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세계의 그대에게 : 과학 읽는 두 여자가 주고받은 말들

평행세계의 그대에게 : 과학 읽는 두 여자가 주고받은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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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공대를 졸업했지만 일터가 실험실은 아닌 동갑내기 두 여성 범과학기술계 종사자가 과학책을 두고 편지를 주고받았다. 우리가 과학책을 읽는 이유가 꼭 과학적 사실을, 세상의 진리를 알기 위해서여야 할까? 두 저자는 과학책에 담긴 지식과 정보의 내용을 이해하는 대신 진리를 찾으려 한 시도와 노력에서 위로를 얻어도 괜찮다는 것을,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은 그냥 넘어가도 과학책을 통해 지평을 넓힐 수 있음을, 그래서 꼭 비장할 필요 없이 사소하게 과학책을 읽어도 된다는 것을 자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저자

강연실,우아영

과학기술학연구자.이화여대환경공학과를졸업하고한국과학기술원(KAIST)과학기술정책대학원(STP)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과학기술과환경재난에대해주로연구했으며,과학문화에관심을갖고활동해왔다.지금은국립중앙과학관학예연구사로근무중이다.다채롭고관점있는과학기술이야기를나누고싶어서여러매체에글을쓰고,과학잡지[에피]를만드는데참여했다.

목차

추천사|이해의빛이가슴으로들어오는순간으로/정인경

아영_제가갖지못한것은제직관을믿는용기였답니다|『평행우주속의소녀』
연실_수많은여성기술노동자들이가졌을의구심을생각해봅니다|『계획된불평등』

아영_사물은,그저홀로사물로존재한적이없죠|『그것의존재를알아차리는순간』
연실_‘우리’의폭이넓어지면‘우리’의결정도달라질것입니다|『사이보그가되다』

아영_로봇을학대하는사람들과함께살아갈수있을까요?|『포스트휴먼이몰려온다』
연실_로봇에게서인간을봅니다|『R.U.R.』

아영_그노래는꼭넣어야했을까요?|『지구의속삭임』
연실_오죽했으면역사학자가픽션을썼을까요|『다가올역사,서양문명의몰락』

아영_차별은과학을약하게만들어요|『헨리에타랙스의불멸의삶』
연실_모든차별은닮아있고,또연결되어있지요|『인종주의에물든과학』

아영_과학의본질이란,과학하는태도란무엇일까요?|『탄생의과학』
연실_우리는왜과학을믿을수있을까요?|『왜과학을믿는가?』

아영_단단하고한결같은천문학자이야긴데요|『천문학자는별을보지않는다』
연실_어쩌면좀괜찮은할머니가될수있을지도요|『벤바레스:어느트랜스젠더과학자의자서전』

아영_내가아는세상의범위를넓히려고과학책을읽어요|『뼈가들려준이야기』
연실_과학책에서위로를받는다면꽤나근사하지않겠어요?|『핀치의부리』

아영_그러면그냥넘어가면된다는걸깨달았어요|『모든사람을위한빅뱅우주론강의』
연실_어른의삶이지켜야할것을지켜내는것이라면요|『세계의끝씨앗창고』

[마지막편지]
연실_우리가좀더사소한이유로과학책을찾게되기를바랍니다
아영_너와나를이해하기위한과학책읽기는계속될것입니다

출판사 서평

공대를졸업했지만일터가실험실은아닌,‘범과학기술계’에서일하며과학을읽고과학에대해이야기하는두동갑내기여성이있다.한사람은과학기술학을연구하고,다른한사람은과학전문지기자를거쳐콘텐츠를제작한다.동갑내기라는것외에두사람의공통점이몇가지더있다.학창시절우유급식이반갑지않았고,과학을좋아하고,과학자를꿈꾸었으며,과학계의구조적모순을무릅쓰고과학을잘하기위해열심히노력했고,지금은실험실아닌다른곳에서과학을하고있다.이두사람이과학책을두고각자의삶,세상과세계,그리고과학을이야기하는편지를주고받았다.

사적이고다정하되,
깊고진중히

두사람이고른과학책들은흔히이야기하는‘필독서’와는거리가멀다.그러나두사람의이야기를들으면빠짐없이꼭읽어야겠다는생각이든다.‘필독서’와마찬가지로세상과세계에대한호기심으로,아직밝혀지지않은과학적사실과진리를밝히기위해도전하고노력한이들의이야기가담긴책들이기때문이다.두사람이살아온과정에서마주한문제나관심을통해고른책이라는점도눈에띈다.실험실이일터가아니어도살면서과학책을가까이한것이과학을좋아하는당사자들에게는무척자연스러운일이겠지만,다른이들에게는과학책을우주의진리나세계의원리를이해하기위해서가아니라,내고민과관심에따라읽을수있고,그래도된다는새로운지평으로다가온다.

살아온환경,경력과성격그리고일하는방식이서로다른두사람의대화는서로를존중하는가운데사려깊게이어진다.공부하는건물에남자화장실은층마다있는데왜때문인지여자화장실은그렇지않았던경험이나『코스모스』와『이기적유전자』를완독하지못했다는은근한고백에서맞장구를치고,여성을존중하지않는과학계에서남성은하지않는,자신의가치를입증하느라애써야했던억울함과서러움을떠올리는대목에서는서로를지그시바라본다.그렇게두사람의삶은과학책을사이에두고마주한다.

두사람의대화는과학에대한생각과의견을말하는데서명징해진다.과학의탄생이래인류에게던져진숙제와도같은질문인“왜과학계에여성이필요한가”에대한답에서부터,젠더와인종문제에과학이무관심해서는안되는이유,과학자사회가차별과불평등에더관심을가져야하는이유는무엇인지,그리고다양성을높이기위한시도가과학계에어떤도움이되는지까지두사람의대답은하나로모아진다.그렇게해야더믿을수있는과학이될수있기때문이다.객관성과합리성을이미갖춘것으로‘믿어지는’과학을더믿을수있으려면해결해야할과제가적지않다는것을지적하면서도결국과학이그것을이룰수있다고믿는것은두사람이누구보다못지않게과학을사랑하기때문이다.

과학책,비장하게읽으면핵노잼,
나만의이유로읽으면대유잼

두사람의과학을사랑하는마음이처음부터컸던것은아니다.살면서,과학책을읽으며깊어져갔다.이는두사람의대화곳곳에서묻어난다.두사람이과학책을통해넓히는것은비단과학적지식과세계에대한이해에만머무르지않는다.살면서전혀몰라도될성싶은과학적지식을정직하게풀어낸글을보며거인의어깨위에올라타절경을보는듯한즐거움을느끼는것외에도세계를관찰하고아직밝혀지지않은진리를찾기위해헤매는것을마다하지않고기꺼이도전하는과학자들의모습에서위로를받기도한다.나아가과학계의모순을피하지않고부딪혀나간과학자들의삶을통해과학을사랑하는마음을느끼고어쩌면좀괜찮은할머니가될수있을것같다는희망도발견한다.

과학책을두고이어지는두사람의대화는‘나’에서시작해여성과소수자,인류와지구,과학의본질을거쳐다시‘나’로돌아오는궤적을그리며커다란동그라미를만든다.그동그라미는과학책을통해나의삶과인류의미래를함께살펴볼수있음을,과학책을읽는것이과학적지식을얻는것보다더많은힘을발휘할수있음을느끼게한다.지금의세계와앞으로의세계를위해무엇이필요한지이해하고성찰하고상상하는여정이과학책을통해시작될수있음을,그것이나와거리가먼객관적사실이아니라무척상관있는여정임을보여준다.

그동그라미가그려지는동안두사람의평행세계는서서히이어진다.과학책을좋아하지만읽는이유도방식도달랐던두사람은대화속에서도저히이해가안되는구절이있을때거기서멈출것이아니라그냥넘어가면된다는것을깨닫고,과학책에서삶의복잡한문제에서잠시벗어날수있는위로를얻는것이과학책을비판적으로읽는것못지않게꽤나근사하다는것을발견한다.그렇게자신을,그리고마주한상대방을이해하고공감한두사람은앞으로좀더사소한이유로과학책을찾게되기를,너와나를이해하기위한과학책읽기가계속되어가기를기약한다.자연스레두사람이앞으로어떤과학책을읽어나갈지,과학책에대한이야기를나눈다면무슨이야기를나눌지궁금해진다.

추천사

“나는왜이토록사적인이야기에귀기울였을까.각각살아온환경과경력,성격,일하는방식이다른두사람의서로를존중하고사려깊게대화하는목소리가솔직하고생생하다.‘유리천장을깬여성서사’가아닌우리가듣고싶은현실적인이야기여서더소중하다.기울어진운동장에서살아남은짜릿한성공담이아닐지라도마음을사로잡기에충분하다.젊은여성둘이과학책을읽으며자기경험과생각을말한다는것은사회적으로나정치적으로의미있는일이다.살다보면이해의빛이가슴으로들어오는순간이있다.이책의저자들은“과학계에왜여성이필요할까?”라는질문을한단계높은곳으로올려놓았다.”
-정인경(과학저술가,『내생의중력에맞서』저자)

“과학서평집으로서도충분한가치가있지만그이상의의미를갖는다.과학책을매개로오가는두저자의삶과연결된과학이야기속에이공계성차별과다양성문제부터과학의신뢰성과사회적구성까지,과학이주는위로와힘그리고그한계에대한흥미로운논의가가득하다.과학책역시아니과학책이기에더더욱‘무엇을읽는가’만큼이나‘누가읽는가’도중요하다는사실을새삼깨닫게된다.과학책은읽고싶지만『코스모스』와『이기적유전자』에는어쩐지손이가지않았던당신을위한책!”
-임소연(과학기술학자,『신비롭지않은여자들』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