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이야기 - 나비클럽 소설선

모든 것의 이야기 - 나비클럽 소설선

$15.00
저자

김형규

인간과사회,시공간과빛의속도같은것에관심이많다.대학에서동양사를,대학원에서러시아현대사와시베리아의역사를공부했다.여러학교에서강의했고대책없이출판사를만들어서된통고생한시절도있었다.역사분야의책을몇권짓거나우리말로옮겼다.2021년〈대림동이야기〉로《계간미스터리》신인상을받았다.현재변호사로일하며소설을쓰고있다.법률문서에치여살면서도늘아름다운문장을쓰고싶다고생각한다.

학부에서동양사를,대학원에서러시아현대사와시베리아의역사를공부했다.대학에서강의했고,여러분야의책을기획,편집,집필,번역하기도했다.2021년〈대림동이야기〉로《계간미스터리》신인상을받았다.지금은변호사로일하며틈틈이소설을쓰고있다.

목차


모든것의이야기
대림동에서,실종
가리봉의선한사람
코로나시대의사랑
구세군

작품해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21세기로귀환한참여문학,
미학적리얼리즘서사의새로운지평을여는작가의출현
김형규첫소설집

참여문학의계보를잇는현실적이고사회비판적인소설집이다.우리는모두각자의싸움을이어가고있다.더나은미래를우리가붙잡을수있기를,투쟁.
―정보라(소설가)

이런이야기를써줘서감사하다.오랜만에읽는굵은선을가진소설.
―김민섭(사회학자)

당신이몰랐던이야기가《모든것의이야기》안에담겨있다.
―장일호(시사in기자)

“다세대주택에서사람하나가소리없이걸어나온다.빌라현관에서도한사람이걸어나와소리없이잰걸음으로사라진다.그옆단층집에서도,맞은편또다른다세대주택에서도한사람씩나타나서같은방향으로빠르게걸어간다./다시또한명이유령처럼내곁을지나쳐간다.숨소리마저내지않고빠른걸음으로더큰골목으로나아간다./나도물결을따라가본다.좁은골목에서흘러나온시내가다른시내를만나개천을이루고10차선도로의인도에서강물이되어전철역입구를향해흘러간다.”―<대림동에서,실종>중
우리는매일이물결을따라흘러갔다가다시집으로돌아오거나혹은돌아오지못할것이다.삶은죽음으로흐르고,당신과내가만나거나헤어지고,사랑하거나서로믿지못하고배신하거나엇갈리며그리워하거나,두려움과불안과외로운마음들의흐름.이흐름을사유하는선굵은이야기가출간되었다.김형규의소설집《모든것의이야기》는이흐름의밑바닥,존재하지만애써보려하지않았던것,21세기에이른‘계급’문제를전면적으로드러낸다.
위풍경은90년대난곡의산동네와평행이론처럼닮은21세기대림동풍경을묘사한것이다.새벽마다흐름을형성하면서흘러가는행렬들,밤이면수없이많은불빛들이빛나는이곳의이야기는우리사회의차별과타자화를드러낸다.이는AI로일자리를잃은무직자들이가상현실시뮬레이션게임세계에서살아가는이야기<구세군>의배경인근미래까지나아간다.
‘계급문제로의귀환이다.더첨예해지고복잡해진자본의논리로부터문학적상상력으로도놓쳐버린그무엇에김형규의첫칼날은향해있다.’_최성실(문학평론가)

이야기를위하여장르문학의문법을이용하는작가

김형규는‘싸움꾼’이다.1991년노태우정권에저항하며노동자와학생들의분신이이어지던시국에고등학생신분으로시위했다가정학을맞았다.대학과대학원에서동양사와러시아현대사,시베리아역사를전공한뒤민주노총변호사로노동자들을변호했다.재판을‘프레임’싸움으로접근한다.승률이높다.LG트윈타워청소노동자파업소송을승리로이끌었다.이‘싸움꾼’에게청소년시절부터써온습작노트가있다.세상에대한고통과회의감을견디게하는건문학이었다.대림동에서노동변호사로일하며중국동포이민자들을그린<대림동이야기>로2022년《계간미스터리》신인상을받았다.실종사건을다루면서도기존의미스터리서사와는다르게이야기의여백을구축하고깊은여운을주는시선이심사위원의마음을사로잡았다.그동안써온작품다섯편이담긴소설집《모든것의이야기》는‘계급’이라는주제를관통하면서도각이야기에걸맞은장르를취하고있다.

표제작인<모든것의이야기>는시대를막론하고거대담론과지배논리,폭력적이고억압적인체제안에서환대받지못한이들이새로운시공간으로이동하며계속나아가는이야기다.계간미스터리신인상수상작인<대림동에서,실종>(<대림동이야기>)은한국으로귀화한중국동포경장과신입여자경찰이파트너가되어조선족‘화춘’의실종을수사하는미스터리사회소설이다.<가리봉의선한사람>은브레히트의희곡《사천의선인》을오마주하며과거와현재의노동문제를다루는소설-편지-희곡이다.<코로나시대의사랑>은청소노동자파업소송을그린르포르타주이며마지막<구세군>은근미래를배경으로기본소득과무직자혁명을다룬본격SF소설이다.

현실적이고사회비판적인소설집《모든것의이야기》는참여문학의계보를이으면서정교해진자본의논리아래존재하지만가려진계급과계층문제를전면에부각함으로써21세기로귀환한참여문학의새로운지평을연다.‘문학적상상력으로도놓쳐버린것’을드러내기위해장르의문법을이용하여현실을드러내고독자들이이야기에참여하게하는것,이것이역사를연구한싸움꾼변호사인‘소설가’김형규의문학적전략이다.

“사람과사람이만들어내는외로움의물결”
그외로움의그림자를걷어내기위한이야기

김형규작가의작품을관통하는또다른주제는환대받지못한자들의외로움이다.
<모든것의이야기>는냄새로시작한다.“어릴적부터별명은늘개코였다.(…)엄마가도망간것도집에도착하기몇십미터앞에서알았다.골목에들어서자우리집방향에서진득한슬픔의냄새가풍겼다.”계급은냄새로구분된다.
<코로나시대의사랑>은부당한노동조건에반대하며빌딩에고립돼농성을하던청소노동자들을위해변호사와기자,시민이서로를지원하고연대했던승리의기록이다.작가는코로나시국에농성장에가는것도쉽지않게된주인공변호사의입을빌려“외로움이야말로만악의근원이다.(…)히틀러도외로워서전쟁을벌이고,스탈린도외로워서대숙청을하고,마오쩌둥도외로워서대약진운동을시작했을거라고말한적이있다.”이야기한다.
<구세군>은외로움의물결이어떤식으로서로를연결하고보호하는단단한물결이되는지보다직접적으로그린작품이다.이소설은사람을고립시키는지배계급의시스템을전복시키는이야기다.시스템에사육되기를거부하며저항하는‘구세군’조직에는직책이없고대표가누구인지도불분명하다.단지모든조직원들이선으로연결되어자신의앞사람한명과뒷사람한명만알뿐이다.구세군의계명에서‘목숨을걸고조직의비밀을지킨다’보다먼저언급되는것은‘목숨을다해사람을사랑한다’이다.

“그래도더나아가,여기는끝이아니야.”

작가는현실을보여주기위한이야기,우리가사유할수있는이야기,살아가기위한이야기를하고있다.그리고더이상선한사람들이죽지않기를,다섯편의작품내내독자들에게주문을걸고있다.“그래도더나아가,여기는끝이아니야.”
새로운문을찾아계속나아가는것,이동하는것!함부로타인을타자화하지말고외롭게죽지말고공간을이동하듯이계속나가보자고말하고있다.

‘많은일이있었습니다.당신이그랬던것처럼,나도그랬습니다.두려울때마다시공간의무한함이나빛의속도같은것을떠올렸습니다./삶과죽음에대해오래생각하던어느날당신과의약속이문득떠올랐습니다.세계와사람에대해찬찬히둘러보았고우리는머지않아사라지지만그짧은생안에아름다운것들이적지않게존재한다는것을알게되었습니다./당신과내가겪은고통의크기자체는어쩌지못하더라도당신과내가같은고통을겪었음을서로이해함으로써고통이남긴흉터의크기를줄일수있을것입니다.’_작가의말

과거를잊지않고현재를방관하지않고함께미래로나아가게하는,신뢰할만한성실한싸움꾼소설가가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