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미하라요시아키,와타나베에리,우도사토시,고하라가이,닛타게이코,하시모토도모

저자:미하라요시아키
히토쓰바시대학대학원언어사회연구과교수.코넬대학교박사.영문학·문학이론.비평지『엑스-포지션(Ex-position)』40호특집『다시생각하는1980년대문학비평의풍경(LiteraryCriticismSceneofthe1980s,Revisited)』(국립타이완대학,2018)객원편집자.편역서에가우리비스와나탄『이의제기로서의종교』(미스즈서방,2018).

저자:와타나베에리
오사카대학대학원인문학연구과교수.도쿄대학박사.근현대일본어문학.저서에『나카가미겐지론』,공저에『전후일본을다시읽다4-고도성장의시대』(린센서점,2019).『번역과어댑테이션의윤리』(슌푸샤,2019).

저자:우도사토시
메이지대학국제일본학부부교수.도쿄대학박사.프랑스어권아랍·베르베르문학.공저에『세계의문학,문학의세계』(소라이샤,2020),『국민국가와문학』(사쿠힌샤,2019)등.역서에카멜다우드『또한사람의‘이방인’』(수이세이샤,2019).

저자:고하라가이
도쿄대학대학원총합문화연구과교수.파리제7대학교박사.텍스트와이미지의역사와기호학.저서에『문학의미니멀이미지-모리스블랑쇼론』(사유샤,2011),역서에엘렌식수·자크데리다『베일(Veils)』(미스즈서방,2014)등.

저자:닛타게이코
릿쿄대학문학부교수.위스콘신대학교매디슨캠퍼스박사.미국문학·문화이론.저서에『미국문학의지도작성(cartography)』(겐큐샤,2012),편서에『젠더연구의현재』(릿쿄대학출판회,2013),역서에트리샤로즈『블랙노이즈(BlackNoise)』(미스즈서방,2010)등.

저자:하시모토도모히로
아오야마가쿠인대학문학부영미문학과부교수.히토쓰바시대학박사.포스트콜로니얼이론/문학.공저에『바이링구얼한일본어문학』(산겐샤,2013),『노벨문학상에가장가까운작가들』(세이게쓰샤,2014).

저자:이누마가오리
다마미술대학대학원미술연구과조교수.히토쓰바시대학박사.근대심령주의유행기영국의문화현상및문학작품연구.논문에요정연구─아서코난도일의유사과학과코팅리
요정사진(StudyinFairies:ArthurConanDoyle’sAlternativeScienceandtheCottingleyFairyPhotographs)(『엑스-포지션』48호,국립타이완대학,2022)등.

저자:이소베사토미
오차노미즈여자대학강사.히토쓰바시대학박사.영국아동문학.논문에어린이들은어디서과거와조우하는가─장소의문학으로서‘시간여행(타임슬립)’읽기(WhereChildrenEncounterthePast:ReadingTime-SlipFantasyasLiteratureofPlace)(『코레스펀던스─히토쓰바시예술문학저널』4호,2019),‘눈에보이지않는것’의이야기-루시M.보스턴의둘레세계를읽다(『팅커벨─영어권아동문학연구』40,2019).

저자:모리타가즈마
히토쓰바시대학대학원언어사회연구과박사과정수료.아시아태평양전쟁이후일본문학과미국문학.논문에이시하라요시로의『망향과바다』에나타난‘증언’에대한일고찰(『언어사회』12호,2018)등.

저자:모로오카유마
인디애나대학교블루밍턴캠퍼스영미문학박사과정.릿쿄대학석사.미국문학.논문에『또하나의나라』에나타난사랑의정치학(『릿쿄젠더포럼연보』2호,2020)

역자:장문석
경희대학교국어국문학과조교수.한국현대문학.논저에「두보나연암같이:김윤식의고전비평」(『관악어문연구』43집,2018),「수이성(水生)의청포도:동아시아의근대와「고향」의별자리」(『상허학보』56집,2019)등.

역자:조은애
동국대학교서사문화연구소연구교수.한국현대문학.논저에『디아스포라의위도:남북일냉전구조와월경하는재일조선인문학』(소명출판,2021),「각색된동아시아,식민지/제국과냉전의버전들사이에서:해방전후김성민의소설과영화」(『민족문학사연구』81집,2023)등.

역자:송민호
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2002년에같은대학원에서「이상문학에나타난화폐와글쓰기의상관성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다.이후에는연구영역을개화기로옮겨2012년에「동농이해조문학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
현재홍익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학생들을가르치며,개화기로부터식민지시기로이르는시대에존재했던제도,지식,매체,감각등과관련된다층적인언어혹은비언어적현상들에대해폭넓은관심을갖고연구하고있다.

목차

서문/시작하며(미하라요시아키)

제1부기초강의(Fundamentals)편:문학이론의에센스

제1장텍스트(고하라가이)
픽션론,텍스트적현실,에크리튀르,탈구축,담론/이야기,언어행위이론,언어의비인칭성
<텍스트>에대해더알기위한책10권

제2장읽다(미하라요시아키)
회의의해석학,대위법적독해,징후적독해,표층적독해,망상적독해와회복적독해
<읽다>에대해더알기위한책10권

제3장언어(와타나베에리)
번역,소수문학·소수파적정치/다수파적정치,폴리포니·듣고쓰기,표상,탈식민지화와탈냉전/글로벌화
<언어>에대해더알기위한책10권

제4장욕망(닛타게이코)
동성애와퀴어,미소지니와가부장제,페미니즘문학비평,노예제폐지론,성적욕망·성애·성적환상
<욕망>에대해더알기위한책10권

제5장세계(우도사토시)
에토스·근대문학·엑조시티즘,국어·구술성,검열·유통,파라텍스트,세계·세계관·세계문학
<세계>에대해더알기위한책10권

제2부토픽(Topics)편:문학이론의현재를생각하기위하여

제6장네이션/제국/글로벌화와문학(하시모토도모히로)
네그리튀드,식민지해방이론,오리엔탈리즘,서발턴,모방과잡종성/이종혼효성,19세기의내셔널리즘론,현대의내셔널리즘론,포스트내셔널리즘,세계문학론(19세기이후),세계문학론(현대),포스트콜로니얼에코크리티시즘

제7장포스트휴먼/이즘과문학(이누마가오리)
안티휴머니즘,동물론,생성,행위자-네트워크이론,일본에있어서존재론적전회,객체지향존재론,사변적유물론/실재론,자연과문화,사이보그

제8장환경과문학(이소베사토미)
인류세/환경인문학,에코크리티시즘/환경비평,동물과인간/(탈)인간중심주의,네이처라이팅,공간과장소/장소의감각,목가/낭만주의/도시와전원,심층생태학/생태(생명)지역주의,토지윤리,유토피아/디스토피아/에코토피아,에코페미니즘,진화론/다윈주의,원폭문학/핵문학,진재와문학

제9장정신분석과문학(모리타가즈마)
지그문트프로이트의사상,자크라캉의사상,정신분석과문학비평,쉬르레알리슴,프로이트이론과마르크스주의,라캉이론과마르크스주의,전오이디푸스기,정신분석과페미니즘,트라우마이론,정신분석과일본인론

제10장젠더·섹슈얼리티와문학(모로오카유마)
페미니즘운동과문학에의영향,포스트구조주의와젠더비평이론의여명,블랙페미니즘과흑인문학의궤적,프랑스계페미니즘과현대여성문학의전개,포스트콜로니얼페미니즘과문학이론의재구축,퀴어비평(1)이브세지윅,퀴어비평(2)주디스버틀러

세계문학(뒷)길안내(우도사토시)

BookGuide문학이론의입문서가이드(와타나베에리)

마치며(와타나베에리)

번역자의말

인명색인·사항색인

출판사 서평

책을펼친다는것은
관능적인행위다

『문학‘읽기’의방법들-문학이론도구상자』는일본출판사필름아트사의『문학이론-읽는방법을배워문학과다시만나다』를번역한책이다.일본에서이책은[크리티컬워드(CriticalWords)]시리즈중하나로출간됐다.문학이론,대중음악,패션,현대건축등각분야전문가들이‘핵심키워드’를중심으로한권씩‘입문서시리즈’를엮어독자들의좋은평가를받았다.특히2020년에출간된‘문학이론’은2023년까지5쇄를찍으며,입문서라지만이런종류의이론서로서는드물게대중적인호응도컸다.

일본출판사가이‘크리티컬워드’시리즈를소개하는카피문구에주의해볼필요가있다.

“키워드로부터풀어내는(ひも解く)입문서”

여기서일본어‘히모토쿠(ひも解く)’라는말은요즘엔‘해설하다/풀어내다’는의미로많이쓰이지만,원래의고전적용법은‘책을펼쳐읽다’는뜻이다(같은발음이다).고서적은종이를상하지않게하려고책갑에넣어끈으로묶어보관했다.그래서그‘끈(紐)’을‘풀어내는것(解く)’은곧책을펼쳐읽는것이다.일본말로‘끈(紐)’을‘히모’라고읽는다.결국다시돌아가발음을같이하는‘히모토쿠(紐解く)’라는말은‘끈을풀다’는뜻이된다.책을읽는다는것은,눈을통한정보획득만이아니다.손의감촉이함께하는,아니더앞서는섬세한경험이다.혹자는이대목에서돌연관능적인무엇인가를느낄지도모른다.그렇다,상상그대로다.일본최고(最古)의가집『만요슈(万葉集)』에서‘히모토쿠(紐解く)’는‘(속)옷의끈을풀다’는뜻으로쓰인다.여기에서‘꽃이피다’는의미로까지확장된다.

그래서…
책읽기를딱딱하고지루하게만생각했던이들에게.

책을펼친다는것은관능적인행위다.
책을펼치면꽃이핀다.

『문학‘읽기’의방법들-문학이론도구상자』는원제의부제처럼‘읽는법을배워문학과다시만나’는방법에대한안내서이다.흔히쓰다보니너무나건조해진‘책을펼치다’는말이생생한숨결로살아돌아오는것처럼,너무나어렵다고생각했던‘이론’에서‘문학’을흠뻑적셔줄물줄기를찾게된다.

문학이론‘도구상자’
‘경이’와의만남

책의주도적편자이며저자인미하라요시아키(三原芳秋)히토쓰바시대학대학원언어사회연구과교수는1972년미셸푸코와의대담에서나온질들뢰즈의말“이론이란하나의도구상자”라는말을화두처럼쥐고이책을엮었다.

그가친절하게한국어판을위해따로준비한‘서문’은조르조아감벤의도움을받아‘도구’라는말의어원을끝까지거슬러올라간뒤발터벤야민의‘번역론’까지가지를뻗쳐‘문학이론이란무엇인가’에대한답을풀어내는우아한지적탐험을보여준다.

‘도구’는원래부터인간이다루기에쉽지않았다.아니인간이‘주체적으로’도구를다룬다는생각자체가오만이었다.‘도구’를쥐는순간인간도변용된다(브뤼노라투르‘행위자-네트워크이론’등).이책은문학이론이란‘도구상자’를열어버렸을때,(마치판도라의상자처럼)문학이란텍스트뿐아니라‘읽는’‘나’라는‘주체’역시도변용되는‘경이’의순간을찬탄하는글이다.

플라톤때부터‘경이(thaumazein)는철학의시작’인것처럼,‘경이’는문학의시작인것이며거꾸로말해‘경이’없이문학과의만남은없다.누구라도한번쯤은‘문학’을접했겠지만,‘경이’를느끼지못했던이들에게이책에담긴‘문학이론도구상자’를열어보길권한다.스스로문학뿐아니라세계를‘새로읽는’경이를맛볼수있을지모른다.

‘마담보바리’에는
‘엠마보바리’가나오지않는다?

책을,문학을,소설을‘읽는다’는것은무엇일까.롤랑바르트나자크데리다의복잡한‘텍스트론’은이책을통해좀더쉽게이해하는것으로하고,이글에선보다더단도직입적으로‘텍스트’를‘읽는다’는것이무엇이고,또무엇이아닌지를아프게찔러주는책의한대목을소개한다.

“귀스타브플로베르(GustaveFlaubert)의장편『보바리부인(MadameBovary)』(1857)을“책읽기에탐닉하여허구와현실을구별하지못하게된여성엠마보바리(EmmaBovary)가평범한남편샤를(Charles)과의생활에실망하여간통을거듭한끝에자살한다.”라는식으로요약했다면,‘텍스트’를거의읽지않은셈이다.”(36쪽)

이것은책에서옮긴일본의대표적문학비평가하스미시게히코(蓮實重彦)의글이다.

“하스미가보기에『보바리부인』을‘요약’하는사람은텍스트를읽지않았다고할수있는데,그것은무엇보다도이작품에‘엠마보바리’라는고유명사는한번도쓰여있지않기때문이다.그럼에도불구하고‘엠마보바리’를주어로요약을만든다면그것은‘텍스트적현실’에배치되는것이된다.”(58쪽)

소설『보바리부인』을‘들어본’사람은많아도실제로‘읽은’사람은별로없다는현실을잘보여주는지적이다.‘들어본것’을‘읽은것’으로오인하는상황에서‘문학’이란수능에나오는지문에불과할뿐이다.읽어보지않은‘수많은’사람들은‘하나의’줄거리만알지만,읽어본사람은그‘혼자만으로도’‘수많은’해석과감상의꽃을피운다.그게문학‘읽기’를즐겁게하는수많은방법들중하나다.

앞서하스미의지적을부연하자면,꽤두툼한분량의책『보바리부인』에서‘보바리’도‘엠마’도수백차례각각언급되긴하지만,정작남편의성과아내의이름을묶은‘엠마보바리’라는‘주인공’의이름은단한번도‘텍스트’에나오지않는다.(다만,플로베르의프랑스어원본에도나오지않는‘엠마보바리’라는고유명사가어떤한국어번역본에는‘단한번’등장한다는점은,혼선을피하기위해,지적해둔다.)

초보자도전문가도
빈손으로돌려보내지않는‘지적자극’

일본에테리이글턴과프레드릭제임슨을소개하고,선구적으로[현대비평/문학]강의를개설한영문학자오하시요이치(大橋洋一)도쿄대명예교수는이책저자들의‘스승세대’다.그는이책이간행된이후자신의블로그에“읽기쉬우면서도많은정보를담은입문서로21세기에있어현시점최고의책”이라평가했다.특히이원로학자는“초보자로부터전문가에게까지,이책은열려있다.아니,초보자도전문가도빈손으로돌려보내지않는자극으로가득차있다.”라는감상을붙였다.

초보자는낯설고난해한이론을쉽게설명하고이끌어주는친절함에,전문가는―특히한국의전문가는―일본학계의‘문학/이론읽기’를비평적으로검토할수있는풍부한자료에만족할만한책이다.대학에서문학을연구하고가르치는번역자들은“난해하고복잡한여러문학이론을섬세히다루면서도명쾌하고단정한서술을갖춘것이이책의미덕”이라고평한다.

책은1,2부로구성됐다.

1부「기초강의(Fundamentals)편-문학이론의에센스」는이론을키워낸굵직한‘나무’들을소개한다.‘텍스트’‘읽다’‘언어’‘욕망’‘세계’라는영역에서다섯개의나무기둥이문학이론의기초를든든하게떠받친다.

2부「토픽(Topics)편-문학이론의현재를생각하기위하여」는1부에서소개한이론의나무들이가지를펼쳐그끝에핀아름다운‘꽃’들을소개한다.1부에서다룬문학이론들의좀더구체화된사례들이다.오리엔탈리즘과포스트콜로니얼,포스트휴머니즘,환경,정신분석,젠더와문학의관계를살펴본다.

1부에서기초를다졌다면2부에선이를기반으로한문학/이론의현재를생각해보는구조다.좀더최신의구체적문학/이론성과물을소개한다.

1,2부모두각장의끝에는‘더읽어봐야할책/사상가’의서지사항(번역과정에서한국어출간본도포함했다)을실었다.독자들의서재에서새롭게뿌리내릴생각의묘목들이다.후기/부록의성격으로맨뒤에실린‘세계문학(뒷)길안내’와‘문학이론의입문서가이드’는소개하는책의제목만으로도훌륭한지적자극이된다.

이렇게나무에서꽃으로,다시꽃에서나무로.문학의숲을산책하는즐거움을이한권의책에오밀조밀하게담았다.

서문과번역자의말에언급한것처럼,이책은단순히일본문학비평계의성과를그대로옮겨쓴것이아니다.한국과일본비평계의인적,학술적교류가번역의계기가됐다.책에서여러번언급되는것처럼벤야민식의‘번역’이란“사랑을가지고세부에이르기까지”협동하는작업이다.원작자와번역자가,자신과자신이속한각자의언어와문화의한계와이질성을느끼고도전해가는과정이다.

일본의대표저자는“관동대학살의기억이희미해져가는”2023년겨울(딱100년전1923년도쿄‘관동대지진’은당연히지질학적사건을넘어선다.이사건으로한일은식민지와피식민지,제국과서발턴등역사적정치적문화적심리적심연을실제로체험한바이며이는책의주요주제이기도하다)에한국어판서문을보내왔고,한국의학자들은2024년봄에번역자의말로화답한다.책은겨울에서봄으로이어지는한일양국학계의우정의산물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