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과 그림자 - 말들의 흐름 8 (양장)

농담과 그림자 - 말들의 흐름 8 (양장)

$15.00
Description
긍정도 부정도 아닌 세계,
농담과 그림자의 시선
당신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오롯이 혼자가 될 수 있다는 상상 속에서, 그러다 정말로 혼자가 된다면 지루해 마지않을 장소에서, 당신이 듣고 싶은 말은 설득이 아니라 농담 아닐까. 당신의 직업은 적성에 맞지 않을 수 있다. 적성에 맞지 않는 일에 하루 24시간 중 9시간을 할애하는 것.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밋밋한 사건들의 연속을 견디는 것. 이는 마치 사이클링 같은 초고반복 운동처럼 당신을 빠르게 소모시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완전히 소진되지 않고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은 어쩌면 농담 덕분일 것이다. 농담은 특유의 긍정성으로 매일 소진되는 당신의 일상을 끊임없이 갱신시킨다. 그러므로 우리는 삶을 지속하기 위해 농담을 해야되는 건지도 모른다. 삶이 농담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농담의 기술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말들의 흐름’ 시리즈, 여덟 번째 에세이『농담과 그림자』의 작가 김민영은 공장 노동자서부터 선생님까지 직업에 따라 시선을 달리하면서, 독자들이 처한 현실과 닮은 지점에서 농담을 건네고 있다. 당신을 웃기려는 농담도 아니고, 구태의연한 말장난도 아니다. 당신이 속한 현재를 용인하면서 그것을 긍정도 부정도 아닌 시선으로 머물게 한다. 그렇게 냉소에 가까워지려는 농담으로, 모두가 공통으로 겪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지루함을 견뎌내게 한다.『농담과 그림자』는 삶의 지침서가 아니다. 이 책은 곧 당신이 맞이하게 될 심심함 끝에 생각나는 술친구처럼 머무른다. 혹은 한밤중에 전화를 해도 혼내지 않을 친구처럼 머무른다. 당신은 여기서 일말의 불안들, 회사에 대한, 생활에 대한, 연애에 대한, 속내를 애써 감출 필요가 없다.

“오염된 언어. 조금 더 지루한 사람이 되고 싶다.” _본문 중에서

마치, 그의 농담은 밀란 쿤데라의『농담』에 나오는 “모두 끝났다. 공부, 운동에 동참하는 것, 일, 우정, 모두, 사랑도, 사랑을 찾아 헤매는 것”에서 더는 가망성을 찾지 않는 루드비크의 절규처럼, 모든 품위를 끝낸 자의 체념 끝에서 수행된다. 다시, 이것들을 복귀해 내기 위한 성급함이 아닌, 제자리의 심심함에 머물러도 좋을 농담을 해내고 있다.
어쩌면, 당신이 연애를 하면서 다른 대상을 갈구해내는 때가 오듯이, 더 나은 직업도, 더 나은 역할도 모두 불만의 다른 표면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사적이면서 현실적인 외관을 하고 있으면서, 인내의 공동체를 이루려는 곁눈질 역시 하고 있다. 어쨌든 살아가야 하는 당위성에 봉착한 당신은 원하지 않는 현재를 감내하고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곁눈질했다가, 다시 곁눈질을 거두기를 반복하면서, 이 책은 모두들 그렇게 살아간다고 위무한다.

그러나 각자가 인내하는 내용은 다를 것이다. 공장 노동자, 록키드, 연애를 유지하는 자, 선생님까지, 당신은 저자의 역할을 따라다니면서, 계층의 고단함으로부터, 계층이 편평해지는 불가결한 농담을 찾게 된다. 이 책은 농담을 통해, 소시민이 처한 부조리를 계층에 따라, 더한 것에서 덜한 것으로 이동해 옴으로써 농담의 내면을 착실히 관찰하고 있다.
당신의 과거사부터,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지금의 형편까지, 어떤 농담을 해왔는지, 그것의 쓸모가 모두를 환호시키지 않는 것에 동참하게 된다. 여기에는, 지나간 슬로건이 있으며, 통속적인 노래가 있으며, 군중의 기억이 있으며, 농담이 시시해진 연인이 있으며, 레코드를 사 모으던 시절이 있으며, 막연한 질문을 받는 선생님이 있으며, 표정을 끝낸 인부가 있다. 이것은 모두의 기억에 조금씩 묻어 있다.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기억의 끝에서 옅은 물비린내가 났다.”_본문 중에서

결국, 농담은 슬픈 것, 빠져나온 것, 망각된 것과 어울린다. 퇴근 시간의 회색 담장과 아이들이 떠난 교실에, 루머와 죽어가는 자들 속에, 자전거가 덜어내는 풍경 속에, 전염병과 ‘말들의 사태’ 속에, 무결해 보이는 숲속에, 섬광이 파고드는 빈 교실에, 희고 빳빳한 병원 시트 위에, 농담은 일꾼의 농담이었다가, 구경꾼의 농담이었다가, 산책자의 농담이었다가, 제 몸을 감각하는 사람의 것이 된다.
그래서 당신은『농담과 그림자』를 아무 데나 펼쳐도 좋다. 당신은 농담과 그림자 사이에 있다. 저자의 농담에 맞장구쳐도 좋고 무심해도 좋다. 당신이 이 삶을 버거워 할 때쯤, 이 책을 펼치면 된다. 그리고 머리맡에 놓아두면 된다. 농담의 잔상이 당신의 주변을 맴돈다는 것을 눈치챌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불평할 곳 없는 피로를 달래기 위해 농담을 사용할 것이다. 당신은 조금 홀가분하게 일상을 맞이할 것이다. 당신의 소요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저자

김민영

저자:김민영
학교보다학교가는길을좋아해서선생이되었다.집에돌아오면무언가를읽거나가만히누워시간을보낸다.오가는길위에서떠오른몇개의장면들로이책을썼다.써야할곳과기대앉을곳을분별하는사람이되기를,헐겁고희미한시간을그럭저럭견디는사람이되기를희망하고있다.

목차

공단일기
연애와농담
서로의날들
백색섬광
반복과일상의숭고미
위악에관하여
Wata&Frusciante
심수봉과서정
비자나무숲과810
몸의생경함
돌아온다는것?

출판사 서평

긍정도부정도아닌세계,
농담과그림자의시선

당신은지금어떤상황에처해있는가.오롯이혼자가될수있다는상상속에서,그러다정말로혼자가된다면지루해마지않을장소에서,당신이듣고싶은말은설득이아니라농담아닐까.당신의직업은적성에맞지않을수있다.적성에맞지않는일에하루24시간중9시간을할애하는것.어제와오늘,오늘과내일을구분하기어려울정도로밋밋한사건들의연속을견디는것.이는마치사이클링같은초고반복운동처럼당신을빠르게소모시킬것이다.그럼에도불구하고당신이완전히소진되지않고오늘을살고있는것은어쩌면농담덕분일것이다.농담은특유의긍정성으로매일소진되는당신의일상을끊임없이갱신시킨다.그러므로우리는삶을지속하기위해농담을해야되는건지도모른다.삶이농담이되기위해서우리는농담의기술을읽어야한다.이책은그런책이다.

‘말들의흐름’시리즈,여덟번째에세이『농담과그림자』의작가김민영은공장노동자서부터선생님까지직업에따라시선을달리하면서,독자들이처한현실과닮은지점에서농담을건네고있다.당신을웃기려는농담도아니고,구태의연한말장난도아니다.당신이속한현재를용인하면서그것을긍정도부정도아닌시선으로머물게한다.그렇게냉소에가까워지려는농담으로,모두가공통으로겪게되는어쩔수없는지루함을견뎌내게한다.『농담과그림자』는삶의지침서가아니다.이책은곧당신이맞이하게될심심함끝에생각나는술친구처럼머무른다.혹은한밤중에전화를해도혼내지않을친구처럼머무른다.당신은여기서일말의불안들,회사에대한,생활에대한,연애에대한,속내를애써감출필요가없다.

“오염된언어.조금더지루한사람이되고싶다.”_본문중에서

마치,그의농담은밀란쿤데라의『농담』에나오는“모두끝났다.공부,운동에동참하는것,일,우정,모두,사랑도,사랑을찾아헤매는것”에서더는가망성을찾지않는루드비크의절규처럼,모든품위를끝낸자의체념끝에서수행된다.다시,이것들을복귀해내기위한성급함이아닌,제자리의심심함에머물러도좋을농담을해내고있다.
어쩌면,당신이연애를하면서다른대상을갈구해내는때가오듯이,더나은직업도,더나은역할도모두불만의다른표면이라고,저자는말하고있다.이책은사적이면서현실적인외관을하고있으면서,인내의공동체를이루려는곁눈질역시하고있다.어쨌든살아가야하는당위성에봉착한당신은원하지않는현재를감내하고있다.어떻게살아야할지를곁눈질했다가,다시곁눈질을거두기를반복하면서,이책은모두들그렇게살아간다고위무한다.

그러나각자가인내하는내용은다를것이다.공장노동자,록키드,연애를유지하는자,선생님까지,당신은저자의역할을따라다니면서,계층의고단함으로부터,계층이편평해지는불가결한농담을찾게된다.이책은농담을통해,소시민이처한부조리를계층에따라,더한것에서덜한것으로이동해옴으로써농담의내면을착실히관찰하고있다.
당신의과거사부터,원하든원하지않든,지금의형편까지,어떤농담을해왔는지,그것의쓸모가모두를환호시키지않는것에동참하게된다.여기에는,지나간슬로건이있으며,통속적인노래가있으며,군중의기억이있으며,농담이시시해진연인이있으며,레코드를사모으던시절이있으며,막연한질문을받는선생님이있으며,표정을끝낸인부가있다.이것은모두의기억에조금씩묻어있다.그리고저자는말한다.

“기억의끝에서옅은물비린내가났다.”_본문중에서

결국,농담은슬픈것,빠져나온것,망각된것과어울린다.퇴근시간의회색담장과아이들이떠난교실에,루머와죽어가는자들속에,자전거가덜어내는풍경속에,전염병과‘말들의사태’속에,무결해보이는숲속에,섬광이파고드는빈교실에,희고빳빳한병원시트위에,농담은일꾼의농담이었다가,구경꾼의농담이었다가,산책자의농담이었다가,제몸을감각하는사람의것이된다.
그래서당신은『농담과그림자』를아무데나펼쳐도좋다.당신은농담과그림자사이에있다.저자의농담에맞장구쳐도좋고무심해도좋다.당신이이삶을버거워할때쯤,이책을펼치면된다.그리고머리맡에놓아두면된다.농담의잔상이당신의주변을맴돈다는것을눈치챌것이다.그리고당신은불평할곳없는피로를달래기위해농담을사용할것이다.당신은조금홀가분하게일상을맞이할것이다.당신의소요를사랑하게될것이다.

‘말들의흐름’
열권의책으로하는끝말잇기놀이입니다.한사람이두개의낱말을제시하면,다음사람은앞사람의두번째낱말을이어받은뒤,또다른낱말을새로제시합니다.하나의낱말을두작가가공유할때어떤화학반응이일어날까요.그것은쓰여지지않은문학으로서책과책사이에존재하며,오직이놀이에참여하는사람들의머릿속에잠재합니다.

1.커피와담배/정은2.담배와영화/금정연3.영화와시/정지돈4.시와산책/한정원5.산책과연애/유진목6.연애와술/김괜저7.술과농담/편혜영,조해진,김나영,이주란,한유주,이장욱8.농담과그림자/김민영9.그림자와새벽/윤경희10.새벽과음악/이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