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아닌 산책 (이미욱 소설집)

밤이 아닌 산책 (이미욱 소설집)

$13.80
Description
이미욱의 두 번째 단편소설집 『밤이 아닌 산책』에는 ‘뿔’이 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뿔은 표제작 「밤이 아닌 산책」에서처럼 직접적으로 이야기되기도 하고, 「여기 없는 날들」의 그녀가 그러하듯 통증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에버그린의 방향」 초반 준호의 무신경함이나 「사수의 의무」 속 인물들이 보여주는 가방에의 집착, 그리고 「이해 불가능한 시도」에서 인애와 혜란의 날선 대화는 모두 그 자신의 뿔에서 기인한 것이다. 비행기 옆자리 노부인의 알 수 없는 러시아말과 남편의 사소한 오해는 「사랑의 미로」의 주인공을 뾰족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때 뿔은 인물들이 겪은 상실과 결핍의 자리에서 자라난 상처이다. 「밤이 아닌 산책」과 「여기 없는 날들」, 「에버그린의 방향」은 모두 떠나보내야만 했던 그러나 차마 보낼 수 없는 이들이 심연에 자리하고 있으며, 「사수의 의무」와 「이해 불가능한 시도」에서 인물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에는 결핍에의 감각과 그로 인한 상처들이 존재한다. 「사랑의 미로」에서 사랑으로 충만한 신혼부부에게서 감지되는 어렴풋한 뿔 또한 앞으로 이들이 삶에서 겪게 될지도 모를 상처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이리라.
이 날카로운 뿔들은 얼핏 주변 인물들을 향하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실상 그것에 가장 깊게 찔리고 있는 이는 뿔의 소유자들이다. 자신의 가장 은밀한 상처인 뿔을 끌어안은 채 앓고 괴로워하며 살아가는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 각자의 뿔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이미욱

1981년부산에서태어났다.2005년〈국제신문〉신춘문예에「단칼」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소설집으로『서비스서비스』가있다.2018년부산소설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밤이아닌산책
여기없는날들
에버그린의방향
사수의의무
이해불가능한시도
사랑의미로
*
해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ㆍ‘뿔’이난비밀스러운사람들

이미욱의두번째단편소설집『밤이아닌산책』에는‘뿔’이난사람들이등장한다.그들의뿔은표제작「밤이아닌산책」에서처럼직접적으로이야기되기도하고,「여기없는날들」의그녀가그러하듯통증으로드러나기도한다.「에버그린의방향」초반준호의무신경함이나「사수의의무」속인물들이보여주는가방에의집착,그리고「이해불가능한시도」에서인애와혜란의날선대화는모두그자신의뿔에서기인한것이다.비행기옆자리노부인의알수없는러시아말과남편의사소한오해는「사랑의미로」의주인공을뾰족하게만들기도한다.
이때뿔은인물들이겪은상실과결핍의자리에서자라난상처이다.「밤이아닌산책」과「여기없는날들」,「에버그린의방향」은모두떠나보내야만했던그러나차마보낼수없는이들이심연에자리하고있으며,「사수의의무」와「이해불가능한시도」에서인물간의갈등을유발하는근본적인원인에는결핍에의감각과그로인한상처들이존재한다.「사랑의미로」에서사랑으로충만한신혼부부에게서감지되는어렴풋한뿔또한앞으로이들이삶에서겪게될지도모를상처에대한두려움의표현이리라.
이날카로운뿔들은얼핏주변인물들을향하는듯보이기도하지만,실상그것에가장깊게찔리고있는이는뿔의소유자들이다.자신의가장은밀한상처인뿔을끌어안은채앓고괴로워하며살아가는소설속인물들의모습이낯설지않다면,그것은우리모두각자의뿔을가지고있기때문일것이다.

ㆍ‘응어리지고무너지는마음’을응시하며살아간다는것

살면서겪게되는다양한상실을떠올려볼때,어쩌면생生이란필연적으로결핍이자상처투성이인지도모른다.이과정에서마음이응어리지고무너지는경험또한허다할것이다.문제는이토록요동치는생의현장에,생채기가덧나서곪아터지고누군가에게는뿔이돋아남에도불구하고,변함없이그리고무정하게시간은흘러간다는것이다.
흘러가는시간속에서도흘려보내지못하는마음들.이미욱소설의인물은이마음들을외면하거나방기하지않고,사력을다해천천히,진득하게바라본다.그러한응시에힘입어소설속인물들은다시금삶속으로발을내디딘다.이한걸음이결코미약하지않은까닭은,삶이아무리‘이해불가능한’것이며‘미로’같은것일지라도‘제걸음’으로살아가려는의지가거기에담겨있기때문이다.

문밖을나가는일이야말로묘책을얻을수있는최상의방법일지도몰랐다.
-「여기없는날들」에서

“삐쭉삐쭉통증이오는데걸으면안아파요.신기하게.그래서계속걸어야겠어요.”
-「밤이아닌산책」에서

통증은앞으로도종종인물들을찾아올것이며,그때마다그들은걸을것이다.아픈생을포기하지않고견디며살기위해부단히걸을것이다.그러므로이미욱소설에서의산책,즉걷는행위는결핍과상처의삶을끌어안는‘생존전략’이다.이산책의힘이소설속인물에게만필요한것이아니라는점에서독자들에게소설집이지닌의미가묵직하게다가갈것이다.

“이미욱의상기술는고통스러운삶의모든순간을기어이되살려내고마주한다.
그것이가능한것은삶의모든순간을기억할수있기때문이아니다.
이미욱은삶의모든순간을기억하는게아니라,사랑하는것이다.
그리하여상기란삶에대한열렬한사랑이다.
자아의속박에서벗어나잃어버린나와조우하는이미욱소설의아름다운장면들에서
새로운생을꿈꾸는에로스의온기를느낄수있는것은바로그때문이다.”
-차선일(문학평론가)해설,「자신에서벗어나는법과나에게로돌아가는길」에서

ㆍ‘소설의바다’를항해하는호밀밭소설선,각기다른‘사연의고고학’을꿈꾸며

이미욱작가의『』밤이아닌산책『』은소설의바다로향하는호밀밭소설선의다섯번째작품이다.호밀밭소설선‘소설의바다’는한국소설의사회적상상력을탐구한다.또한문학과예술의미적형식을타고넘으며,우리가잃어버린삶의흔적을새롭게탐사하는서사적항해를꿈꾼다.때로는넘어지고,때로는아파하고,때로는분노하고,또때로는서로를보듬으며,난파한세상속으로함께나아가는문학적모험을지향하는것이다.
그러나호밀밭의소설은미지의세계를발명하는낯선이야기의조타수가되기보다는,우리가상실한생의가치와존재방식을집요하게되물으며,동시에우리삶에필요한따뜻한자원을발굴하는‘사연의고고학자’가되고자한다.소설이라는사회적의사소통방식은분명오래된것이지만,그속에는우리삶과공동체의가치를새롭게정초할수있는‘여전한힘’이존재한다고믿는다.이것이바로지금,우리가‘소설의바다’로나아가려는이유이다.
-호밀밭문학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