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별, 죽음에 관한 짧은 소설 (양장본 Hardcover)

사랑, 이별, 죽음에 관한 짧은 소설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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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영원히 궁금할 어떤 단어들에 관하여
시간의흐름 출판사의 두 번째 소설,『사랑, 이별, 죽음에 관한 짧은 소설』이 출간되었다. 키에슬로프스키의 영화「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과「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이 연상되는 주제에 새로운 주제인 ‘이별’을 더했다. 소설 세 편이 담긴 이 앤솔러지에서 정이현은 ‘사랑’을, 임솔아는 ‘이별’을, 정지돈은 ‘죽음’을 다룬다. 영화와는 무관하게 완전히 새로운, 그렇지만 영원히 궁금한 주제를 경유하는 세 작가의 시선이 어떤 본질을 넌지시 내비친다는 점에서 키에슬로프스키 영화와 다르지 않은, 깊고 소중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사랑에서 이별로 그리고 죽음으로, 끊어질 듯 이어지는 세 소설에서 당신이 발견할 흐름은 무엇일까. 그 흐름 안에서 멈춰 서고 간직하게 될 문장은 무엇일까.
저자

정이현,임솔아,정지돈

소설집『낭만적사랑과사회』『오늘의거짓말』『상냥한폭력의시대』,장편소설『달콤한나의도시』『너는모른다』『사랑의기초-연인들』『안녕,내모든것』,중편소설『알지못하는모든신들에게』,짧은소설『말하자면좋은사람』등을출간했다.이효석문학상,현대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사랑에관한짧은소설|우리가떠난해변에
이별에관한짧은소설|쉴곳
죽음에관한짧은소설|내여자친구의남자친구

출판사 서평

Part1.사랑에관한짧은소설
정이현,「우리가떠난해변에」
“모든멈춘것은퇴색하고틈이벌어지고낡아간다.”

-지금이렇게됐다고해서,그때의특별한사랑이사라지나요,없어지나요?
-아니요,사라지지도,없어지지도않아요,하고설은속으로중얼거렸다.그런데그자리에있다고정말그대로있는걸까요,하고.

회색빛일상의명도를섬세하게헤아리고숨은진실을포착하는작가정이현은종착점이후의사랑을이야기한다.방송작가‘설’은새로운프로그램준비차동료PD‘선우’와출장을간다.십여년전‘조건없는사랑’으로화제가된연애예능프로그램의출연자였던두사람을만나기위해서다.“모든게달랐”고서로“다른세계의사람들”같던두사람이사흘만에사랑에빠지게되는모습은그것을바라보는이들에게“사랑의첫순간”을떠올리게만든다.그들의현재를좇으며설은자신의첫사랑‘주영’을되새긴다.감정에덧씌워진필터를걷어냈을때남는담백한사랑그자체를짐작하게하는정이현식사랑이야기.

Part2.이별에관한짧은소설
임솔아,「쉴곳」
“걱정마,아무렇지도않아.”

차는천천히나아갔다.잔뜩긴장한듯정화는운전대에상체를바짝붙였다.차가크게휘청였고정화가급브레이크를밟았다.웅덩이였다.정화의손이떨려왔다.민영은비상등을켰다.한쪽손을정화의손위에포갰다.더는손이떨리지않았다.

견딜수없는순간을견디지않아도된다고다독이는작가임솔아는따뜻하지만단호한이별을그려낸다.도시에사는‘민영’은자신을자식처럼키워준오빠부부‘민기’와‘정화’를만나러그들의시골집에왔다.숫기도요령도없는정화는시골이외롭고,민기는사람들사이에서가면을쓰고살아가는데환멸이나도시로돌아갈수없다.이가족은서로를꽤닮아있는데,특히나무언가를견디다못해어느한구석이망가져버렸다는점에서민기와민영이그렇다.내내일정한미온을유지하는소설에서갑자기놀랍도록서늘함을느끼게하는문장은아이러니하게도이것이다.“걱정마,아무렇지도않아.”이소설에서의이별은누군가와의헤어짐이기보다끊임없이괜찮다고스스로를외면하는상황과의정서적인이별이아닐까.

Part3.죽음에관한짧은소설
정지돈,「내여자친구의남자친구」
“여기사람들은그걸‘죽음’이라고하지않아요.”
오늘은12월29일이다.그러니까3일후면내여자친구의전남편,아니이혼한건아니니남편이돌아올예정이었다.죽음에서말이다.

다양한텍스트를섭렵해인용하면서위트있는통찰을보여주는작가정지돈은죽음과관련해묵직한질문하나를던진다.나를나로만드는것은무엇인가.그질문에대한대답으로선보이는이소설은지적이며악의없는블랙유머같다.‘진우’는매력적인연인‘모어’와함께그녀의죽은남편이냉동보존돼있는연구재단에방문한다.모어는곧전남편을부활시킬예정이다.“부활한사람은이전과같은유기체일까,아니면차가운금속로봇에뇌만들어있는사이보그일까.그것도아니면단지뇌의작동방식을재현한프로그램?”그렇다면나와목소리도얼굴도다르지만기억이그대로이고되살아난자신을인지하는존재를내가아닌다른사람이라고할수있을까.“우리정신의엑기스”는어디에있을지소설을따라읽으며함께짐작해보길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