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역전

성의 역전

$25.00
Description
동성애 연구의 기념비적 저서 『성의 역전(Sexual Inversion)』 한국어판 출간

“성은 삶의 뿌리에 놓여 있으며, 우리는 성을 이해하는 법을 알기 전까지는
삶을 경외하는 법을 배울 수 없다.”- 해블록 앨리스
1897년 영국에서 출간된 동성애에 관한 최초의 영문 의학서 『성의 역전(Sexual Inversion)』의 한국어판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성과학의 관점에서 동성애를 본격적으로 다룬 저작으로, 의사이자 진보적 지식인이었던 해블록 엘리스와 시인이자 문화사가였던 존 애딩턴 시먼즈가 공동 집필하였다. 집필은 1890년대 초에 이루어졌으나, 1893년 시먼즈가 작고한 후 유고 관리자가 영국에서의 출간을 막은 탓에 한 해 전 독일어판이 먼저 출간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다음에 나온 영문 개정판은 ‘베드버러 재판’으로 알려진 사건으로 인해 음란 서적으로 분류돼 금서가 되었다. 이후 1901년 미국에서 새 판본이 나왔고, 1915년에는 섹슈얼리티에 관한 프로이트의 이론을 함께 다룬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출간 자체가 섹슈얼리티 역사에 기록될 기념비적 사건이 된 이 책의 존재는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지식인들에게도 ‘엘리쓰의 성학전서’의 한 권으로 알려졌다. 서구의 성 지식을 적극적으로 수입한 일본에서 성과학의 대중화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엘리스의 『성의 역전』이 포함된 총서 『성심리학 연구』가 일본어로 번역되었고, 일본에서 유학하던 우리나라 지식인들이 ‘첨단 지식’의 일부로서 그 내용을 수용한 것이다.(박차민정,『조선의 퀴어』, 2018년) 이처럼 이 책은 유럽과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에까지 알려졌으며, 성과학이라는 학문적 관점에서 동성애를 연구함으로써 섹슈얼리티와 관련된 의학과 심리학에 큰 영향을 끼쳤을 뿐 아니라 사회적 태도와 제도 면에서도 중요한 저작으로 관심을 끌었다.
이번에 출간된 한국어판은 정신의학과 섹슈얼리티를 연구하는 이반 크로지어가 장문의 해설과 주석을 붙여 2008년 출간한 비평판을 저본으로 삼아, 엘리스와 시먼즈의 공동 작업이 이루어진 구체적인 과정과『성의 역전』이 탄생한 지적 ㆍ 사회적 맥락을 상세히 밝혀주며, 정신의학과 섹슈얼리티를 공부하는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완전하게 편집된 텍스트를 제공한다.
저자

해블록엘리스

HavelockEllis,1859~1939
영국의의사이자심리학자,작가로성과범죄를주로연구한진보적인지식인이자사회운동가였다.1890년뛰어난범죄인류학저작인『범죄자TheCriminal』를출판했으며,1897년에는존애딩턴시먼즈와함께동성애에관한최초의영문의학서인『성의역전SexualInversion』을완성했다.동성애에관한엘리스의의학적,과학적연구와시먼즈의역사적분석을함께실은이책의출간은그에게세계적인명성을가져다주었다.
그밖에도엘리스는트랜스젠더심리학을비롯해다양한성적행위와성향에관한많은책을썼으며,모두7권으로된『성심리학연구StudiesinthePsychologyofSex』가대표작이다.보수적인빅토리아시대에동성애를성과학의관점에서분석한엘리스는이분야의선구적인연구자로서정신분석학을비롯해다방면의연구자들에게큰영향을끼쳤다.

목차

감사의말
일러두기
편집자서문:해블록엘리스,존애딩턴시먼즈,그리고『성의역전』의구성
『성심리학연구』총서서문
『성의역전』서문

1장서론
2장성역전에관한연구
3장남성의성역전
4장여성의성역전
5장성역전의본성
6장성역전의이론
7장결론

부록A.그리스윤리의한가지문제─존애딩턴시먼즈
부록B.부랑자들의동성애─조사이어플린트윌라드
부록C.울리히스의견해─존애딩턴시먼즈
부록D.X교수로부터의편지─해블록엘리스&제임스밀즈피어스
부록E.남자첩에관한기록─존애딩턴시먼즈
부록F.사롤타V여백작─해블록엘리스
부록G.성역전에관한기록─K박사

옮긴이후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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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성의‘역전(逆轉)’을과학적으로규명하고옹호하다
책의제목이기도한‘성의역전’은이책이쓰인시대에동성애를일컫던표현이며,동성애라는현상을성과학의틀에서‘과학적’으로이해하기위한용어이다.비슷한표현으로‘성도착(sexualperversion)’이있으나,엘리스는여러도착행위와성역전을구분하고자이용어를채택했다.엘리스와시먼즈는세상에는선천적으로동성애적기질혹은성향을타고난사람들이있으며,이들은자연스럽게혹은어떤계기를통해비규범적인젠더와섹슈얼리티의실천에빠져든다고보았다.
오스카와일드가남색으로처벌받기도했던빅토리아시대영국의섹슈얼리티는종교적이고보수적인동시에이중적이었다.이러한상황에서엘리스와시먼즈는유럽과미국에서막등장한성과학이라는장(場)안에서동성애를연구하여,보다긍정적으로해명하는증거를제시하고자했다.이들은생물학ㆍ민족학ㆍ심리학적자료에서수집한동성애의본성에관한과학적이론에관여함으로써남성들간의사랑을비난했던빅토리아시대의성적도덕률을전복하고자했다.이를위해34편의사례사(casehistory)를수집하여제시하기도하였다.대부분영국인인이사례들은동성애적욕망을드러내는모든이들이정신질환이있거나범죄자이거나부도덕한것이아니라는사실을예증한다.다시말해,동성애적행동이정상이고자연적인것이므로불법으로다루어서는안된다는주장을뒷받침한다.
남성과여성의성역전을구체적인사례를기반으로규명하고성역전의본성과이론에대한심층적인연구를제시한이책은,동성애에대한성과학적논거를정식화함으로써성적쟁점에관한엘리스와시먼즈의사회적신념을정립해주었다.엘리스가특히과학적설명에집중했다면,시먼즈는문화적,역사적측면에중점을두었다.부록으로제시된시먼즈의「그리스윤리의한가지문제」는고대그리스문화의남성간동성애를조명함으로써‘게이역사’연구의기원을이룬것으로평가받기도한다.인간을성적존재로이해하고성과학의관점에서동성애라는주제에접근한이저작은,섹슈얼리티를연구하고자하는이들에게고전이자결코낡지않은나침반의역할을해줄것이다.