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와 술 Relationship and Drinks - 말들의 흐름 6 (양장)

연애와 술 Relationship and Drinks - 말들의 흐름 6 (양장)

$16.00
Description
김괜저의 『연애와 술』은 저자의 사랑과 술에 관해 스물일곱 편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

김괜저

저자:김괜저
안양에살며사진,글,디자인등을생산하는사람이다.주로걷거나먹거나영화를보거나트위터또는인스타그램에있다.블로그<괜스레저렇게>를운영한다.텀블벅에서일한다.재미있는일이있으면가리지않고하려고노력한다.재미있는일은언젠가완전히동이날지도모르기때문이다.그런일을알고계시면이메일을주시면좋겠다.

목차


나는핑클을좋아한다
나는술을따라놓고마시지않는것을좋아한다
나는캄보디아의해변에가본적은없다
나는금강산관광단지특산품전시장에비밀을두고왔다
나는나의새엄마다
나는당신의입장에건배한다
나는세상을깜짝놀라게할것이다
나는강남역하바나몽키에서유학생이되었다
나는핸드백을만났다
나는스피크이지를찾아갔다
나는하행선너는상행선이다
나는빈잔을마셨다
나는계속걸을작정이다
나는얼굴이빨개진다
나는내팔을드립니다
나는유리잔에홀렸다
나는유리잔을모았다
나는유리잔이미웠다
나는체리샴푸맛을보았다
나는헨리에대한스무가지사실을알고있다
나는벽화가될뻔했다
나는흰긴수염고래를생각한다
나는아빠의와인잔을채운다
나는그냥알고지낸다
나는결혼식경력이충분하다
나는단골바가없었다
나는어깨춤을추고있다

출판사 서평

“누구랑같이있기싫은이유는그렇게많으면서정작혼자있고싶은이유는없는것같구나.”_스티븐손드하임,〈컴퍼니〉

나는연애한다.나는술마신다

‘말들의흐름’시리즈의여섯번째책이자저자김괜저의첫산문집『연애와술』이출간되었다.이책에는스물일곱편의에피소드가담겨있고,모든에피소드의제목은‘나는’으로시작한다.얼마나각별한자의식을지녔길래‘나’를책맨앞에스물일곱번이나반복해서내세운걸까.그러고보니저자이름도어딘가범상치않다.
『연애와술』은퀴어인저자가사랑과술에관해쓴에세이다.저자는세기의연애라고부를만큼요란한연애로인생이휘청거렸던적도없고,술독에빠져허우적거리다인생을말아먹은경험도없다는점에서우리대부분과다르지않다.비교적무난한연애생활과적당한음주생활로이어온삶에‘인생을제대로살고있지않은것같다’는의심을품는저자.그런자신에게『연애와술』을쓸자격이과연있는지저자는스스로되묻는다.하지만우리는바로그런이유에서그의이야기가궁금하다.
우리도김괜저처럼어쩌다까다로운연애상대를만나평화를깨지않으려고노심초사했던경험이있기때문에,원치않는술자리에서언제빠질지옆사람눈치를살핀적이있기때문에.그러므로이책은나와당신의연애사(戀愛史)이며주사(酒邪)이다.
뾰족뾰족한문장대신동글동글한문장,촌스러운신파대신귀여움이묻어나는그의문장을읽어보자.

연애와술이만나면

연애가언제나핑크빛일색일수는없다.오래전에헤어진애인한테보내버린‘뭐해?’라는문자.너무긴장한나머지말이헛나와분위기를싸늘하게만들었던기억.우리모두에겐자다가도벌떡일어서게만드는흑역사가있다.그렇기때문에연애는무엇보다인간적이다.쪽팔림과자기환멸이교차하는과거의기억들이떠오르지않는가?그런기억들을소환하는데‘연애’와‘술’만한것은없을것이다.

“됐어,그만마셔.”
“왜?”
“너방금술버렸잖아.”
이럴수가!사실이었다.무의식적으로건배한소주잔을테이블밑에버렸음을깨달았다.얼굴이화끈거렸다.회식자리도아니고,힘든일겪는애인과마시다가술을버리다니이게무슨한심한짓이란말인가._본문중에서

나는잘알고있다.
너의외로움도내외로움처럼이름이없다는것을

초등학교3학년때좋아했던친구에게줄선물을포장하려고색종이를오리고,얼마전끝난연애의흔적이밴집에머물고싶지않아양재꽃시장에가고,시트콤〈프렌즈〉를보면서애인에게팔베개해줄때의요령을배우는저자.이사랑스러운남자를조금은알것같다.분명문장들은동글동글하고,늘어놓는에피소드들은하나같이귀여운데,가슴한구석을찡하게후벼파는이짠한감정의정체는무엇일까?
신파는확실히아니다.슬픔이라기엔달콤하고,애틋하다고하기엔쿨하다.그것은어쩌면훨씬근원적인것같다.너무복잡하고깊은곳에있어서완벽하게설명하기란불가능할지모른다.다만페이지를넘길때마다어렴풋이오버랩되는내옛애인과친구의얼굴,그리고나자신을구경하면서이복잡미묘한감정을느낄수있을것이다.

“근데형,그저그런사람이랑만나서밥먹고집에오면허무하지않아요?”나는잠깐생각했다.“허무하지않아요.의미가없다고생각하지않거든요.나와딱맞는사람이얼마나없는지잘아니까.데이팅앱으로만나지않으면서로를찾기힘든우리같은사람들은그냥지나가는만남들을지겨워하면안되는것같아요.어차피나중에다만나게될거거든요.지인의지인으로든,광장에서든,시간이흘러사이버노인정같은공간에서든.......”_본문중에서

‘말들의흐름’

열권의책으로하는끝말잇기놀이입니다.한사람이두개의낱말을제시하면,다음사람은앞사람의두번째낱말을이어받은뒤,또다른낱말을새로제시합니다.하나의낱말을두작가가공유할때어떤화학반응이일어날까요.그것은쓰여지지않은문학으로서책과책사이에존재하며,오직이놀이에참여하는사람들의머릿속에잠재합니다.

1.커피와담배/정은
2.담배와영화/금정연
3.영화와시/정지돈
4.시와산책/한정원
5.산책과연애/유진목
6.연애와술/김괜저
7.술과농담/이장욱,이주란,김나영,조해진,한유주
8.농담과그림자/김민영
9.그림자와새벽/윤경희
10.새벽과음악/이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