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들 (내 나라를 떠나 사는 것의 새로움과 외로움에 대하여)

해외생활들 (내 나라를 떠나 사는 것의 새로움과 외로움에 대하여)

$14.00
Description
들시리즈 다섯 번째 책,
해외생활이 가르쳐 준 삶의 의미와 태도
‘들시리즈’는 한 사람이 책 한 권 분량을 꽉 채워 말할 수 있는 무언가에 대한 에세이이다. 즐거운 것이나 괴로운 것, 재미있는 법칙, 배워야 할 삶의 태도 등 그 어떤 것도 주제가 될 수 있다. 다양한 이야기를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듣고 싶어서 기획한 시리즈이다.

〈해외생활들〉은 들시리즈 다섯 번째 책으로, 십여 년의 해외생활이 가져다준 웃음과 눈물에 관한 이야기이다. 호기롭게 시작한 유학 생활에서 언어와 인종, 문화의 벽은 생각보다 높고, 만났던 모든 이가 다정한 관계로 남지도 않았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해외생활의 결과물 또한 온전치 못하다. 그럼에도 저자가 자신의 해외생활을 ‘소중하다’고 말하며 그 시절에 고마워하는 것은 그 시간들이 확인시켜 준 삶의 의미와 태도 때문이다. 가령 저마다의 삶이 있다는 것, 진중하게 시간을 대하는 법, 편견 없이 사람을 마주하는 자세, 부정적인 감정에 맞서는 힘 같은 것들. 삶의 자리가 어디든 우리가 알고 갖춰야 하는 것들임이 분명하다.
저자

이보현

학창시절90년대의사교육시장을피했던건바둑을두는아이이기때문이었다.법대출신이사법고시를피했던건다시악기를시작했기때문이었다.부모님곁을오래떠나있을수있었던건생존력으로다져진외국어때문이었다.그리고그시절들의강압과강요를피할수있었던건책때문이었다.지금은그모든것들덕분에책방을운영하며,읽고쓰고가끔은외국어를우리말로옮기며살아간다.

인스타그램@norang_2019

목차

004프롤로그

012들어가기에앞서
014저마다의해외생활이있다
025양념치킨이알려준한국생활
030오늘을살게하는말
039마음으로듣는다는것
048J-2비자
055우리만알수있는웃픈포인트
060우리는노란얼굴에까만머리
065해외에서는뭐든크게다가온다
070잊지않는두가지
073‘아이스아메리카노’는금지어
079눈뜨면카페에가는이유
083고향의맛은김치찌개?아니,새우깡!
089젓가락쓰지마,선배는말했다
096비의기억1
100비의기억2
109친구가되는순간
115사랑하고싶다면마라톤과복싱을
123독일의첫기억은책이다
132p?nktlich
135독일의시간,한국의시간
140내아이의이름
145스몰토크,스타벅스토크
149토끼인형을찾아라
154지금도애증하는외국어들아!
163소소한기억을모아
173가족이모든것의이유였다

180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여행의마음으로왔다가
생활자의시선을갖게된순간들의기록

‘해외’라는말이붙으면왜일단설레는지모르겠다.코로나를이유로들기엔머쓱하다.시절과상관없이늘그래왔기때문이다.인터넷과SNS에서만나는이국적인풍경의사진들에도쉽게마음을뺏긴다.불멍,물멍저리가라다.내나라를떠나사는게어떤건지도모르면서종종해외생활을꿈꾼다.
유럽여행중에몇번불편한경험을했다.거의비슷한패턴인데,한무리의백인남자들이다가와말을걸거나노래를부르는식이다.반응을했다간곤란한일이생길테니조롱이나모욕임을알면서도마치아무것도들리지않는양늘앞만보고걷는다.한번은숙소로돌아와서야참았던숨을몰아내쉬며친구와웃었다.그상황에서웃음이나온건끝내별일은없었고,무엇보다단순한해프닝이었기때문이다.우리는여행중이고,며칠있으면내나라로돌아가니까.그러니그같은일이적어도당분간은일어나지않을것이다.
그런데그런일을반복해서겪는다면이야기가다르다.내가동양인이라는사실하나로매일지나는길에서,누구라도나를그렇게대할수있다는건결코웃을수없는일이다.집밖을나서는일에용기와결단이필요하고,수치와공포감을털어낼방법도가지고있어야한다.그래야만스스로를지켜낼수있다.이것이여행과생활의차이이다.

어떠한사건이반복되면,그것이곧생활이된다.해외여행에서는하나의해프닝으로받아들여질일이,해외생활에서는일상의일부로받아들여진다.…해외여행자의설렘으로타국에들어섰다.하지만해외생활은해프닝이아니라,언제든또일어날수있는가능성과연속성을지닌사건들로이루어진것을곧알게되었다.(p.13)

저자는독일과프랑스,미국등에서십여년을살았다.어느면에선내나라보다편하고,언어와인종을넘어마음을나누는친구도여럿있다.물론그렇게되기까지힘든시간을보냈다.소수의행패였지만인종차별을당하기도하고,언어의장벽에부딪혀좌절감을맛본적도많다.응원과신뢰를보낸이에게배신도당했다.하지만그때마다고마운이들이곁에있었다.인종차별을당한저자에게대신사과하고,어눌한발음속에담긴진심을알아주며,큰사건에휘말린저자를위해발벗고나선현지인친구들,그리고한결같은응원과지지로저자를붙들어준가족들.이책은그때그시절에대한생생한증언이다.다시말하자면,여행의마음으로왔다가생활자의시선을갖게된순간들의기록.

십년이넘는시간을작은책한권에담기란어려운일이다.무수한사건들을추리고정리하고다듬어야한다.그과정에서자연스레드러나는건저자가꼭말하고싶은무엇이다.저자는책의시작부분에서이를“이방인감정관리법”(p.13)이라고명시한다.그의말대로27개의에피소드는사람과사람사이,도시와사람사이에서생기는감정과그감정을다루어가는과정을담고있다.저자는그감정관리법에‘이방인’이라는전제를붙였지만,나는내나라에서살아가는이들에게도도움이된다고느낀다.두려움에맞서는법,외로움을이겨내는법,나의부족함을받아들이는법,다름을인정하는법,바닥을친스스로를일으켜세우는법모두해외생활경험의유무와상관없이우리가반드시알아야하는것들이니말이다.

지금이시간에도누군가는해외생활을꿈꾸거나곧다가올해외생활을준비하고,해외생활중인누군가는좌절과극복사이를지나고있을것이다.무엇보다그들스스로가가장든든한‘나의지지자’가되어줄수있기를,그들곁에좋은친구가꼭한명은있기를바란다.저자가책에담은바람도결국그것이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