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와 소녀 (양장)

바위와 소녀 (양장)

$20.00
Description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비극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생에 찾아오는 수많은 걸림돌과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우리의 이야기

어느 날 불현듯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맞닥뜨리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평화로운 삶을 뒤흔드는 예상치 못했던 존재의 등장. 안락한 집, 그 안에서 빵 굽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던 소녀는 갑자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소녀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안온한 일상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요?

슬픔과 좌절, 고난과 실패. 그로 인한 우울의 감정은 언제나 예기치 않게 찾아옵니다. 이 달갑지 않은 손님과 우리는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요? 이 책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었거나 겪고 있거나 겪게 될 어두운 시간이 우리의 마음에 어떤 것을 남기는지,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해답의 힌트를 던집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사는 우리의 이웃과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시적 언어로 쓰인 따듯한 이야기
고요히 위로를 전하는 흑백의 스케치

이 책에 담긴 시적인 정서는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우리가 두세 번 곱씹으며 생각할 만한 의미 있는 글이자, 어린이와 청소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다정한 문장으로 쓰인 이야기입니다. 섬세하지만 부드러운 연필 스케치는 보는 이의 마음에 온기를 전하는 마법 같은 힘과 위로의 목소리가 되어줍니다.

저자

크리스틴인트번

저자:크리스틴인트번(KristienIn-'t-Ven)
크리스틴인트번은사회학과철학을전공했습니다.기사,페미니즘,벨기에,비탄등자신의흥미를끄는주제에관한책을쓰고있습니다.픽션과저널리즘사이를오가는것이작가가가장좋아하는일입니다.

그림:마르타베르샤펠(MarthaVerschaffel)
마르타베르샤펠은벨기에겐트에거주하며일하고있습니다.기억하는모든순간늘이야기와함께해왔으며영화,음악,문학그리고자신의꿈에서영감을얻습니다.마르타베르샤펠의연필스케치는이야기의끝맺음에집중하기보다암시하는방식을취합니다.

역자:박서영(무루)
글을쓰고그림책을번역합니다.그림책에세이〈이상하고자유로운할머니가되고싶어〉를썼고,그림책〈섬위의주먹〉,〈할머니의팡도르〉,〈나의오두막〉등을번역했습니다.

역자:정원정
정원을가꾸고번역합니다.〈사랑의모양〉과다비드칼리의〈인생은지금〉을비롯해비올레타로피스시리즈등여러그림책을번역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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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추천사

어느날나를찾아온삶의무게를가늠했다.때때로어려운문제앞에서종종알기힘든인간관계안에서어깨를누르는무게와질감을말이다.바위의무게가나를누르지만나외에누구도대신감당할수없으며위로와친절은내몫이아닌것만같다.
버려도버려지지않고완전한소멸도불가능한내어깨위에놓인바위에좌절하다문득어디서왔는지스스로묻는다.그림책〈바위와소녀〉속소녀는어느날갑자기자신을찾아온바위의출처와이유가궁금하지만,이내스스로일상으로돌아가는해답을구한다.바위를둘러맨소녀의무던한정진만이본래의자신으로돌아갈힘을준다.
언덕위에서굴러내려온돌을다시올려놓던신화속인물의삶이란굴레속에서고뇌하는인간의대명사라면,그림책〈바위와소녀〉속소녀는고통속에서‘그럼에도’다시서는인간의은유가아닐까.
-고정순작가

책속에서

그것은꼭바위같았어.산에서떨어져나온것같았지.
느낌도딱그랬어.화강암처럼거칠고단단했어.
커다란데다요지부동이었고.

‘원한적도없는바위로뭘할수있지?할수있는게없을텐데.’소녀는생각했어.
그만바위를내려놓고집으로들어가려했지만,그럴수가없었어.

소녀는보았어.아이들이몰려와만든긴사슬을.
큰고리가달린밧줄이내려왔어.
그걸로바위를묶으라고아이들이말했지.

그렇게말하고나니바위가아주조금가벼워진것같았어.
물론여전히바위는무거웠어.
그래도숨통이조금트인듯했어.

그동안왜몰랐을까?
바위를든사람들이주위에이렇게나많은데.
어떤사람의바위는조약돌같았어.
자세히들여다봐야만알수있었지.

“봐요,이렇게도할수있어요.”
그는바위를어깨위에짊어지고있었어.배낭처럼말이야.
“그런다고더가벼워지는건아니잖아요?”소녀가물었어.
“물론그렇죠.대신두손이자유롭잖아요.”

역자의말

합리를열망하는인간이비합리로가득한세상에서살아가야하는모순때문에부조리라는숙명을짊어지게되었다고카뮈는말했다.부조리의자각은,어느날갑자기주문한적없는택배로받게된거대한바위처럼예고없이당도한다.이전으로는다시돌아갈수없다.그러니이제어떻게살아야할것인가.

어떻게든바위를떼어내려분투하던소녀가바위와함께살아가기로마음먹게된것은절망의밑바닥에이르러서다.고통의근원이때로는자신을지켜주고,불운이그랬듯행운에도인과가없다는것을소녀는처음으로알게된다.또한세상은온통바위를든사람들로가득하다는것도.먼저바위를든자에게서얻는호의와,아직들지않은자에게서받는연민이아마도소녀로하여금바위를들고살아가는일을보다견딜만한것으로만들어주었으리라.

고된여정을마치고다시집으로돌아온소녀의표정은편안해보인다.어쩌면소녀는카뮈가말했던‘행복한시지프’를상상해보게되었을까.기꺼이형벌을수행하는자.그행위에자부심을느끼는자.부조리에반항하는자.바위를부정하거나바위때문에체념하는대신소녀는바위라는모순을직시하기로했을까.바위가없는시절로돌아가는것보다저마다의바위가있다는사실을아는일이어쩌면우리가삶에서가져볼수있는유일한낙관이라고여기게되었을까.

고통의자리에서건네는희망의이야기들이있다.우리가서로저마다등에진바위가있음을발견하고,그것에이름을붙여주려애쓰고,분투끝에앞으로나아갈조금더나은방법을찾고,때로그것을내옆사람에게친절히건네는것.삶의의미가이런것에있다면,이런일들을경험하기위해우리가이세상에서함께살아가는것이라면,조용히고개를끄덕여볼수도있을것이다.끝없이바위를밀고올라가던시지프가한순간산꼭대기에멈춰선바위앞에서희미하게웃어볼수도있는것처럼.
-번역가박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