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보다 국가 (독일 주택정책 150년)

주택, 시장보다 국가 (독일 주택정책 150년)

$25.00
Description
없어도 불안, 있어도 불만인 집,
살 집이 중요한가, 산 집이 중요한가
집은 인간의 생활을 위한 필수적인 공간인 동시에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상품이다. 꼭 필요하지만 쉽게 얻기 힘들다는 이 모순 아닌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모든 국가의 주거 정책에 주어진 숙명적인 과제다. 전쟁과 분단, 그리고 통일이라는 커다란 사회변동을 겪은 독일의 주택정책은 유사한 배경을 가진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사적 접근을 통해 독일 제국 시기부터 현대 독일까지 150년 동안의 독일 주택정책을 살핀 이 책『주택, 시장보다 국가』은 집이란, 주거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더 많은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국가가 주택 문제에 대한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함을 제시한다.

저자는 주택정책을 사회적 맥락과 갈등의 요소들을 구체적이고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주택체제’로 바라볼 것을 제시한다. 실제로 독일의 주택정책들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서 이루어진 많은 논쟁들 사이에서 일부가 제도에 반영되는 과정이 지속되며 축적된 결과이다. 독일의 경험에서 우리가 가장 뚜렷하게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규제냐 자율이냐 선택하는 것보다 주택이란 무엇인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더 많은 사회적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집에 대한 사회적 관점이 ‘집을 살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에서 ‘공급 외에 시민들의 거주권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어떻게 얼마나 추진되고 있는가’로 바뀐다면 한국의 주택정책에게도 더 많은 역할이 주어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문수현

서울대학교서양사학과와같은학교대학원을마치고독일빌레펠트대학교에서독일현대사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유니스트(UNIST)기초과정부를거쳐,현재한양대학교사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서문_집이란무엇이고누가취할것인가?

제1부_“주택문제는결국...권력문제”-독일제국시기(1870~1918)
1장.독일제국시기주택문제:“인간을...집으로도죽일수있다.”
2장.프로이센의회와제국의회사이에서좌초된주택법
3장.토지초과이득세,공익주택회사와주택조합

제2부_“먼저식량,임대료는그다음에!”-바이마르공화국(1919~1933)
1장.‘주택강제경제’:파리,런던과다른베를린의길
2장.‘주택이자세시대’의공공주택건설
3장.나치로의길:‘주택강제경제’의철폐와‘주택이자세시대’의종언

제3부_“도시의쇠락에서동독시위가발화되었다”-동독시기(1949~1989)
1장.시민의권리로서주거권
2장.방치된구도심對신도시조립식주택
3장.‘정치적임대료’와주택배당

제4부_‘주택공익성’對소유권-서독시기(1949~)
1장.“목적없는소유욕”의귄터카우센스캔들과‘주택강제경제’
2장.‘주택강제경제’의철폐와임대업
3장.노조기업‘노이에하이마트’스캔들

제5부_‘임차인민족’의근심-현대독일
1장.21세기독일의주택문제와해결을위한모색들
2장.통일이후동독주택문제:반환,민영화,공가

맺는말_“집을,필요로하는사람에게”

출판사 서평

없어도불안,있어도불만인집,
살집이중요한가,산집이중요한가

‘집’에는두가지의미가담겨있다.하나는인간의생존을위해꼭필요한의식주중하나로서의집이고,다른하나는거래할수있는가장크고비싼상품으로서의집이다.인간이사는데꼭필요한것이라면공공재여야하는데,집은가장민감한사유재이기도하다.그래서집은다루기어렵다.의지만으로할수있는일이아니기때문이다.인간에게중요한만큼쉽게옮길수있는것도아니고,건물이금세지어질수도없으며,집이있더라도주거에만족할수있도록유지보수도해야하기때문이다.시간이걸리고,비용이들고,이해관계의충돌이계속발생하는것이다.
이러한모순아닌모순은자율과통제어느한쪽만이정답이될수없다는것을의미한다.중요한것은자율과통제의균형점을찾는것이다.방향은찾았지만,문제는여전하다.누가,어떻게찾느냐의문제가남기때문이다.집을필요로하는모든사람에게즉시집을제공할수없다는점에서,이문제는우선순위와관련있다.살집을필요로하는사람들의주거권을존중하는것과산집의가치를높이고싶어하는사람들의재산권을존중하는것모두누군가의삶에영향을미치는것이기때문에쉽게결정할수없는것이다.
모든국가의부동산·주택정책에는이에대한고민이담겨있다.주거는삶의다른영역에다양하게영향을미칠수있어서,주거가안정되지않으면국민들의불만이높아져사회에도악영향을미치기때문에국가에게부동산·주택정책은중요하다.임대인과임차인사이에서자율과통제사이의균형,즉집을필요로하는사람들에게입주의기회를적절히제공하면서도집을소유하고있는사람들이적당한이익을얻을수있도록해야하는것이다.그런데부동산시장의불안정이지속되는한편으로부동산이여전히가장효율적인재테크로여겨지는한국사회에서임대인과임차인모두가최소한의합의를이룰수있는균형점을짚는것은요원해보이기만한다.

독일주택정책150년에서얻는지혜

독일의사례는두차례의전쟁과분단,그리고통일이라는커다란사회변동을경험했다는점에서주목할만하다.한국과유사한사회변동을경험했다는점에서그렇고,큰폭의사회변동속에서주택정책의변화를관찰할수도있기때문이다.한편독일은‘임차인의민족’이라고불릴만큼자가보유와임대가균형을이루는임대주택시장을형성하고있기도하다.지난2021년퇴임한메르켈총리가2005년기준,임대료20유로였던건물에서16년동안거주했을정도이다.비결은무엇이었을까?

독일제국,바이마르공화국,동독과서독,현대독일까지150년동안의독일주택정책을역사적으로살핀이책은독일주택정책의가장뚜렷한특징을임차인을우선하는정책기조를꼽는다.이러한기조는바이마르공화국헌법155조를통해건강한주거공간을확보하는것이사회적목표라고선언한이래로지속적으로유지되어왔다.한국도유사한내용을‘주거기본법’으로제정했지만사정은독일과다르기에법안만이능사는아니다.독일의주택정책은정책기조를바탕으로국가가나서서자율과통제의균형점을모색함으로써추진될수있었다.
국가의균형자역할은구체적으로공급과임차인보호로구분할수있다.이러한역할은시기별로공통되게확인할수있다.‘임대병영’(독일제국),‘후프아이덴지들룽’(바이마르공화국),‘WBS70’(동독),‘사회주택’(서독)이공급을위해이루어진정책이었고,‘토지초과이득세’,‘주택강제경제(주택부족법,임대료법,임차인보호법)’,‘정치적임대료와주택배당’,‘비교임대료표’는임차인보호정책이었다.
이러한정책들이모두성공한것은아니다.대규모공급은임차인들에게거주의기회를제공했지만,유지보수에소홀하여거주의질까지유지하지는못했다.임차인보호를위해통제한임대료인상은때로너무과도해서역효과를불러일으켰고,제도의사각지대를악용하는예외적인상황이벌어지기도했으며,효과가미미해제도가유명무실하다시피하기도했다.
이러한한계에도불구하고독일의주택정책에서일관되게국가가주도적인역할을하는데에는주거권을보장하는것이더중요하다는사회적공감대가있었기때문이다.시기를불문하고공공재로서의집,즉주거를위한주택이먼저라는사회적합의라는토대에서국가가주도적으로정책을추진했던것이다.

그럼에도,집을,필요로하는사람에게

참고문헌이500여개에달하는방대한자료조사를바탕으로독일의150년주택정책을조명한저자는독일의정책을한국의주택정책에적용하는것에대해“모든것이면서아무것도아니다”라고분명하게말한다.이는독일주택정책의근본적인토대를이해하지않고서정책내용만을따라하는것은의미가없다는뜻이다.
저자는주택정책을사회적맥락과갈등의요소들을구체적이고종합적으로고려하는‘주택체제’로바라볼것을제시한다.실제로독일의주택정책들은임대인과임차인사이에서이루어진많은논쟁들사이에서일부가제도에반영되는과정이지속되며축적된결과이다.독일의경험에서우리가가장뚜렷하게얻을수있는시사점은규제냐자율이냐선택하는것보다주택이란무엇인지,무엇이어야하는지에대한더많은사회적논의를해야한다는것이다.이를통해집에대한사회적관점이‘집을살가능성이얼마나되느냐’에서‘공급외에시민들의거주권을높이기위한정책이어떻게얼마나추진되고있는가’로바뀐다면한국의주택정책에게도더많은역할이주어질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