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애도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죽음이 남긴 것들)

딸은 애도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죽음이 남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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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까운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을 위한 사과집의 신작 에세이
『공채형 인간』 『싫존주의자 선언』의 저자 사과집,
그리움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담담한 위로를 건네다
“아버지가 죽었는데 눈물이 나지 않았다”
일상이 무너지는 경험 앞에서
자신을 지켜내야 했던 작가의 투쟁기

『딸은 애도하지 않는다』는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 이후 딸이자 여성, 한 인간이 마주하게 되는 현실과 혼란스러운 애도의 과정을 다룬다. 저자 사과집은 줄곧 날카로운 시선과 냉소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세상을 바라봐온 작가다.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들과 삶을 바라봄에도 유의미한 통찰을 건넬 수 있었다. 하지만 가까운 죽음 앞에서도 그런 냉소가 가능할까.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당도한다. 작가가 10개월간의 긴 해외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지 한 달 만에 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 것처럼. 장례는 단 3일, 죽음을 실감하기엔 지나치게 짧고, 한 인간이 눈앞의 죽음을 버텨내기엔 긴 시간이다. 작가는 엄마와 여동생을 대신해 장례가 치러지는 3일 동안 모든 것을 도맡았다. 그러나 상주 완장은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인 사촌 오빠가 찼다. 단지 그가 남자라는 이유로.
죽음은 언제나 가까운 곳에 있으므로, 죽음을 경험하는 것이 오로지 개인적인 일은 아니다. 다만 모두의 삶이 공평하지 않은 듯이 애도도 마찬가지다. 작가와 아버지의 관계는 애증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온전한 슬픔’이 가능할까. 우리에게 정말 애도의 자격이 있을까? 많은 이들이 겪고 있을 불안을 작가 사과집이 말한다.
저자

사과집

에세이스트와저널리스트의경계에서평생글을쓰고싶어하는사람.자주소름이돋아닭살이오르는사람.그만큼세상만사에도분노하는피부를갖고싶다.분노에서멈추지않고,사랑을기반으로연결되는연립의삶을지향한다.

정치학을전공했으나업에대한고민없이연봉만보고선택한대기업을퇴사하고여행을떠났다.긴여행에서돌아온2019년여름,귀국한지3주만에아빠가세상을떠났다.글쓰기모임인‘마기슬(마감의기쁨과슬픔)’을만들고,매주한번죽음에대한글을썼다.
나는좀더괜찮게죽고싶었다.

사과집은‘사소한것에과도하게집착하기’의준말.시사PD로일하며브런치에글을연재한다.『공채형인간』,『싫존주의자선언』을썼다.

*브런치brunch.co.kr/@applezib

목차

프롤로그:이것은애도가아니다

1부더나은죽음
아빠가죽어도상주못서는딸
화장터에서조는사람
애도,잠들지않는
비정상적인장례식
정확한죽음을상상하기

2부우리는여전히우리를모르고
산초된장찌개를끓이며
금산으로가는징검다리
죽은자의짐정리먹고사는일에관하여
직장에서죽지않는법
100만원의슬픔
가부장제에서탈퇴하는법
아홉수우리
전화를걸지않는사람

3부세여자의애도법
향초가꺼지지않도록
부고의장점
결혼식과장례식사이
돌아온나의산
사연에는후배가없다
글루텐프리가족
세모녀,등산을시작하다
묫자리는왜보러가요

4부나의죽음은나의생을깨운다
미래의추모공원
사후가난
내비밀이죽고나서밝혀진다면
나의사이버장례식
죽는것도웃길수있으니까
빨리노인이되고싶다
비혼의할머니가될것이다
치매를준비하고있습니다
삶이라는이름의권리
죽음에대한사적인가이드라인

에필로그:여전한애도에관하여

출판사 서평

때론타인의죽음이나의죽음을깨운다
어쩌면삶까지도

1부‘더나은죽음’은갑작스러운아버지의죽음,그당시의기록이다.부친의죽음을받아들일새도없이절차화된장례를치르며그속에서느낀불합리함이작가사과집만의언어로담겨있다.끌려가듯장례를치르는동안‘세모녀’만남았다는이유로“집에남자가하나라도있어야한다”는말을듣는다.누군가를떠나보내야하는애도의과정에서마저철저히소외된것이다.
2부‘우리는여전히우리를모르고’에서는아버지의죽음을받아들이는과정을다룬다.고립된무인도같던아버지의방과삶을정리하며작가는단숨에그의삶과가까워진다.한번도한국을떠나본적없던아버지는어쩌다여권을만들었을까?남겨진사람의숙제는그런것이었다.사용기한이만료된질문과수없이마주하는일.
3부‘세여자의애도법’은남겨진세모녀가조금더나은삶을살아내기위해노력하는과정을다룬다.죽음은많은것을알게해주고삶을재고하게한다.부정적으로만여겼던제도적관계를돌아보고,앞으로‘우리’가어떻게더잘살아갈수있는지를모색한다.
4부‘나의죽음은나의생을깨운다’는아버지를떠나보낸이후,작가가그려보게된자신의죽음에대한청사진을이야기한다.다양한관점에서죽음을바라보고나아가구체적으로죽음을상상하며자신의노년을꿈꾼다.잘죽기위한준비는잘살기위한준비와도같다.
이렇듯『딸은애도하지않는다』는총4장으로나뉘며,죽음이인간에게미치는영향과더불어애도에관한고찰,나아가자신의죽음과삶을탐구하려는작가의노력이돋보이는에세이다.

왜우리는애도의과정에집착하는가

사람들은삶의경계를매순간분리한다.가까운죽음을경험한이들에겐으레‘산사람은살아야지’라는말이돌아온다.그문장을불편히여기게되는이유는무엇일까.나와맞닿아있는,내게영향력을가진,나의소중한당신이이젠죽고없는데내가여전히살아있다는죄책감에서비롯된것이아닐까.함께하지못한식사한끼와커피한잔,대화한마디가내내가슴에남는다.살아있다는것은그런것이다.타인의죽음을통해내삶에서처절한고립감을경험하게한다.망자를향한그리움이죄책감과미련으로돌아온다.그러니어쩌면우리가살아가는이과정마저애도의일부일지도모른다.
작가를혼란에빠트렸던것은누군가를기억하는일에처절하게실패했다는자괴감때문이었다.제대로된추억이없는데,홀로남아아버지를기억해야한다는것에대한두려움이물밀듯이밀려온다.화목하고친근한가족관계를유지하는가정들이많지만,어딘가단절되어있고단순히애정만으로는설명하기복잡한감정을가족과공유하는이들도많을것이다.죽음의복잡성에관계의복합성이더해질때오는혼란이오로지사과집작가의것만은아니다.
그러니『딸은애도하지않는다』는죽음을겪은사람들에겐공감섞인위로를,경험하지못한사람들에겐예방주사를놓아줄것이다.사람이라면누구나끝을두려워한다.죽음을금기시하고애써외면하려한다.하지만죽음을떠올림으로써그두려움에서벗어날수도있다.우리는스스로에게애도의자격을묻고,제대로된애도에대한압박감을느낀다.그러나사실처음부터명확한정답은존재하지않았다고사과집작가가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