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라움 : 공간을 읽는 건축가의 뮌헨 카페 산책 - 카페 소사이어티 5

카페 라움 : 공간을 읽는 건축가의 뮌헨 카페 산책 - 카페 소사이어티 5

$16.00
저자

김수진

저자:김수진
건축을전공했고,현재독일뮌헨의건축사무소에서일하고있다.낯선도시에서카페는가장편안한장소였다.처음에는커피를마시러갔지만,어느순간부터는그곳의빛과사람들,공간이만들어내는분위기를바라보게되었다.이책은건축가의시선으로카페와도시,그리고그안에서발견한장면들을글로담고있다.

목차

서문

1장공간을읽는사람
커피는어떻게마시는거야|삼십분의침묵|어느미술관카페|아이스카페|커피와학문|어느대학가카페|플랫화이트|공간의위상학|벽돌의시간|어느박물관카페|0.3평카페|바다가보고싶을때|어느도서관카페|프라이탁엔맥주를|흩어진얼굴들|어느수영장카페

2장공간을기억하는사람
전혜린과제로제|특성없는카페|커피와집|어느광장카페|나만의카페의식|관계의미학|어느영화관옆카페|사랑방|커피로시작하는봄산책|여름의이자르강|크리스마스마켓|어느요가원옆카페|처음마신커피

출판사 서평

공간을읽는사람,공간을기억하는사람

어떤카페는커피보다공간을먼저기억하게만든다.저자에게카페를고르는기준은커피맛그자체보다그를통해공간이드러내는표정이있는곳이다.테이블과의자만으로규정되지않는공간,그안에머무는사람들의대화와그사이로흘러가는시간이더해져야비로소완성된다는공간.서로를알지못한채잠시관계를맺는익명의사람들이하나의풍경이되는순간을건축가는놓치지않는다.

1장‘공간을읽는사람’은태어나한번도커피를마셔본적이없다는친구에게“이거한번에다마시는거야,나눠서마시는거야?”라는서툰질문을받는일화로문을연다.이후저자는출근하자마자첫커피를내리는탕비실,점심시간의혼자만의아지트가되어주는회사앞카페,적당한타인의온기가필요할때찾는미술관카페를오가며하루의리듬속에자신이얼마나정교하게,또얼마나습관적으로카페라는공간을소비하는지가감없이드러낸다.
2장‘공간을기억하는사람’에서는반세기도더전슈바빙을사랑했던전혜린의흔적을쫓는순례,폭설이내린날동네빵집을‘사랑방’이라부르며드나들던평범한일상,이자르강의여름피크닉,옛친구와마지막인줄몰랐던크리스마스마켓의글뤼바인한잔처럼계절을따라가는기억들이이어진다.그리고뮌헨에처음도착했던9월의어느날,이유없이슬펐던감정을떠올리며“이렇게까지오래살생각은없었는데!”하고웃어버리는마지막장면에이르면이책이단순한안내서가아니라커피와함께낯선도시에스며든한사람의정착기라는사실이선명해진다.

건축가의시선은카페를유형이아닌위상으로읽는다.‘카페는잠시머무를수는있지만체류할수도소유할수도없는공간’이라는문장을빌려와저자는카페가그공간을점유하는사람들의관계에따라매순간다른얼굴이되는위상학적공간이라고결론짓는다.이책을덮고나면남는것은뮌헨의카페를통해,그공간을통해도시와자신의자리를가늠해온한사람의태도일것이다.

책속에서

도시를거닐다보면여전히나의마음을사로잡는카페를만난다.때로는편안해서,때로는투박해서,때로는분위기가마음에들어서,때로는오직그공간이허락하는시간이있기에오늘도나는카페에간다.어쩌면카페를고를때내게가장중요한것은커피보다카페가드러내는표정,그러니까공간일지도모른다._7쪽

동시대건축의아름다움은기능과형태,구조와재료,시대와장소처럼양립불가능할것같은여러특성이아주첨예하게조우하며생기는긴장감에서나오는것이아닐까.마치아주세심하게맞추어진물의온도,원두의분쇄정도,추출시간이맞아떨어질때,원두의복잡다단한맛과향을가장풍부하게표현해주는핸드드립커피처럼말이다.이모든것을완벽하게조율하는바리스타는뛰어난건축가와닮았다._27쪽

카페는하나의장소지만결코같은공간은아니다.카페는시시때때로그공간을점유하는사람들이맺는관계에따라변화한다.어느카페를가장잘규정하는것은벽과타일의색깔,혹은의자와책상의모양이아니다.오히려그곳에서맺어지고흩어지며순간순간새로운관계를만들어나가는사람들이다.카페는더이상유형학적공간이아니다.위상학적공간이다._35~36쪽

온종일건물을구경했다.이제는습관처럼카페에들를차례이다.과거로부터건너온물건을담는공간들사이에서유일하게지속하는삶을담는곳.카페에서는건축가의사소한취향을엿볼수있다.신중하게골랐을테이블,의자,조명등을꼼꼼히구경한다._42쪽

당시전혜린은상상이라도할수있었을까.토마스만을비롯하여슈바빙의예술가들이문학과예술을논하던제로제가평범한이탈리안레스토랑이될줄말이다.그리고반세기후,고국에서온어느여성건축가가당신을추억하기위해이자리에올것을말이다._71쪽

나를매료시킨것은바로이평범함이었다.아침출근길에는브뢰첸과카푸치노를테이크아웃했고,주말에는오렌지주스와커피를앞에두고브런치를먹었다.그럴때면더이상이방인이아니라이도시의평범한하루를살아가는사람중하나가된기분이었다.낯선도시를가장익숙하게만든것은특별한경험이아니라반복되는일상이었다._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