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에 있는가? (코로나 사태와 격리가 지구생활자들에게 주는 교훈)

나는 어디에 있는가? (코로나 사태와 격리가 지구생활자들에게 주는 교훈)

$20.00
Description
기후재앙과 코로나 격리에 대해 시대의 거인이 보내는 깊은 사유
코로나 이후에 대한 브뤼노 라투르의 가장 생생한 목소리

“우리는 지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같은 장소를 다른 방식으로 살 수는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격리’이다. 많은 사람이 어디에 숨어 전파되고 있을지 모르는 바이러스 때문에 불안에 떠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물리적 공간에서 사람들 간의 거리두기가 필요해졌으며, 누군가는 작은 방 안에 격리당하기도 한다. 사실 코로나 이전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일정 부분 격리당한 상태이다. 브뤼노 라투르는 자신의 앞선 책인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착륙하는 방법』에서 기후 위기뿐 아니라 점점 심화되는 불평등, 대규모의 규제 완화, 악몽이 되어가는 세계화로 인해 지구에 각종 위기가 엄습하는 이 시기를 ‘신기후체제’라 선언한 바 있다. 앞선 책에 이어 『나는 어디에 있는가?』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격리라는 고통스러운 시련을 신기후체제가 부과한 우주론의 변화와 연관 지어 설명한다.

프랑스에서 올해 1월에 출간된 이 책은 라투르가 코로나19로 인해 겪은 반복된 ‘락다운’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예전과 같은 세상, 즉 격리 이전과 같은 세계 안에 살고 있지 않다고 밝힌다. 격리 이전의 사람들이 인간중심적 사고를 버리지 못했다면, 우리는 최근의 경험을 통해 앞선 세대가 평범히 누렸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우리가 마주치는 모든 존재들,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 우리가 길들이려 노력하는 각종 바이러스까지도 인간의 일방적 의지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락다운 조치로 인한 ‘격리(봉쇄)’와 우리가 결국 지구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 유사하며, 지구에 닥친 각종 위기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같은 장소를 다른 방식으로 살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저자

브뤼노라투르

BrunoLatour
프랑스의사회학자이자인류학자,철학자.과학기술학연구자이다.1982년부터2006년까지파리국립광업학교에서,2006년부터2017년까지파리정치대학에서교수로재직했다.파리정치대학의명예교수이며,2018년부터는독일카를스루미디어아트센터에서연구를이어가고있다.과학기술학분야의개척자이자가장영향력있는사상가로서2013년에는인문사회과학분야의노벨상으로불리는홀베르상을수상했다.대표저서로는첫책인『실험실생활LaboratoryLife』부터,과학기술학의고전으로자리매김한『젊은과학의전선ScienceinAction』,근대성에대한독특한관점을담은『우리는결코근대인이었던적이없다WeHaveNeverBeenModern』,과학전쟁의결과를탐구한『판도라의희망Pandora’sHope』등숱한문제작들을펴냈다.

목차

1.흰개미-되기
2.어쨌거나상당히넓은장소에격리되다
3.‘지구’는고유명사다
4.‘지구’는여성명사,‘우주’는남성명사다
5.폭포형태로이어지는생성의곤란
6.‘여기이낮은곳’에-단,저위는존재하지않는다
7.경제가다시표면으로떠오르도록놔두기
8.하나의영토를제대로된방향에서묘사하기
9.풍경의해빙
10.필멸하는몸들의증식
11.민족집단형성의재개
12.아주기이한전투들
13.사방으로흩어지기
14.조금더알고싶다면

출판사 서평

코로나이후‘지구’와‘우주’는어떻게될것인가?
신기후체제에서‘지구’와함께하는삶은어떻게가능한가?

라투르는이책에서코로나이후의‘지구’와‘우주’가어떻게될것인지살펴본다.그런데라투르가말하는‘지구’와‘우주’의개념은우리가일반적으로알고있는보통명사의의미와는조금다르다.그는행성으로서의지구가아닌“지구를지구답게만드는활동이있는공간과물질”을‘지구’라정의하고,지구의바깥을‘우주’,‘지구’에거주하는것을받아들이는자들을‘지구생활자들’이라고칭한다.라투르는이런개념들속에서우리가어떻게안과바깥을구분해야하는지,우리는과연어디에있는지,‘지구’와함께하는삶은어떻게가능한지묻는다.

라투르는‘지구’를바라보는자신의관점을설명하기위해제임스러브록의‘가이아이론’을적극적으로끌어들이며,그가한창천착하고있는주제인‘임계영역’에대해서도소개한다.지구의땅을기준으로위아래약2~3km를아우르는생물막을임계영역이라하는데,그는임계영역을측정하는법과그경계를어디로볼수있을것인지,임계영역안에서산다는것이무엇을의미하는지등의다양한논의를풀어낸다.더불어우리는결국임계영역안에존재할수밖에없으며,그것은이후에올생명형태들을위기에빠뜨리지않으면서조금더오래지속하는법을배우는일이라는것을강조한다.불과얼마전까지인류는무한한우주를마음껏휘젓고다닐수있다고생각했지만,코로나19로인해우리가사는‘지구’가어떤곳인지깨닫고그한계를누리는법을배워야한다는것이다.

“이긴격리의끝에서우리모두는그레고르잠자다”
「변신」에서영감을얻은철학적콩트스타일의에세이

라투르는이책에서프란츠카프카의단편「변신」에등장하는그레고르잠자를소환한다.그레고르가바퀴벌레로변한자신을발견하고공포에휩싸이듯이,우리역시어떤'변신'을겪게되었다.우리가하는모든행동이환경오염과연결되어있고,기후위기를가속화시킨다는점에서그렇다.또한「변신」에서묘사된세대간의갈등을격리가일반화되기이전과이후세대가자기위치를동일한방식으로한정하지않는다는것에비유한다.벌레가된,따라서땅의것이된그레고르는부모와전혀다른방식으로자기위치를표시하기때문이다.독자들은이러한비유를통해익숙한개념을낯선관점으로사유할수있게된다.

격리에서해방되기위해서는
사방으로흩어져야만한다

라투르가『지구와충돌하지않고착륙하는방법』에서‘글로벌화’로인해어디서나거주할수있기때문에어떤특정장소에도거주하지않는듯하다는점을지적했다면,전염병으로인한격리의경험을통해서는아무데나가아닌어딘가에거주한다는사실을자각하게된다는점을강조한다.그리고우리가거주하는곳의위치를설명하기위해서는킬로미터단위의거리개념이아니라,‘나는존속을위해무엇에의존하는가’,‘내가살아가도록하는것들을압박하는위협은무엇인가’,‘그위협들로부터나를보호하기위해무슨행동을하는가’와같은질문들이필요하다고주장한다.즉,‘가깝다’는개념은불과몇킬로미터거리를뜻하는것이아니라,우리삶과얼마나직접적인방식으로관여되어있는지를의미하는것이다.라투르는자신이속한연구프로젝트〈우아테리르〉를통해,이처럼자신의영토를묘사하고자신을살아가게하는것에대해말하는활동을이어가고있다.라투르의표현에따르면“영토는당신이점유하는것이아니라당신을정의하는것이다.”

우리는팬데믹이전의세계로돌아가기를희망하면서현재상황을벗어날방법을찾고있다.다행인것은이위기를통해서배울점이분명히존재한다는것이다.우리가어디에있는지,그위치를고민하면서적어도임계영역에갇혀있다는한가지사실은분명히깨닫게되었다.따라서라투르는우리에게사방으로흩어지라고명령한다.스스로포스트휴먼이되기를꿈꾸는것처럼앞으로전진하고곧장나아가는것이아니라,우리가거주할영토를탐사하고모색하며최대한흩어져야한다는것이다.우리가착륙한장소를거주할만한곳으로만든행위역량들에최대한협력하기위해서말이다.이것이마침내격리에서풀려나는해방의길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