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동안중국공산당통치자들은상하이를지배했던두유대인가문의이야기를덮어왔다.중국의역사서술은1차아편전쟁이끝난1842년부터1949년공산당집권까지를외국에유린당한‘치욕의100년’으로기록한다.그렇기에유대기업서순과커두리의이야기는마오쩌둥과그의헌신적인공산주의자군대가탐욕스러운자본가들을타도했다는프로파간다서사로나등장할뿐,특별히언급되거나다뤄지지못했다.중국인들에게상하이는“군사적패배와치욕”을상기시켰다.
하지만저자는‘치욕의100년’에또다른진실이있었음을보여준다.어떤중국인들에게상하이는“미래를비춰주었다”고말이다.상하이는1842년난징조약체결이전까지거의세상에알려지지않은도시였다.하지만불과50여년만인1895년에런던수준의시내전차체계와가스공급망을확보했고,1930년대에는시카고와뉴욕에버금가는마천루와스카이라인을갖춘세계에서네번째로큰도시로성장했다.
이극적인변화를이끈중심에유대기업서순과커두리가있었다.이들은제국주의의수혜를입으며상하이를착취했지만,경제호황에불을붙이고기업가정신이충만한문화를불어넣었다.중국이경화된봉건사회를탈피하고현대적인산업사회로진입하려몸부림치고있을때수많은중국인이과감한사업의꿈을추구할장소로상하이를선택했다.두유대인가문은현대중국의탄생에기여하며“수억명의삶을변화시켰다.”
그들의결정은수억명의삶을변화시켰다.서순가는나머지세계가불황에빠져들고있던1930년대에중국경제를안정화시키는데이바지했다.그들은중국인한세대를세계자본주의안에서육성하며오늘날중국의놀라운성공을위한길을닦았다.커두리가는수백만홍콩주민에게전기를공급하며수백년동안삶의속도가바뀌지않던지역들을변모시켰다.1949년이후,공산주의를피해도망쳐온상하이출신중국인공장주들과손을잡기로한커두리가문의결정은세계시장을열어젖히고,홍콩의성장을촉진하고,21세기에중국을세계의공장으로만든수출붐을위한무대를마련했다._39쪽,<들어가는글>
“모두가그이름을알고있습니다”
대조적인위치에서성공을이뤄낸두명의억만장자
후대를거쳐마침내역사의일부가되다
조너선카우프만은한인터뷰에서"내가작업에몰두할수록,그것은실제로두가지이야기가된것같다.하나는두유대인가문에관한것이고,다른하나는중국이처음세계와연결되는방식이었던근대화와세계화에관한것“이라말하며두가문의이야기가중국근현대사뿐만아니라세계화의거대한맥락과연결되었음을밝힌다.저자의치밀한추적은서순과커두리의발자취와함께격동하는20세기초의역사속으로독자들을안내한다.
상하이를지배했던두유대인가문의뿌리는중동의바그다드였다.데이비드서순은오스만제국의치하에서경제자문을하는유대인지배계층으로태어났지만,통치자들의권력다툼에밀려고향에서도망친다.하지만그에게는‘아시아의로스차일드’라고불리는서순가문의명망이있었고,홀로중동과인도를오가며자신의무역사업을확장한다.그는“성공적으로복귀한명문가의후예”였다.
반면엘리커두리는바닥에서시작했다.일찍이아버지를여의고열다섯에데이비드서순이설립한직업학교에입학한그는전통과권위,인맥하나없이“성공의사다리를오르기위해몸부림치는사람”이었다.그는졸업후서순기업에서일했지만,감염병을막기위해회사의소독약을중국인직원들에게허락없이나눠준사건을계기로독립하게된다.
대조적인두가부장은아편전쟁이후국제조계(theInternationalConcession)로기업공화국처럼운영되던상하이에본격적으로자리를잡았고,후대에걸쳐사업을확장해나갔다.아편무역을통해번돈으로부동산과기반사업에투자했으며,국민당을지지해장제스의환심을샀다.서순가와커두리가는일본의점령기도잘버텼지만,공산당집권이후내린서로다른정치적결정으로인해엇갈린운명을맞이하게된다.
두가문의선택은21세기를살아가는우리에게도중요한메시지를던진다.미·중갈등을비롯한각종규제와간섭을견디지못하고서구기업이중국을떠나는,이른바‘차이나엑소더스(ChinaExodus)’가현재진행형이기때문이다.100년전그들이겪어냈던성장과발전,투쟁과모순은오늘날국제정세의격랑에서숨겨진맥락을읽어내는유용한도구가될수있을것이다.
오늘날중국이직면한문제들―외국인들과함께일하기,불평등과부패,세계속에서중국의위상찾기,민족주의와개방성사이의균형,민주주의와정치적통제,다양성과변화―은상하이를만들어왔고,커두리와서순이매일같이직면했던문제들이다.두가문만큼상하이도,그곳의성장과발전,투쟁과모순도이책의주인공이다._41쪽,<들어가는글>
20세기초상하이에서마주하는역사의아이러니:
식민지치욕속에일궈진자본주의정신과사회주의혁명,
글로벌기업의정치적·도덕적딜레마
20세기초상하이는거대한기업가문이가져온자본주의적관점을가감없이수용했다.수많은중국인이와이탄에늘어선외국기업에서일할꿈을안고상하이로쏟아져들어왔다.이들은자기나라에서이민자처럼살았다.빈민가에밀집해살면서도부지런히일했고혁신적인기업가정신을배워나갔다.중국인들은면화,고무,담배,제철,제분,식품가공회사들을설립했다.19세기말부터1920년대사이중국에신설된공장의절반이상이상하이에만들어졌다.
1920년대에상하이를처음방문했을때,훗날제2차세계대전동안중국에대한미국의시각과대중관계에중추적역할을하게될미국의군인조지프스틸웰은도시의현대성에깜짝놀랐다.목조불탑과완만하게경사진지붕을얹은절로이루어진동양풍스카이라인대신스틸웰의눈에비친것은현대적인호텔과은행,대로와서양식공원이었다.(...)그는중국인들의에너지에감탄을금치못했다.“올바른지도만받는다면작업능력과제조능력을갖춘4억인구는세계를주름잡을것이며우리는그들과한편인게좋을것”이라고일기에썼다._141쪽,4장<떠오르는상하이>
하지만화려한스카이라인과마천루뒤편에서,계속되는불평등과빈곤으로인한중국인들의불만이고조되고있었다.아이러니하게도상하이국제조계의코즈모폴리턴적분위기와자유로운언론은국민당정부의탄압으로위축된공산당이혁명을조직하는거점이됐다.마오쩌둥은상하이에거주하며1921년공산당의첫전당대회를열었고,저우언라이는1927년무장봉기를일으켰다.1949년마침내집권에성공한공산당은이후상하이를철저히통제하고자본가들을구금했다.
제국주의물결에따라중국의자본주의를성장시켰던서순과커두리는결국빈부격차를심화하고방치하며사회주의혁명의불씨를제공했다.아편무역으로수많은중국인의삶을망가트렸고,영국을옹호하는제국주의의수혜자였으며,홍콩의민주주의도입에반대했다.하지만한편으로는나치를피해상하이로입항한유대인난민을보호하고자처음으로힘을합치기도했다.그들의노력으로1만8,000명의유대인난민이목숨을구할수있었다.
저자는서순과커두리가뒤바뀌는물결을따라이뤄낸성과를인정하면서도,결코객관적인판단을잃지않는다.그들은정치적자유와도리보다는상업적이익을택했고,뛰어난사업가였지만언제나정치적·도덕적딜레마에빠져들었다.이는구글부터페이스북,애플등21세기글로벌기업도매순간직면하는딜레마라는점에서시사하는바가적지않다.
“상하이의과거는중국의미래에관해무엇을말해주는가?”
상하이와베이징,21세기중국이놓인갈림길
현대중국은공산당지도자들과국민이줄곧염원해온세계적인강대국이되었다.중국은미국에이어세계2위의경제력을자랑하며,군사적으로도막강한힘을가지고있다.하지만중국이세계와소통하는방식은여전히잦은마찰음을낸다.‘신냉전’이라는불리는미국과의군사적긴장관계,이를견제하는동시에유럽과아프리카로의영향력을확대하려는‘일장일로(一帶一路)’사업,타국가에대한주권침해로논란이된‘국외불법경찰조직운영’등최근까지도외교적이슈가끊이지않는다.저자는두유대인가문이남긴유산을복원하면서중국의오랜논쟁도함께조명한다.바로상하이와베이징으로대표되는“중국의앞날에대한서로다른두가지경로를둘러싼논쟁”이다.
상하이는오늘날에도혁신을끌어안는다.반면베이징은더내부지향적이고민족주의적이며,과거에는황제의,지금은공산당지도부의본거지다.두도시가밟아온상반된역사는그곳에사는사람들의정서도바꾸어놓았다.상하이의중국인들은베이징의동포들이조야하고편협하며,외부세계에대한의심의눈초리를거두지않는다고조롱한다.반면베이징에사는중국인들은상하이사람들이오로지돈과패션에만관심이있고외국문물이라면사족을못쓰는사람들이라고멸시한다.
저자는“중국의힘과영향력이점차커지면서그러한차이점들은중요해졌다”고말한다.그차이점들이“중국이세상을향해취하는태도를형성할것”이기때문이다(402쪽).대립하는정체성을끌어안고21세기의갈림길에선중국은과연어떤선택을할것인가?그리고세계는중국을어떻게대할것인가?그끈질기고위태로운질문의답은어쩌면역사에있을지도모른다.사람들의발길이닿지않던,현대중국을만든모순과아이러니가고요히잠들어있는《상하이의유대인제국》에말이다.
《상하이의유대인제국》은현재적효용성을갖추었다.주지하듯이중국역사서술은1842년제1차아편전쟁부터1949년중국공산당집권까지의기간을외세에시달린‘치욕의100년’으로바라본다.그러나이책은이런역사해석에대안적인서술의가능성을제기한다.실제로상하이는이시기동안세계적수준의교통망과가스공급망을구축했다.해안을따라시카고나뉴욕못지않은스카이라인을갖추었으며,1930년대대공황시대에도호황을누렸다.그리고그변화의중심에는놀랍게도중동의바그다드에서발원해상하이에정착한유대인가문들이있었다.중일전쟁,국공내전,공산당의집권이라는중국역사의변곡점에서서양자본가를대표하는서순가문과커두리가문이내린선택들은,오늘날에도중국인들이당면한문제들을다루는방식과세계가중국의문제를다루는방식을엿볼기회를준다.
_윤영휘(경북대학교사학과교수,tvN<벌거벗은세계사>강연자)
상하이의유대인제국》을향한찬사
어느때부터인가역사학의트렌드는‘경계넘기’가되었다.역사가들은서양혹은동양의어떤장소를반대편의시각으로보거나,동서양구분을넘어아예새로운혼종(混種)이생겨나는과정을추적하기도한다.《상하이의유대인제국》도이런‘경계넘기’서술의하나이지만,이전과다른새로운면모로가득하다.상하이라는동양의도시를서양과의관계속에서보지만,이‘지역’이라는기초위에유대인이라는인종성,글로벌하면서동시에로컬적인무역네트워크,중국개혁의방향성충돌같은새로운층위를겹쳐서도시의역사를다층적으로조망한다.또한복합적인서사속에도시사(都市史),제국주의,2차세계대전,중국개혁개방같은역사적주제들이함께묻어져나온다.이는《상하이의유대인제국》이두가문의이야기인동시에보편적인역사적메시지를담고있는이유이기도하다.
윤영휘(경북대학교사학과교수,tvN<벌거벗은세계사>강연자)
중국역사에관해충분한조사를바탕으로쓴《상하이의유대인제국》은훌륭하고잘읽힐뿐아니라,중국근현대사의우연과아이러니한운명의반전들도함께드러낸다.
<로스앤젤레스리뷰오브북스>
여러세대에걸친서순과커두리가문의대서사시.그동안그늘에묻혀있던비즈니스를양지로끄집어내현대중국역사의중심부에되돌려놓는다.이책은격동의중국역사에관해탁월한통찰을제시하는동시에핵심적변화,즉중국의도약이면에비즈니스가있었음을밝히는데크게기여한다.
<파이낸셜타임스>
《상하이의유대인제국》은매혹적인디테일로그시절을환기시키며,그곳의‘마지막왕들’이놀랍게도바그다드에서쫓겨난이후대영제국의방식을통달한유대인들이었음을드러낸다.
<에어메일>
조너선카우프만은우아한글쓰기로두가문의‘식민주의적편견’에책임을묻는일과그들의업적들을상찬하는일사이에서사려깊은균형을유지한다.풍성한디테일이살아있는서술은지금까지간과되어온현대유대인의역사와중국사의중첩을조명한다.
<퍼블리셔스위클리>
깨달음을주는이야기.분명이것이끝은아닐것.
<이코노미스트>
푹빠져든다.카우프만은<보스턴글로브>와<월스트리트저널>특파원을지낸중국통이며,다양한설명을통해이야기를발굴해내는기자다운안목을보여준다.독자를흥분시킬이야기다.
<포브스>
《상하이의유대인제국》은두비범한명문가의알려지지않은역사를살펴본다.처음부터그런건아닐지라도,그들은결국카우프만의표현대로‘역사의잘못된편’에속했다.하지만카우프만덕분에그들은적어도역사의일부가되었다.
<보스턴글로브>
두가문이주목받는것을반기지않는이들때문에,그간서순과커두리가문에관해쓰인역사책은찾아볼수없었다.새롭고도세부적인사실을밝혀내기위해카우프만이잇따라찾아낸아카이브가인상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상하이와홍콩에서2세기가까운번영을구가했던금융제국을건설한두유대인가문의흡인력있는대하서사.카우프만은그들의사업가적추진력이중국에자본주의의항구적유산을구축했음을설득력있게입증한다.
<커커스리뷰>
두막강한가문에대한흥미진진한책인동시에상하이의흥망을들여다볼수있는예리한렌즈.
<북리스트>
바그다드출신어느이산(離散)유대인일가가20세기상하이에자리를잡고그곳을영원히바꿔놓게되는것보다믿지못할일이또있을까?여기에서순가와커두리가를대입해보라.그것이바로조너선카우프만이역사를통해들려주는놀라운이야기다.이책을읽고나면와이탄이전혀다르게보일것이다.
피터헤슬러(《리버타운》저자)
카우프만은엄밀한조사를바탕으로한능수능란한문장력을발휘하며,바그다드에뿌리를둔두유대인가문이복잡하고다층적인중국현대사에서얼마나거대한영향을미쳤는지파헤친다.어느모로보나놀라운책.
조지아헌터(《우리는운이좋았어WeWeretheLuckyOnes》저자)
조너선카우프만은서순가와커두리가가자신들이선택한영역을사회적·상업적으로지배하기위해어떻게역사의부침을헤쳐왔는지를보여준다.그들은과연‘왕’이었지만,그들의흥망을좌우하게되는것은결국위대한상하이였다.
폴프렌치(《북경의한밤MidnightinPeking》저자)
대하서사《상하이의유대인제국》은스릴러소설처럼읽히지만,한편으로상하이와홍콩을빚어내는데일조한유대인라이벌가문이라는흥미로운렌즈를통해두도시의생생한역사를볼수있는대단히유익한책이다.
에이미추아(《정치적부족주의》저자)
조너선카우프만은유대인이산과현대중국을뒤흔든혁명을하나로엮으며이제껏이야기된적없는역사의풍성한광맥을발굴해낸다.두가문의거짓말같은이야기는워버그가문일대기의동방자매편같다.개인적·정치적차원에서모두눈을뗄수없으며,가슴저미는대하서사다.카우프만의능란한필력덕분에라도이책은끝내주는읽을거리다.
로저로웬스타인(《탐욕의도둑들》저자)
카우프만은중국을글로벌경제의원동력으로탈바꿈시키는데일조한두유대인가문의비상한역사를생생하게살려낸다.일품의조사가돋보이는이책은식민주의부터공산주의와세계화된자본주의에이르기까지세계를무대로한재산,가문의암투,정략을다룬대단히매혹적인이야기다.
수산나헤셀(다트머스대학교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