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꿈은 끝내 사라지지 않고 : 오십에 발레를 시작하다

어떤 꿈은 끝내 사라지지 않고 : 오십에 발레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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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나이에 발레라니”
무모한 도전이 가져다준 설렘과 괴로움에 대하여
어린 시절 우연히 보게 된 TV 속 발레리나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때부터 발레리나를 꿈꿨다. 하지만 입 밖으로 꺼낸 적은 없다. 발레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녀가, 나이 오십에, 발레를 시작했다.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고, 늘 자신에게 인색하고,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아등바등 살았던 지난 시간을 보상하고 싶어서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고 삶의 자리가 바뀌어도 끝내 사라지지 않는 열망이 있다는 걸 확인하자 더는 머뭇거릴 수 없었다.
중년 여성의 발레 도전기로 보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달라진 삶의 자리와 시선, 그 안에서 경험하는 성취감과 좌절에 대한 이야기라는 게 더욱 맞겠다.

저자

정희

시작은더디고포기는빠른게으른완벽주의자.책과마주한고요를좋아하고걸려넘어지는감정에속지않으려글을쓴다.상처받지않는단단한마음과끊임없이솟아나는사랑을소망한다.

윤리학과국문학을전공하고시민단체에서사회생활을시작했다.결혼후한남자의아내,두아이의엄마로살면서오랜시간독서수업을진행했다.독립출판에세이『아무도나를모르는곳으로』를출간했다.

목차

프롤로그
반백살,발레를시작했다004

돌봄은self014
난데없이발레021
생각이길면용기는사라지는법025
헐렁한시작032
체공시간의비밀035
분명외웠는데말입니다042
경쟁하지않는배움052
땀구멍이열리는순간062
민소매069
도둑발레077
플로워위에선누구나동료082
레오타드구입기089
하라하치부095
센터워크라는독립103
이름껴안기113
나이와겨루기는이제그만121
무용無用과무용舞踊사이129
이제야알게된채소의맛140
나의글쓰기149
평가는사양합니다158
‘바’와‘나’의거리166
몸의언어,영혼의언어175
기억의심하기182
레오타드보다발레슈즈194
나는왜부끄러우면안되는가201
이따금멈춰야한다207

에필로그
발레가바꿔놓은것들215

출판사 서평

내안의열망과눈을맞추자
진짜내가보이기시작했다

바이올린을배우고싶다고말했을때바이올린을켜던지인은내게기타를권했다.휴대가가능한현악기로는기타가낫다며,바이올린은나이들어서배우기엔어렵다고했다.그저좋아하는노래몇곡더듬더듬연주할수있기를바랐던건데,나이이야기에그마음이쑥들어갔다.그때나는이십대후반이었다.

겨우이십대후반에나이앞에서위축되었던내앞에,오십살에발레를시작한여성이나타났다.오십이라는나이도그렇지만다른것도아닌발레라니절로박수가나왔다.수영이나테니스,자전거와는확실히느낌이다르다.발레에는그런게있다.남한테“나발레한다”라고무심히말하지못하게만드는무엇.나쁜짓을하는것도아닌데괜히쭈뼛거리게만드는무엇.저자를수십년간망설이게한것도바로그것이었다.
어쨌든저자는발레의‘그런것’을이겼다.두번의사고로몸이다치고,할수있는거라곤그저통증이사라지기를바라는게전부였던때에자신의마음을오래응시한결과였다.어떤꿈은끝내사라지지않고거기그대로있었다.

진심은언제나불쑥나올준비가되어있다.주머니에든송곳이존재를감추지못하듯진심은작은구멍만보이면기어이비집고나온다.p.25

중년여성의발레도전기지만,이글이‘발레’로만이야기된다면무척아쉬울것같다.발레를통해깨달아지는것들이크고아름다워서다.새롭게발견하게된내안의편견,고치고싶은못된습관,작은성취감이주는뿌듯함과성취감이작은데대한실망감,나이듦이선사하는자유와서글픔,몸에대한시선의변화,홀로서는비결,부모자녀간의적당한거리,나이오십에초보자가되는설렘과괴로움등저자가고백하는것들은나도느껴봤거나새롭게알아가는감정이었고,배우고싶은삶의자세였다.

저자가독자에게권하는건당연히발레가아니다.자신의목소리를찾고,각자의식어버린열망을들여다보는것이다.그것이일상과생각을바꾸고선자리와시선에변화를준다고저자는말한다.해본사람의말이니나는믿는다.밖의소리가아닌내안의소리를들을때,용기내어그소리에예스로응답할때,내게는분명변화가일어날것이다.

‘끝내사라지지않는꿈’까지는아니더라도상황과처지,주변의시선등으로당당하게꺼내지못한열망이우리에게있다.“열망은지극히개인적이어서그걸알아채는것만으로‘나’에더가까워진다”(p.9)고하니,내안의열망과눈맞춰보는것으로일단은충분하지않을까.이책이그런은밀하고달콤한시간을가져다주면좋겠다.그리고각자의시간에가장알맞은모습으로그열망에응답할수있게된다면더할나위없고.

책속에서

나는달라지고싶었다.스스로를하찮게여긴나,그래서돌보지못한나,자신에게완고하고인색한나,다른이에게인정받기위해아등바등살던나,습관처럼나자신과타인을평가하고재단하던나,미련을버리지못하면서도원하는것에뛰어들용기도없는나,기울어진관계에연연했던나.이제는더이상그러고싶지않았다.(p.7)

계절마다집안구석을살피며잊었던살림살이를확인하듯우리의두뇌또한이따금뒤집어봐야한다는걸새삼깨우친다.묵은먼지를털어내고자주쓰는것은꺼내쓰기편하게제자리에놓아두는손길은머릿속에도필요하다.(p.49)

발레는같은출발선에서총소리를듣고출발하는육상이나수영이아니다.그보다는한번도느끼지못한내몸의섬세한근육을인지하는경험에가깝다.몸을자유롭게움직이는방법을배우고그과정에서끈기와성실을다지며회복탄력성을키워가다보면다른누구와의경쟁은무의미하다는걸실감하게된다.(p.58)

새롭게좋아하기보다싫은걸줄여나가는게더어렵다는걸자주느낀다.나이들수록점점더그렇다.(p.65)

사실청춘의한복판을지날땐오십의중년을보며‘무슨재미로사나’싶기만했다.그런데막상이나이까지살아보니모든나이에는그나이가준비한소소한즐거움이존재한다는걸알게된다.젊음이줄수없는안정감과여러인생숙제끝에갖게된자유,진심을주고받는소수의친구들이건네는진한소속감과친밀감을떠올리면아침마다여기저기아픈것쯤은참을만해진다.(p.127)

많은경우에좋아하는대상이같을때보다미워하는대상이같을때,더큰동질감을느낀다는걸안다.함께미워하고같은지점에서화를낼때진심이통한것같은느낌을받기도한다.하지만누군가와어떤이를함께미워할때면마음한구석이늘불편했다.그것말고도나눌것이많았음에도찾아내지못하는나의둔감함이싫었다.(p.170-171)

나는왜불쾌하면안되는가.나는왜창피하면안되는가.나는왜상처받으면안되는가.안된다는감정에속아서핵심을자주잊었다.중요한건그감정을만났을때나를원래대로돌려놓는마음의힘을키워가는것이었다.(p.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