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살인

돌봄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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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대를 앞서 돌봄 문제와 안락사를 다룬 이 과감한 소설을 이 문제를 절감하는 이 시대에 다시 만나다. 늙음과 질병, 돌봄과 죽음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온몸으로 통과하는 한 가족의 심리를 첨예하게 묘사한 이 소설은 더 나은 현재의 삶과 미래의 죽음을 위해 우리가 질병과 돌봄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영감을 줄 것이다.
저자

사에슈이치

(佐江衆一)

1960년에단편소설「등(背)」을발표하고문단에데뷔했다.1985년『돌봄살인(원제:老熟家族)』을발표하였고,이듬해요시다요시시게(吉田喜重)감독에의해〈인간의약속(人間の約束)〉으로영화화되었다.역사소설로인기를얻어1990년에는『에도직인기담(江戸職人綺譚)』으로나카야마기슈(中山義秀)문학상을수상하였다.1995년자신의돌봄경험을바탕으로초로의부부가고령의부모를돌보는‘노노개호(老老介護)’를소재로한『황락(黄落)』이베스트셀러로큰주목을받았다.이작품으로‘되마고문학상’을수상하였으며,드라마와연극으로각색되어큰인기를끌었다.2020년사망했다.

목차

돌봄살인
옮긴이해설

출판사 서평

시대를앞서여기에도달한소설

일찍이노인돌봄문제에관심을가진일본작가사에슈이치가1985년간병살인을주제로쓴파격적인소설『돌봄살인(원제:노숙가족老熟家族)』은출간한이듬해〈인간의약속〉(감독:요시다요시시게)이라는제목으로영화화되어1986년제39회칸영화제에서‘주목할만한시선’에선정될정도로이목을끌었다.그러나1980년대일본독자들에게가족간의살인과안락사라는소재는쉬이받아들이기힘든것이었다.10년뒤사에슈이치가비슷한주제로다시쓴소설『황락(黄落)』(1995년)이베스트셀러가된것에반해,『돌봄살인』은유사한작품성에도불구하고당시에는큰주목을받지못했다.

시대를앞서갔던이과감한소설은여기에서우리를기다리고있었을지도모른다.2022년6월우리나라국회에서는말기환자가치사량의약품을복용해존엄사를선택할수있게허용하는‘조력존엄사’법안이발의되어찬반논쟁이불거졌다.코로나시대를거치며우리는돌봄을둘러싼문제를어느때보다절감했다.지금우리가피부로직접느끼는문제들을『돌봄살인』은적나라하게이야기한다.그리고이것을미스터리소설이라는흥미진진하고도독특한형식으로풀어낸다.


부러운가족,동정받는살인자

『돌봄살인』은3세대가함께사는가정에서다츠할머니가집에서죽은채발견되는살인사건으로시작한다.다츠는치매를앓아가족들의돌봄을받고있었으며,노인과아이들이한집에서함께지내던이단란한가족은이웃들의부러움을샀다.그런데이집안에서살인이벌어졌고,다츠할머니의남편료사쿠는자신이아내를죽였다며경찰에게자백한다.치매에걸린아내를돌보다가끝내살인을저지른고령의료사쿠는살인사건의피의자임에도이웃들의동정을받고,경찰서에는그에대해선처를부탁한다는전화가끊임없이걸려온다.

하지만경찰은이가족을취조하며이집안사람들모두가사실은평소다츠의죽음을바라고있었음을느끼고,사건에대한찜찜함을떨쳐내지못한다.다츠의아들요시오는부모가죽으면아내와아이들과다시행복하게지낼수있다고생각하고있었다.다츠를가장가까이에서돌보던며느리리츠코는무력한다츠의모습에자신의미래를투영하고,그녀의마지막소원인죽음을이뤄주고싶어했다.독자는일가족의진술을따라가며겉으로는화목해보이던이가정내에숨어있던가족간의기묘한적개심과혐오감을엿보게되며,모든사실을의심하게될것이다.


늙어가는우리가족들

그런데죽음을바라고있던것은다츠와료사쿠도마찬가지였다.이들은돌봄을받으면서도안락사를권장하는신흥종교단체에가입하고,편안한죽음을꿈꾸었다.다츠는자신이죽고남편도데려가는것이“너희에게도좋은일”이라며자신의죽음을바라고,료사쿠는아내를죽이고자신도죽는것이“사회에보탬이되는자신의마지막일”이며그것이“보람”있는일이라고생각한다.이들은“너무오래살았다”는것을“잘못”이라느낀다.

『돌봄살인』의원제는‘노숙가족(老熟家族)’이다.‘늙고여문가족’이라는의미의이제목은출간당시에는일본사회에서도생소하게받아들여졌지만,앞으로다가올,우리가현재맞이한고령화사회를예견한듯하다.평균수명이늘어난반면,출생률은줄며우리가족들은실제로점차늙어가고있다.‘더길어진삶’에서우리는지금마주하는질병과돌봄외에도가족돌봄청년문제와같은새로운문제들을직면하고있기도하다.늙음과질병,돌봄과죽음이라는지난한과정을온몸으로통과하는한가족의심리를첨예하게묘사한이소설은더나은현재의삶과미래의죽음을위해우리가질병과돌봄을어떻게마주해야할지영감을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