드룸,핑크색은싱글룸.객실이600개에이르는데딱지유무를보고그방이비어있는지손님이있는지알수있는거예요.계산도다손으로계산기두드려서하고.그런데힐튼은이모든걸컴퓨터로하는거예요.
---p.242

도면은무엇을그리고적을지오랫동안고민한후마침내선과글자,숫자를정성들여기재한듯깨끗하고말끔했다.지우개로지운흔적하나없었다.그자체로기록과여백간비례와균형이맞아떨어지는,호텔이라는거대한시스템을구현하기위해치밀하고정확하게준비한밑그림들.트레이싱페이퍼에잉크펜으로그린스케치가낯설면서도매혹적이었다
---p.271

힐튼호텔외관은비례에집중한미니멀한모습이지만로비는또다른느낌이에요.대리석계단이아래층을향해미끄러지듯이어지고,브론즈로만든난간손잡이라인도무척아름답지요.천창으로는자연광이쏟아져들어오고요.정인하교수님의연구에따르면,채광은미스반데어로에의건축과차별화되는요소중하나였어요.미스반데어로에는천창을별로안썼는데김종성선생의작업에는넓고환한천창이자주보이지요.경주의우양미술관도그렇고육군사관학교도서관도그래요.
---p.275

황두진건축가는건축계가문화유산으로지정할만큼가치있는건물을보존하기위해어떤노력을해야하는지,어떤방법을찾을수있는지함께고민하고싶다고했다.힐튼호텔의생명을더이상연장시키지못한다는최종결론을들었을때는‘할수있는것이이것밖에없나?’하고무력감을느꼈다고했다.‘이렇게열심히하면그너머엔무엇이있을까?보존을위한무언가가있기는할까?’그럼에도그는계속해서작은공을쏘아올리리라다짐했고,이번인터뷰도그의지의연장선에서이루어졌다.
---p.283

내가주장하는바는1970년대말부터1980년대초에이룩한건축적성취를보존하면서개발업체의이윤도창출하는윈윈의대안을고려해보자는것이다.
---p.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