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구가 아프다

나는 지구가 아프다

$15.10
저자

니콜라이슐츠

사회학자.코펜하겐대학교에서지리사회적계급(geo-socialclass)을주제로박사학위논문을마무리하고있다.브뤼노라투르와함께쓴『녹색계급의출현』은10개언어로번역되었고,『나는지구가아프다』는현재6개언어로번역되었다.

목차

골칫덩이들
존재들
세대갈등
감염
대양

각자의자유
풍경

갑론을박
투쟁
땅멀미
수평선

해설/디페시차크라바르티
옮긴이의말
감사의말
각주

출판사 서평

파리를뒤덮은폭염으로인한열대야에잠을제대로이루지못한‘나’는지구온난화로인해만들어지는여러문제를점점더많이겪게되는것이괴롭다.내가하는모든행동은결국지구어딘가누군가가감당할짐으로연결되는것이부담스러운나는친구가방문을권했던섬으로가서쉬기로한다.사방이바다로둘러싸인섬은무언가로부터연결되지않았으니그런괴로움으로부터조금은벗어날수있겠다고기대했건만,꼭그렇지만도않다.섬에서발견한풍경에서,만난사람들에게서내가가지고있던괴로움과불안의정체는점차선명해져간다.

『나는지구가아프다』는『녹색계급의출현』의공저자인사회학자니콜라이슐츠가남프랑스의휴양지인포르크롤섬을방문한경험을바탕으로자신의사회학적통찰과약간의허구를결합한책이다.저자가‘문화인류학적소설(ethnografictive)’이라고이름붙인이새로운형식은문화기술지와가상의이야기가결합된것으로,개인과사회를아우르는사회학적상상력에기초한저자의통찰을잘보여준다.

이러한형식은왜필요했을까?브뤼노라투르가이책에건넨추천사에서잘드러난다.라투르는이책을‘무엇을해야할지모르는채헤매는사람의성장’이라고표현했다.우리가살고있는인류세는더이상성장을보장하지않는다.성장보다생존이더중요해졌다는것을모두가알고있으나성장을단호하게포기하지못한다.그렇다면우리는성장해야하는가생존해야하는가?사회도갈피를못잡고개인도갈피를못잡는다.여기에생존이라는새로운목표는새로운기준을필요로한다.성장을기준으로짜였던가치,문화,정서같은것들을잘배우는것이더이상사회구성원으로잘성장하는방식이아니게된것이다.성장대신생존이필요한데도성장을멈출수없고,생존을향하는새로운성장의기준도마련해야하는인간과사회가처한난처함을이책은슬프도록아름답게보여준다.

시인이자뮤지션인성기완의번역은이책에담긴공감각적이고복합적인정서를우리말로정교하게전한다.인류세는인간에게엄청난과제이자부담이지만인류가스스로초래한결과라는점에서슬프고부끄럽고화난다.현재에대한객관적이고이성적인분석은단호한결단과행동을요구하지만그대로실천하기는여러이유로어렵다.사정도복잡하고입장도팽팽하다.애매하고난처하다.책에담긴이러한풍경과정취가날카롭고감각적으로옮겨진덕분에섬에서펼쳐지는성찰적경험의순간들에동행하는듯한느낌을준다.

섬에서만난사람들과친구와의대화그리고섬을돌아다니며관찰하고경험한바들이쌓이는동안‘나’는열대야로인해잠을설친채맞이한아침에내마음을괴롭게했던골칫덩이의정체가점차뚜렷해져간다.내가하는행동이누군가에게결과적으로짐이되는연결과정에는인간뿐만아니라CO₂,곤충,동물,숲,해초,공기,흙,땅등무수한비인간들이함께있음을확인한다.더불어아무리생존이답일지언정그선택을선명하게하는것이쉽지않음을당사자들의목소리를통해이해한다.

저자는자신을불안과죄책감으로괴롭혔던골칫덩이들이결국피하거나극복해내야할대상이아니라‘더불어있어야’할것임을거센바람속에서돛을펴고균형을잡은배위에서깨닫는다.나아가필요한것은대화임을지금우리가마주한흔들리는현실을인정하고그흔들림속에서균형을찾을방법을인간과비인간모두가참여해협상해나가야함을발견한다.결국인류세는인류가초래한결과이지만그것을종착점이아니라인류가통과하는과정임을받아들일때,이것이파국이라고외치는대신이파국을바라보고느끼고직접부딪칠때,저앞에서우리를뻔히기다리는폭풍우를견뎌내고다시한번우리를꿈꾸게할‘거주가능한땅’에도달할수있음을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