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관을확바꾸어주는〈현대인을위한생물학입문〉!
모든생물이맞이하는죽음.지극히당연한일이지만왜우리는죽어야하나?이질문에대해생각해본사람은많겠지만해답을가진사람이있을까?이책은이문제에대해생물학적관점에서그해답을찾는다.모두5장으로구성된이책은생물이탄생한계기에서시작해서생물과인류가어떤방식으로죽거나멸종하는지,그리고인류와AI와의공존공생의미래까지‘결코쉽지않은’주제를‘생알못’도알기쉽도록쉬운문장으로친절하게쓴책이다.삶이있기에죽음이있다.즉생사는뗄수없는관계다.죽음은결코헛되지않은새로운변화의시작이다.죽음을두려워하지않는마음이야말로더나은삶을사는데필요한마음가짐이다.이책은우리의지금까지의사생관을바꾸어준다.2022년1월10일일본 NHK종합채널의‘NHK뉴스안녕하세요일본!’에서방영되어큰반향을일으킨책이며2022년10월현재16만부이상판매를기록하고있는베스트셀러다.
죽음의수수께끼를푸는열쇠는진화다
저자는‘생물은왜죽는가?’라는질문을푸는열쇠가‘진화가생물을만들었다’는명제에있다고말한다.46억년전지구가탄생한이후수억년걸려태어난단하나의세포가모든생물의시조가되었는데그것은우연이라기보다기적이었다.세포는세균과같은‘원핵세포’에서미토콘드리아나엽록체와공생하는‘진핵세포’로변화했고,지금으로부터약10억년전‘다세포생물’이태어났다.그후오래된생물이죽고새로운생물이탄생하는과정에서‘선택과변화’를핵심원리로하는‘진화’라는시스템이만들어졌다.생물이생존하기위해더효율적인것들을선택하면서유전자돌연변이가생겨남으로써진화가이루어진다.진화때문에지금의인간과같은생물이만들어졌다면죽음도진화가만든생물시스템의일부다.
‘죽음’이생겨난이유
저자는생물이죽어야하는이유로크게두가지를제시하고있다.하나는식량과생활공간의부족.천적이적은생물이라포식을당할위험성이적다해도개체가너무늘어나면식량이없어진다.그렇게되면멸종에가까우리만큼개체수가감소하거나소자화(少子化)되어소수개체만살아남게된다.이사태를방지하기위해거의모든생물은때가되면죽음을맞이하는방식으로진화하였다.생물이죽어야하는또하나의이유는‘다양성’을만들어내기위해서다.생물은유전자돌연변이에의해항상‘변화’를반복함으로써다양한‘시제품’을만들어왔다.그시제품가운데우연히환경에적합한것들이‘선택’받음으로써생명의연속성을유지되었다.생물다양성은이처럼예상치못한환경변화속에서종의생존과지속에도움을준다.‘죽음’은생물이획일성에서벗어나다양성을확보할수있게만든다.
“우리는다음세대를위해죽어야한다”
“우리는왜죽어야하나?”라는물음에대해저자는‘턴오버(turnover)’라는개념을써서명확히대답하고있다.지구상의생물은다섯차례의대량멸종을경험했는데,현재와같은포유류전성시대가시작된것은약6650만년전이다.이때운석낙하등에의한급격한환경변화로공룡등의거대생물이멸종했고지상의지배자였던공룡이사라진덕에쥐를닮은소형생물이살아남아인류로진화했다.이처럼한생물군의죽음은새로운생물군의탄생으로이어진다.같은생물종안에서도선대생물이죽으면더진화한후대생물이탄생한다.이것이바로오래된것이새로운것으로대체되는‘턴오버’다.지구상의생명을지속가능하게해주는기본원리다.가슴아프게들릴지모르겠지만우리는저자의말처럼“우리보다더진화하고더다양화된다음세대를위해죽어야한다”.
암을억제하려다생겨난노화메커니즘
저자에따르면생물의죽음에는크게두가지방식이있다.먼저사고사(事故死)다.잡아먹히거나절벽에서떨어져서죽는경우가이것이다.좀더큰규모의사례는공룡이멸종한원인으로여겨지는운석충돌이나대규모기후변동등이다.또하나의방식이‘수명’에따른죽음이다.수명은유전적으로프로그램되어있어서종에따라그길이가다르다.현대의인간은대부분노화과정에서죽는다.직접적인사인은질병이지만그것은대개노화,즉세포의기능저하때문에발생한다.그런데노화도진화가만들었을텐데왜우리는노화하도록진화한것일까?저자는말한다.만약몸속의세포가늙어죽지않으면세포대체가일어나지않아서점점낡은세포가쌓이게되고시간이지나면세포속구성성분의질도낮아진다.이때기능이저하된세포가그대로조용히움직이지말고죽으면좋을텐데개중에는이상한것들이나타나게된다.이이상세포가암을발생시킨다.생물은이것을막기위해세포노화를일으킨다.그리고그과정에서수명에의한죽음이일어나는것이다.
날로발전하는수명연장과학
죽음이필연이라는사실은알지만,인류는수명연장의꿈을포기하지않았다.최근인류가알게된수명연장방법의하나는영양섭취량을적당량줄이는것이다.그러면대사량이감소해서세포의열화를일으키는활성산소를줄일수있다.장수에관련된유전자도발견되고있다.쥐를활용한유전자실험들에서는장수효과뿐아니라체력과신장기능이향상되는등회춘효과도나타났다.다른쥐들의몇배나더많이살고질병도없는벌거숭이두더지쥐에관한연구도진척되고있다.인간의수명을연장하는것으로보이는약물도몇가지발견되었다.그런데이러한연구들이다성공해서사람의수명이획기적으로늘어난다고해도‘우리는죽는다’.아니,‘죽어야한다’.
“생물은이기적으로태어나서공공적으로죽는다”
저자는“생물은우연히이기적으로태어나서공공적으로죽는다”고말한다.지금존재하는생명이죽음으로써더다양하고더많은가능성을가진생명들이탄생하기때문이다.따라서죽음은‘나쁜일’이아니라‘필요한’일이다.죽음은현재살아있는생물의시각에서보면삶의‘결과’이고‘끝’이지만,기나긴생명의역사에서보면존재의‘원인’이며새로운변화의‘시작’이다.이런의미에서저자는책의후반부에서삶과죽음이거듭되는무대인지구를인간스스로파괴하지않고지켜나가기위해해야할일,생물종의다양성을유지해야할이유등에대해역설하고있다.이책이내린“우리는우리보다더진화하고더다양화된다음세대를위해죽어야한다”는결론은지극히논리적일뿐아니라매우획기적인생각이다.이생각때문에이세상에서자신이사라진다는‘사실’에대한공포가이내사라지는것은아니겠지만,이책은죽음의진정한가치를알게하고그것과과장된두려움없이마주서게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