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언어 : 흐르는 시간에서 음표를 건져 올리는 법

음악의 언어 : 흐르는 시간에서 음표를 건져 올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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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음악의 언어를 위한 사전과 문법책
외국어를 공부할 때 꼭 필요한 도구 두 가지를 꼽자면 사전과 문법책일 것이다. 사전은 어휘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는 책이고, 문법책은 어휘들을 배열하고 결합하는 원리에 관한 책이다. 기초적인 어휘와 문법을 일정 수준 이상 익혔을 때, 비로소 우리는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음악을 언어로 바라본다. 소리로 마음을 주고받는 언어. 우리가 일상에서 다양한 어휘를 써서 소통하듯, 음악도 마찬가지다. 투명한 소리, 동그란 소리, 뿌연 안개 같은 소리, 무지갯빛 같은 소리처럼 다양한 소리가 음악의 어휘들이다. 그런데 도대체 투명한 소리는 어떤 소리고, 동그란 소리는 어떤 소리인가? 그리고 이런 소리들은 어떻게 내는 걸까?

송은혜의 첫 책『음악의 언어』는 음악이라는 언어의 이해를 돕는, ‘한국어’로 쓰인 사전이자 문법책이다. 마음씨 따듯한 동네 음악 선생님답게 상냥한 목소리로 음악의 다양한 소리와 그 소리들을 실제로 표현하는 몸 사용법에 대해 알려준다. 이제 악기를 손에 쥐고, 자신만의 음악 언어로 멋지게 번역할 차례다.

먼저 악기에서 손을 떼고 노래부터 해봐. 그러면 자연스레 알게 될 거야. 네가 어떤 마음을 보여주고 싶은지. 어색하다고 피하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 수 없게 돼. 그래도 노래하기가 어색하다면 숨을 크게 쉬어봐. 그 숨에 실린 너의 마음을 느껴보는 거야. 거기서 너만의 음악이 시작되거든. _본문 중에서
저자

송은혜

저자:송은혜
한국과미국,프랑스에서오르간,하프시코드,음악학,피아노,반주를공부했고지금은프랑스렌느음악대학과렌느시립음악원에서학생들을가르친다.트위터에서동네음악선생(@enie_latente)으로활동하며음악과이방인의삶에관해사람들과소통한다.지은책으로『음악의언어』가있다.풍월당에서만드는비정기간행물<풍월한담>에서'음악의마들렌'을연재중이다.

목차

1부악흥의한때
Var.1유리알슈베르트,나의마들렌|Var.2습관처럼좌절,연습|Var.3노래하는횡격막|Var.4깊은밤을향하는오르페우스처럼|Var.5무대위의투명풍선|Var.6첼로를감싸는화려한스카프|Var.7그대는나의안식

2부연주자의해석노트길을잃다
Var.8길을잃다|Var.9음과음사이,마음이피어나는곳|Var.10초견|Var.11삶을듣는순간|Var.12앙상블,타인은음악이다|Var.13우리는음악으로무엇을듣는가|Var.14은유,여행의시작

3부흐르는시간에서음표를건져올리는법
Var.15메트로놈과시간의윤곽선|Var.16600년의춤,폴리아|Var.17반복의아름다움,베토벤,인생변주곡|Var.18리스테소템포:동일한속도로|Var.19피에로의우울한춤,달빛의사라방드|Var.20음악이시간에새긴인상|Var.21북극을향하는속도

4부음악일기
Var.22존다울런드:언제나다울런드,언제나슬픔|Var.23쿠프랭:깊은암흑의시간에서부르는노래|Var.24슈트라우스:마지막매듭이피워올리는꽃|Var.25파이프오르간:인간으로부터한걸음멀리|Var.26하프시코드:하프시코드의불꽃놀이|Var.27클라리넷:감각의경계에서|Var.28트라베소:그무해한식물성소리|Var.29피아노:틀린음을소화하는법|Var.30라벨의왈츠:건반위의머뭇거림|Var.31블로흐의<유대인의삶>:이방인의기도|Var.32에릭사티의<벡사시옹>:840번의반복,고행속의희망|Var.33베토벤의<합창교향곡>:환희의시,환희의노래

Coda오늘은오늘의음악을배운다

출판사 서평

먼저악기에서손을떼고노래부터해봐.그러면자연스레알게될거야.네가어떤마음을보여주고싶은지.어색하다고피하면원하는것이무엇인지스스로알수없게돼.그래도노래하기가어색하다면숨을크게쉬어봐.그숨에실린너의마음을느껴보는거야.거기서너만의음악이시작되거든._본문중에서

횡격막,음악의언어를이해하는비밀의열쇠

음악수업때쓰는말들은대개추상적이다.‘노래하듯’연주하라는둥,‘수채화처럼투명한소리’를내라는둥……선생님은분명쉬운한국어단어를써서,단순명쾌한문장으로설명해주셨는데도통이해하기어렵다.이런선문답같은말들을이해하려면,제일먼저횡격막에집중해야한다.왜냐하면악기를통해흘러나오는소리는연주자의호흡의결과물이기때문이다.

“은혜야,노래해노래.”나는악기를연주하고있는데대체무슨노래를어떻게하라는말인지이해할수없었다.그저노래하라하시니좀더부드럽게연결하라는뜻인가보다생각했을뿐.그러면선생님은그냥넘어가주셨다.”_본문중에서

악보가소리가되기까지

일상에서‘정도의차이일뿐’이라는표현을쓰는상황이있다.두가지사안이대립되는것처럼보이지만큰줄기에서는같으니사소한차이에연연하지말라는뜻을전하고싶을때쓰는표현이다.하지만이‘정도의차이’가음악이라는언어의본질이라해도과언이아닐것이다.

예를들어,악상기호중피아노(p)는피아니시모(pp)보다조금더큰소리다.하지만구체적으로얼만큼더큰소리인지알려주는단서는악보에없다.연주속도를나타내는악상기호도마찬가지다.리타르단도(rit.)는점점느리게연주하라는의미인데,구체적으로어느정도로속도를늦추라는것인지작곡가는알려주지않는다.그러므로모든결정은연주자의몫이고,선택가능한조합의수는무한대다.

악보라는기호는너무나성글어서연주자는온갖상상력을발휘하여악보의빈곳을채우며최종적인소리를만들어야만한다.연주자의모든사사로운결정이소리에투영된다는뜻이다.(중략)작곡가의의도를파악하고내가좋아하는도구로어떻게표현할지를궁리하는시간.주어진모든재료를늘어놓고가장어울리는조합을찾는시간.안타깝게도그재료들은눈으로볼수없다.악보에쓰여있지도않다.그것은소리의강도나소리와소리의연결이될수도있고,때로는소리의색채가되기도한다.이무수한선택지를팔레트위에펼쳐놓으면,근본적인고민이시작된다.나는무엇을표현하고싶은가?내가원하는것은무엇인가?_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